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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리어게인
작가 : 구름향
작품등록일 : 2016.9.26

K.A.T 특수요읜 강서진.
뜻밖의 배신으로 인한 죽음.
그가 다시 눈을 떴을 땐, 삐걱거리는 하얀 뼈다귀의 스켈레톤이 되어 있었다.

최약의 가디언이 된 그가.
새로운 이름으로, 최강의 존재가 되기위해 이세계 탐방을 나선다.

 
1. 뜻 밖의 손님 - 1
작성일 : 16-09-26 06:07     조회 : 375     추천 : 1     분량 : 5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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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모두가 분주히 움직이는 요리학원의 주방 안.

 대부분 젊은 여성들로 구성된 무리에서 유독 눈길을 잡아 끄는 존재가 있었다.

 

 큰 키와 균형 잡힌 몸 맵시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시원시원하게 만든다. 짙은 눈썹과 강인함이 느껴지는 눈빛으로, 따끈따끈한 케이크 시트에 생크림을 바르는 사내의 이름은 강서진.

 

 스윽, 슥.

 사내는 벌써 수년째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있지만, 사실 더 이상 배움은 필요 없었다. 요리실력은 이미 졸업을 하고도 남을 정도였으니까.

 

 오히려 최근에는 가끔씩 나와 양해를 구하더니, 과자와 빵을 만들어 가곤 했었다. 어떻게 보면 요리학원 주방만 빌려 쓴다고 해야할까?

 

 “하아…”

 

 생크림을 하나 바르는데도 진지한 얼굴을 하다니. 근데, 이게 또 심장에 무리가 올 정도로 잘생김이 묻어 나온다. 한낱 빵 쪼가리에 시선을 빼앗긴 것 같아 질투심마저 느낄 정도였다.

 

 ‘왜 저런 얼굴로 요리학원 따위를 다니는 거야. 연예인이나 하지…, 보는 나야 좋지만.’

 

 서진에게 잠시 시선을 줬다가 주변을 살핀 학원의 강사 김성미는 절로 나오는 한숨에 미간을 찌푸렸다. 주변에 부산스러움이 느껴진 것이다.

 

 수강생들이 쓸 때없이 모델 포스를 풍기는 서진을, 몰래 힐끗 거리고 있었다. 그녀 자신도 한눈을 팔았으니 남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다들 요리에 집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생크림을 엉뚱한데다 뿌리지 말아주세요.”

 “아앗! 죄, 죄송합니다!”

 “저기…, 그거 제가 만들던 것 같은데요!?”

 

 마치 정신 없는 시장바닥 같은 분위기에 절로 한숨이 나온다.

 

 “누가, 칼 들고 멀쩡한 자기 손가락 자르려고 그럽니까?”

 “어?”

 “꺄악! 언니 소, 손손손!!”

 

 자기가 멀쩡히 잘 만들던 케이크 대신, 옆 사람 빵에 과잉친절로 생크림을 무슨 면발 뽑듯 쥐어 짜는 사람. 딸기 장식을 하려다 멍하니 자기 손가락에 칼질하려는 무서운 여자까지. 요리학원은 지금 혼돈으로 치 달리고 있었다.

 

 “요리 할 때는 집중하라고 제가 그렇게 얘기했는데. 여러분께서는 귓등으로 들으셨나 보군요.”

 “죄, 죄송합니다아!”

 “집중해서 다들 마무리 짓고, 오늘 이 시간은 끝내겠습니다.”

 

 이 모든 것이, 시선 강탈자 한서진. 단, 한 남자로부터 벌어진 일이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더 이상의 교육은 무리였다. 괜히 시간만 끌어봤자 누구 하나 다치는 사람 나올까봐 겁날 지경이었다.

 

 “네에~!”

 

 김성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들 빠르게 도구들을 내려놓는다. 이미 마음이 콩밭에 가있던 터라, 기다렸다는 듯이 모두의 시선이 한곳을 향했다.

 

 십대 아이돌을 보는듯한, 열망이 가득담긴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눈동자. 다들 미어캣 무리마냥 옹기종기 모여서 본격적인 감상모드에 들어갔다. 그 일치단결한 모습을 보며 속으로 한숨을 삼킨 강사 김성미 자신 역시 고개를 돌려 강서진을 바라보았다.

 

 “……”

 

 뭐, 같은 여자인지라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보아도 강서진 교육생은 충분히 매력적인 남자였으니까 말이다.

 

 ‘집중력이 좋은 건지…, 무관심 한 건지…’

 

 사방에서 시끌시끌 소란스런 분위기에도 관심을 가질 법 한데 저 남자는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저리 각 잡고 음식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경건함마저 느껴졌다.

 

 “음…”

 

 마무리 단계인지 딸기시럽으로 하트와 귀여운 고양이를 진지한 표정으로 그리고 있었다. 꽤나 정성 가득한 모습이 지인에게 선물하려는 모양새였다.

 

 “다들 마무리 되셨으면 정리하고 앞으로 나오세요!”

