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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 세계의 1+1은 2가 아니다.
작가 : 요동치는하트
작품등록일 : 2016.8.31

무공과 마법, 과학과 오컬트가 공존하는 시대.
극동반도의 항구도시, 대산시에서 퇴역군인 유지, 광검사 유미, 전투인형 유나는 서가삼랑이라는 낭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한 의뢰가 들어오는데...
검이 춤추고 화약이 노래하는 슈퍼액션활극, 지금 시작!

 
Prologue. 0 - 소녀
작성일 : 16-08-31 13:45     조회 : 660     추천 : 1     분량 : 1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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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은 소녀가 가진 첫 번째 최악의 기억.

 

 피어오르는 불길 속, 검푸른 강철의 주먹이 엄마를 산산조각으로 흩어놓았다. 새하얀 달 아래로 붉은 것이 튄다. 매끄러운 금속의 표면을 따라 피가 흘러내린다. 아래에는 목을 잃은 아빠의 몸이 굴러다니고 있다. 바람이 불었다. 날름거리는 불꽃이 부모님을 먹어 치워간다. 불길 사이로 부모님의 목숨을 앗아간 사신이 검은 천 사이로 두 눈을 번뜩이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소녀는 생각한다.

 

 만약, 그 때의 사건이 없었다면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평범하게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친구와 땡땡이를 치고 어딘가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부모님과 싸우고 가출을 해서 길바닥에 주저앉아있을 수도 있지.

 

 하지만 그런 상념도 잠시, 기억이 가속하기 시작했다. 머릿속의 이미지가 늘어지며 강물처럼 흘러간다. 수많은 영상이 잘려진 필름조각처럼 고속으로 눈앞을 스쳤다. 여러 소리가 뒤섞여 괴음으로 변했다. 흘러넘치는 기억의 홍수 속에서 소녀의 뇌는 하나의 그림을 찾아냈다.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누군가의 명령에 따라 취했던 동작이 연속적으로 펼쳐진다. 동시에 몸이 반응했다.

 소름끼치는 비명과 함께 뜨거운 액체가 쏟아져 내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방이 빛이다. 눈앞에 놓인 것은 갈기갈기 찢어진 시체. 그것이 사람의 시체라는 것을 알아본 것은 바로 옆에 피와 모래로 더러워진 머리통 하나가 놓인 덕분이다. 소녀의 입가가 비릿하게 일그러졌다.

 

 아, 그래. 이게 현실이지.

 

 과거가 어쨌든 상관없다. 소녀는 현재에 있다. 지나간 것을 되돌릴 수는 없다. 가정 역시 무의미. 그녀는 냉혹한 눈으로 바닥의 머리통을 바라보았다. 어제만 해도 등을 맞대고 싸웠던 여자아이의 얼굴이다. 여자아이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사방에서 시선이 뻗어와 끈적하게 온몸에 달라붙었다. 지독한 불쾌감을 느끼며 소녀는 등을 만졌다. 격렬한 통증과 함께 피가 흥건히 묻어나왔다. 팔을 움직일 때마다 등 근육이 비명을 질렀다. 최초의 일격에 얻은 상처다. 머리만 남은 여자아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배신하지 않을 거야.’ 라고? 소녀의 얼굴에 비웃음이 떠올랐다.

 

 가슴에 기이한 감각이 느껴졌다. 뭔가 무거운 것에 눌린 듯이 답답하면서도 속은 뜨겁게 끓어오르는 것 같다. 그것이 기쁨 때문인지, 슬픔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 강한 충동이 그녀의 머리를 사로잡았다. 소녀는 팔을 휘둘렀다.

 여자아이의 머리가 박살났다. 액체와 고체가 사방으로 튀며 바닥의 모래를 더럽혔다.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소녀는 시체를 뒤로하고 휘청거리는 발걸음으로 빛 속을 빠져나갔다. 어둠에 몸을 담그자 엿가락처럼 눌러 붙던 시선이 떨어지고 고막을 찌르던 환호성이 멀어져갔다. 잠시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곧 짖은 어둠과 그곳에서 느껴지는 한기에 몸서리를 치며 팔을 감싸 쥐었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옆의 벽에 몸을 기댔다. 팔다리가 덜그럭거리고 목구멍을 타고 뜨거운 덩어리가 울컥울컥 솟아오른다. 몸속의 괴물들이 그녀의 정신을 먹어치우기 위해 날뛰는 것이 느껴졌다.

 

 소녀는 이를 악물었다. 숨을 멈추고 입안의 것을 꾹꾹 눌러 삼켰다. 의식을 잃지 않도록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걸었다. 그녀의 눈에는 열기가 있었다. 파괴를 향한 욕망과 타오르는 분노가 그녀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소녀가 발을 움직일 때마다 그녀가 기댄 벽 위로 새빨간 노선이 꾸물거리며 앞을 향해 나아갔다. 하지만...... 너무 힘들다. 너무 아프다.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피의 노선이 점점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리곤 이내, 툭하고 땅에 떨어지고야 말았다.

 그렇게 피투성이의 소녀는 어둠 속에서 홀로 흐느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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