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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문제적 직업군이 이 세계 조커입니다!
작가 : SIMBA
작품등록일 : 2018.12.31

돌아갈 것인가, 남을 것인가.

2056년, 멀고도 가까운 미래. 가상의 단계를 넘어선 Five senses 완벽 구현 브레인 카피 시스템 기반 온라인 게임의 운영자 재욱은 예상치 못한 버그로 인해 이 세계에 소환된다.

재욱은 플레이 중이던 문제적 직업 저격수 '코자(코리안 자이예프)'로 이 세계 모험을 시작하지만, 원래 세계의 재욱과 완벽한 도플 갱어 '얀 베르너'를 만나게 되는데.........

도대체 이 세계와 현실은 어떤 연관이 있기에???

이 세계의 로만 제국은 유일신 우니카에 대항하는 타천사 니스로크에게 패배하고, 30개의 크고 작은 왕국으로 나눠져, 전국시대에 돌입한 상태.

300년 전, 대전투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위협이 코자의 등장으로 다시 시작된다.

과연 그를 이 세계에 소환한 것은 어떤 존재일까? 그리고 그가 원하는 것은 이 세계의 구원인가 파멸인가?

오직 '푸른 숲의 마녀'만이 진실을 알고 있다.

 
QUEST.1 - NO WAY OUT
작성일 : 18-12-31 05:02     조회 : 332     추천 : 0     분량 : 7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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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미르 숲 – 헬리오스 궁전.’

 

 고르곤의 말에 의하면, 세대마다 돌림자를 써서 ~르곤 ~마곤 중간자만 바뀌고 님프들은 곤으로 통일되어 이름을 썼다고 한다.

 

 자신을 키르케라고 소개한 여성 님프는 이미 그들이 이곳에 오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는 듯 나무와 연결된 계단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아직 그녀 말고는 여성 형 님프를 본 적이 없기에, 여왕개미를 떠올렸다가, 일개미들이 암컷이란 것만 상기할 뿐이다.

 

 코자는 장난기가 발동해 주변 님프들이 취한 자세를 따라 여왕 키르케에게 절했다.

 

 키르케는 꼴사납게 구부러진 코자의 모습에 호탕하게 웃는 것으로 화답하며 인사를 거두었다.

 

  겉보기에 보르곤처럼 하얀색처럼 보였어도, 한울 한울 모든 님프의 머리색을 담은 신비로운 색과 광채를 가진 머리카락이었다.

 

 고르곤을 제외하면 준수한 외모들이었음에도, 그중에서 가장 빛나는 수려한 외모를 지녔다.

 

 코자는 그녀의 첫인상을 딸기 모찌라고 떠올렸다.

 

 “고르곤의 실수에 대해 책임을 묻지는 않겠어요. 아주 특별한 손님을 모셔왔기 때문이죠! 자, 모두들 형제를 구한 위인을 위해 감사의 노래 1장을 부르도록 합시다.”

 

 님프들의 노래 중에서도 신을 찬양하기 위해 마련한 1~10장 중 그것도 1장을 아무리 은인이라지만 낯선 이방인에게 부르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었기에, 놀란 고르곤은 입을 뻐끔거리기만 했다.

 

 고대 님프들의 언어, 파루스어가, 아침에 갓 일어나 듣는 새들의 소리만큼 청아한 목소리들로 다듬어져, 숲 곳곳에 수를 놓았다.

 

 키르케의 등 뒤로 광채가 나는 인조적인 날개가 나타나더니, 코자의 이마까지 날아올랐다.

 

 “에세르체이치 에세이체르치.”

 

 번역이 되지 않는 언어로 주문을 시전하고, 노란빛을 내는 그녀의 손이 코자의 이마에 닿자, 빛 전체가 코자를 감싸 안았다.

 

 갑자기 몽롱해진 탓에, 넋을 놓고 있던 코자는 키르케를 같은 눈높이에서 마주하고서야 정신이 바짝 들었다.

 

 기다렸다는 듯 세 님프는 코자에게 달려들어 숨이 막힐 만큼 진한 허그를 했고.

 

 70cm 정도 되어 보이는 거대한 문이 열리고, 코자는 여왕의 집무실에 들어섰다.

 

 책장에는 역시나 전혀 알 수 없는 문자들로 새겨진 책들이 즐비했다.

