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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3
작가 : 갈마루
작품등록일 : 2016.9.5

선(善)은 승자의 역사이고 악(惡)은 패자의 더럽혀진 이름일 뿐, 선과악은 애당초 존재하지도 않았어! 정말 선과 악이 싸우는 거라 믿는 거야? 천만에! 악(惡)과 악(惡)이 싸우는 거야!

 
2화.통곡의 절벽_1
작성일 : 16-09-24 11:12     조회 : 662     추천 : 0     분량 : 5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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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통곡의 절벽

 

 

 

 

 

 

 

  통곡의 절벽을 마주하고 위립해 있는 일만의 전사들은 일제히 숨죽이고 있었다. 시커멓게 떼를 지어 하늘을 빙빙 돌고 있는 까마귀 떼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사위스러운 울음소리를 제외하고는 사방은 온통 쥐죽은 듯 괴괴했다. 하늘높이 솟구친 가파른 절벽의 봉우리엔 시커먼 먹구름 걸려있었다. 어둠이 짙게 드리워진 협곡을 중심으로 양 옆으로 병풍처럼 막아선 거대한 절벽은 그 너머의 세상을 허락하지 않았다. 통곡의 절벽! 이승과 저승을 가로막아, 살아서는 그 누구도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는 결계의 땅! 그런 통곡의 절벽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 후, 협곡의 중심에서 빠져나온 한 마리의 매가 바람을 가르며 일만의 전사들이 위립해 있는 진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더니 가장 선두에 있던 사내의 왼쪽 어깨위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그 순간, 날카롭게 번쩍이는 사내의 눈빛이 섬뜩했다. 사내가 말고삐를 채치어 위립해 있는 전사들을 향해 돌아서자. 그 뒤에 도열해 있던 장수들도 일제히 진영을 향해 돌아섰다. 하늘을 휘감듯 솟구친 검은 뿔의 투구 아래로 짙게 드리워진 그림자 속에서 이글거리는 사내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박달의 아들들아! 너희는 지금껏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천자(天子)의 전사들이다! 우리는 오늘! 하늘의 규율을 어지럽히는 사악한 무리들을 응징할 것이며, 하늘의 영광이 우리와 함께 할 것 이니라!”

  “와~~~치우천황 만세! 박달 만세!”

  천자(天子) 치우였다. 진영에선 함성이 터져 나왔고, 전사들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전사들의 얼굴에선 두려움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승리에 대한 믿음! 그것이 이들을 용맹한 전사들로 거듭나게 하였고, 그 절대적인 믿음이 바로 치우였다. 전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결의를 다지고 있을 때, 협곡의 중심으로부터 뻗어 나온 미세한 진동이 순식간에 진영을 흔들고는 빠르게 사라졌다. 함성을 지르던 전사들이 일제히 숨을 죽이며 협곡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잠시 후, 일순간 잦아들었던 진동이 또다시 느껴지더니, 지축을 흔드는 엄청난 굉음이 협곡 안에서 터져 나왔다. 마치, 수십만 마리의 들소무리가 일제히 달려오는 것 같은 진동과 함께 엄청난 괴성이 대지를 흔들고 있었다. 수많은 들짐승들의 울음소리가 한데 뒤엉킨 것 같은 소리였지만 들짐승의 소리와는 사뭇 다른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괴성과 진동은 점점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윽고 대지를 뒤흔들며 한데 어우러진 괴성과 진동의 세기가 최고조에 달하자, 일순간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정적이 흘렀다.

 “크앙~~”

 협곡의 어둠속에서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수많은 인영들 새까맣게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둑이 무너지면서 시커먼 물줄기가 터져 나오는 것처럼, 협곡은 끊임없이 인영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우~~~~”

  제아무리 박달의 군대라도 이 순간만큼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군사들이 술렁거리자, 치우가 칼을 높이 치켜들었다. 치우의 신호와 함께 술렁거림이 잦아들자, 한줄기 세찬 바람이 군영을 스치며 전사들을 흔들고 지나갔다.

 

  한 시진 정도의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협곡의 입구에서 물밀 듯이 터져 나오던 인영의 무리들이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했다. 협곡의 입구로부터 부챗살 모양으로 위립한 인영들이 새까맣게 보였다.

  ‘아수라!’

