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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문제적 직업군이 이 세계 조커입니다!
작가 : SIMBA
작품등록일 : 2018.12.31

돌아갈 것인가, 남을 것인가.

2056년, 멀고도 가까운 미래. 가상의 단계를 넘어선 Five senses 완벽 구현 브레인 카피 시스템 기반 온라인 게임의 운영자 재욱은 예상치 못한 버그로 인해 이 세계에 소환된다.

재욱은 플레이 중이던 문제적 직업 저격수 '코자(코리안 자이예프)'로 이 세계 모험을 시작하지만, 원래 세계의 재욱과 완벽한 도플 갱어 '얀 베르너'를 만나게 되는데.........

도대체 이 세계와 현실은 어떤 연관이 있기에???

이 세계의 로만 제국은 유일신 우니카에 대항하는 타천사 니스로크에게 패배하고, 30개의 크고 작은 왕국으로 나눠져, 전국시대에 돌입한 상태.

300년 전, 대전투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위협이 코자의 등장으로 다시 시작된다.

과연 그를 이 세계에 소환한 것은 어떤 존재일까? 그리고 그가 원하는 것은 이 세계의 구원인가 파멸인가?

오직 '푸른 숲의 마녀'만이 진실을 알고 있다.

 
QUEST.1 - NO WAY OUT
작성일 : 18-12-31 03:54     조회 : 326     추천 : 0     분량 : 7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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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lvator, Nos patiens. redde misericordia corde, libera nos a malo. Tu plus quam mortem Et fantasy. nolite timere Placere mors. Nos siluerunt. quia sperabamus. Hoc autem totum prope interitum est

 

 

 귓가를 간질이는 목소리.

 

 분명 음성은 들리지만 뜻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불가침의 운영권을 유린해 놓고 이따위 유치한 수준의 패치를 했다니, 맙소사 소리가 절로 나왔다.

 

 게다가 에러도 나타났다.

 

 보통 패치 중에도, 이를 기다리는 유저들끼리 모여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에서 대기했지만, 칠흑 같은 어둠 속을 헤맬 뿐이었다.

 

 목소리가 변이 되며 점점 칼칼해져 갔다.

 

 그것도 소름 끼치게, 귀신의 깔깔 웃음소리와 흡사한.

 

 자세히 들어보니, 그냥 바람 소리였다.

 

 구슬픈 곡소리 같기도 아니면 환영의 인사인지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자연 그대로의 것 말이다.

 

 동시에, 마치 잠들지 못한 밤중에 강제로 감은 눈동자에 펼쳐지는 하얀 잔상처럼 눈꺼풀에 따스함이 밀려온다.

 

 은연중에 내비친 질투와 실망과 달리 인공지능 운영진들이 대단한 기술을 적용해낸 것 같다.

 

 유사 현실은 어디까지나 유사 현실의 한계가 있는 법이지만, 이는 현실 그 자체였으니까.

 

 곧 전두엽까지 푸르게 퍼지는 싱그러운 풀 향을 맡으며, 드디어 눈을 떴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영화에서나 볼 법한, 갈대같이 높이 솟은 키 큰 잡초들.

 

 고개를 들고 주위를 살피자, 딱 코자가 누워있던 공간만큼 풀이 주저앉아있다.

 

 가장 먼저 인벤토리 창을 열어, 자식 같은 아이템들이 무사한지부터 확인했다.

 

 다행히 AI 특유의 정직함답게, 시스템만 건드린 모양이다.

 

 그런데 서버는 한산을 넘어 유저를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대화창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설마, 치명적인 버그라도 발생해버린 거야?

 

 이젠 거의 확신에 찰 수 있었다. 게임 설정 부분은 공중분해되어 게임 종료도 불가능해졌다.

 

 버그 리포터에 한해 열릴 예정이던 운영자 권한 프로그램 툴까지 완전 먹통이었다.

 

 맵을 열자 ‘아자르드’란 지명이 나타났다. 그리고 현재 위치는 그곳의 정 중앙.

 

 서쪽에는 에스파다란 국가와 가장 가까운 도시로는 라바스티온, 남쪽에는 미미르 숲, 북쪽과 동쪽 일대는 아시리아라는 곳이었다.

