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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창병기담
작가 : 작자미상
작품등록일 : 2016.9.4

약관의 청년 서가휘. 이놈한테 속고 저놈 한테 치이며 입대한 군에서 천하를 호령하는 대장군이 되기까지. 전장에서 개미 만큼이나 흔하다는 창병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그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1. 졸 /卒
작성일 : 16-09-04 22:24     조회 : 533     추천 : 0     분량 : 5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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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병기담 槍兵奇談

 

 PL.

 

 1. 지구로부터 몇 만 광년 떨어진 우주은하. 제 12은하 방위대 소속 앤더슨은 한창 무언가에 몰두해 있는 상태였다.

 

 “죽어! 죽어!”

 

 우주 조종사용 헬멧을 쓰고 한껏 눕혀진 의자 위에서 앤더슨은 연신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야말로 광인의 모습이었다. 그 밖에 없는 공간안에서 그 혼자 헛소리를 지껄이니 누군가 이 모습을 본다면 진짜 광인이라 해도 할말이 없었다.

 

 물론 그가 진짜로 미친것은 아니었다. 사실 그가 지금 이러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는 현재 게임 플레이를 하는 중이었다.

 

 전 우주를 통틀어 최고로 인기리에 성황중인 게임.

 

 무사대전.

 

 가상공간에서 펼쳐지는 생생함과 더불어 전설로만 치부되어오는 무사들 간의 원시적 싸움은 손가락 하나만으로 전쟁을 벌이는 우주시대 가운데 색다른 재미를 전해주었다는 평단들의 평을 받으며 전 은하적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앤더슨 또한 그 마력에 빠진 우주인 중 하나였다.

 

 이 게임을 접하고 채 몇 분이 되지 않아 앤더슨은 이 게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몸으로 부딪히는 전투하며 각종 야만적 날붙이들은 그 잔인한 폭력석상 우주법에 재촉되어 금지 되어있던 대상이였지만. 무슨 일 인지, 법이 풀리며 만들어진 이 게임은 그간의 맹숭한 게임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이유도 있었다.

 

 우주 은하가 평화 협정을 맺은 지도 몇 천년의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는 몇백만 전함이 모여 우주를 수호하던 방위대의 위색도 옅어진 지 오래였고 유지명목으로 각 은하 구역마다 몇 만의 대원들이 허수아비처럼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 앤더슨도 그 중에 하나였다.

 

 그런 상태에서 무료히 우주를 지키던 앤더슨이 이 게임을 접하니 급속도로 빠져 들수 밖에 없던 것이다.

 

 “별 것도 아닌 게. 까불고 있어.”

 

 연신 게임을 거듭하던 앤더슨의 입가에 이내 승리의 미소가 떠올랐다. 고전하던 상대를 상대로 마침내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앤더슨은 지금 이 상황이 아주 만족스러웠다.

 

 할 일도 없지. 눈치 볼 상사도 없지. 1인 전용 순찰선에서 게임이나 하며 봉급을 받는 생활이 즐겁기만 했다 . 무료하기만 했던 삶이 게임하나로 이렇게 바뀔 줄이야. 이래서 게임유저들이 게임을 하는가 싶었다.

 

 “이제 랭킹 10000위 안도 곧 이겠군.”

 

 어느 덧 상위 0.001퍼센트 고지도 문 앞에 있었다. 우주 은하 모든 유저들 사이로 10000위안에 든다는 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쾌거였다. 랭킹에 들 경우 주어지는 경품 또한 그가 신나하는 이유 중에 하나였다. 사실 직무시간에도 업무는 내팽겨 치고 몰두한 결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때였다.

 

 -코드 다크 블루! 다크 블루!

 

 앤더슨이 한창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어있을 무렵. 우주선내에 설치되어 있는 스피커들 사이로 긴박한 메시지가 흘러나왔다.

 

 “코드 다크 블루?!”

 

 앤더슨은 당황해 소리치며 창밖을 살펴보았다. 평온하기만한 우주. 평소의 모습 그대로였다. 앤더슨의 머릿속이 빠른 속도로 굴러가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근무한지 언 6년. 고요하기만 한 우주의 적막함에 취해 긴급 신호 따윈 잊어버린 지 오래였다. 물론 코드 레드부터 코드 블랙 까지 사이에 있는 온갖 색깔별 신호의 의미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다크 블루의 의미가 생각이 나지 않자, 앤더슨은 다른 하나의 방법을 떠올렸다.

 

 “메뉴얼 북!”

 

 그곳엔 이 상황에 대한 정보가 들어있을 터였다. 앤더슨은 급히 우주선 어딘가에 있을 매뉴얼 북을 찾아 나섰다.

 

 ‘분명 이 아래 어디 있던 것 같은데.’

 

 급하지만 천천히 조심스레 닿지 않는 포켓 안쪽을 손으로 더듬거렸다. 하지만 상황이 그의 몸처럼 느긋하게만 흘러가진 않았다. 우주선이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앤더슨의 몸이 기체의 흔들림에 따라 아래로 쓸려 내려갔다.

