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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현령무적
작가 : 자우
작품등록일 : 201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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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현청, 하지만 사람들에겐 귀고현청이라 불린다.

이곳에 새로 부임해 온 장철현이란 사내. 이 현령, 뭐 하다 온 작자인지 무지 세다.

 
1화
작성일 : 16-07-11 11:39     조회 : 640     추천 : 0     분량 : 6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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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序)

 

 

 

 

 “미안한데, 여기서는 내가 장(長)이거든……. 까불면 뒈진다.”

 

 

 

 1. 정말 대운이었을까.

 

 

 

 장철현은 십여 년 만에 마주하는 아비의 무참한 모습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으으, 철현아…….”

 군불 하나 없어 토방은 스산했다. 그런 방에서 아비는 얇은 모포 한 장으로 병든 몸을 덮고 있었다.

 한때 표국의 표사로서 굳세었던 그의 두 손이 이제는 깡말라 거죽만 남아 있었다. 막 고향 집에 돌아온 장철현은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는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털썩.

 오래도록 청소 한번 하지 않아, 짙은 먼지가 피어올랐다. 더듬 목소리가 떨렸다.

 “아, 아버지…….”

 “하, 하하…… 하늘께서 다행히 마지막 원을 들어주셨구나. 헉헉.”

 핼쑥한 얼굴의 아비는 단 몇 마디에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나 그는 웃었다. 십여 년, 그 세월 만에 돌아온 아들의 모습이었다. 비쩍 마른 손가락을 겨우 들어올렸다. 손끝이 부들부들 떨렸다.

 장철현은 다급히 앙상한 손을 맞잡았다.

 “철현아, 철현아…… 이 아비는 그저 일개무부(一個武夫)에 지나지 않았구나. 부디 너만은…… 너만은…… 그리…… 그리…….”

 “아버지, 아버지!”

 장철현은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의 아비는 결국 말을 잇지 못했다. 한참을 헐떡이던 그는 장철현이 미처 무슨 수를 쓰기도 전에 고개를 떨구었다.

 “이게……. 아, 아버지. 아버지…….”

 장철현은 망연자실하여 빛 잃은 아비의 두 동공을 바라보았다. 탁한 눈동자에 산 자의 기운은 없었다.

 눈물조차 흐르지 않았다.

 “아버지.”

 그저 지난 십여 년 세월이 헛되이 느껴질 뿐이었다.

 눈앞에서 죽어 가는 아비에게 도움 하나 주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그는 아비의 손을 맞잡은 채, 오래도록 시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주변의 도움으로 장례를 마치고, 누추함을 넘어서 빈한한 집에 장철현은 멍하니 앉아 있었다. 창살 사이로 스며드는 겨울 햇살이 그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었다.

 올해 나이 스물다섯.

 열다섯 나이에 집을 나가 십여 년 만에 돌아온 날이 부친의 기일이 되다니, 이런 날벼락이 또 없었다.

 그는 어린 시절을 추억했다.

 그의 아비 장우강은 삼류를 간신히 넘어서 이류에 턱걸이할 정도의 무부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도 표국의 표사로서 그의 아비는 유능한 측에 속했다. 여느 표행이 있을 때마다 그는 항상 불려 다녀야 했으니까.

 덕분에 장철현은 혼자 자란 것이나 진배없었다.

 어미는…….

 장철현은 머리를 흔들었다. 기억에도 없는 어미를 추억할 것이 무어 있을까. 젖어드는 상념을 떨쳐냈다. 그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텅 빈 집 안을 둘러보는 눈동자에는 색이 없었다. 짧은 시간, 열다섯 해의 어린 시절이 한순간에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곧 집을 나섰다.

 끼이익.

 문이 닫히고 얼마나 지났을까, 먼지로 가득한 집 안으로 점차 검은 연기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불이었다.

 밖에서 시작된 거센 불길이 순식간에 집을 집어삼켰다.

 불길에 휩싸인 낡은 집을 장철현은 우두커니 선 채 묵묵히 바라보았다. 불빛에 비쳐 붉게 물든 그의 얼굴은 공허함으로 가득했다. 아비는 그에게 무부(武夫)가 되지 말라 하였다. 장철현은 폐부 깊숙한 곳에서 복받치는 긴 한숨을 토해냈다.