 

 현재 위치에 기반한 인근 지역을 추려본 것이고, 맵을 축소하자, 더 많은 국가들이 지도상에 나타났다.

 

 “기본 세계관을 집어넣으려고 권한을 남용했구나. 이러면 다른 망겜들이랑 차이가 뭐냐.”

 

 신경질적으로 바닥을 걷어찼다.

 

 이렇게 되면 직업 제한을 걸어야 할 텐데, M39 사용은 그림의 떡일지도.

 

 가장 가까운 마을을 찾기 위해 맵을 확대해봤지만 자그마치 5KM 정도의 일대가 전부 풀밭이었다.

 

 대신 주변 평지보다 조금 솟아오른 공간을 발견했다.

 

 단숨에 이동하여 스코프 줌을 최대로 당겨봤지만, 맵을 잘못 본 게 아니다.

 

 역시나 같은 풍경들의 연속이었다.

 

 게다가 시작 공간부터, 망망대해와 같은 벌판이라니. 체감 시간 5분 동안을 걸었음에도, 흔한 NPC 조차 찾아 볼 수 없었다.

 

 

 “귀환 비서라도 남겨 두는 건데.”

 

 군용 사파리 모자와, 전투복, 워커 그 위를 덮어줄 위장용 코트. M39, 특수 탄환 종류별로 총 30발, 기본 탄환. 1주년 기념주화와, 파티 복장. 100억 아덴. 근접 PK를 위해 장만한 잔 다르크 세트 및 기본 물약들 등 온갖 잡동사니들이 전부였다.

 

 프로그램을 넘기면서 제 발이 저렸던 탓에, 값어치가 나가는 아이템들을 아덴화 시켰기 때문에 일어난 참사였다.

 

 노가다가 대명사인 게임답게 주문 비서와 탈것은 비싼 편에 속했으니까.

 

 NPC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 중 가장 가까운 라바스티온까지만 해도 70KM 거리였으니, 최상급 이동 스킬을 쓴다고 해도 20분은 족히 걸려 보였다.

 

 걷든 뛰든 과거에 있었다던 자기 부상 열차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시전 쿨타임이 10초나 걸리는 스킬을 pk에서조차 쓰지 못했다.

 

 근접 클래스들과 맞다이를 해야 한다면 스킬을 쓸 타이밍은 없었고, 효율도 텔레포트보다 떨어졌다.

 

 결국 돈 만들이고 애물단지였던 스킬이 한 줄기 희망이 되었다.

 

 지도에 표기된 ‘세 갈래의 길- 황망한 폐허’란 곳에 도달했을 즈음이었다.

 

 워낙 빠른 스피드였다 보니 무심코 지날 칠 수 있었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거대한 물체가 시야에 잡혔다.

 

 대리석으로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신전과 비슷한 건물이 솟아있었다.

 

 황망한 폐허가 저걸 말한 것인가. 빌어먹을 인터페이스는 역시나 어떤 건물인지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않는다. 그저 유추해봤을 뿐이다. 적어도 일대는 잡초만 무성한 황망 그 자체였으니까.

 

 불행히도 그곳엔 신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잘 조각된 동물상인 줄 알았더니, 버젓이 잘도 걸어 다니고 있었다.

 

 신전과 비교했을 때, 적어도 3m는 족히 되었고, 곧이어 높이 솟아오른 풀들 사이로 사자, 호랑이 육식을 한다는 각종 동물들이 속속 얼굴을 들어 올렸다.

 

 가슴 위의 모양새는 영락없는 인간의 형태였으니 반인반수의 수인들인 듯했다.

 

 그들과의 거리는 2km 남짓했지만 아이템 효과로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 데에 지장이 없었다.

 

 “빌어먹을 쥐새끼들이 어디로 숨어버린 거야.”

 

 “님프 녀석들 겁도 없이 덤벼들더니, 고작 도망치는 것 말고는......”

 

 고막을 쓰라리게 하는 끔찍한 비명이 평원 전체에 울렸다. 다르반의 독이니 뭐니 그들이 찾던 존재가 반격을 시작한 모양이다.