  그들은 아수라였다. 코뿔소의 가죽처럼 두껍고 단단한 피부에 2미터가 넘는 커다란 덩치를 지닌 자들이었다. 덩치만큼이나 커다란 머리의 양 귓가에는, 머리 크기의 반만 한 얼굴이 직각방향을 바라보며 붙어있었다. 여섯 개의 팔이 달린 악마! 그들이 바로 중천의 지배자 아수라였다. 회분을 뒤집어 쓴 것같이 하얗고 거친 얼굴에 길고 날카롭게 찢어진 두 눈은 온통 핏빛이었다. 커다란 칼을 들고 두 팔과 다른 네 개의 팔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위협하듯 으르렁 거릴 때 마다 커다란 송곳니 아래로 끈끈한 타액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통곡의 절벽 앞을 새까맣게 뒤덮은 무리의 수가 십만은 족히 넘어보였다. 무리가 어느 정도 전열을 갖추자 협곡의 입구를 중심으로 전열이 양쪽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갈라진 전열사이로 무리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성큼성큼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의 모습은 다른 아수라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눈처럼 하얀 피부에 음각된 육각문양이 온몸을 뒤덮고 있었다. 하얀 눈 위에 떨어진 피처럼 선홍빛 두 눈이 두드러져 보였다. 다른 아수라와 달리 팔도 모두 네 개 뿐 이었는데, 두 개씩 짝을 이뤄 하나는 앞을 향해 있었고, 다른 한 짝은 뒤를 향하고 있었다. 정면으로 보이는 양손에는 각각 책과 붓을 들고 있었고, 뒤를 향하고 있는 손에는 각각 칼과 방패가 들고 있었다. 그가 중천의 지배자!, 아수라왕이었다. 무리의 앞으로 나온 아수라왕이 속삭이듯 말했지만 그 소리는 지축을 흔들며 박달의 진영으로 퍼져나갔다.

  “감히 내 앞을 가로막은자! 네가 치우인가?”

  치우의 두 눈이 매섭게 번뜩였다.

  “아수라의 왕은 들으라!, 일찍이 선대에 이르러 너희에게 땅을 주며 결계의 너머를 범하지 말라 하였거늘 너는 어찌하여 하늘의 규율을 어기고 오늘에 이르렀는가? 지금이라도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계곡을 넘어 너희의 땅으로 돌아간다면 내 더 이상 너의 죄를 묻지 않겠다!”

  “푸 하 하 하! 가당치 않은 소리! 너의 용맹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으나 겨우 일만의 군사로 나에게 대항하려 하다니 너무 무모하지 않은가?”

  “중천의 하급종족들이 감히 하늘의 규율을 어기고 천자(天子)의 백성과 맞서려 하다니, 오늘 이곳이 너희 아수라들의 무덤이 될 것이다!”

  “어리석은 자! 치우야! 너의 무모함으로 너를 따르는 무리를 죽음으로 내몰지 마라! 지금이라도 천부인(天符印)을 내놓는다면 너희 모두를 살려줄 것이며 나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자비를 베풀 것 이니라! 나와 함께 하지 않겠느냐?”

  “감히 네놈이 하늘의 인장인 천부인을 탐하려하다니, 하늘이 두렵지 않느냐?”

  그 말을 들은 아수라왕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한껏 치켜 올라간 입 꼬리 사이로 크고 날카로운 송곳니가 드러났다. “크르렁” 거리는 소리와 함께 매섭게 치우를 노려보더니,

  “어리석은 놈! 네놈이 죽음을 자초하는구나!” 라고 혼잣말을 하고는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아니, 뒷걸음이 아니었다. 팔을 제외한 온몸의 앞과 뒤를 순식간에 바꾼 채 뒤로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방금 전까지 으르렁거리던 그의 얼굴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어 그가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흉물스럽게 흐느적거렸다. 그는 다른 아수라와 달리 앞뒤로 두 개의 얼굴이 달려 있었고 걸음의 방향에 따라 팔을 제외한 온몸의 앞뒤를 바꿨다. 그때마다 뒤쪽의 얼굴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었던 것이다. 아수라왕이 지나가자 갈라져 있었던 아수라의 무리가 그가 지나간 자리를 메웠다.