 “이제부터 뭘 해야 하지?”

 

 ***

 

 가마는 좌우로 흔들거렸다. 안에서 장철현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가만한 숨소리가 흘렀다. 비좁은 가마 안에서 용케도 졸고 있었다. 문득 큰 흔들림에 장철현은 흠칫 눈을 떴다.

 게슴츠레한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 비좁은 가마에 작은 창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었다.

 “쓰읍!”

 그는 한차례 소맷자락으로 입가를 훔치고는 바깥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아직 멀었나?”

 “이제 다 왔습니다. 나리.”

 “응, 그래.”

 들려오는 힘찬 대답에 장철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목적한 곳이 멀지 않았던지 창 사이로 웅성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하함!”

 입이 찢어져라 크게 하품한 장철현은 지그시 두 눈을 감은 채 들려오는 웅성거림에 귀를 기울였다……라기보다는 다시 단잠에 빠져들려 했다. 그 순간이었다.

 “에효, 이번에는 또 얼마나 갈지.”

 “글쎄 말이유, 이번이 벌써…… 그러니까 다섯 번째구먼.”

 “에잉, 사람들 하고는. 그렇게 셈을 못하나. 그 전전번에 하루 만에 돌아간 이도 있잖았어.”

 장철현은 뒷목을 벅벅 긁었다.

 ‘아니, 이게 뭔 소리야?’

 고개를 갸웃거릴 사이도 없이 덜컹덜컹 가마가 크게 흔들리고더니 곧 멈춰섰다.

 “도착했습니다, 나리. 현청입니다.”

 “아, 아…….”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장철현은 앞을 가린 천을 거두며 몸을 일으켰다. 순간, 환한 햇살이 눈을 부시게 했다. 그는 잠시 눈살을 찌푸린 모습으로 허리를 폈다.

 우드득.

 그 뼈 소리에 주변의 시선들이 잠시 잠깐 장철현에게 향했다. 그는 헛기침을 하며 낮은 목소리로, 하지만 뚜렷하게 중얼거렸다.

 “허험, 꽤 오래 불편한 자세로 있었더니.”

 장철현은 빤히 보는 눈길을 무시하며 고개를 돌렸다.

 “오오, 이곳이 내 임지인가.”

 장철현은 흐뭇한 미소를 그리며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의 미소는 이내 굳어져 가고 말았다.

 “귀고현청(鬼庫縣廳)?”

 잔뜩 먼지에 거미줄로 가득한 그 현판에는 분명 그렇게 적혀 있었다. 귀고현이라니…….

 “귀, 귀고? 귀신 창고라고?”

 장철현은 멍하니 중얼거렸다. 현청 정문의 앞에서 장철현을 기다리던 몇몇 사내들이 중얼거림에 흠칫 고개를 들었다. 다 무너져 가는 문짝 위에 걸린 현판의 글자를 그제야 보게 된 이들은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아하하하. 아, 아닙니다. 위고현청(魏庫縣廳)입니다요, 나리. 위고현…… 저 획에서 위(委) 자가 떨어졌고만요. 하하하…….”

 “…….”

 머쓱함에 주변의 이들은 딱딱한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장철현은 저 먼지 가득한 ‘귀’ 자를 바라볼 뿐이었다. 귀 자에 새겨진 획이 참으로 깊었다.

 흠칫, 갑작스런 한기가 등줄기를 타고 올랐다.

 장철현은 순간 생각했다.

 ‘이거 어쩌면…… 잘못 온 가 아냐?’

 하지만 위고현 신임 현령. 그것이 그날부터 장철현의 직함이요, 직업이었다.

 

 잠시 굳은 채 현청의 현판을 바라보는 현령의 모습에 모여든 현민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근 일 년 사이에도 벌써 일곱 번째로 부임한 신임 현령이었다.

 똑같은 모습을 일곱 번째 본다는 말과도 같았다. 바로 전의 현령이 채 오 주야를 넘기지 못하고 보따리를 싼 곳이 바로 이 위고현이었다.

 남자들은 수군거리며 서로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고 있었고, 그중 한 사내는 부지런히 귀를 기울이며 작은 책자에 무언가를 적어 내려가고 있었다.

 현민들의 관심사가 이번 현령이 얼마 만에 짐을 쌀지, 오직 그것뿐인 만큼 열심히 내기 중인 것이었다.