 

 개중에 판금 갑옷으로 무장한 것들도 있었는데, 혼자만 망토를 차고 있던 미노타우로스 형태의 수인이 외쳤다.

 

 “도망쳤다면 봐줬을 것을, 풀들을 모조리 뽑아 버려라.”

 

 “하지만 이곳은 우리 아카드인들의 성지입니다!”

 

 “아카드인의 긍지가 달린 문제이기도 하지!”

 

 일대의 풀들이 30초 만에 증발해버렸다. 민둥이 된 벌판에 보인 그들의 숫자는 적어도 천 명이 넘는 수준이었다.

 

 그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순 없지만, 착용한 무기와 몬스터의 퀄리티, 움직임들을 봤을 때, 최소 고대 던전급의 전투력을 가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역시나 싸움 구경은 재밌는 법이다.

 

 서쪽에서 다르반의 독이 발린, 마치 이쑤시개로 보였을 만큼, 작은 화살들이 세 개씩 날라 왔다.

 

 존버의 신으로 훈수한다면 방금의 공격은 좋지 못한 선택이다.

 

 괜히 자신의 위치만 발각된 꼴이었으니까.

 

 수인들은 미쳐 그들이 도망가지 못할 만큼 매서운 속도로 서쪽 일대 전체를 원으로 둘러쌓아 진을 치고 풀을 뽑아나가기 시작했다.

 

 물론 예상대로 범인들은 금세 추격자의 손아귀에 잡혀버렸다.

 

 “북쪽 숲을 더 이상 건들지 마!”

 

 듣기만 해도 까불거린다는 느낌을 설명해주면서 낭랑한 목소리였다.

 

 손이 큰 편도 아니었지만, 이보다 작아 17cm 안팎의 조금만 생명체가 수인들 앞에서 꿈틀거렸다.

 

 그들은 마치 옷과 몸이 혼연일치가 된 듯 특이한 형태의 불투명한 옷을 입고 있었다.

 

 팅커벨 실사판의 생김새에 날개는 없었다.

 

 붉은색 머리카락을 가진 것과 검은 머리 하얀 머리 총 세 명의 님프들은 고층 빌딩을 올려다 보듯 고갤 치켜들면서,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듯했다.

 

 “왜 그래야 하지? 우리 덕에 오크들의 침범을 받지 않는 주제에 고마움을 모르는군.”

 

 미노타우로스가 들고 있는 철퇴가 아슬아슬하게 님프들의 머리를 쓰다듬듯이 지나다녔다.

 

 “너희야말로 우리 덕에 맛있는 공기를 마시면서 고마움을 모르는 것 같은데! 그리고 미미르 숲엔 키르케 여왕님이 계신다! 야만인들 따위가 넘볼 곳이 아니라고!”

 

 “야만인? 웃기는군. 우리가 벌목 할 때 여왕 따위는 뭘 하고 있었지? 너희 수장은 상당히 겁쟁이인가 봐?”

 

 검은 머리의 님프가 멱살이라도 잡겠다는 듯 바둥거렸다. 그 모습에 자리에 있던 수인들 모두가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패기는 높게 사지, 좋다, 그 땅을 지켜낼 기회를 주겠다. 뭐, 우리 정도면 잠든 황소의 숲까지 가서 벌목해도 되니 말이야. 단 조건이 있겠지?”

 

 의외로 일은 순조롭게 풀려가는 듯했다.

 

 “오늘 내 부하들 중 10명이나 치명상을 입었다. 누구 하나는 이 대가를 치러야겠어.”

 

 “엄살 피우지 마! 너희에게 다르반 독 따위는 두드러기도 일으키지 않을 거라고!”

 

 “무슨 소리. 우리니까 그런 것이지 너희는 우리를 죽이려 했잖아? 그렇지?”

 

 살기 섞인 눈빛에 붉은 머리 님프가 겁을 잔뜩 집어먹었다.

 

 하얀 머리의 님프는 이에 맞서, 다른 두 님프들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

 

 “일 리가 있군. 내가 책임지도록 하지.”

 

 “일 리가 있다니 보르곤! 하지만 네 뜻이 그렇다면, 다마곤의 아들 이 다르곤도 형제와 함께 하겠어!”

