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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테일 오브 카르데쉬(A tale of kardes)
작가 : 톤토니
작품등록일 : 2016.9.1

세상을 움직이는 5명의 여제. 그리고 그녀들의 하나 뿐인 남동생 샤미안. 누나들의 과도한 사랑(?)을 참지 못한 샤미안은 결국 집을 나가버리고 마는데... "나 좀 내버려둬 !" 샤미안과 그의 누나들이 펼치는 유쾌하고, 가슴 따뜻한 가족 이야기!

 
프롤로그 & 1화. 실종... 아니, 가출?
작성일 : 16-09-01 15:52     조회 : 537     추천 : 2     분량 : 9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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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쏴아-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장대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어느날. 한 쌍의 남녀가 빗속을 뚫으며 위태로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하아. 하아."

 

 "괜찮으시오? 조금만, 조금만 더 힘내시오."

 

 우의를 뒤집어 쓴 남자가 그의 뒤를 따르던 여자를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네... 괜찮아요."

 

 그녀는 괜찮다는 듯 자신을 걱정하는 사내를 보며 미소 지었다.

 

 

 "우으응. 어마, 마마."

 

 태어난지 20개월은 되었을까. 그녀의 품에는 잠결에 칭얼대는 갓난아이가 안겨 있었다. 그녀의 아이는 투명한 막에 둘러 싸여 비로부터 보호 받고 있었다.

 

 

 "우리 샤미안 깼구나. 착하지. 조금 더 자도록 하렴."

 

 그녀는 갓난아이를 품에 안고 살짝 흔들며 칭얼거림을 달래어 주었다.

 

 

 "힘들지 않소? 녀석이 내 품에 있으면 도통 울음을 그치지 않아서......"

 

 "아니에요. 저는 괜찮아요."

 

 미안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싫은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자신을 따라준 여인. 나의 사랑. 이런 상황에서도 그녀는 자신을 향해 미소짓는다.

 

 남자는 그녀 몰래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미안하오.'

 

 

 남자는 자신의 말을 입 밖으로 내지 못한 채 걸음을 재촉 했다.

 

 "갑시다. 조금만 더 가면 도착할 것이오."

 

 "네."

 

 그들은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 * *

 

 

 

 "부탁드리겠습니다."

 

 온몸이 흠뻑 젖은 사내가 조심스레 무릎 꿇었다.

 

 

 "이러지 마시오. 프라시오 경."

 

 무릎 꿇은 사내의 눈앞에는 가벼운 옷차림의 검은머리 중년 남성이 서있었다. 그의 옆에는 그와 같은 검은머리의 10살 남짓 한 소녀가 서 있었다.

 

 늦은 밤 다짜고짜 찾아와 무릎을 꿇고 부탁하는 사내. 그를 보는 중년 남자의 눈엔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

 

 

 "일단 일어나시오."

 

 중년의 남자는 무릎 꿇은 그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

 

 

 쿵-

 

 그러자 그는 자신의 머리를 땅에 박으며 간곡히 요청했다.

 

 "갈 곳이 이곳 밖에 없었습니다. 부디, 제 아내와 아이를 지켜 주십시오."

 

 

 그 모습을 본 중년 남성은 안타까운 신음을 흘렸다.

 

 "허어...... 어찌 이런 일이...... 프라시오 가(家)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머리를 땅에 찍은 사내의 이마에서는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으음, 알겠소이다. 여봐라."

 

 중년 남자의 부름에 방으로 하녀들이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여기 이 여인을 모시고 가거라."

 

 중년 남성은 무릎 꿇은 사내의 뒤에 있던 여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예."

 

 하녀들이 그녀에게 다가갔다.

 

 

 "여기, 제 아이만 받아 주세요."

 

 하지만 그녀는 하녀들을 따라가지 않고, 자신의 품에 소중히 감싸고 있던 자신의 아이를 하녀에게 안겨 주었다.

 

 

 "저도 제 남편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의 남편 옆에 무릎 꿇었다.

 

 

 "여보!"

 

 그녀의 행동에 놀란 사내의 언성이 높아졌다.

 

 

 그녀는 무릎을 꿇은 채 높지도 낮지도 않은 목소리로 자신의 남편에게 말했다.

