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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현령무적
작가 : 자우
작품등록일 : 201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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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현청, 하지만 사람들에겐 귀고현청이라 불린다.

이곳에 새로 부임해 온 장철현이란 사내. 이 현령, 뭐 하다 온 작자인지 무지 세다.

 
2화
작성일 : 16-07-11 11:44     조회 : 429     추천 : 0     분량 : 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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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철현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활짝 열린 문을 바라보았다. 소리 없이 한 인영이 피어올랐다. 말 그대로 피어오른 것이었다. 동시에 흐느낌이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억울합니다, 흑흑흑……. 소녀, 억울합니다…….”

 인영이 흔들리며 점차 장철현을 향해 다가왔다.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워 올수록 인영은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새하얀 소복을 걸치고, 길게 머리를 풀어헤친 여인의 형상이었다.

 ‘귀, 귀…….’

 장철현은 부들부들 몸을 떨며 한 손으로 탁자 위를 더듬었다. 그의 손에 쌓여 있던 서류들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곰팡내가 확 코끝을 스쳤다.

 잠시 시선을 돌린 사이.

 몇 걸음의 거리를 한순간에 좁히며 긴 검은 머리가 장철현의 눈앞에 나타났다. 그 순간, 탁자를 더듬던 장철현의 손이 무언가를 움켜쥐었다.

 “으아아악!”

 장철현은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며 손 안의 것을 그대로 내리쳤다.

 지잉! 퍽!

 잠시 들린 기음은 둘째 치고 연이어 들린 타격음은…….

 “꺄악!”

 고통에 찬 여인의 비명성과 함께 주변에서 계속해서 울려 대던 흐느낌이 뚝 끊겨 버렸다. 동시에 방 안을 가득 메웠던 음산한 기운이 흩어졌다. 그러자 꺼진 줄 알았던 등잔불이 새삼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후우!”

 장철현은 탁한 숨을 토해내며 소매를 끌어당겨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냈다. 언제 놀랐냐는 듯이 태연한 모습이었다. 그는 이맛살을 찌푸린 채 구시렁거렸다.

 “어디, 잡귀따위가 까불고 있어.”

 그리고는 손에 든 것을 가볍게 흔들었다. 시커멓고, 네모난 그것은 벼루였다. 범상치 않은 재질인 듯 기이한 광채가 흘렀다. 장철현은 슬쩍 눈을 내리깔았다. 그의 발치에 소복 여인이 주저앉은 채 꿈틀거렸다. 앓는 소리가 흘렀다.

 “야야, 엄살 그만 피우고 좀 일어나 보지?”

 “누가 엄살이야, 엄살은!”

 장철현의 말에 여인은 버럭 고함을 지르며 벌떡 몸을 일으켰다. 잔뜩 일그러진 새하얀 얼굴에는 눈물이 글썽했다. 그녀는 맞은 머리를 움켜쥔 채 장철현은 노려보았다.

 “음머, 왜 노려봐? 아니, 내가 때리고 싶어서 때렸나? 갑자기 코앞에 나타나니 자기방어 한 것 아닌가.”

 “너…… 너…… 너, 뭐 하는 놈이야! 도사야?”

 여인의 원망 어린 눈에 장철현은 기가 차다는 듯이 대꾸했다. 그 태연한 모습에 여인은 크게 외쳤다.

 “도사는 무슨. 이 옷을 보면 모르나. 이 동네 현령이지. 그리고 아까는 나으리라며 이제는 놈 타령이냐?”

 “무슨 현령이 귀신을 때려?”

 장철현의 천연덕스러운 모습에 여인은 어이없어 소리쳤다. 그러나 장철현은 콧방귀를 뀌며 말없이 어깨만 으쓱거렸다. 슬쩍 턱 끝을 치켜들고 일그러진 여인의 얼굴을 눈 아래로 보았다. 그것은 ‘그래, 때렸다. 그래서 어쩔 건데!’라는 얼굴이었다. 아울러 손에 든 벼루를 가볍게 흔들었다. 그 모습에 여인은 움찔 움츠러들었다. 기 죽은 모습을 장철현은 바라보았다.

