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참 피곤한 날이었다.
----
어제, 회사에서는 나한테 여러 잔 업무들을 시켰었다.
그때의 나는 시간에 쫓기며 열심히 업무들을 하다보니,
카페 알바갈 시간이 거의 다되어 허겁지겁 챙기고
평소와 별반 다름없이 상사한테 먼저간다고 욕을 먹으며,
한손에는 서류가방, 한손에는 알바복장을 넣은 쇼핑백을 잡으며,
쏜살같이 카페로 뛰었다.
내가 뛰어가고있던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다.
내앞으로 어떤 사람이 음료수를 마시면서 천천히 걸어오던 도중,
시간이 급해서 뛰어가던 내가 그사람을 미쳐 못보고 부딪혀버렸다.
그리고 그때의 나는 짧게 미안해요! 라고 소리쳤고,
다시 카페를 향해 뛰어갔다.
헥헥거리는 숨을 다시면서 나는 카페에 도착했고,
알바복장으로 갈아입으며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
가 아님을 아까 본 그 남자로 인해 깨달았다.
아까 그 음료수남은 테이블에 앉아서 나를 보고있었다.
그리고 나를 향해 저벅 저벅 걸어왔다.
"저기요. 사과를 하시려면 제대로 하셔야죠. 그쪽 덕분에 제 정장이 젖.었.으.니.까."
"아.. 하하 제가 지금은 알바생이라서요~ 손님 마실거 주문은 저쪽에서 부탁드릴게요!"
나는 그렇게 그 음료수남을 저쪽 계산대로 이동시켰고, 음료제작을 하러 뒷쪽 제조기로 이동하고 있었다.
아... 깜짝놀랐네. 그거 하나 따질려고 나쫓아서 여기까지 따라온건가.
"저...손님 테이블과 탁자는 저쪽에 있으니 저쪽에 앉아주세요."
"아 이거요 ㅎㅎ 저 제조기쪽 알바생분한테 건네주세요. 아니 제가 직접 가죠."
"예...? 아니 저기요! 손님!!!! 그쪽은 외부인 출입 제한 구역이에요!!!!"
"아 건네주기만 하고 올게요. 너무 걱정은 하지 마시구요."
뒷쪽 계산대가 어수선한듯 보였다.
나는 신경쓰지 않고 음료수를 만들고, 매장 복도를 닦고 있었다.
근데... 그 음료수남이 내쪽으로 걸어왔다.
큰 구두소리와 함께, 뚜벅뚜벅 큰 소리를 내면서 내쪽으로 걸어와서,
내가 대걸레로 닦고있는 매장 복도쪽에, 음료수잔을 부어버렸다.
"저기요, 지금 뭐하시는거에요? 닦고 있는거 안보이십니까?"
"아까 그거랑 쌤쌤이 치죠. 아 그리고 할말이 있어서 왔어요."
"할말이 뭔데요?"
"그쪽, 연예계 생활 해보시지 않을래요?"
"갑자기요? 제가요? 왜요?"
나는 한껏 인상을 쓴채 말했다.
그러자 그 음료수남은 명함을 내쪽으로 들이밀었다.
"소개가 늦었습니다. 저는 유명 소속사인 에이젠아이디티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매니저인
황길영이라고 합니다. 여기 제 명함 드릴테니, 관심있으시면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