 

 "저 또한, 프라시오 가의 일원입니다."

 

 

 그녀의 눈에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다.

 

 "끝까지 함께 하겠어요."

 

 

 남자는 안타까운 신음을 흘리며 자신의 아내를 바라보았다.

 

 "여보......"

 

 

 자신의 남편을 마주본 여인이 손을 뻗어 이마에 흐르는 피를 닦아주었다.

 

 "전 괜찮아요."

 

 

 어느새 사내의 눈에서는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울지말아요"

 

 

 여인은 그의 뺨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

 

 "당신을 만나 행복했어요."

 

 

 그 말을 끝으로, 여인은 중년의 남자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

 

 "저와 제 남편의 아이. 샤미안을 부탁합니다."

 

 

 

 

 

 

 

 

 

 

 * * *

 

 

 

 

 

 

 

 

 

 

 20년 후.

 

 코렐리아 대륙은 현재 두 개의 제국과, 네 개의 왕국으로 나뉘어 져 있다.

 

 가장 강력한 아르딜라노 제국과, 그에 맞서는 마르디온 제국. 두 제국의 눈치를 보며 잇속을 챙기는 발란왕국. 그리고 상대적으로 국력이 약한 세 개의 왕국이 연합한 삼국 연합.

 

 그리고 세상을 움직이는 5명의 여제.

 

 코렐리아 대륙인이라면 존경해 마지않는 현 시대 최강의 강자들.

 

 

 아르딜라노에 위치한 그녀들의 집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 * *

 

 

 쾅!

 

 평온함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거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건, 은은한 노란 빛을 띠고 있는 금발 웨이브 머리의 아름다운 여인.

 

 뜨거운 콧김을 뿜으며 들어온 그녀는 매우 화가 난 듯 보였다. 그녀는 집으로 들어와 고개를 이리 저리 흔들며 누군가를 찾았다.

 

 

 "칼라일!"

 

 온화하고 차분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치는 그녀.

 

 

 "이년아! 내가 먹으려고 사둔 초코 케익 훔쳐 먹은 거 니제! 어딨노? 당장 튀어 나온나!"

 

 그녀의 입에서 튀어 나온 말은, 도저히 신을 믿는 성녀라고 생각되지 않는 과격한 언행이였다.

 

 집으로 들어온 그녀는 온갖 물건들을 집어던지며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악 어딨노! 어딨냐고 이년아!"

 

 

 "아리나. 진정해라."

 

 하지만 그 순간, 실내에 조용히 울려 퍼지는 한 마디.

 

 

 멈칫.

 

 난동을 부리던 아리나가 거짓말처럼 멈추어 섰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그곳에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검은 생머리에, 날카롭고 귀품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여인이 차를 마시며 소파에 앉아 있었다.

 

 왼쪽 허리춤에 칼을 차고 붉은 배경에 검은색 줄무늬의 멋들어진 제복을 입고 있는 그녀에게서는 범접 할 수 없는 고귀함이 뿜어져 나왔다.

 

 그녀는 자신의 상념이 깨진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살짝 인상을 찌푸린 채 아리나를 향해 조용히 말했다.

 

 "여기에 너와 칼라일만 있는게 아니다."

 

 "케도......큰 언니......! 칼라일 그 년이 내 케익을......"

 

 "그만! 칼라일."

 

 그녀가 억울함을 호소하던 아리나의 말을 끊고, 칼라일을 불렀다.

 

 그러자 그녀의 뒤에서 거짓말처럼 검은 연기와 함께 어두운 구릿빛 피부를 가진 늘씬한 미녀가 나타났다.

 

 다리의 각선미를 한층 돋보이게 하는 딱 달라붙는 가죽 바지에, 속이 훤히 비치는 망사 블라우스를 입고 있는 그녀는 앙칼진 고양이를 연상케 했다. 그녀의 허리춤에는 그녀의 무기로 보이는 단검이 양쪽으로 채워져 있었다.

 

 

 "여기있지롱. 메롱."

 

 칼라일은 검은 머리 여성의 뒤에 숨어 검지로 눈밑을 내린 채 혀를 쏙 내밀어 아리나를 약 올렸다.

 

 그 모습을 본 아리나가 기어이 폭발하고 말았다.

