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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천마, 환생하다.
작가 : 아이쉬
작품등록일 : 2020.8.2

우연한 기회에 평행우주를 알게된 천마.
10여년의 노력으로 평행우주로 넘어가는 주술을 완성한다.
평행우주로 넘어가 군림이 아닌 동행의 길을 걷고자 하는 천마의 활약을 기대해 주세요.

 
1화. 서장.
작성일 : 20-08-02 13:10     조회 : 389     추천 : 0     분량 : 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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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따라 별이 많네.”

 

  중원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

  셀 수없이 많은 별이 손을 뻗으면 닿을 듯이 보이는 곳.

  이곳은 천산이다.

  중원과 서역을 오가는 상인들에게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이곳엔 현 강호에서 가장 강대한 세력이 자리하고 있었다.

  바로 천마신교다.

 

  천마신교의 북쪽 대로를 따라 걸으며 별을 감상하던 나는 뒤따라오는 백수정을 돌아보았다.

  하늘을 올려다보던 수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주군.”

  “그대도 별이 좋나?”

  “그렇습니다.”

  “별이 왜 좋지?”

  “그건······주군께서 좋아하시니 그냥 좋습니다.”

  “나는 별 안 좋아하는데?”

  “네?”

 

  백수정이 당황했는지 입만 벙긋거릴 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의 당황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하하하. 농담이야. 농담. 사실 나는 별이 너무 좋아.”

 

  내가 박장대소하자 백수정이 작게 안도하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를 만난 건 40년 전, 천마신교 지옥수련관에서였다.

  그녀의 첫 모습은 땟국물 줄줄 흘리는 시골 선머슴 같았다.

  하지만, 수련 마지막 날에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수료식을 위해 깨끗하게 씻고 깔끔한 무복을 차려입은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

  그때 결심했다.

  천마의 자리에 오르는 날 그녀를 수신 호위로 지목하리라고.

 

  내 결심은 이뤄졌다.

  하지만, 그녀를 수신 호위로 발탁한 건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수신호위인 그녀에게 나는 남자가 아닌 모시고 지켜야 할 주군일 뿐이었으니까.

  내가 어떻게 행동해도 그녀는 나를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다.

  이렇게 지낸 세월이 벌써 20년이었다.

  나는 한숨을 삼키며 하늘을 올려보았다.

 

  “그대는 어떤 별이 가장 좋지?”

  “저는 요광성을 가장 좋아합니다.”

 

  나는 요광성을 찾았다.

  북두칠성에서 국자 손잡이의 끝에 해당하는 별이 요광성이었다.

 

  “요광성은 북두의 일곱별 중에 가장 밝고 천기의 출입을 관장하는 아름다운 별이지.”

  “그렇습니까? 저는 몰랐습니다.”

  “그렇다면 알아두라고. 좋아하는 별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알아야지.”

  “감사합니다. 주군. 그런데 주군께서는 어떤 별을 좋아하십니까?”

  “나는······”

 

  네 눈 속에 들어 있는 별이 가장 좋다.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와 합방을 하려고 한 적도 있었다.

  그건 쉬운 일이었다.

  내가 손을 내밀면 그녀는 거절하지 않을 것이기에.

  하지만 그 후로도 나는 그녀의 연인이 아니라 주군일 것이 뻔했기에 포기했었다.

 

  잠시 하늘을 살피던 나는 가장 희미하게 빛나는 이름 없는 별을 가리켰다.

 

  “나는 저 별이 가장 좋다.”

 

  백수정은 내가 가리킨 별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거칠게 흔들었다.

 

  “저 별은 너무 작고 미약합니다. 태양 같으신 주군께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래? 하지만 작고 미약한 것만의 매력도 있는 법이다.”

  “네?”

  “저렇게 작고 미약하니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겠지?”

  “그렇습니다.”

  “그러니 저 별을 좋아하는 사람은 나 말고는 없을 거야. 그러니 저 별은 영원히 나만의 별일 수 있는 거지.”

  “아!”

 

  백수정이 짧게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저도 주군이 좋아하시는 별을 좋아하겠습니다.”

  “오호. 내 별에 욕심을 부리겠다는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죽여주십시오. 주군. 제가 감히 주군의 것에 욕심을 부렸습니다.”

 

  장난삼아 한 말에 백수정은 납작 엎드리며 죄를 청했다.

  나는 한숨을 삼키며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만 일어나라.”

  “감사합니다. 주군.”

 

  그녀를 일으킨 후, 오늘 그녀에게 하려고 했던 말을 꺼내기로 했다.