 “여기 현령이 왜 이리 자주 바뀌나 했더니, 다 너 때문이었구나.”

 “…….”

 장철현의 추궁에 여인, 아니 여귀는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만 숙였다. 그 모습에 장철현은 얼굴을 찌푸리며 벼루를 탁자 위에 던져 놓았다.

 문득 바닥에 흩어진 서류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걸 또 언제 정리하나 싶었다. 새삼 여귀에게 짜증이 일었지만 이미 죽어 귀신된 여인에게 무슨 성을 낼까.

 ‘에이, 앓느니 죽지.’

 장철현은 여귀에게는 관심을 끄고, 흩어진 서류들을 주섬주섬 주워 모으기 시작했다. 푹 고개 숙이고 있던 여귀는 슬며시 고개를 들어 장철현의 모습을 살폈다.

 장철현은 간간이 한숨을 내쉬며 무릎걸음으로 서류를 그러모으고 있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귀신인 자신을 패 놓고는 하는 일이 서류 정리라니. 게다가 등이 들썩일 정도로 내쉬는 거친 한숨에는 짜증이 서려 있었다.

 “아, 몰라. 내일 하지, 뭐.”

 그나마 그러모은 서류 뭉치를 탁자 위에 툭 던져 놓고는 장철현은 머리를 벅벅 긁었다.

 “야, 안 가냐? 이제 좀 가지?”

 “아니, 어, 억울…….”

 “아아, 억울이고 나발이고, 난 이제 자야겠다.”

 장철현은 손을 저으며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 집무실을 벗어나는 그의 뒷모습을 여귀는 어처구니없는 얼굴로 좇을 뿐이었다.

 집무실을 벗어나니 높이 떠오른 달이 밝기도 했다.

 

 장철현이 집무실을 벗어나고, 여귀는 주저앉은 채 한참 동안이나 움직일 줄을 몰랐다.

 ‘도대체 이게 무슨…….’

 시간이 흘러감을 알지 못한 채 여귀는 활짝 열린 집무실의 문을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불현듯 멀리서 새벽닭 소리가 울려 퍼졌다.

 꼬끼오!

 “헉! 벌써 나, 날이…….”

 한참을 주저앉아 있던 여귀는 창밖에서 어슴푸레 푸른빛이 감도는 것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너무도 황당한 까닭에 오래 넋을 잃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녀는 급히 모습을 감추며 원독어린 한마디를 토했다.

 “으아악! 날 저물고 두고 보자!”

 

 멀리 자신의 허름한 처소에 쿨쿨 자고 있던 장철현은 흠칫 몸을 떨었다.

 “으음! 응?”

 반쯤 감긴 눈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는 이내 단잠에 빠져들었다. 무슨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만면에 미소가 가득했다.

 “흥……. 아잉, 거긴 안 되는데……. 헤헤헤…….”

 그는 손을 뻗어 베개 자락을 쓰다듬으며 기괴한 웃음을 흘렸다. 장철현의 위고현 첫날밤은 이렇게 끝이 났다.

 

 ***

 

 날이 밝았다. 날은 진즉에 밝았지만 위고현청의 말관(末官)들은 문 앞을 서성이며 들어서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그것은 관병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현령의 처소 앞에 잔뜩 모여 있었다.

 “쩝, 슬슬 들어가 봐야 하지 않겠나?”

 관원, 관병을 통틀어 가장 연장자인 황영 노인이 조심히 운을 띄웠다. 순간, 위고현청에 소속된 모든 이들의 시선이 그에게 꽂혔다.

 “아니, 그러니까…….”

 ‘아뿔싸!’

 황영 노인은 생각이 짧았음을 통감했다. 이런 일은 얘기를 꺼낸 사람이 맡기 마련이지 않은가. 사람들은 말없이 두 눈으로써 황영 노인을 재촉했다.

 어서 문 열고 들어가 보시오!

 황영 노인은 낭패한 얼굴로 짧지 않은 하얀 수염을 어색하게 쓸어내렸다. 애써 시선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그에게 쏟아지는 눈길은 따가울 지경이었다. 누구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굳이 그들이 손을 쓸 필요는 없었다.

 끼이이익.