 

 

 "으아아아아악! 전지전능하신 나의 아버지. 우리를 이끌어 주시고, 보살펴 주시는 주신 쥬엘이시여 제가 오늘 저 여우같은 년을 죽이고 함께 죽겠나이다."

 

 그녀의 손에는 어느새 거대한 스태프가 들려있었고, 은빛의 오오라가 주위에 피어오르기 시작 했다.

 

 

 "어,어...... 야야 아리나. 그건 좀 아니지 않아?"

 

 "닥치라. 오늘 내가 니를 반드시 직이삐가 이 세상과 하직시켜 줄라니까."

 

 주위에 피어오른 은빛 오오라는 그녀의 스태프 끝에 점점 모여들기 시작 했다.

 

 

 "어...... 어,어...... 언니 아리나 좀 말려봐."

 

 칼라일은 검은 머리 여인의 뒤에 숨어 도움을 청했다.

 

 

 "네 녀석이 자초한 일이다. 네가 책임지도록 해라. 저 상태의 아리나는 나도 못 말린다."

 

 "아이씨."

 

 

 칼라일은 다급히 중얼 거렸다.

 

 "데펙티오(defectio)"

 

 

 그러자 그녀의 주변과 동화되어 사라졌다.

 

 

 "흥! 이제는 안 통한다. 전지 전능하신 쥬엘이시여 세상의 진리를 저에게 보여주소서. 인 하이드 큐어(in hide cure)!"

 

 그녀의 스태프 끝에서 밝은 빛이 터져 나왔고, 주변과 동화되어 몸을 숨기고 있던 칼라일이 눈에 보이기 시작 했다.

 

 

 "성력까지 쓰는 건 반칙이잖아!"

 

 자신의 위치가 발각되자, 당황한 그녀는 재빨리 그 자리에서 벗어나 줄행랑치기 시작 했다.

 

 

 "거 서라! 이년아! 사랑으로 우리를 감싸주는 쥬엘이시여 저기 제 앞에 놓인 악을 섬멸할 힘을 주소서. 슬로우 프로텍트!(Slow Protect)."

 

 아리나는 도망치는 칼라일을 향해 성력을 쏘아 보냈다.

 

 

 "으아아앗."

 

 그런 아리나의 공격을 이리저리 피하며 도망치는 칼라일.

 

 

 "이 문디 가스나! 요리조리 잘도 도망 다니네! 니, 걸리기만 해라!"

 

 "메롱! 느려빠진 네 공격에는 안 맞아 주지롱. 아 그리고 케익 잘 먹었어. 입에 들어가는 순간 샤르르 녹아내리는 게 정말로 달콤하더라."

 

 

 찡긋.

 

 그렇게 칼라일은 아리나를 향해 눈 윙크를 하며 집 밖의 지붕으로 도망쳤다.

 

 

 "으아아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날뛰는 아리나를 피해 칼라일은 다른 지붕으로 재빠르게 이동하며 저만치 사라졌다.

 

 

 "진정해 언니."

 

 분함을 참지 못해 당장이라도 달려갈 듯한 아리나의 뒤로, 짧은 단발이 어울리는 보라 빛 머리의 소녀가 다가왔다.

 

 소녀는 가느다란 자신의 팔로 아리나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야! 야! 이거 놔봐라! 내 저년 쫒아가야 한다."

 

 "안돼겠네."

 

 흥분한 아리나를 그대로 번쩍 들어 어깨에 들쳐 메는 소녀.

 

 

 "야! 내리 놔라! 내리 놔라 안카나!"

 

 "안돼."

 

 "이 문디가스나! 힘만 억씨로 쌔가지고!"

 

 아리나가 발버둥 쳐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보라 빛 머리의 소녀는 아리나를 검은 머리 여성의 옆에 내려놓았다. 검은 머리 여성은 차를 음미하며 감았던 눈을 살짝 떴다. 그리고 아리나를 힐끗 보더니 이내 신경 쓰기 싫다는 듯 다시 눈을 감아 버렸다.

 

 

 "큰 언니 옆에서 머리좀 식혀."

 

 "아오...... 무식한 년."

 

 아리나는 그런 검은 머리 여성의 눈치를 보며, 어쩔 수 없이 궁시렁 거리며 얌전히 소파에 앉았다.

