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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아이돌x아이
작가 : LEEEUL
작품등록일 : 2018.12.30

최정상의 인기를 구가하던 아이돌 배우 원태인의 죽음! 그것도 연극 공연 중에 벌어진 공개적 죽음이었다.
자살인가, 타살인가? 사고인가, 사건인가?
연예계와 매스컴은 태인의 죽음을 앞 다투어 재구성 하려한다. 삼류 연예지 ‘진실과 상상’의 기자 주채성도 그 중 하나. 채성은 태인의 평전을 써서 지긋지긋한 생활을 끝내고자 한다. 그러나 태인의 죽음을 파헤쳐나가면서 자신도 연관이 되어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진실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드는데...

 
아이돌x아이_이카루스의 처녀비행 3
작성일 : 18-12-30 17:14     조회 : 198     추천 : 0     분량 : 6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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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인아, 놀라지마. 큐앤에이에서 섭외 들어왔어. 그래, 그 큐앤에이라고! 이거 엄청난 기회야. 금요일 밤 생방, 그것도 시청률이 40퍼센트가 넘는 프로니까. 꿀릴 것 없어. 네가 충분히 주목받고 있고, 시청자들의 부름을 받았다는 증거니까. 여기서 제대로 하면 아주 제대로 뜨는 거야.”

 

 

  수왕 형은 평소 호들갑의 갑절을 떨며 나의 첫 예능 프로그램 섭외 소식을 전해주었다.

 

 

  “내, 내가 거기에? ...잘 할 수 있을까?”

 

 

  “물론 쉽지는 않지. 거긴 지독하기로 유명하니까. 알지? 일부러 루머와 가십에 빠진 유명인사들 불러다가 공개적으로 놀려대는 거. 그것도 시청자들이 던진 질문을 무작위로 뽑아 던지니까.”

 

 

  사실 지금의 나는 찬 밥 더운 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어디서든 불러만 준다면, 감사를 표하며 달려 나가야 했다. 그리고 이 기회는 그저 그런 밥이 아니라 코스요리 수준이었다. 엄청난 부담감을 주는 자리였지만, 나는 어쨌든 숟가락을 집어 들었다.

 

 

 

  “레이디스 앤 젠틀맨! 웰컴, 프라이데이 나잇! 금요일 밤의 대국민 무차별, 무자비, 무조건 퀘스천 쑈오오! 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웰컴, 웰컴!”

 

 

  “와아아!”

 

 

  노련한 명MC의 우렁찬 오프닝 멘트와 함께 눈을 시리게 만드는 폭죽이 터진다. 강렬한 레이저 광선들이 공중에서 갖가지 형상들을 그린다. 그 진동이 몸까지 전해질 정도의 음악이 울려 퍼진다. 그리고 기대와 흥분에 들뜬 방청객들의 환호. 세상 가장 화려한 장면 중의 하나가 바로 눈앞에서 여기서 펼쳐지고 있다.

 

  내가 이 안에 있다. 이 장면 속에. 하지만 어쩐지 비현실적이야.

 

  나를 비롯한 30여명의 게스트는 아치 형태로 무대 중앙에 앉아있다. 요즘 가장 떠오르는 영화감독부터 유명한 코미디언, 세계대회에서 입상한 모델, 인디 뮤지션, 풍자문학의 거장이라는 작가, 전위적인 디자이너와 오성급 호텔의 쉐프, 무슨 연구소 소장이라는 사람까지. 그야말로 사회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이름을 아로새긴 이들이 총집합했다. 그게 이 토크쇼의 엄청난 인기 요소 중 하나였다.

 

  다들 여유로운 표정으로 이 열광적인 분위기를 즐기는 듯 보이는데 나만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오프닝이 끝나고 음악이 줄어들자 내 심장박동소리만 스튜디오에 울려 퍼지는 듯 했다.