 

 “으아악! 뭐야 무슨 일이야! 대체!”

 

 점점 상황이 긴박해져갔다. 빨리 원인을 해결해야만 했다. 이제 물건이고 뭐고 신경 쓸데가 아니었다. 점점 긴박해지는 소리와 함께 붉은 색의 기내 비상등 까지 깜박이기 시작했다. 앤더슨은 닥치는 대로 보이는 포켓을 열어 재꼈다. 자칫하면 목숨이 위태로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구석에 있는 포켓을 열어 재낄 때였다. 노란표지에 큼지막하게 적혀있는 글자가 들어왔다.

 

 - 우주선 위기 대책 매뉴얼 북.

 

 “찾았다!”

 

 앤더슨의 외침에서 기쁨이 묻어나왔다.

 

 “다크 블루. 다크 블루... 여깄다!”

 

 연신 중얼거리며 페이지를 넘겨대던 그의 눈에 마침내 다크 블루에 대한 내용이 들어왔다.

 

 - 다크 블루.

 

 명칭 랜덤 블랙홀.

 

 앤더슨의 눈이 왕방울 만하게 커졌다.

 

 랜덤 블랙홀이라니.

 

 우주공간에서 하릴 없이 시간만 보내는 앤더슨에게도 이 단어는 낮선 단어가 아니었다. 각종 티비 매체 프로그램에서 간간히 소식을 알리던 현상이었다.

 

 우주력이 몇 천년이 흐른 이 시간대에도 우주인들은 아직 우주의 모든 현상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이 현상도 그중의 하나였다. 난데없이 나타나는 블랙홀. 우주인들은 이것을 피할 수 없는 우주 재해로 여겼다.

 

 단어만으로도 충분했다. 뒷내용은 더 이상 읽을 필요도 없이 앤더슨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릴 적부터 대책이니 방도니 학교에서 안전교육을 하는 통에 모를 레야 모를 수가 없었다.

 

 방법은 단 하나.

 

 인간이 대항 할 수 없는 재해 맞서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하나가 유일했다.

 

 “탈출해야해.”

 

 도망가는 일. 앤더슨은 급히 긴급 탈출용 캡슐을 향해 나아갔다. 아니 나아가려 했지만 실패했다.

 

 콰지직- 콰직-

 

 앤더슨이 소켓으로 다가가려 하는 순간. 공간이 우그러지며 우주선안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순찰용으로 만든 1인용 우주선이 블랙홀의 강력한 흡입력을 버티기란 요원한 일이었다.

 

 “아아악!...”

 

 앤더슨의 비명이 기내를 울리더니 점차 사라져갔다. 블랙홀의 아귀주둥이가 앤더슨을 삼키는 데에는 그야말로 찰나의 시간뿐이 소요되지 않았다.

 

 

 몇 분 뒤. 앤더슨이 있었던 자리에는 검은 우주공간만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chapter 1.

 

 졸 卒

 

 1. 황국의 수도 섬서 성. 그 안으로 있는 궁중 훈련보감에서 수많은 병졸들이 훈련에 매진 중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병력의 4분의 2를 차지하는 흔(한) 병종인 창병대, 신입 창병 서가휘는 훈련을 하면서도 연신 불평어린 말을 내뱉었다.

 

 “젠장. 열량 소모가 너무 커.”

 

 올해로 약관이 된 서가휘는 이제 막 입대한 신참병이었다. 하지만 막 입대한 신참병인 그의 모습에서는 처음 입대한 이 특유의 의욕감과 파릇함 따위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지금 한창 후회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배고파.”

 

 밥 잘 주고 돈 잘 준다는 말에 혹해서 군에 지원을 한 것이 실수였다. 배를 주리고 싶지 않다는 일념하나로 인생을 살아 온 서가휘에게 이것은 엄청난 문제였다. 열량의 소모가 장난이 아니었다. 밥을 먹으면 뭐하나 훈련을 하면 금세 배가 고파왔다. 배가 고프면 그만큼 급여에서 돈이 빠져나갔고. 이래서야 남는 것이 없었다. 이럴 거면 차라리 동네 장터에서 무뢰배 짓을 하던 때가 낳았다.

 

 “그년.”

 

 서가휘는 이를 갈았다.

 

 그 영악한 년에게 제대로 통수를 맞았다. 아무도 믿지 말아야 한다는 인생 교훈을 무시한 결과는 컸다. 여자란 생물만 보면 약해지는 성격에 정말 어떻게 하여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이대로라면 평생 배고픈 나날이 지속될 것이다. 보기 좋게 나왔던 배도 어느 새 홀쭉해져 있었다. 이제는 평생 군의 졸개 신세다. 군부에서 나가 다른 일을 할 경우, 마을에 있는 소형제들이 배신자를 가만 나둘 리 없었다.

 

 “젠장. 젠장. 젠장.”