 

 

 "어머! 또 싸운 거야?"

 

 집안의 열기가 가라앉으려 하던 찰나 2층으로 향하는 계단 끝에서 나긋한 음색이 들려 왔다.

 

 아리나와 보라 빛 머리 소녀의 시선이 계단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하얀 원피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인이 고고히 내려오고 있었다. 어깨 까지 내려오는 연두색의 생머리. 초승달을 엎어놓은 듯 한 아름다운 눈 웃음을 그리며 그녀는 우아하게 계단을 내려왔다.

 

 그녀는 소파에 앉아 있던 아리나를 향해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에휴! 언니, 여자로 태어났으면 조금 조신 할 수 없어?"

 

 "저건 또 와 보자마자 시비고? 니도 내랑 한판 하자 이기가?"

 

 아리나는 가라앉고 있던 화가 다시 끓어오르는 걸 느꼈다.

 

 

 "하여간...... 성질머리하고는. 누가 언니랑 싸워 준다니?"

 

 그녀는 종종 걸음으로 아리나가 앉은 반대편 소파에 가서 살포시 앉았다.

 

 

 "아오...... 속터져! 이 놈의 집구석에 있다가는 화 병나 죽어뿌지 싶다."

 

 "다들 진정해라."

 

 우아한 손짓으로 차를 음미하던 검은 머리의 여성이 조용하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한 마디에 다들 입에 재갈이라도 물린 것처럼 입을 다물었다.

 

 

 "오늘. 드디어 막내가 돌아온다."

 

 조용한 한마디에 거실에 모여 있던 그녀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다.

 

 

 "크......! 드디어 오나?"

 

 "어머! 막내가!"

 

 "그렇네. 시간이 벌써 이렇게 흘렀구나."

 

 "오? 그래? 오늘 막내가 온다고?"

 

 어느새 몰래 다가온 칼라일이 검은 머리의 여성 뒤에서 머리를 쏙 내밀었다.

 

 

 "니! 니!"

 

 아리나가 그런 칼라일의 모습에 다시 한 번 화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만 하라 하지 않았느냐. 아리나."

 

 "윽......"

 

 검은 머리 여성이 다소 화난 듯 한 목소리로 아리나를 제지했다.

 

 

 "키키킥. 메롱."

 

 칼라일은 분에 겨워하는 아리나를 향해 다시 약을 올리며 키득 거렸다.

 

 

 "너도 그만해라 칼라일."

 

 "네에."

 

 검은 머리 여성의 제지로 그렇게 그녀들의 해프닝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똑똑."

 

 하지만 그 때,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 누꼬? 막내가?"

 

 "어머! 어머! 온 거야?"

 

 "내가 나가 볼게."

 

 보라 빛 머리의 소녀가 문으로 향했다.

 

 

 "누구세요?"

 

 "5283 부대에서 나왔습니다."

 

 문을 열자, 검은 제복을 입은 군인이 서 있었다. 미첼은 의아한 표정으로 군인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5283 부대라면, 막내가 있는 곳 인데...... 혹시 우리 막내에게 무슨 일 생겼나요?"

 

 "......예, 샤미안 공자의 누님 되십니까?"

 

 "네 그런데요?"

 

 무언가 불길한 느낌이 전해졌다.

 

 

 "그가 실종 되었습니다."

 

 "네?"

 

 어느새 뒤로 몰려든 그녀들은 놀라서 소리 쳤다.

 

 

 

 "뭐? 막내가 실종이라고?"

 

 "뭐라꼬? 실종? 누가? 샤미안이?"

 

 "어머? 우리 막내가 어떻게 됐다구?"

 

 "......확실 한가?"

 

 검은 머리 여인이 딱딱한 목소리로 다시 한 번 물었다.

 

 샤미안의 실종 소식을 전하기 위해 온 남자는 쓰고 있던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여 말을 이어갔다.

 

 "죄송합니다. 세르비에 대공. 대공의 특별 지시로 24시간 감시체계를 활성화 하며, 그의 행방을 주시하고 있었지만...... 오늘 새벽 4시경 갑작스럽게 사라졌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검은 머리의 그녀. 세르비에의 몸에서 무형의 기운이 뻗어 나왔다.