 

 

  “모두 잘 아시겠지만, 대국민 쑈오 큐앤에이는 라이브로 진행되며, 시청자 여러분들이 인터넷으로 보내주신 소중한 질문을 즉석에서 추첨, 아무런 조작 없이 바로 이 스타 여러분에게 던집니다. 자, 그럼 오늘 프라이데이 큐앤에이를 찾아주신 용감무쌍한 게스트 여러분들을 소개해드리죠!”

 

 

  사전에 준비해 둔 게스트들의 프로필 영상이 대형 화면에 떠오른다.

 

 

  “자, 그러면 입 풀기를 위한 하나마나 토크부터 시작해볼까요?”

 

 

  방청객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

 

 

  “드디어 이 분이 나오셨네요. 웰메이드 시트콤 <한 지붕 네 가족>의 감초, 국민 철부지 원태인 씨를 소개합니다. -약간의 환호- 태인 씨 어떻습니까? 첫 예능 출연이라고 알고 있는데, 긴장됩니까?”

 

 

  예상질문1번이다. 모범답안은 이랬지.

 

 

  “아, 예. 우선 이렇게 불러 주신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감사드려요. 긴장은 되지만 열심히 해 볼게요. 많이 도와주시고 잘 부탁드립니다.”

 

 

  “네에, 물론 긴장되시겠죠. 첫 예능 데뷔를 최고의 예능에서 하게 됐으니 너무 과분한 것 아닌가요? 으하하하. -방청객 일동 폭소- 도와드리긴 어렵고 그저 알아서 잘하시라는 말씀드리고 싶네요.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겨야 하는 거니까요.”

 

 

  일단 1단계는 통과인가.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게스트는 많다. 내게 다시 질문이 돌아오기까지는 잠시 여유가 있다. 하지만 언제 카메라에 잡힐지 모르니 항상 미소 띤 여유로운 표정을 유지할 것!

  그래, 까짓것. 그래봤자 쇼 오락 프로그램일 뿐이잖아.

 

  “……그렇군요, 그럼 마이크를 돌려볼까요. 누가 좋을까? 어, 태인 씨는 어떤가요? 막둥이 캐릭터처럼 정말 철이 없나요? -방청객 일동 폭소-.”

 

 

  예상질문 6번이다.

 

 

  “음, 저와 잘 맞는 캐릭터였어요. 제 안에도 그런 모습이 어느 정도 있으니까요. 또 훌륭한 선배님들, 선생님들의 조언과 격려가 많은 도움이 되었……”

 

 

  “아하, 그렇군요. 전혀 쓸모없는 진부한 답변 감사합니다. 죄송하지만 태인 씨에게 옐로카드 한 장 드려야겠군요. 외워서 오신 답변은 삼가주세요. 저희는 그런 거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렇죠, 여러분?”

 

 

  “우우우우!”

 

 

  방청객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답변을 정리하느라 그런지 몰라도 가끔 멍한 표정도 보이시던데 그러다간 나중에 퀘스천 폭격을 받을지도 몰라요. 그렇죠, 여러분?”

 

 

  방청객들이 동시에 함성을 질렀다.

 

 

  “퀘스천! 퀘스천! 퀘스천!”

 

 

  그럼 나더러 어쩌라고?

 

 

  “태인아, 이것도 하나의 연기라고 생각하면 적응하기 수월할 거야. 그러니까 이 역할은 토크쇼에 참가한 신인 배우인 거지. 그러면서 너의 진짜 캐릭터, 너만의 매력을 은근히 섞어 드러내주면 금상첨화고.”

 

 

  하지만 대본이 없잖아? 내가 숨 쉴 수 있는 살아있는 인물도.

 

 

  “네, 정말 대본 같은 건 없어요. 저희는 리얼하게 살아있는 버라이어티를 추구하니까요. 가능한 한 태인 씨의 진실한 모습을 끌어내고 싶어요.”

 

 

  담당 작가는 사전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했었다. 그럼 지금 내 귀 속에 들어있는 이 보청기 같은 인 이어는 뭔데? 찌글거리는 쇳소리로 언제든 지시 내릴 준비를 하고 있으면서.