 “좀 젊으니 그래도 한 칠 주야는 가지 않겠소?”

 “에이, 무슨 말을. 우리 마을이 보통 마을이던가. 전임 현령이 담이 컸던 게지. 난 평소대로 간다. 내일, 내일 낮이 밝기가 무섭게 짐을 쌀 것이 틀림없어.”

 “그래도 내일은 심하지 않은가.”

 넋 놓고 현판을 올려다보던 장철현은 이내 고개를 좌우로 꺾으며 불편한 얼굴로 현청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저 사람들이…….’

 현청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장철현을 반긴 것은 염소수염의 중늙은이였다. 그는 두 손을 싹싹 비비며 장철현을 향해 웃어 보였다.

 “어서 오십시오, 나리.”

 그는 깊숙이 장철현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하지만 그는 눈앞에서 인사하는 늙은이보다 처참한 관청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초라한 규모는 그렇다고 해도, 곳곳의 무너진 모습들은 그렇다고 해도 이 음산한 귀기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장철현은 마른침을 삼켰다. 그는 문득 어깨에서 느껴지는 촉감에 고개를 돌렸다. 천장에서 기어 내려온 한 마리 거미가 그의 어깨에서 웃고 있었다.

 “하, 이 내 팔자야.”

 장철현은 미소 지었다. 허탈한 미소였다. 그리고 가볍게 손을 들어 들러붙은 거미를 탁! 튕겨냈다.

 

 

 덜커덩 소리를 내며 열리지 않는 뻑뻑한 문을 크게 열어젖혔다.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장철현은 곰팡내 가득한 바람결에 인상을 썼다.

 부임한 지 이제 겨우 반나절.

 전임자를 마주할 수 없음이니, 서류와 다른 이들의 입으로 인수인계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펼쳐진 종이들의 언덕은 도대체 무어란 말인가.

 방 안에 쌓이고 쌓인 것들이 죄 밀린 서류들이었다.

 그는 문득 손을 뻗어 언덕 중의 서류 한 장을 집어 들었다. 절반은 검은 것이 글자요, 절반은 곰팡이로 시퍼렇다. 도대체 언제 적의 문서인지.

 “욕 나오는 구만. 욕 나와.”

 장철현은 손가락에 묻어난 곰팡이의 푸른색을 바라보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는 짜증스레 손가락을 비볐다.

 이곳은 위고현, 달리 현령의 무덤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장철현은 차오르는 짜증을 꾹꾹 눌렀다. 하지만 자신의 더러운 운발을 탓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열에 찬 뜨거운 한숨을 쥐어짜다시피 토해내고 홱 고개를 돌렸다.

 활짝 열어놓은 문 밖으로 해가 저물어 갔다. 새삼 깔려 오는 붉은 노을에 장철현은 한숨을 쉬고 말았다. 그 이유인즉 서류는 아직도 쌓이는 중이기 때문이었다.

 늙고 비쩍 마른 관병 하나가 낑낑거리며 서류 뭉치를 껴안고 들어왔다. 그의 긴 그림자가 장철현의 얼굴을 더 어둡게 만들었다.

 “헤헤헤. 현령 나리, 이게 마지막 서류올습니다.”

 이 빠진 늙은 관병의 웃음에 장철현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꾹 어금니를 악문 채.

 “저…… 나리.”

 “에?”

 조심스런 목소리에 장철현은 흘깃 고개를 돌렸다. 늙은 관병, 종노(鐘老)은 주름 진 두 손을 비비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다. 주저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 으흠, 무슨 일인가?”

 “저…… 이곳에서 머무르시렵니까?”

 “그게 무슨 말인가?”

 무슨 뜻으로 묻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장철현은 종노의 주저하는 얼굴을 바라보며 되물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헤헤헤. 소인은 물러가겠습니다요.”

 종노는 예의 이 빠진 미소를 그려 보이고는 깊이 고개를 숙였다. 어딜 봐도 억지스러움으로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는 황급히 문을 닫고 나섰다.

 문 닫히는 소리와 동시에 종노의 낮은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아이쿠, 이번에도 오래는 못 가겠구만.”

 장철현은 그 낮은 목소리에 얼굴을 팍 일그러뜨렸다.