 

 하나 둘, 완성된 케이크를 가지고 오면 미흡한 부분을 살펴주고, 교육생들의 질문을 받아주는 것이 강사인 그녀의 역할이다.

 

 “…이게 뭔가요?”

 “케, 케이크요.”

 

 잿밥에 눈이 멀어 기괴한 모양의 케이크를 탄생시킨 교육생의 목소리가 뒤로 갈수록 작아진다.

 

 “......”

 “……”

 

 반고흐의 절규가, 한국에서 케이크란 이름으로 재현되었다!

 

 찰칵!

 작품 출고자의 친구로 보이는 단발머리 여성이 슬그머니 핸드폰으로 촬영을 한다. 이제 이 작품은 SNS를 타고 세계로 널리 알려지리라.

 

 “그럼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강사님.”

 “아, 서진씨! 수고하셨어요.”

 

 어느새 다가와 인사를 건네는 서진의 손에는 케이크 상자가 들려있었다. 유명 고양이 케릭터가 잔뜩 그려진 귀여운 분홍색 상자였다.

 

 “생일 케이크인가 봐요?”

 “뭐…, 어린 동생의 생일입니다. 그런데 초를 준비하지 못했군요.”

 “아…! 자,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의 짙은 눈썹이 찌푸려 지자 반사적으로 준비물 실로 들어간 성미가 알록달록한 초를 한아름 들고 나왔다.

 

 “준비물품에서 남은 것들이니 몇 개 가져가셔도 돼요.”

 “고맙습니다.”

 

 싱긋 웃으며 감사를 표하자 강사를 포함한 주변 여성진의 얼굴이 묘하게 붉어졌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서진이 주머니에서 느껴지는 작은 진동에 핸드폰을 꺼냈다. 부재중 전화와 수십통의 문자 메시지가 몇 건 눈에 띈다. 어지간히 급한 용무인가 보다.

 

 “아, 그리고 보니 잊을 뻔 했군요. 한동안 학원은 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

 “네, 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주변에서 안타까운 탄성이 들렸으나 서진은 그대로 문을 나섰다. 문에 달린 작은 종이 딸랑 소리를 내며 그가 떠났음을 알려주었다.

 

 “하아…”

 

 누군가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었고, 그녀들은 동감하듯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우울하다…”

 

 이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자녀들을 위해 열심히 만든 케이크를 상자에 담던 중년남성이 기운이 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꽈아악.

 투명인간 취급 당하는 기분이라 울적 해진다. 케이크 상자를 안아 든 중년의 남성이 눈물을 찔끔 흘렸다. 이런 서러운 기분, 술 먹은 다음날 마누라가 해장국 대신에 흰 쌀밥에 김치 한 조각을 적선하듯 내어줄 때만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나도 남잔데…”

 

 유부남이고 중년이지만 너무 대놓고 차별이었다.

 

 ‘여보. 마누라… 보고싶어.’

 

 오늘따라 더욱 보고싶은 아내였다.

 

 

 * * * * * *

 

 

 학원 건물을 나서는 서진은 발걸음을 인적이 없는 곳으로 옮겼다. 아직은 이름 점심시간, 물줄기가 시원찮게 뿜어져 나오는 분수대 근처에 몸을 기대었다.

 

 “웬일이지?”

 

 각종 대출전화들 몇건 사이에 익숙한 이름이 보인다. 목록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그녀의 이름에 의아해 하면서도 문자를 확인했다.

 

 <긴급. 연락바람.>

 <긴급. 연락하세요!>

 <긴급. 아쫌!!>

 <긴…….>

 

 단 한줄의 문자가 수십 통이 와있었다.

 

 “하하. 급하긴 한 가본데.”

 

 발갛게 달아오른 빰으로 입술을 깨물고 있을 그녀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한동안 연락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나올 정도면 뭔가 일이 있긴 있을 터.

 

 뚜르르르.

 통화를 누르자 메마른 기본 통화음이 들렸다. 이것저것 꾸미기를 싫어하는 그녀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 같아 미소가 지어진다.

 

 […누구세요?]

 

 몇번의 통화음 끝에 날선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군지 뻔히 알면서도 모르는 채한다. 심통이 잔뜩난 그녀의 음성에 서진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어? 누구긴 강서…”

 [전화를 왜이렇게 안받아요!]

 

 냅다 고함을 지르자 핸드폰을 뚫고 쩌렁쩌렁하게 그녀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지은 죄가 있는 서진이 다시 핸드폰을 귓가에 가져가며 엄살을 부렸다.

 

 “윽… 귀 아프다. 채연아.”

 

 한채연. 검은 뿔테 안경에 하얀피부가 매력적인 그녀의 이름이었다. 주변에서도 발랄하고 귀여운 그녀의 모습에 인기가 많지만 정작 본인은 잘 모른다.

 

 남자란 늑대들이 가만 둘 수 없는 매력적인 여성이지만 서진에게 관심이 있다는 소문 때문인지 알아서 떨어져 나갔다고들 한다. 아주 없는 소문은 아니라서 본인은 무시하는 중이었다.