 

 그 기운에 휩싸인 다른 자매들은 그녀의 기운을 버티지 못하고 각각 멀리 튕겨 나갔다. 보라 빛 머리의 소녀만이 옆에서 그녀를 진정시키고 있었다.

 

 

 "큰 언니. 진정해."

 

 

 슈우우욱-

 

 "후우...."

 

 

 언제 그랬냐는 듯 그녀에게서 흘러나온 던 기운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래서 짐작 가는 곳은?"

 

 

 그녀의 기운에 얼굴이 창백해진 남자는 다급히 보고를 이어갔다.

 

 "예, 예예...... 짐작 가는 곳은 총 세 군대입니다. 먼저 우리의 적국인 마르디온 제국에서 샤미안 공자가 대공의 동생인 걸 알고 납치 했을 가능성입니다."

 

 

 "그 쫄보 녀석들이 그랬을 리는 없을 텐데?"

 

 어느새 다시 다가온 칼라일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마르디온에 있는 신관들 모조리 불러들이야겠노."

 

 "가뭄에 시달려봐야 정신 차리겠군요."

 

 "조용. 두 번째는?"

 

 세르비에가 한 마디씩 하는 그녀들을 조용히 시켰다.

 

 

 "두 번째는 샤미안 공자가 복무를 하던 곳이 과거 인체 실험이 이루어 졌던 일라티안 제국의 비밀 기지가 있던 곳 입니다. 그리고 그곳은 아직 누군가의 손에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는 듯합니다.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그곳에 납치 되었을 경우 입니다."

 

 "그건 소문에 불과하지 않았던가?"

 

 "그렇다고 하기엔 증거가 너무 많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사지가 절단된 시체들과, 여러 가지 동물들을 섞어 놓은 듯한 사체들이 무더기로 발견 되었습니다."

 

 

 고오오오오-

 

 다시 한 번 그녀의 주위로 무형의 기운이 뻗어 올라 왔다.

 

 

 "그런 일이 있는데 왜 나에게 먼저 보고하지 않았지?"

 

 "그, 그게...... 상부에서 쓸데없는 분란을 만들지 말라고...일단은 비밀로 하라고 해서......"

 

 "언니. 진정해 저 사람 기절하겠어."

 

 칼라일의 말에 세르비에는 다시 기운을 갈무리 했다.

 

 

 "후...... 그래 그건 그대의 잘못이 아니지. 마지막은?"

 

 "예......그게...... 이게 제일 신빙성이 없는 건데...... 샤미안 공자 스스로 탈영 했을 경우입니다."

 

 "음?"

 

 "뭐?"

 

 "엥?"

 

 "어머? 막내가?"

 

 끄덕 끄덕.

 

 

 사내의 말에 다들 놀란 듯 신음 비슷한 감탄사가 흘러 나왔다. 보라 빛 머리의 소녀만이 고개를 끄덕끄덕 거렸다.

 

 

 "예예...... 그, 그게...... 오늘이 샤미안 공자의 군복무 마지막 날이었는데...... 샤미안 공자와 친하게 지내던 동기가 증언하기를......아, 이게...... 이 말을 그대로 전해 드릴까요?"

 

 그는 난처한 듯 안절부절하며 뜸을 들였다.

 

 

 "그래."

 

 "빨리 해봐 빨리!"

 

 "아 뭐하노? 빨리 안 쳐씨부리고?"

 

 "어머! 그런건 바로 말해야지요!"

 

 "궁금해."

 

 다들 샤미안이 남긴 말을 궁금해 하며, 사내의 입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음, 음......그럼, 저기...... 누나들! 노, 놀랐지? 나 몇 달만 여행을 다녀볼까 해. 이제 나도 성인이고 세상에 대해 알고 싶어. 너무 걱정하지 마. 그, 금방 다녀올게. 누나들이 날 찾으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겠지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크, 크흠......내, 내 맘 알지? "

 

 우스꽝 스럽게 버벅이며 말하는 그의 모습에 그녀들은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

 

 

 "......"

 

 "푸핫"

 

 "아 짜슥 사람 놀래키고 있네."

 

 "어머! 우리 막내가 여행이 가고 싶었나 보네요."

 

 "남자라면 모험이지."

 

 남자의 말에 각자 상반된 반응을 보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봐. 그런 내용은 제일 먼저 보고를 하는 거다."

