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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별세상
작가 : 태진
작품등록일 : 2020.7.29

유명 톱스타를 가장 많이 키워낸 국내 굴지의 '초대형엔터테인먼트'.
배우, 모델, 가수, MC, 심지어 유튜버까지….
그런 회사에서 아직까지 유일하게 만들지 않은 것은 바로 걸그룹.
연습생들은 일생일대의 걸그룹 데뷔조 기회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별세상같은 연예계를 향해 달려가는 그들의 이야기가 지금, 시작된다!

 
1화 - 캐스팅
작성일 : 20-09-07 18:09     조회 : 375     추천 : 0     분량 : 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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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정아, 내일 봐~ "

 

 " 응. 내일 보자! "

 

 

 

 

 나는 어릴 때 부터 예쁘다는 소리를 듣고 살았다.

 그래서일까.

 외모만 보고 나에게 친한 척.

 그 후엔 나를 자신들의 전유물 마냥 옆에 끼곤,

 과시하고 다니려는 아이들이 내 주위엔 넘쳐났다.

 

 

 그런 역겨운 관계들이 끝난 건 모두 지현이 덕분이었다.

 처음으로 외모가 아닌, 내 마음을 봐준 소중한 친구 덕에

 나는 나름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 저기요! 잠시만요! "

 

 " 이신여고 교복입은 긴머리 학생! 잠깐만! "

 

 

 

 

 나를 부르는 것 같은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웬 여자 분이 헥헥거리며 허공에 손을 휘적대고 있었다.

 

 

 

 

 " 저..저요? "

 

 " 네! 드릴게 있는데 어디있더라.. 헉헉... 찾았다! "

 

 

 

 

 힘들게 숨을 쉬던 그녀는

 나에게 명함 한 장을 주며 말을 이어갔다.

 

 

 

 

 " 저 이상한 사람 아니고요. 관심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꼭이요! "

 

 " 네? 네.. "

 

 

 

 

 

 얼떨결에 받게 된 명함.

 왜 이걸 나한테 주지?

 

 

 

 

 [캐스팅매니저] - 김미영(인턴)

 

 

 

 

 명함에 적힌 이름을 가만히 살펴보다 뒤집어보니

 그곳엔 '초대형 엔터테인먼트'라는 금색의 글자가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

 

 

 

 

 " 할머니! 할머니! "

 

 " 아이고. 우리 이쁜이, 학교 잘 댕기왔나? "

 

 " 할머니, 대박! 나 이거 받았다? "

 

 " 보자... 이게 뭐꼬? 할매는 글자 잘 모른다 아이가~ "

 

 

 

 

 현재 나는 할머니와 둘이서 살고 있다.

 부모라는 사람들은

 나를 맘대로 낳아 놓고, 맘대로 버렸다.

 그렇게 혼자가 된 나를 데려온 우리 할머니. 내 가족.

 

 

 

 

 " 할머니가 좋아하는 가수 있잖아! 청이였나? "

 

 " 청이 맞다~ 니 청이가 을매나 노래 잘 부르는지 알제? "

 

 " 그래, 청이! 청이네 회사에서 나한테 명함을 줬다니까~? "

 

 " 옴마야, 진짜가?! 울 손녀 이쁜게 거까지 소문났는갑다! "

 

 

 

 어릴 적부터 할머니랑 행복하게 살겠다는 막연한 나의 꿈을 향해

 달려갈 지름길이 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 같았다.

 

 

 

 

 ------------------------------------------------------------

 

 

 

 

  - 네, 매니저 김미영입니다. 누구십니까?

 

 " 안녕하세요. 저 얼마 전에 이신여고 앞에서 명함 받은.. "

 

  - 설마 그 이쁜 친구? 대박! 진짜 대~박!

 

 

 

 

 한참동안 매니저님은 대박을 외치시다가

 다짜고짜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하셨다.

 

 

 

 

  - 우리 회사 알죠? 거기로 오디션 보러 와요. 나 정말 친구 놓치기 싫다~?

 

 " 제가 혼자 가기가 좀 그래서 혹시, 저희 할머니랑 같이 가도 될까요? "

 

  - 당연히 되지! 그럼 토요일에 오는거죠?

 

 " 네. 토요일 오후에 갈게요. 감사합니다. "

 

  - 꼭 봐요, 우리!

 

 

 

 

 김미영 매니저님과의 통화가 끝나고 나는 할머니에게 말했다.

 

 

 

 

 " 할머니, 나 오디션 보러 오래! "

 

 " 그려, 우리 강아지. 그럼 언제 오디션 보러 가는기고? "

 

 " 근데 나 좀 떨려, 할머니가 같이 가주면 안돼? "

 

 " 못 갈거 뭐 있나. 이 할미가 가서 응원해야제. "

 

 

 

 

 그렇게 기다려지던 토요일은 금방 나에게 다가왔고

 

 할머니와 점심을 먹은 후 초대형 엔터테인먼트로 출발했다.