 

  “혹시 저 우주 너머에 다른 우주가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어?”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주군.”

  “그래? 믿지 않을지 모르지만, 저 우주 너머에는 다른 우주가 있다더군.”

  “그렇습니까?”

  “그래. 이름은 평행우주라고 부른다던가?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이 있어.”

  “그게 무엇입니까?”

  “그 우주에는 나도 있고 그대와 등당도 있고 또······ 아무튼,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존재한다더군.”

  “설마요.”

  “나도 믿기지 않아. 어쨌든,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이곳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간다더군.”

  “다른 모습이라는 건 어떤 말씀이십니까?”

  “가령 나를 예로 들면 이곳의 나는 천마지만 평행우주의 나는 농부나 상인 또는 환관도 될 수 있다는 거야.”

  “에이 말도 안······ 죄송합니다. 감히 제가······”

 

  나는 황급히 손을 저어 그녀의 다음 말을 막았다.

  듣지 않아도 뻔했다.

  감히 내가 한 말을 의심했으니 죽여 달라는 그런 내용일 것이다.

  나는 그녀를 돌아보지 않고 하던 말을 이었다.

 

  “천마무고에 있는 제목도 없는 책에서 읽은 내용이라 그다지 신빙성은 없어.”

  “지은이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지은이가 없더라고.”

  “그랬군요.”

  “하지만, 그 이름 없는 지은이의 상상력만은 칭찬해 줄만 하지 않아?”

  “정말 그렇습니다. 주군.”

  “그런데 말이야.”

 

  나는 백수정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만약 그대가 평행우주로 갈 수 있게 됐다면 어쩔 텐가?”

  “평행우주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저는 가지 않을 것입니다.”

 

  백수정은 단호하게 답했다.

 

  “왜?”

  “제가 모시고 지켜야 할 주군이 이곳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백수정은 표정마저 비장하게 지어 보였다.

 

  ‘정말 어쩔 수 없는 여자군.’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먼 하늘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깜깜한 저 어둠 너머에 정말로 평행우주가 있을까?

 

  “나는……”

 

  지난 10년 나는 그런 믿음으로 한가지 주술을 연구했다.

  지금은 거의 완성단계이며 조금만 있으면 저 검은 우주를 건너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 평행우주가 있다면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리라.

 

  “나에게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나는 꼭 갈 거야.”

  “이유를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그곳에서 새로운 길에 도전해보고 싶거든.”

  “새로운 길이라면 어떤 길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군림이 아닌 동행의 길.”

  “······”

  “군림의 길은 너무 고독해. 하지만 동행의 길은 그렇지 않을 것 같거든.”

 

  그대와 함께 하는 동행의 길이라는 말은 차마 덧붙이지 못했다.

 

  “저는 주군이 가시는 곳이라면 그 어떤 곳이라도 따라갈 것입니다.”

  “하하하. 그래 준다니 고맙군. 하지만 그대는 오지 못할 거야.”

  “저를 믿지 못하십니까? 주군.”

  “아니, 자네는 믿어. 다만……”

 

  환생경을 알지 못하고는 갈 수 없는 곳이라는 말은 속으로 삼켰다.

 

  × × ×

 

  빛이 내리꽂힌다.

  하늘에서 땅으로.

  무게도 없는 것이지만.

  세상 그 무엇보다도 빠르게 내리꽂힌다.

  찰나, 태양보다도 밝은 섬광이 천지를 가득 채웠다.

  섬광은 나타날 때보다 더 빠르게 사라졌다.

  그렇게 또 하나의 낙뢰가 찰나의 존재감을 뽐낸 후 사라졌다.

 

  우르르.

  쏴아아.

 

  낙뢰에 뒤를 요란한 천둥과 시원한 비가 뒤따랐다.

 

  “주군. 천외사비의 종적을 찾았습니다.”

 

  창밖에 비를 바라보던 나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돌아보았다.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대고 머리를 숙이고 있는 남자.

  검마종 등당 이었다.

 

  그도 백수정처럼 40년 전 지옥수련관에서 만났다.

  동갑이었고 힘든 수련 과정을 함께 한다는 동질감에 우리는 빠르게 친해졌다.

  그리고 강호를 평정하는 동안, 등당은 유일하게 내 등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었다.

 

  “등당.”

  “네. 주군.”

  “지금은 그냥 친구로 대해주게.”

 

  친구로 대해달라는 말에 등당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나와 등당의 시선이 짧게 엉켰다.

  등당의 입가로 장난기 어린 미소가 번져갔다.

 

  “친구라는 말은 참 오랜만에 듣는군.”

