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초고층 빌딩이 무성하게 늘어져있는 뉴욕 한복판. 사람들은 무심하게 핸드폰을 하며 걸어가고, 길거리의 사람들은 각자 제 갈길을 가는 한 가운데에 이상한 로브를 입은 한 여자가 눈을 빛내며 서 있었다.
높게 포니테일로 올려 묶은 백금발, 차가운 도시의 사람들의 눈과 다르게 따스한 빛의 초록 눈, 동그란 얼굴을 가진 여자는 연신 환호성을 해댔다. 이상한듯 여자를 바라보던 사람들은 아니라 부정하고 싶어도 서로에게 정과 관심을 단절시킨 현대사회의 일부였기 때문에 그들은 금방 여자를 지나쳐 갔다.
반면에, 그 여자는 처음 디뎌본 뉴욕을 신기해하는데에 바빴다. 우와! 이건 뭐지? 스마트폰? 또 이건 뭐냐? 텔레비젼? 텔레파시 같은건가? 정말 멋져!
신기하게 세상을 바라보던 여자는 여기에 왜 왔는지 제 본분을 생각해 내고서는 아쉬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하얀 캐리어를 끌고 어디론가 걸어갔다. 어느 골목길에 도달하자 여자는 환하게 빛나며 사라졌다.
여태껏 여자를 비추는 감시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던 한 사람이 뭔가를 알았다는 듯 씨익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