 

 

  “진실? 누가 그래? 핵심은 그게 아니지. 자, 넌 뭐냐? 네 위치는 어디지? 신인, 아무 것도 모르는 쌩초짜지. 아, 물론 넌 많은 걸 배우고 훈련했겠지. 꽤 많은 걸 할 수 있을 지도 몰라. 근데 시청자들은 그런 걸 원하는 게 아니야. 그들이 원하는 건 자신들이 듣고 싶고 관심 있는 것들뿐이야. 넌 그런 것들만 들려주면 돼. 자, 다시 핵심으로 돌아가자면, 넌 뭘 팔 거지? 그들한테 팔 만한 게 뭐가 있나? 그것만 생각해. 진실이란 건 가격을 매길 수 없다고 하지. 그 말은 진실이란 전혀 쓸모가 없다는 거야.”

 

 

  방송 시작을 몇 시간 앞두고 연예계의 대부이자 쇼 오락 프로그램의 유일신이라 일컬어지는 명MC의 대기실에 인사를 하러 갔을 때 들은 말이다. 그에게 존경을 보이고 깍듯한 인사를 하는 것은 연예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통과의례였다. 거기엔 좀 살살 다뤄달라는 아부와 함께 살짝 띄워달라는 부탁을 위한 성의표시가 포함되었다.

 

 

  “없네, 없어. 쓸 만한 거리라곤 전혀 없어. 그렇다고 같잖은 개인기 같은 건 할 생각 마. 이건 토크쇼야, 토크쇼. 말로 죽이고 말로 살린다 이거야, 이 풋내기야. 어쩔 수 없군, 올드하지만 이 부분에서 한 번 쥐어짜내 보자고.”

 

 

  명MC는 사전 인터뷰 내용과 나의 요약된 이력을 읽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느 새 명MC와의 개별 리허설에서 합을 맞춘 순서가 다가왔다.

 

 

  “태인 씨는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소년가장이라고 들었는데요, 데뷔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힘든 점은 없었나요?”

 

 

  예상질문 32번. 별표 다섯 개짜리 답변. 잠시 머뭇거린 후 입을 뗄 것. -4번 카메라 줌인, 원태인 얼굴 클로즈 업.

 

 

  “아, 네. 제가 워낙 어렸을 때 부모님 두 분 모두 돌아가셔서, 친할머니께서 저를 키워주셨죠. 제가 한 고생은 아무 것도 아니에요. 할머니가 겪으신 고생에 비하면요. 제가 배우가 되려고 노력할 때, 무조건적으로 저를 믿어주고 힘을 준 것도 할머니뿐이죠. 할머니 덕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거예요. 어떻게 하더라도 이 은혜를 갚을 순 없을 거예요.”

 

 

  모든 걸 조롱거리로 삼던 명MC마저도 말없이 귀를 기울인다. 진지한 눈빛과 동정어린 표정. 마치 그게 자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하지만 이건 다 계산된 연기다. 배우 뺨치는 명MC의 명연기.

 

 

  “이 얘길 하면서 한번 울어 주는 거지. 물론 어린애처럼 엉엉 우는 게 아니라 눈가가 촉촉하게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만. 안으로 삼키는 울음. 목이 메어오고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 거야. 네 감정을 수습해야한다는 듯이. 사람들에게 진한 슬픔을 느끼게 해줘. 어차피 네 이야기잖아. 그대로 전해주되 과하지 않게. 네 이야기로 즉흥연기를 하는 거야.”

 

 

  이게 내 이야기라고? 나는 그저 토크쇼에 나온 신인배우일 뿐인데? 그럼 이건 그냥 연기야? 근데 내 이야기와 너무 닮았잖아?

 

 

  “그럼 부모님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겠군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태인 씨가 이렇게 멋지게 성장한 모습을 보면 기쁘고 자랑스러우실 텐데 말이죠.”