 

 

 

 

 ------------------------------------------------------------

 

 

 

 

 그렇게 할머니와 도착한 초대형 엔터테인먼트 사옥 앞.

 한 눈에 봐도 엄청난 대기업같은 건물에서 알 수 없는 위압감이 느껴졌다.

 내가 정말 이 회사에 캐스팅이 되었다니.

 

 

 

 

 " 저 도착했는데 들어가면 되나요? "

 

  - 출입증 있어야 해요~ 내가 얼른 내려갈게!

 

 

 

 

 잠깐 기다리자 김미영 매니저님이 나오셔서 반갑게 맞으며

 우리를 그 커다란 건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매니저님이 사원증을 찍자 문이 열리고 긴 복도가 나왔다.

 

 

 

 

 " 여기는 그냥 입구. 저기 문 보이죠? 저 문이 진짜 입구. "

 

 

 

 

 매니저님은 긴 복도를 걸으면서 회사에 관한

 여러 이야기들을 나에게 해주셨다.

 

 

 

 

 " 예전에는 처음 들어온 거기가 입구였어요. 근데 보안 문제 때문에... "

 

 " 아, 그 사생 사건때문이죠? "

 

 " 알고 있구나~ 맞아요. 사생팬들이 들어와서 마구잡이로 찍어서 우리가 피해를 많이 봤지. "

 

 

 

 

 대포 카메라를 든 사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찍으려

 무작정 회사 사람 뒤를 따라 들어와서는

 건물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바람에

 초대형 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제작이 무산됐었다는 기사를 봤었다.

 

 

 

 

 " 내가 자기를 왜 캐스팅했게? "

 

 " 우리 손녀가 어디 내놔도 얼굴로는 안 빠지그든! 우리 이쁜이~ "

 

 " 할머님, 정답! "

 

 " 정말요? 제가 예뻐서요? "

 

 

 

 

 인정을 받는 느낌이 들어 기분은 좋았지만,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자로 인한 외모이기에

 나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칭찬을 흘렸다.

 

 

 

 

 " 근데 우리는 단순히 외모만 보고 캐스팅 하는건 아니에요. "

 

 " 그러면요? "

 

 " 매력. 매력이 있어야 사람이 빛난다~? 외모는 잠깐이야. 근데 자기는 매력이 넘치다 못해 흘러. "

 

 

 

 

 어떻게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능청스러운 매니저님의 말에 내 얼굴이 다 빨개졌다.

 그래도 감사인사는 해야지.

 

 

 

 

 " 가..감사합니다. "

 

 "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한 거예요. 부끄러워하지 마~ 충분히 자신감 가져도 돼! "

 

 " 맞아요. 우리 선정이가 얼굴도, 마음도 다 이쁜 아 아닌교. "

 

 " 아, 할머니~! "

 

 

 

 

 한 술 더 뜨는 우리 할머니.

 능청스러운 대화가 이어지고 안내를 받아 오디션 방에 도착했다.

 

 

 

 

 " 자, 이제 여기서부터는 혼자! "

 

 " 그래, 할매도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잘하고 온나. "

 

 " 들어가면 관계자 4분 앉아있을 거예요. 들어가서 인사하고 자기소개하면 알아서들 얘기할 거예요. "

 

 " 그냥 시키시는 거 하면 되는 건가요..? "

 

 " 응. 너무 긴장하지 말고~ 우리 회사는 열심히 하는 모습을 제일 중요하게 보니까! "

 

 " 우리 강아지, 화이팅! 어여 들어가봐. "

 

 " 화이팅! 나도 할머니랑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들어가봐요! "

 

 

 

 

 한 발, 두 발, 세 발.

 문 앞에 도착해 조심히 문을 열자

 4명의 사람이 차례대로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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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선정 친구? "

 

 " 네, 안녕하십니까. 16살 윤선정이라고 합니다. "

 

 " 이번 인턴이 엄청난 친구를 데려왔네. "

 

 " 그러게 말이에요. 어디서 이런 보석을 데리고 왔지? "

 

 " 선정 친구, 뭐 할 줄 아는거 있어요? 노래든, 춤이든, 연기든 아무거나. "

 

 

 

 

 사실 매니저님 명함을 받았던 그 날,

 밤에 잠이 안와 지현이에게 전화를 걸었었다.

 그러자 지현이가 호들갑을 떨면서 노래를 준비하라고 했다.

 나에게 어울리는 노래 한 곡을 알려주기에 연습을 하긴 했는데...

 

 

 

 

 " 노래..하겠습니다. "

 

 " 무슨 노래? MR 틀어줄테니까 맞춰서 해 봐요. "

 

 " 벤치의 '아무도'라는 노래인데..."

 

 " 워~ 이거 아는 사람만 아는 명곡인데. 궁금하네, 어떻게 부를지. "

 

 

 

 

 오디션 스태프로 보이는 분이 버튼을 누르자 MR이 흘러나왔고,

 음악에 맞춰 나는 최대한 열심히 노래를 불렀다.