 

 연신 입에서 불평어린 말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계속 말을 내뱉고 있는데 돌연 등 뒤로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만해 복 다 달아 나겠다.”

 “복은 무슨 복, 더 달아날 복도 없다.”

 

 몸을 돌리며 말을 내뱉은 서가휘의 앞에 한 사내가 서있었다.

 

 이대호.

 이름처럼 커다란 몸집을 가지고 있는 이 사내는 서가휘와 함께 치룬 병졸시험에서 장원의 영광을 차지한 사내였다.

 

 “사람의 인생은 내뱉은 말을 따라간다고 했어. 좋은 말을 해야 좋은 일이 생기지.”

 “헛소리.”

 

 서가휘는 이대호의 말에 코를 찼다. 좋은 말을 한다고 좋아지면 이 세상에 불행한 사람들이 왜 있겠는가. 들을 필요도 없는 허언이었다.

 

 “나는 신경 끄고 너나 잘 하시지.”

 “나?”

 

 이대호가 되물었다. 직역 하자면 마치 나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는데? 라고 반문하는 품새였다.

 

 ‘재수 없는 자식.’

 

 서가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사실 서가휘는 처음 보았을 때부터 이대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렸을 적부터 빈민촌 밑바닥에서 이 사람 저 사람 안 만나본 사람이 없는 서가휘의 눈에는 이대호의 본질이 너무나도 명확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앞모습은 멀쩡하나 뒤통수로는 무슨 짓을 할 줄 모르는 자식.

 

 덩치는 산만한 놈이 심계까지 음흉하니 맘 같아서는 무시해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저런 녀석일수록 교우가 완만해야 세상 살아남기 편하다는 것 또한 서가휘는 잘 알고 있었다.

 

 “됐다 말을 말자.”

 

 서가휘는 속에서 튀어나오려는 욕을 삼킨 채, 창대를 움켜잡았다. 저놈과 대화할 바에 차라리 훈련을 할 심산이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돌연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매서운 타격감과 함께 다른 사내가 나타났다.

 

 “훈련 잘 하고 있냐!”

 “이런 씹... 문제없습니다.”

 

 머리를 울리는 매서운 타격에 진창 욕을 내뱉으려던 서가휘는 상대의 정체를 확인하곤 빠르게 말을 뒤바꿨다.

 

 장대관.

 지금은 훈련원 교관으로 있는 이 사내는 서가휘가 왈패놀음을 할 적에도 종종 마주치던 사내였다. 그가 왈패일 무렵. 장대관은 서가휘가 맡은 구역의 순찰병사를 맡고 있었다.

 

 다른 병사 같았으면 돈 몇 푼 쥐어주면 합의 될 일을 이 고지식한 양반은 법에 어긋난다고 한사코 거부를 하고는 했었다. 거기다 더해 그 일로 뇌물수수라는 항목으로 몇 달간 감옥에 갇히기까지 했으니 그와 서가휘 사이의 질긴 악연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적어도 서가휘에게는 그랬다.

 

 ‘더러운 자식. 나쁜 자식. 내가 무슨 죄를 그리 지었다고. 이리 나를 괴롭히는 거냐.’

 

 서가휘는 속으로 몇 번이고 복수를 다짐했다. 언제 기회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장대관을 향한 복수는 그의 죽기전 소원 리스트 10가지에 들어있을 정도였다. 그렇게 그가 생각을 하길 잠시.

 

 “그만 해산! 모두 오늘도 고생 많았다. 집에 들어가 편히 쉬고 내일 다시 볼 수 있도록.”

 

 어느 덧 장대관은 훈련병 무리들의 전방에 나와 있었다. 하루의 끝을 알리는 소리였다. 서가휘는 훈련용 창을 어깨춤에 걸치고는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 왈패시절의 버릇이 지금까지 남아있었다.

 드디어 오늘 하루도 끝이 났다. 가는 길에 사먹을 요깃거리를 생각하며 서가휘는 집으로 돌아갔다. 뭐가 어쨌건 역시 일과의 마무리는 즐거웠다.

 

 

 ‘녀석.’

 

 장대관은 멀어져가는 서가휘를 대견스레 바라보았다. 어릴 적부터 보아온 놈이 언제 저리 성장을 하였는지. 과거 시장터에서 왈패노릇을 하던 그가 군에 입적해 나라에 일조를 하려는 모습이 썩 좋게 보였다.

 

 ‘다음 급여 날에는 다른 때보다 좀 챙겨줘야겠군.’

 

 이런 생각을 하며 장대관도 자리를 나서려 할 때였다. 한 사내가 나타났다.

 

 “장교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 장대관의 얼굴이 굳었다. 불길한 예감이 스쳐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었다. 아닐 수도 있다. 아닐 것이다. 되뇌며 장대관이 물었다.

 

 “오 부관님 무슨 일이십니까.”

 “실은...”

 

 장대관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해갔다. 하지만 이야기를 다 듣고 남은 그의 표정은 하나였다. 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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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졸 /卒 2016 / 9 / 4 534 0 5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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