 

 

  인 이어에서 첫 번째 지시가 들려온다.

 

 

  “태인 씨, 눈물, 눈물! 찔끔찔끔!”

 

 

  알아, 안다고. 근데 눈물이 안 나는 걸 어떡하라고. 즉흥연기라도 해야 할 거 아냐. 재빨리 엄지와 검지로 눈두덩을 누른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눈물을 겨우 막고 있다는 듯.

 

  스튜디오가 전체적으로 가라앉는 분위기가 되자, 명MC는 능숙하게 화제를 돌린 뒤 다른 게스트에게 조롱을 던져 다시금 웃음을 끌어냈다.

 

  어느 정도 일단락 된 건가. 나는 생기를 되찾은 방청객들의 눈을 피해 한 숨 돌리고 감정을 달랬다.

 

  “자, 드디어 여러분들이 기대하시던 시간이 다가왔군요. 큐앤에이의 백미, 하이라이트! 퀘스천 타임입니다!”

 

 

  “우아아아아! 퀘스천! 퀘스천! 퀘스천!”

 

 

  방청객 일동이 함성을 내질렀다. 그들의 눈빛이 돌변한다. 뭔가 격변이라도 일어날 것 같이.

 

 

  “네티즌 여러분들의 질문을 받는 동안 게스트 분들이 마냥 놀고 있을 수만은 없겠죠? 막간을 이용한 댄스타임이 있겠습니다. 뮤직, 스타트!”

 

 

  속을 울렁거리게 만들 정도의 빠른 음악이 갑자기 울려 퍼진다.

 

 

  “자, 첫 번째 주자는 누굽니까? 당연히 막둥이부터 가는 게 상도덕이겠죠? 태인 씨, 스테이지로 나오세요! 신나게 흔들어 주세요!”

 

 

  명MC는 흥이 폭발한 얼굴로 덩실거리며 나를 불러냈다. 내가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인 이어에서는 긴박한 지시가 들려왔다.

 

 

  “태인 씨, 뭐해요? 빨리 나가서 땐쓰, 땐쓰!”

 

 

  이게 뭐야? 방금 전까지 눈물샘 자극하는 이야기를 하게 해놓고 지금은 춤을 추라고?

 

  게스트들은 앉은 자리에서 최대한 열심히 몸을 흔들어댔다. 나는 도저히 움직일 수 없었다. 온 몸이 굳어가는 것 같았다.

 

 

  “별이 되고 싶어? 별이 되려면 별의 별 짓을 다해야 돼. 넌 그럴 준비가 되어 있나, 풋내기?”

 

 

  그게 이런 의미였어?

 

 

  “태인 씨, 성의라도 보여요. 좀 움직여요.”

 

 

  인 이어에서 볼멘소리가 잡음처럼 흘러나온다.

 

 

  “태인 씨, 뭐하는 거죠? 못 추겠다는 겁니까? 좋습니다, 어디 두고 보죠. 실시간으로 등록되고 있는 이 엄청난 퀘스천들이 보이십니까? 오늘도 역시 열기가 후끈하군요! 자, 누굽니까? 누가 퀘스천에 응답합니까? 네, 그렇군요! 역시 막둥이 씨군요!”

 

 

  대형 화면에 내 프로필 사진이 떠올랐고, 그 옆으로 눈이 팽팽 돌아갈 정도로 수많은 질문들이 채워지고 있었다. 무대를 채웠던 음악은 어느 샌가 사라졌고, 알쏭달쏭한 느낌을 주는 효과음과 함께 명MC의 질문이 이어졌다.

 

 

  “원태인에게 묻는다, 그 첫 번째! 먼저 자료 화면을 보실까요? 이게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사진인데요, 저기 제일 앞에 뛰어가는 사람이 태인 씨군요? 보아하니 도망치는 모습 같은데, 왜 그러셨죠?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계획된 수작이었나요? 아님 뭐 나쁜 짓이라도 했어요?”