 “뭘 오래 못 간다는 거야.”

 그는 짜증스레 중얼거리며 기울어진 관모를 벗어 던져 버렸다. 그리고 장철현은 새삼 텅 빈 현령의 집무실을 둘러보았다. 먼지는 물론이고 거미줄 가득한 이 집무실에서 그는 홀로였다.

 “떠그럴, 대운은 쥐뿔이…….”

 장철현은 자신이 전시에 붙었던 그날을 떠올리며 욕지거리를 흘렸다.

 

 

 솔직히 장철현은 전시에 붙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이전의 향시, 성시를 다른 이들로서는 감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방법으로 용케 턱걸이해 온 장철현이었다.

 전시에까지 그런 얕은수가 통하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전시의 결과를 보기 위해 몰려든 수백의 유생들 사이에서 장철현은 피식 헛웃음을 흘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래도 결과는 궁금한 모양이구나 자조하면서.

 떡하니 적힌 이름, 비록 방의 맨 끝에 자리한 이름이었지만, 획도 음도 틀림없는 자신이요, 출신도 번호도 틀림없는 자신이었다.

 장철현은 멍하니 굳어 버린 채 인파의 한가운데에 멍하니 서 있었다.

 “이게 뭔 대운이래.”

 그렇게 한 번에 붙어 버린 대과에, 보통 부임 받자면 수년이 걸린다는 현령 자리에 덜컥 붙어 버리고 말았으니, 이 또한 대운 중의 대운이다 여겼었다.

 한데…….

 “실상은 이게 뭐냐. 에휴, 한심하고 한심한 팔자로다.”

 장철현은 자신을 타박 놓으며 먼지 가득한 집무실을 멍하니 둘러보았다. 창밖은 이미 어두웠다.

 끼익, 끼익.

 스산한 바람에 반쯤 떨어져 나간 창문이 기괴한 소리를 내며 꺼떡였다. 장철현은 한탄 아닌 한탄을 하며 창가로 다가갔다.

 쿵.

 장철현은 두 손을 들어 창문을 닫았다. 그나마 창문이라도 있는 것을 다행이라 여겨야 하려나. 볼품없는 현청의 모습을 보아하니. 처량 맞아도 너무나 처량 맞은 신세라, 어디 현령이라 칭하기도 민망할 지경이었다.

 “으아악! 이런 현령이 중원 천지에 어디 있단 말이냐!”

 참다못한 장철현은 버럭 성을 냈다. 그러나 받아 줄 이 없고 들어 줄 이 없는 공연한 성질에 불과했다.

 아니, 아주 없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으잉? 게 누구요?”

 돌연 낯선 기척에 장철현은 발광하던 두 팔을 슬며시 내렸다. 조심히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답하는 이도 없었다.

 “이상하네.”

 장철현은 머리를 벅벅 긁고는 쌓인 서류를 흘깃 바라보았다. 언제부터 미결로 남은 것인지 송사가 아닌 기본적인 서류만도 한 가득이었다.

 솔직히 확인해 보나 마나였다. 이 모든 것이 언제 적 서류던가. 지금의 위고현의 실정과 같을 리가 없었다. 그래도 아예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으니.

 “일단은 뭐부터 해야 하나.”

 장철현은 막 서류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거기냐!”

 장철현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문진 하나를 냅다 던졌다.

 카창!

 기세 좋게 날아간 문진은 벽에 부딪혀 깨져 나갔다.

 “얼레?”

 장철현은 뻗었던 손을 주춤거리며 거두었다. 마치 ‘이게 아닌데’ 하는 얼굴이었다.

 그때였다. 돌연 소름 끼치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 닥쳤다. 집무실에 밝혀 놓았던 수개의 등잔불이 위태하게 흔들리는가 싶더니 속절없이 꺼져 버리고 말았다.

 당장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장철현은 무언가가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섬뜩함에 몸을 떨었다.

 “으허.”

 기괴한 신음성을 낼 새, 돌연 문이 거칠게 열렸다.

 “억울합니다, 나으리……. 나으리…… 억울합니다…….”

 “으어어어!”

 장철현은 놀라 눈을 치떴다. 북풍한설(北風寒雪)마냥 차가운 기운이 사방에서 휘몰아쳤다. 귀기(鬼氣), 귀기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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