 

 호위 대신까지 물린 탓에 키르케와 단둘이서만 있게 되었다.

 

 같은 크기로 마주하여 확인한 키르케의 외모에, 현실성이 떨어진 나머지 헛웃음까지 나와 버렸다.

 

 “당신의 이름을 듣고 싶군요.”

 

 우아하고 고혹적인 목소리였다.

 

 “코리안 자이예프........”

 

 “아뇨, 그게 당신의 진짜 이름이 아니란 걸 알아요. 당신의 세계에서 그대의 부모가 지어준 이름 말이에요. 혹시 기억나지 않으신 거예요?”

 

 코자는 갑자기 의심병이 도져선 바짝 긴장해버렸다.

 

 AI 주제에 그게 왜 궁금한 거야? 아니지 내 이름을 모르면 직무유기 아냐? 도대체 무슨 꿍꿍이니?

 

 동시에 긴장 탓에 이름까지 기억나지 않는 것이다.

 

 키르케는 초점을 잃은 코자의 눈을 지그시 응시했다.

 

 곧 코자의 시야엔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동시에 나타나며 그의 이름을 부르자, 상기된 이름을 소리 높여 외쳤다.

 

 “아닙니다! 김 재욱! 맞아요! 제 이름은 김재욱입니다!”

 

 키르케가 코자를 향해 미소 짓자, 최면에 빠지기라도 한 듯, 공간이 뒤틀리더니 귓가에 익숙한 소리들이 들려왔다.

 

 하필 공중 도로가 재욱의 집 앞으로 깔린 탓에 커튼을 치는 것은 필요가 아닌 필수였고, 바로 그의 눈앞에 카펫처럼 두꺼운 낯익은 커튼이 펼쳐져 있는 게 아닌가.

 

 분명 차들이 날아다니는 소리다.

 

 게임 관리하랴 게임하랴 바쁜 탓에, 소음 관리 보수 공사를 해주지 않은 탓이었다.

 

 침을 꿀꺽 삼켜 넘기고 커튼을 젖히자, 키르케의 손가락이 튀어나와 코자의 볼을 찔렀다.

 

 그리고 다시 키르케의 집무실로 돌아와 있었다.

 

 코자는 손뼉을 쳤다. 개인의 기억까지 게임 속으로 구현 시킬 수 있다니, 이건 분명 혁명, 레볼루션 그 자체다.

 

 H&C는 재욱이 왜 가상현실을 구현했는지까지 알아챘던 것일까.

 

 하지만 키르케는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아직도 게임의 일부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순간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뒷골이 얼얼해지며,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BCS의 초안을 고안해낸 게 본인이 아니었던가.

 

 ‘BCS는 사용자의 기억을 이용할 수도, 그걸 사용하는 기술이 아닙니다. 단순히 개개인의 뇌 구조에 맞게 제작될 전용 콘솔을 위하여 당신의 스캔 본을 보내주세요. 파이브 센시즈 완벽 구현 최고의 가상 현실이 여러분의 곁을 찾아갑니다.’

 

 집무실은 한마디로 난장판이 되었다.

 

 키르케가 주문을 외우기 무섭게 인벤토리의 모든 장비들이 밖으로 쏟아져 나와 폭풍에 휘말린 것처럼 난동을 부렸으니까.

 

 하지만 그녀는 최선을 다했고, 그녀의 궁 전체가 뒤흔들릴 정도의 파동이이고 나서야 한숨을 뱉어냈다.

 

 “지독한 계약에 걸려있군요.”

 

 계약이라면 어쨌든 나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코자는 접속부터 귓가에 아른거리던 목소리를 일러주었다.

 

 “이 세계에는 3명의 대마법사가 있죠. 저의 능력을 뛰어넘는다면 푸른 숲의 마녀가 유일합니다만.......”

 

 키르케는 쏟아진 책들 중에서 가장 두꺼운 것을 들어 올려 코자에게 건넸다.

 

 놀랍게도 자신이 살던 세계가 묘사되어있었다.

 

 ‘이곳은 환상과 마법이 통하지 않는 또 다른 세계이다. 오직 삶에 대한 의지가 그들의 마력이며, 이곳에 없는 고도의 문명을 이룩한 신비로운 세계였다.’

 

 “제가 어떻게 이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죠? 분명 알지 못하는 언어였는데........”