 

 

  예상 질문에 없음.

 

 

  “아, 저... 저 땐, 갑자기 많은 팬 분들이 저를 쫓아오셔서, 제가 좀 당황했었나 봐요. 모르는 사람이 알아봐준 게 처, 처음이었거든요.”

 

 

  “음. 그래서 도망을 치셨다? 글쎄요, 납득이 안 가네요. 지금도 당황한 것처럼 보이는 건 제 착각인가요? 그럼 지금도 도망치실 건가요? -방청객 일동 폭소- 다음 퀘스천 주세요!”

 

 

  “퀘스천! 퀘스천! 퀘스천!”

 

 

  “ ‘태인 씨는 소속기획사의 낙하산이라는 소문이 있던데, 무슨 연줄이라도 있나요?’ 라고 아이디 단발머리로커 님이 보내주셨는데요. 어떻습니까?”

 

 

  ...예상 질문에 없음.

 

 

  “아, 아닙니다…… 전 그저, 우, 우연히 눈에 띄어 데뷔하게 된 거예요.”

 

 

  “우연? 우연이라... 누군 기를 쓰고 해도 안 되는 일이 누구는 우연으로도 가능하군요.”

 

 

  명MC의 눈매가 매서워진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답변에 짜증이 난 것 같다. 방청객들의 눈빛도 그를 닮아간다.

 

  뭐야 이게, 취조야?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한껏 정성 들인 메이크업이 녹아내린다. 내 얼굴이 벗겨지려한다. 좌석 앞에선 뭔가가 삑삑거리기 시작한다. 아니, 내 귀에서 들리는 소린가?

 

 

  “ ‘태인 씨의 학창생활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네요. 어디 출신인지 궁금합니다.’ 라고 날라ㄹ18세 님 외 서른 분이 보내주셨네요. 답변해주시죠.”

 

 

  예상 질문에 없음.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음.

 

 

  이, 이게 왜 여기서……?

 

 

  “답변 안 하십니까? 춤도 안 추겠다, 답도 안 하겠다, 도대체 여기 뭐 하러 나오신 거죠? 출연료를 땅 파서 주는 줄 아십니까?”

 

 

  방청객들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지는 듯 했다. 어디선가 공포영화의 그것 같은 배경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대답해! 대답해! 대답해!”

 

 

  도, 도대체 이 사람들은 뭘 원하는 거야. 나,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보이나, 저들의 홀린 눈빛? 저게 다가 아냐. 지금도 한심한 족속들은 미친 듯이 키보드를 두드려대고 있어. 단순히 자신들의 분노를 풀기위해서, 열등감을 지우기 위해서 말이야. 여긴 희생 제단이야. 여기서 살아남으면 영웅이 되는 거고, 아니면 제물이 되는 거야. 자, 넌 어느 쪽이지?

 

 

  뭐, 뭐냐고? 어디서 들려오는 소리야? 귀가 뜨거워, 너무 뜨거워, 인 이어가 고장 났나? 명MC는 집행관처럼 우뚝 선 채 날 노려보고만 있는데, 도대체 누가 말한 거냐고? 귓속이 계속 윙윙거려, 점점 더 거세지잖아,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다고! 머, 멈춰! 누가 이 소리 좀 멈춰 봐!

 

 

  “난감하신 것 같은데, 다음 퀘스천을 드릴까요?”

 

 

  “퀘스천! 퀘스천! 퀘스천!”

 

 

  하지만 다음 질문은 없었다. 폭탄이 터진 것 같은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을 뿐이다. 그 소리가 다른 소리들을 지우고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들었다. 내 얼굴은 어느새 하얀 밀가루로 뒤덮였다. 최악의 게스트에게 선사한다는 깜짝 벌칙이었다.

 

  방청객들은 야단법석을 떨며 폭소했다.

 

  다행이었다. 적어도 내 구겨진 얼굴은 보이지 않았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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