 

 검은 머리의 님프가 울고 있는 붉은 머리 님프의 손까지 들어 올리더니, 미노타우로스에게 삿대질했다.

 

 “나는 분명 자비를 베풀었다.”

 

 물론 수인들은 그 눈물겨운 광경에 1도 관심 없어 보였고, 미노타의 모닝스타만 직시할 뿐이다.

 

 하늘 높이 치켜든 모닝스타가 점점 님프들에게로 다가선다.

 

 미노타의 허리쯤 모닝스타가 도달했을 때, 그들의 뛰어난 동체시력에도 포착할 수 없었던 빠른 물체가 날아들어 모닝스타를 박살 내버렸다.

 

 미노타는 충격을 버텨내지 못하고 꼴사납게 나자빠졌다.

 

 님프들도 파동에 휘말려 멀리 튕겨져 날아가 버렸지만, 모닝스타에 직격타를 맞은 것보다 낫겠지.

 

 고작 저걸 파괴하기 위해 900만 아덴 짜리 총알을 소비했다.

 

 흠 그래 총 세 명이니까, 딱 이 인분만 더 위력을 행사하고 저 녀석들에게서 뜯어낼 만큼 뜯어먹자.

 

 딱 두발만 더 약실에 장전시켰다.

 

 ‘딸칵’

 

 흠 잡다한 버그들을 제외하면 만점을 주고 싶은 스토리 전개다.

 

 H&C에서 신경을 많이 썼군. 하지만 이런 건 1인 RPG에만 어울리지. 게다가 이걸 수십만 명이 동시에 진행한다면, 핑은 도대체 뭘로 감당하려고.......

 

 대장으로 예상됐던 미노타우로스와 무리들 중에 가장 덩치가 큰 놈을 골라내고, 먼저 미노타를 조준했다.

 

 정확히 관자놀이를 명중시켰다. 곧바로 노리쇠를 잡아당겨 덩치 큰 놈까지 단숨에 처리해냈다.

 

 수인들은 쓰러진 두 녀석을 둘러메고 혼비백산하여 달아났다.

 

 분명 설정값에 모든 피는 파란색으로 보이게 해두었지만 빨간 피가 솟아올랐던 걸 봤다.

 

 하지만 확인할 길은 없다. 옵션 창 자체가 먹통이었단 걸 알고 있었으니까.

 

 세 님프들에게 다가가자, 하나같이 두 손을 모으고 “우니카님.”이라 중얼거리며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우니카, 낯설지 않은데. 로딩 시간에 들었던 음성에도 그런 단어가 있었던 거 같기도 하고........

 

 인기척에 눈을 뜬 세 님프는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눈빛으로 일제히 코자를 주시했다.

 

 그는 평생 그 표정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대가 우리를 도와주었군요.”

 

 하얀 머리의 님프가 먼저 몸을 일으켰다.

 

 “제 이름은 보르곤. 북쪽 숲의 파수꾼입니다.”

 

 그리고 검은 머리는 다르곤, 빨간 머리는 사르곤이라고 소개했다. 난생처음 보는 특이한 인사 자세였지만, 그들이 상당히 정중하게 예를 표하고 있다는 것은 느껴졌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당신의 존함을 여쭤도 되겠소?”

 

 인트로 느낌이 팍 났다. 아무래도 닋을 변경할 기회를 준 것 같은데 난 바꿀 마음이 없다.

 

 “코리안 자이체프.”

 

 너무 디테일해도 고구마 같은 진행의 연속이다.

 

 “코리안, 마토 지방에서 그런 이름을 짓지요. 첫 이름과 끝 이름을 지니신 걸 보니 그대는 인간이셨군요.”

 

 다르곤이 토끼 눈이 되어 말했다.

 

 “인간이 아카드인을 쓰러트리다니....... 그것도 혼자서......... 사르곤 돌아가면 책부터 다시 써야겠어. 저자가 입은 옷도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이라고.”

 

 사르곤도 거들었다.

 

 “전 학자이지만 자이체프 가문에 대해선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보르곤도 그 말에 동의했다.

 

 아무래도 예전 이름은 쓰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럼 내 이름은 코자라고 해줘.”

 

 보르곤은 감탄했다.