 

 "하, 하지만......샤미안 공자 스스로 감시를 뚫을 수 있을 리가......"

 

 "그만, 막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무언가 변명을 하던 사내는 세르비에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예, 옙......"

 

 "그래 이만 가보도록."

 

 "예! 가보겠습니다. 대공! 충성!"

 

 세르비에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는 황급히 떠났다. 그가 가고난 뒤 그녀들은 다시 시끌벅적하게 이야기꽃을 피웠다.

 

 

 "으흥. 우리 막내가 어디로 갔을까?"

 

 "아직 멀리는 못갔을끼다. 빨리 찾아봐야 안되것나?"

 

 "막내가 찾지 말라는 거 못 들었어 언니?"

 

 "야! 케도 걱정도 안되나!"

 

 "우리 막내도 이제 다컸어. 성인이라구!"

 

 "얼씨구? 그러면서 니 하마 바람의 정령 보낸 거 내 다안다."

 

 "오호호. 들켰네."

 

 

 "다들 주목."

 

 개성 넘치는 그녀들을 휘어잡는 검은 머리 여성. 그녀의 이름은 세르비에 폰 아르딜라노. 코렐리아 대륙 최강국 아르딜라노 제국의 황제 샤르비오 폰 아르딜라노의 딸이자, 아르딜라노의 대공. 코렐리아 대륙에서 검을 가장 잘 다루는 검의 여제. 31살의 나이에 이미 코렐리아 대륙에서 그녀를 당해낼 검사는 없었다.

 

 

 "우리는 들키지 않게 샤미안을 추적, 보호한다."

 

 "응응. 당연히 그래야지."

 

 그녀의 말을 곧바로 이어 받는 갈색 머리의 섹시한 여인. 칼라일 드락시노 구스타리오. 밝은 그녀의 뒷모습엔 어마어마한 배경이 숨어 있었다. 더러운 술수가 난무하는 코렐리아 대륙의 모든 암흑가를 장악한 밤의 여왕. 그녀에게 한 번 표적이 되면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고 한다.

 

 

 "맞다맞다! 내도 각지에 퍼져있는 신전에다 연락해가지고 우리 막내 다친대는 없는가 함 살피 보께!"

 

 금발 머리의 괴팍한 사투리와 과격한 언행을 사용하는 그녀. 아리나 누스 피말라야. 코렐리아 대륙의 유일신 쥬엘을 모시는 하나 뿐인 성녀. 다혈질적인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그녀의 성력은 신과 동급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죽지만 않는다면 그 어떤 생명도 살려 낼 수 있다.

 

 

 "그럼 나도 우리 예쁜 아이들 보내서 살펴볼게. 혹시나 비라도 맞으면 어떻게 해. 우리 막내."

 

 눈웃음이 아름다운 그녀 리리안 안달손. 정령들의 딸. 그녀는 어렸을 때, 화재로 부모님과 가족 모두를 잃었다. 그녀 역시 죽을 뻔 했지만 그녀의 몸에 숨겨져있던 정령의 기운을 각성하며 목숨을 부지 할 수 있었다. 그 후 모든 정령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과거의 사건 때문에, 불을 싫어하고 물과 바람을 좋아한다.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정령들을 모조리 이 세상에 데리고 나올 수 있다고 한다.

 

 

 "나도 애들 풀어서 찾아볼게."

 

 마지막으로 미첼 라비안. 보라 빛 머리의 가녀린 소녀. 그러나 그녀의 실체는 바로 용병 왕이다. 여리여리한 외모와는 다르게 엄청난 괴력의 소유자이며 코렐리아 대륙 팔씨름 대회 명예의 1위. 모든 용병들의 우상. 우직하고 온화한 성격때문에 온화한 파괴자라 불린다.

 

 

 "그래. 다들 샤미안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라."

 

 마지막으로 세르비에가 당부하듯 이야기 했다.

 

 

 

 세계를 움직이는 5명의 여제.

 

 

 그녀들이 움직이기 시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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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준 16-09-03 01:38
 
잘 보고 추천누르고 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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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구리 16-09-03 01:43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처음으로 받은 추천과 댓글이네요. 저도 임형준 작가님 글 보러 당장 뛰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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