  “뿌웅~뿌웅”

  진격의 나팔소리가 아수라들의 진영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나팔소리와 함께 아수라진영의 선두에선 수천의 아수라들이 박달의 군사들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두발로 달리더니 척추를 빠르게 구부러트렸다. 칼과 무기를 들지 않은 손으로 땅을 딛고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치우의 진영과의 거리가 좁혀지자 아수라의 무리는 두 갈래로 나뉘어 박달의 진영의 양쪽 측면을 향해 돌진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치우가 칼을 높이 쳐들었다.

  “솨아아아” 하는 소리와 함께 수천발의 화살이 시커멓게 하늘을 뒤덮었다.

  “컥!”

  비명소리와 함께 수많은 아수라들이 바닥으로 사정없이 고꾸라졌다. 다리와 몸통, 목과 팔을 가릴 것도 없이 화살에 박혀 땅바닥위로 내동댕이쳐졌다. 선두에서 달리던 아수라들이 중심을 잃고 쓰러지자 뒤따라오던 무리들이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뒤엉켜 쓰러졌다. 잠시 아수라들의 진격이 주춤해지나 싶더니 그것도 잠시뿐, 후미에서 달려오던 아수라들은 쓰러진 아수라들의 몸통을 짓밟고 뛰어넘어 거침없이 박달의 군사들을 향해 돌진했다. 또다시 수많은 화살들이 새카맣게 하늘을 가렸다. 그러기를 몇 차례, 쓰러지지 않은 아수라들이 치우의 진영의 좌우를 파고들었다.

  “으아아악!”

  아수라들이 휘저은 팔에 맞은 사람들은 엄청난 충격에 비명을 지르며 몇 미터씩 튕겨져 나갔다. 가까운 거리에서 아수라의 모습을 본 박달의 전사들 중 더러는 아수라들의 엄청난 덩치와 흉측한 모습에 놀라 뒷걸음질 쳤지만, 대다수의 전사들은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싸웠다. 그러나 아수라의 힘에 눌려 전열은 급격하게 아수라들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쓰러져있던 아수라들이 하나둘씩 몸을 일으켰다. 제 몸에 박힌 화살을 뽑아내고는 박달의 군사들을 향해 돌진했다. 생각보다 손쉽게 전세가 자신들에게로 기울자, 아수라왕은 입가에 조소를 머금었다.

  “쯧쯧쯧! 저런 오합지졸들을 데리고 나와 맞서려하다니 어리석은 놈!”

 

  그때였다, 침투한 아수라무리의 선두에서 거침없이 치우진영을 휘젓고 있던 덩치 큰 아수라의 머리위로 검은 그림자가 태양을 가리며 솟구쳤다. 하늘위로 솟구친 검은 그림자는 마치 시간이 멎은 것처럼 허공에 떠 있었다. 자신의 그림자위로 솟구친 검은 그림자를 보고 당황한 아수라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고개를 돌리자 커다란 검이 순식간에 허공을 갈랐다. 그와 동시에 아수라의 목이 땅위에 굴렀다. 천부인 검의 수호자 우사였다. 땅위에 떨어진 아수라의 머리통을 한발로 짓밟고 선 우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아수라무리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러자 분노한 아수라들이 괴성을 지르며 우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우사는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아수라무리를 향해 몸을 날렸고, 아수라들을 거침없이 베어나가기 시작했다. 날렵하고 빈틈없는 우사의 칼에 수많은 아수라들이 순식간에 땅위로 고꾸라졌다. 한편 맞은편에선 천부인 방울의 수호자인 운사가 빠르게 아수라들을 제압해나가고 있었다. 그 모습에 사기가 오른 박달의 전사들이 아수라들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전세가 일순간에 뒤 바뀌었다. 그 모습을 본 아수라왕의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저자들이 누구냐?”

  “운사와 우사입니다.”

  “천부인의 수호자? 그자들인가?”

  “네! 그렇습니다.”

  “제 종족을 배신하고 인간들의 개가 된 놈들! 저놈들 목을 가져다주면 마족들이 좋아하겠군!”

  아수라왕이 신호를 보내자 또다시 진격의 나팔소리가 들렸다.

  “뿌웅~~뿌웅~~”

  나팔소리와 함께 남아있던 아수라들 중 절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은 서두르지 않았다. 구령소리에 일사분란하게 행군하듯이 발을 맞춰 앞으로 나아갔다. “쿵! 쿵! 쿵!” 지축을 흔드는 그들의 발소리가 엄청난 위압감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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