 

 “앞 자를 따서 애칭을 정하는 건 정말 새로운 문화입니다. 당신을 우리의 여왕님께 소개하지 않고서는 평생 후회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허락해주실 수 있나요?”

 

 “그걸 왜 물어, 보르곤! 여왕님을 영접하는 자리를 마다하는 인간이 있을 리가 없잖아!”

 

 결국 다르곤은 보르곤에게 린치를 당하고서야 얌전해졌다.

 

 이제 게임이 시작되는 것인가. 단순오류가 아니었다면 아직까지는 튜토리얼 단계였구나. 지금까지의 답답한 진행이 이해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튜토치고 친절하지 못한 건 고인물들을 위한 일종의 배려이려나?

 

 여왕이란 존재가 지금 가진 모든 걸 리셋 시켜버릴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들었지만, 작고 귀여운 존재들의 기대감에 잔뜩 부푼 눈동자를 외면하는 것은 더 힘든 일이었다.

 

 님프들은 유쾌했다.

 

 코자는, 그들의 탄생 신화, 머나먼 조상들의 삶, 주변 국가들의 가십거리와 세계에 존재하는 악당의 이야기까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지만, 고향 친구들의 추억담을 다시 듣는 것 같은 착각까지 들 정도로 이야기에 몰입했다.

 

 미미르 숲은 커다란 나무들이 울창하게 늘어져 광대한 공간임에도 전혀 어둡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마치 나무들이 그들의 길을 밝히기 위해 가지를 하늘로 솟구치게 하고 있단 느낌말이다.

 

 또한 피톤치드의 상쾌함은 고단할 수 있을 길을 전혀 그렇지 않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런 곳에서 먹는 물맛이 궁금해. 쓸데없이 고퀄이란 말도 무색하고, 진심 상쾌 그 자체야.”

 

 코자의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갈증이 느껴졌다.

 

 보르곤은 알아듣지 못할 단어에도, 고갤 끄덕여주고 숲속의 새들을 시켜 맑고 깨끗한, 파요 샘의 물을 떠오게 했다.

 

 “감이 좋은 친구 군. 많은 이들이 미미르 숲의 풍요를 부러워하지만, 파요 샘의 물은 가장 으뜸이지!”

 

 고르곤은 보르곤의 선택을 찬양하다시피 치켜세웠다.

 

 세 님프들도 한 방울씩 목을 축였다.

 

 탄산수보다 시원하고 물을 떠온 나무 통의 나이테가 또렷이 보일 만큼 깨끗한 물이라니.

 

 “허풍쟁이가 웬일로 참말을 뱉어내고 그래?”

 

 만족스러움이 가득 베인 코자의 비아냥이 싫지만은 않았던 고르곤이 재빨리 그의 어깨까지 타고 올라 수다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젠 나무와 숲속의 생명들 전체의 통성명을 듣게 됐다.

 

 일곱 명의 님프들이 쩌렁한 고르곤의 목소리를 듣고 모여들었다.

 

 다들 세상의 모든 색감을 담아내겠다는 듯 다양한 머리색이었다.

 

 생김새도 달랐다.

 

 굳이 따지자면, 코의 모양 눈의 모양 다 제각각이었지만, 비슷한 반투명 옷에 특유의 작은 크기 때문에 코자는 똑같이 생긴 걸로 착시하고 있었다.

 

 귓가를 윙윙거리던 고르곤의 목소리가 이젠 북쪽 지역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모험을 시작했고, 아카드인의 다리에 화살을 꽂아 넣고, 눈앞의 구원자의 활약상까지 쉼 없이 이어졌다.

 

 님프들은 숲에서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들에겐 대단히 놀랍고 경이로운 이야기였다.

 

 하지만 고르곤이 피리 부는 사나이로 빙의됐는지, 자꾸만 몰려드는 님프들로 계속되는 도돌이표에, 코자가 따분함을 느껴 하품을 뱉어내려 할 때쯤, 패치 전 판타지 덕후 패거리가 심어놨던 생명수와 흡사하게 생긴 거대한 나무에 도착했다.

 

 놀라운 것은 자그마치 200KM가 넘는 거리를 홀리듯 걸어왔단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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