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바리야, 네가 내 딸 바리구나.. ”
“ ... 아버님? ”
“ 바리야, 날 살려다오. 이 아비의 부탁이다. 서천국에 가서 날 살릴 약초들을 구해주렴.. ”
원치 않던 고난을 겪고, 원치 않던 혼인도 하여 아이를 낳고, 나를 동생 취급도 해주지 않는 언니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고 나니 내 주위에는 남아있는 생명이 없구나. 남은 거라곤 부질없는 남편과 아들들과 누워있는 지금은 아무짝에 쓸모없는 직위일 뿐. 내 한편의 인생을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해 썼는데.. 오구대왕, 당신에게 나는 필요할 때는 부르고 쓸모없으면 버리는 그저 헌 짐짝에 불과했구나.
아아, 오구대왕, 당신은 나를 이렇게 두고 어딜 먼저 가려 하는가.
당신에게 주는 영원한 저승을 위해 나는,
내 남은 생(生)을 당신에게 바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