 

 

 

 

 ♬ 뚜벅 뚜벅 걸어가네. 발걸음은 무겁네

 ♬ 아무렇게나 내딛는 걸음이라서 오늘도 난 제자리

 ♬ 아무도 없네. 아무도 없어. 아, 나는 원래 혼자였었구나

 

 

 

 

 " 감사합니다. "

 

 

 

 

 노래가 끝나자 공기가 멈춘 것처럼 고요했다.

 잠깐의 침묵 후, 가장 오른쪽에 앉아있던 분이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 이 노래, 무슨 생각하면서 부른 거예요? "

 

 " 어.. 제가 어릴 때 부모님이 많이 싸우셨는데... 그 때.... "

 

 

 

 

 갑자기 울컥했다.

 연습할 때는 안 이랬는데 오디션 장에서 노래를 부르니,

 갑자기 내 앞에서 싸우던 부모님 생각이 났다.

 그래서 겨우 감정을 삼키며 노래를 불렀는데...

 

 

 

 

 " 그랬구나. 알겠어요. 또 다른 거 준비한 거 있어요? "

 

 " 아니요.. "

 

 " 그럼 바로 카메라 테스트 해 보죠? "

 

 " 그래요. 저기 카메라 앞 바닥에 스티커 붙여진 곳 가서 한 번 서볼래요? "

 

 

 

 

 쭈뼛거리며 카메라 앞 바닥에 붙여진 빨간 스티커 위에 섰다.

 그러자 카메라와 연결된 TV에 내 모습이 커다랗게 나왔다.

 앞모습, 옆모습, 뒷모습을 찍고는 따로 포즈도 시키길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포즈를 취했다.

 

 

 

 

 " 수고했어요. 이제 나가도 돼요. 오늘 안으로 연락 갈 거예요~ "

 

 "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

 

 

 

 

 문을 닫고 나오자 머릿 속이 하얗게 되었다.

 자세한 기억은 나지 않고 단편적인 기억들만 조금씩 날 뿐,

 긴장이 풀렸는지 오디션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 수고했어요~ 나는 잠깐 오디션 방에 들어가볼게요. 집에 조심히 들어가요! "

 

 " 아이고, 우리 선정이 수고헀다. 마이 떨렸을낀데. "

 

 " 응, 할머니. 사실 어떻게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나. "

 

 " 고생많았어요. 오늘 중으로 내가 연락할게요. 고마워요, 선정 친구! "

 

 " 네, 감사합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

 

 " 매니저선생님, 진짜로 감사합니데이~ 우리 선정이 이런 기회도 주고. "

 

 " 아니에요, 뭘. 선정이가 워낙 예뻐야죠. 들어가세요! "

 

 

 

 

 매니저님과의 인사를 끝으로 건물을 나와

 할머니 손을 잡고 집으로 향했다.

 

 

 

 

 " 할머니, 근데 손에 그거 뭐야? "

 

 " 이거? 아까 그 매니저 선생님이 준 선물이다. "

 

 " 무슨 선물? "

 

 " 니 아까 드가고 나서 내한테 물어보드라. 좋아하는 연예인 있는가. "

 

 " 그래서? "

 

 " 그래서 내는 청이 좋아한다고 말했드만, 잠깐 어디 갔다오더니 청이 사진에 싸인을 주는기라. "

 

 " 진짜?! "

 

 " 참말아이가. 포장까지 싹~ 해가꼬 이래 안 주나. 오늘 할매 니 덕분에 계탔다! "

 

 " 우리 할머니 입이 귀에 걸린 이유가 이거였구만~? "

 

 " 내 이거 우리 동네 할망구들한테 가서 자랑해도 되겠제? 할매들 난리나긋제? "

 

 

 

 

 내가 오디션을 보는 사이

 매니저님이 할머니가 좋아하는 청이의 포토카드와 싸인을

 깔끔하게 포장해서 할머니께 선물로 주신 거였다.

 할머니는 동네 할망구들에게 자랑할거라고 난리가 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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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와 집에 도착해 간단히 저녁을 먹고

 지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 야, 윤선정! 어떻게 됐어! 빨리 말해!!! "

 

 " 오늘 안으로 연락준다고 했는데 아직 연락은 없어. "

 

 " 내가 추천해준 노래는? 그거 불렀어?! "

 

 " 응. 근데 반응이 좀... "

 

 " 아니야. 다들 너무 잘해서 아무 말 안 한거라고 믿어, 난. "

 

 " 그랬으면 좋겠다. 암튼 고마워, 지현아. "

 

 " 내가 오디션 봤냐? 니가 고생했지. 수고했다, 진짜. "

 

 

 

 

 지현이와 이런 저런 대화를 하고 잠깐 화장실을 다녀오니

 매니저님 번호로 문자가 와 있었다.

 

 

 

 

 [선정 친구. 회의가 늦게 끝나서 이제야 연락하네요. 오디션 결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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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화 - 캐스팅 2020 / 9 / 7 376 0 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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