 

 “그대가 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돌아가기 전까진, 이곳에서 지내게 될 것은 분명하기에 몇몇 언어들을 일러두었답니다. 복잡한 도식들이긴 하나, 다행히 규칙이 있더군요. 그쪽의 표현으로 패치를 했다는 게 맞겠죠?”

 

 패치까지 알고 있다니, 코자는 키르케를 의심해야 했다. 처음 만난 것도 님프인데, 그녀 역시 요상한 마법을 코앞에서 유감없이 펼쳐대니 말이다.

 

 “대마법사들이 ‘물 불 바람 대지 시간’ 5원소를 중 유일하게 다스리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시간인데, 선조 님은 그것을 지배할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그 세계에 발을 들인 적이 있지요. 그 책을 쓴 저의 스승님도 돌아오셨답니다.”

 

 차마 순수한 표정에 대놓고 추궁을 할 순 없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요........ 전이 마법도 실패했으니 이젠 전 어떻게 되는 거죠?”

 

 키르케의 가느란 눈썹도 코자처럼 일그러졌다.

 

 “저 역시도 처음 맞이한 일이니 확답을 드릴 수가 없네요. 대신, 당신에게 도움이 될 거 같아, 희미했던 계약의 고리를 조금 이어봤습니다. 그분이 언급하시길, 그분도 그 세계의 존엄한 존재의 도움으로 돌아오셨으니, 어쩌면 이것이 당신이 돌아갈 힌트가 될 거예요.”

 

 키르케의 말대로 퀘스트 창이 갱신되어있었다.

 

 ‘로푸스 족을 구출하시오.’

 

 길 안내를 선택하자, 맵은 북쪽 미미르 숲의 10배에 달하는 거대한 영토 아시리아의 최남단에 안내되었다.

 

 “로푸스 족? 계약자가 이들을 구출하라는군요.”

 

 “평원을 자유롭게 살아가던 늑대의 후손들이죠. 저에게 어떻게 하라고 묻는다면, 소환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이상, 그러지 말라고 밖에 대답할 수 없어요. 하지만 당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선택은 순전히 당신의 몫입니다.”

 

 키르케는 서적들을 골라내, 이 세계의 역사에 대해 알려주었다.

 

 로만 제국은 대악마 니스로크에 의해 분열되었으며, 그의 추종자들이 끊임없이 인간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과, 우니카라는 이 세계의 유일신. 그에 대한 역사와 종족들의 관계도 말이다.

 

 코자는 상당히 골치 아픈 일들과 마주하게 될 것을 직감했다.

 

 키르케는 헬리오스 궁전을 벗어나, 그를 원상복구 시켰다.

 

 “보르곤, 부디 코자의 파수꾼이 되어주세요.”

 

 코자의 모자 위에는 이미 고르곤과 사르곤이 타고 있었다.

 

 “본부대로 하겠습니다!”

 

 안내에 따라 아시리아로 향하는 길에 고르곤이 싱글벙글한 얼굴로 말했다.

 

 “그래서 우린 어디로 향하는 거지?”

 

 “아시리아로 갈 거야.”

 

 여왕에게 직접 임무를 부여받은 보르곤을 제외한 나머지 두 님프는 사색이 되어 풀숲으로 뛰어들었다.

 

 “아니, 그걸 왜 이제야 말하는 거야?”

 

 “물어본 적도 없잖아.”

 

 보르곤이 침착하게 중재했다.

 

 “여왕님이 왜 나만 언급하셨는지 이해가 되는군. 친구들 항상 바람 소리에, 귀 기울여줘. 난 코자의 길잡이를 할 테니, 잉글스와 함께 비상대기를 해주면 고맙겠어. 후방에 있다고 겁쟁이는 아니니까.”

 

  갑자기 목소리에 생기가 돈 고르곤이 큰 소리로 대답하고, 사르곤과 함께 금세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코자는 위 단추를 풀어, 보르곤을 전투복 사이에 집어넣었다.

 

 “이래 봐도 난, 음....... 괜찮겠어?”

 

 “무슨 소리야, 내가 본 님프들 중에 네가 제일 담력이 좋은데. 충분히 견뎌 낼 거야.”

 

 “흠. 날 이런 식으로 시험에 들게 하는군.”