 

 [또…뭐 만들고 있었어요?]

 “요리학원이었어. 동생 생일이더라고.”

 [흥. 그냥 하나 사주지. 하여간 정성은 정성이야.]

 

 조금은 화가 풀렸는지 목소리 톤이 낮아진 것 같았다. 이 타이밍에 완전히 풀어주어야 앞으로가 편한 법. 여자의 화와 한은 오래 묵히면 안 된다.

 

 “케이크.”

 [초코.]

 “하나?”

 [둘.]

 “어…, 그래라.”

 

 벌새 같은 반응속도가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실없는 대화를 나누며 한가롭게 하늘 위 구름들을 보고 있던 서진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무슨 일 있었어? 미션 끝난지 얼마 안됐잖아?”

 

 구름들이 하나 둘 흘러가는 모습이 평화롭다. 초가을이라 그런지 청명한 하늘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었다.

 

 […K.A.T 내부 정보 일부가 해킹 되었어요.]

 

 “뭐, 언젠가 뚫릴 것 같더니만. 쯧.”

 

 애초에 부실한 정부지원으로 완성되고 반쯤은 조직이 벌어오는 자금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그래 놓고는 쓸데없이 미션을 남발하는 정부와 군부의 행태가 생각나 짜증만 일어날 뿐이다.

 

 “큰일이긴 한데. 뭐, 정보팀에서 알아서 해결하겠지.”

 

 명색에 정부소속 조직원이라 관심은 가져야겠다만 별로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서진의 소관도 아닐뿐더러 이런일에 나서봤자 본인만 피곤해질게 뻔했다. 시키지 않은 일을 했다가 괜한 참견이라고 욕이나 얻어먹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결론은 서진과 무관한 일이라는 말씀.

 

 [서진씨 정보와 제 정보만 가져갔어요.]

 “뭐?”

 [너무 노골적이라. 주변을 믿을 수가 없어요! 솔직히 지금도 무섭단 말이에요!]

 

 서진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건 대놓고 타깃을 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아무리 그래도 K.A.T는 정부의 비공식 조직. 외부에서 쉽게 접근하기는 어렵다.

 

 [아마도 제 비밀계좌까지 알아냈을 거에요.]

 

 서진과 채연이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소문이 돌게 된 이유.

 

 “돈의 흐름을 추적하겠군.”

 

 아무도 몰래 후원하고 싶었던 곳.

 

 […게다가 또 다른 이슈가 있어요.]

 

 주변이 소란스럽다고 생각했더니 동네 꼬마들이 축구공을 가지고 노는 모습이 보인다. 이리 차고 저리 차며 두다다닷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서진이 분노를 억누르듯 말했다.

 

 “말해봐.”

 

 데구르르.

 

 [어제 북한 선박 하나가 들어왔어요.]

 

 발치에 아이들의 공이 굴러들어 왔다. 제법 세월을 먹었는지 여기저기 상처들이 눈에 띈다.

 

 “아저씨. 공좀 주세요!”

 

 고개를 들자 작디 작은 손을 흔들며 소리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옷 여기저기 뭍은 흙은 털어낼 생각도 없는지 해맑게 히히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선주는 북한사람, 나머지 10명은 다양한 국적이었어요. 그 중에…, 아랍계 사람이 한 명.]

 

 공을 집어 던지자 통통 튀며 아이들을 향해 굴러간다. 정확한 힘조절로 공이 굴러오자 아이들이 오옷 감탄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왼쪽 눈에 안대를 했고 해골 모양의 귀걸이를 착용…했어요.]

 

 “하, 칼라타 녀석이로군.”

 

 노골적인 악취가 풍겨져 온다. 썩을대로 썩어버린 지휘부와 정부관계자가 연관됐으리라. 보이지 않는 비수가 서진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게다가 그 비수가 그를 향해서만 겨눠진 것도 아니었다.

 

 “야, 나도 공 좀 줘!”

 “뺏어봐라~! 히힛!”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점점 서진이 알고 있는 모습으로 바뀌어 간다.

 

 ‘형, 형아! 자, 잠자리 잡으로 가자아아!’

 ‘안돼! 오빠는 우리랑 소꿉놀이 해야돼! 이번에 오면은 남편역할 해준댔어!’

 ‘형!’

 ‘오빠아!’

 

 가끔 얼굴을 보여도 티없이 웃으며 안기던 그 어린 생명.

 아이들 특유의 따뜻한 체온이 생각났다.

 

 “고아원을 패로 잡고 움직이려 하겠군.”

 […서진씨.]

 “다시 연락할게.”

 

 서진을 길러준 원장님과 아이들이 위험하다. 저들의 장단에 맞춰주려면 이쪽도 준비는 해줘야 될 터였다.

 

 “빈손으로 가면 손님의 예의가 아니지.”

 

 서진 그는 매너를 아는 남자이니까.

 

 빠드득.

 서진이 날이 잔뜩 선 눈빛으로 고개를 젖혔다. 지금껏 청명했던 하늘로 점점 먹구름이 밀려오는 것이 비가 내릴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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