 소리와 함께 닫힌 문이 천천히 열렸다. 한 인영이 성큼 모습을 드러냈다.

 “으헤헥!”

 “우어억!”

 그의 등장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화들짝 놀라며 급히 물러섰다. 문앞에서 등돌리고 있던 황영 노인은 꼼짝도 못하고 푸들 몸을 떨며 굳어 버렸다.

 “아니, 뭣들 하고 있는 건가?”

 의아함 섞인 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황영 노인은 두 다리에서 슬며시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앞에 선 이들의 경악 어린 얼굴은 그런 황영 노인의 불안한 심정에 부채질했다.

 ‘으으, 뒤, 뒤돌아봐서는 안 돼……. 안 돼!’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황영 노인의 고개는 조금씩 뒤로 향했다. 드리웠던 그림자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끄윽!”

 황영 노인은 찢어질 듯이 두 눈을 치떴다. 뒷목으로 뜨거운 기운이 확 솟구치며 눈앞이 멀어졌다.

 방을 나선 장철현은 갑작스레 뒷목을 부여잡는 노인의 모습에 얼굴을 찌푸렸다.

 ‘사람 얼굴을 보고 무슨 반응이 이따위야?’

 아니, 노인뿐만이 아니라 현청의 문 앞에서 주저하는 수많은 이들의 얼굴 또한 가관이었다.

 “나, 나으리…… 바, 밤새 별고 없으셨습니까?”

 뒷목을 잡았던 노인을 대신해 어제의 노관병 종노가 조심스레 다가왔다. 그러나 질린 얼굴은 다를 바 없었다.

 장철현은 잠시 입을 다문 채 관인들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전날 밤의 여귀 모습이 환영처럼 떠올랐다.

 ‘참 많이도 갈아치운 모양이구만.’

 “에휴.”

 장철현은 무거운 한숨을 토했다. 그 모습에 관인들은 화들짝 놀랐다.

 “여, 역시!”

 ‘역시는 쥐뿔.’

 장철현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관인들은 그럼 그렇지 하는 얼굴로 장철현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 장철현은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었다.

 제일 오래 버텼던 현령이 사흘이었으니, 그들의 예상은 틀린 것만은 아니었다.

 장철현은 관인들의 거북스러운 시선에 뭐라 말은 못하고 애꿎은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관인들은 조심스런 모습으로 장철현의 눈치를 살폈다. 현청은 무거운 침묵 속에 갇혀 있었다.

 장철현은 무거운 얼굴로 관원들과 함께 서류를 살폈다. 하지만 실상 일은 장철현 혼자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관원들은 장철현의 눈치를 살피는 데에 바쁠 뿐이었다.

 일곱 번 현령이 바뀌는 동안 기록된 바는 하나도 없었다. 이것도 저것도 모두 뒤죽박죽이었다.

 서류가 그러하고, 흐른 시간이 그러하니 실물이 보관된 현청의 곳간이 어떠할지는 보나 마나였다. 장철현이 서류를 붙잡은 채 조금도 움직이지 아니하니 서기를 비롯한 관인들은 숨죽였다. 어차피 조만간 바뀔 현령이 아닌가. 괜히 나선다고 달라질 것도 없을 터였다.

 수많은 양의 서류를 반나절 만에 훑어 내린 장철현은 서류 사이로 관인들의 모습을 살폈다. 무사 안일한 그들의 생각들이 뻔히 그의 눈에도 들어왔다. 하지만 그들을 탓할 마음은 없었다. 자신부터가 청리가 목표는 아니었으니까.

 “적당히 살자, 적당히…….”

 장철현은 서류를 던져 놓고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관인들은 흠칫 놀라며 일제히 그를 돌아보았다.

 “어, 어디 가시렵니까?”

 “응? 밥 먹으러. 해가 중천이지 않은가.”

 “아, 아, 예.”

 참 무던한 답이었다. 장철현은 관모를 삐딱하게 쓴 채 청을 나섰다. 햇살이 참 짜증스러운 날이었다. 저 뒤에서 들려오는 안도의 한숨 소리 역시.

 “아, 썩을……. 무사히 임기만 채우자. 임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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