 

 이동 기술을 시전했지만, 걱정과 달리 보르곤은 속력을 잘 이겨냈다.

 

 님프들의 오랜 친구인 커다란 새 잉글스에 대해 얘기하던 보르곤은, 그가 최대 속력으로 날아올랐을 때만큼이나 짜릿하다며 좋아했다.

 

 하지만 이내 아시리아의 검은 흑막에 대해 얘기할 때는 매우 건조한 분위기로 얘기했고.

 

 “불변의 판단은 없다고 하지만, 세상의 잔혹한 존재들은 모두 아시리아에 모여 있지.”

 

 그가 갑자기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코자 역시 덩달아 침을 꿀꺽 삼켜내야 했다.

 

 ‘히든스티리트 - 타록의 군영’

 

 코자는 일전에 있었던 아카드인과의 전투를 떠올렸다.

 

 까마귀 떼처럼 광야를 뒤덮은 오크들 중에서 우두머리를 찾아내기 위해 스코프에 눈을 가져다 대었다.

 

 얼굴 반이 어금니로 덮인 트롤들은 석궁과 투창을 가다듬고 있었고, 오크들 전부가 석상을 연상시키는 딴딴한 검은 갑옷으로 무장 중이었다.

 

 그중에 무장하지 않은 것들은 고서에서나 볼법한 온갖 종류의 공성 무기들을 보수하는 중이었다.

 

 보통 근육 돼지에 천 쪼가리를 걸치고 다부진 근육으로만 위협하던 무리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초록색 피부만이 관념 속 오크들과 유일한 공통점이었으며, 날렵한 체구에 큰 키, 코어 위치마다 불끈 튀어나온 힘줄이 그들이 가진 괴력을 예상케 해줄 뿐이었다.

 

 “척후병들이 말하길 아카드인과의 불필요한 마찰은 필요 없게 되었다더군.”

 

 “그럼 로푸스 족들은?”

 

 “타록님께서 그들을 기병으로 기용해보신다고 훈련 중이시래.”

 

 “그래서 진군이 멈추었던 거군. 하긴 우리의 목적은 라바스티온에 그치지 않으니 말이야.”

 

 코자가 보르곤에게 물었다.

 

 “타록이 누구인지 설명해줄 수 있어?”

 

 “그는 니스로크가 강림하기 전, 로만 제국의 검사였지.”

 

 “로만 제국이라면 300년 전에 존재했다던 국가의 검사가 아직 살아있다고?”

 

 “살아 있다하기엔 애매해, 광기에 찬 망령일 뿐이거든.”

 

 “망령? 그럼 그것이 힌트가 될 수 있겠네.”

 

 “넌 어떻게 저기에 그가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지?”

 

 “쉽게 말하면 난 바람을 읽을 수 있거든. 저들의 대화까지는 들을 수 있어.”

 

 “바람의 소리를 듣다니, 알수록 신비한 친구야! 우린 님프를 제외한 어떤 종족의 소리도 바람을 통해 듣지 못해.”

 

 최대한 그를 추적했다. 몇 백 미터 간격으로 대형 거처들이 흩어져 있었고, 진영별로 다 헤집기 시작했다. 특이점은 없었다.

 

 있다면 동쪽 진영에 공룡과 맞먹는 크기의 도마뱀 무리들이 모여 있고, 트롤들이 정체불명의 고기들을 급여하고 있다는 정도.

 

 이 세계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특이 존재들이 있을까.

 

 그러다가 군영 북동방향 끝자락에서 털 하나가 날리는 것을 발견했다.

 

 수염일 수도 있겠지만 회색빛 길쭉한 수염을 기른 트롤이나 오크는 없었다. 도마뱀은 물론이고.

 

 그 방향에서 10km 너머 늑대들을 타고 광야를 질주하고 있는 무리가 보였다. 그중에 제일 선두에 있는 자가 또렷이 보였다.

 

 그것이 타록임을 확신했다.

 

 탄수 제한이 없는 7.62x53mm 일반 탄 5발을 최대 장전했다.

 

 ‘조준’

 

 늑대의 속력은 90km/h 실 예측 거리 11.2km.

 

 스코프의 조준점을 주시하며, 동선에 맞춰 예측 조준을 했다. 흙먼지를 잔뜩 일으켜댔지만, 일정한 방향으로만 달려 나갔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속으로는 카운터를 세었다.