 

  등당은 불만스러운 투로 말하며 무릎을 펴고 꼿꼿이 섰다.

  51살의 나이라고는 믿기 힘든 탄탄한 체격에 등에 메고 있는 검이 너무나 잘 어울렸다.

  검술에 대해서는 나보다 한 수 앞선다고 할 수 있는, 진정으로 검에 미친 남자가 그였다.

 

  “그렇게 말하면 내가 미안하잖아.”

  “하하하. 미안하면 술이나 한잔 사. 그보다 왜 갑자기 분위기 잡고 그래?”

  “궁금한 게 있어. 자네의 진실한 답이 필요해.”

 

  등당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며 서서히 굳어졌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질문 내용은 짐작이 가. 하지만 제발 내가 짐작하는 그게 아니길 비네.”

  “아마 자네가 생각하는 게 맞을 거야.”

  “······”

 

  등당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내가 평행우주로 가고자 하는 사실을 아는 유일한 인물이 그였다.

  평생을 친구로 지낸 그는 내가 평행우주로 떠나려고 한다는 것을 금방 눈치챈 것이다.

 

  “끝내 결심한 건가?”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돌이킬 수는 없나?”

 

  이번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등당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천외사비는 먼저 건드리지 않는다면 세상에 나타나지 않을 거네.”

 

  평행우주로 떠나기 전 마지막 고민이 천외사비였다.

  그들이 세상에 나오면 나 없이 상대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일부러 천외사비를 찾으라고 지시했다.

  떠나기 전에 모두 정리해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천외사비를 찾는 일이 늦어지며 고민은 깊어지고 있었다.

  그런 내 생각을 짐작한 등당이 천외사비는 세상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준 것이다.

 

  “확실한가?”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군.”

 

  말을 마치며 지풍을 쏘아 등당의 마혈을 짚었다.

 

  “이게 무슨 짓인가?”

 

  등당이 놀라 소리쳤다.

  나는 등당의 몸을 가부좌 자세로 앉혔다.

 

  “어차피 주술을 사용하면 영혼만 빠져나가네. 내 몸에 내공을 남겨둬 봐야 쓸모없이 흩어질 뿐이야.”

 

  “그렇다고 이럴 수는……”

  “내가 사라지면 마교에 혼란이 올 거야. 하지만 자네가 천마지기를 가지고 있다면 혼란이 훨씬 줄어들 거네.”

  “……”

 

  등당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마교를 부탁하네.”

  “자네!”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죽는 게 아니네. 다른 우주로 가서 새로운 삶을 살 거야.”

  “자네가 말한 평행우주가 실제로 있는지 아직 모르지 않나?”

  “없다면 죽겠지.”

  “그런……”

  “하하하. 걱정하지 말게 평행우주는 존재하니까. 그리고 수정에게는 정말로 사랑했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전해주게.”

  “직접 전하지 그러나.”

  “나도 그러고 싶지만, 그녀를 보면 결심이 흔들릴 것 같아 차마 그러지 못했겠네. 알잖아. 내 유일한 약점이 그녀인 것.”

  “후유. 알겠네. 그렇게 전해주지.”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게.”

 

  등당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사실 등당도 백수정을 좋아하고 있었다.

  다만 내가 백수정을 좋아하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백수정의 임무가 교주의 수신 호위이기에 자신의 감정을 숨겨온 것이었다.

  물론, 나는 눈치채고 있었지만.

 

  “······알고······있었나?”

  “이제는 자네 감정을 숨기지 말게.”

  “······알겠네.”

 

  등당은 고개를 끄덕인 후, 눈을 감았다.

  천마지기를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나는 뒤로 두 걸음 정도 떨어진 후 등당을 향해 양손을 들어 올렸다.

  잠시 후, 장심을 통해 흘러나간 천마지기가 등당의 기해혈로 들어갔다.

  격체전공이라는 상승이 기법으로 손바닥을 직접 대지 않고 내공을 전이하는 방법이었다.

  손실되는 내공이 많아 피치 못할 경우가 아니라면 잘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자연경의 경지에 오른 나는 달랐다.

  내가 펼치는 격체전공은 천마지기를 한 톨의 손실도 없이 모두 전해줄 것이다.

 

  내가 지닌 천마지기의 양은 무려 5갑자(1갑자=60년).

  300년을 수련해야 쌓을 수 있는 양이었다.

  모두 물려받는다면 현 강호에서 등당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나는 흘려보내는 천마지기의 양을 조금씩 늘려가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연재는 가능하면 매일 저녁 9시 30분에 올리겠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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