 

 ‘1,2,3(하나, 둘, 셋)’

 

 탄알이 발사되고 만일의 오차를 대비해 궤적을 살폈다.

 

 정확히 타깃의 후 둔부를 관통했다.

 

 목표는 늑대에서 굴러떨어졌고, 주변의 오크들이 늑대를 멈춰 세워 칼을 뽑아들고, 그를 둘러쌌다.

 

 하지만 코자는 자신의 두 눈을 의심해야 했다.

 

 머리를 덮고 있던 후드를 져 친 상대는 흰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분노에 찬 붉은색 눈으로 정확히 코자가 위치한 방향을 주시하고 있었으니까.

 

 배율 때문에 그와 마주하고 있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비록 그를 처치하지 못했지만, 퀘스트 완료가 뜨며 문구가 사라졌다.

 

 혼란을 틈 타, 늑대들이 달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코자는 늑대들에게 석궁을 날려대고 있는 오크들을 조준 사격했다.

 

 타록은 쓰러지는 오크들을 유심히 지켜보더니, 그가 등에 이고 있던 거대한 칼을 꺼내, 허공을 베어버리는 모션을 취했다.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설마 잘라버렸겠어?

 

 퀘스트 여부에 상관없이, 1발 남아 있던, 1억 아덴짜리 고폭탄을 장전하여 타록을 겨눴다.

 

 고폭탄은 탄두 내부에 초소형 원폭이 내장되어 있어, 목표물은 명중 즉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최상위 랭커 두 명을 제압한 경력이 있는 최고급 탄알이었다.

 

 일단 몇 수 앞을 내다봤을 때, 지금 저자를 쓰러트리지 않으면 분명 언젠가 발목을 잡을 상대란 걸 직감했기 때문에 가감이 투자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타록이 허공을 베어버리자, 일대에 직경 4km 짜리 버섯구름을 일으키며 무지막지한 폭발이 일어났다.

 

 놀랍게도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인정할 상대이지만, 잘못 걸렸을 뿐.

 

 설령 폭발을 견대 낸다고 한들, 수 천도에 임박하는 열과 방사능 오염을 견뎌낼 존재는 없을 것이다.

 

 수 초간 낮은 진도의 지진이 지속되었다.

 

 스코프에서 눈을 떼려는데, 피부 자체가 타오르는 듯한 극심한 고통이 이마에서 느껴졌다.

 

 그가 갈라진 탄피를 주워 코자가 숨어있던 협곡의 숲 풀 사이로 던진 것이다.

 

 도대체 어떤 마법을 부렸기에, 탄을 녹지 않게 한 거야?

 

 처참한 패배였다.

 

 탄피는 정확히 명중되어 코자의 머리를 툭 치고, 고스란히 보르곤의 머리 위로 톡 떨어졌다.

 

 게임상에서는 상처를 입었을 때, 브레인 카피 시스템답게 똑같이 고통을 느낀다.

 

 하지만 물리적인 아프다는 개념이 아니라, 머릿속에 고통스럽다는 생각이 중첩되며 전투에 방해가 되는데, 치명상을 입을수록 고통에 지배당해 전투상 패널티를 입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말 그대로 통증 그 자체였다.

 

 추스를 시간도 없이, 인벤토리에서 만능 소독 키트를 꺼내, 보르곤에게 콸콸 쏟아부었다.

 

 “코자, 갑자기 왜 그래?”

 

 “가만히 있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단 말이야.”

 

 그리고 탄피를 주워 멀리 던져버리려는데, 새까만 무리가 때를 지어 몰려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얼마 만인지 모르겠지만, 뽑을 때부터 둔탁한 소리를 내는 검을 검집에서 뽑아들었다.

 

 이동 기술 시전 중에 수 백 개의 재벌린이 사방으로 꽂혔기 때문이다.

 

 이성을 차렸을 땐, 이미 고폭탄을 소비시켜버렸으니, 규모를 어림잡아도, 총으로 쏴서 저지할 스케일이 아니었다.

 

 멀리서부터 그들의 북소리가 들려왔다.

 

 코자는 잔다르크 세트로 갈아입고 전투복을 보르곤에게 덮어주었다.

 

 “금방 돌아올게.”

 

 추격대는 은신해 있던 협곡 전체를 포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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