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장
모든 위험은 본인의 몫이며, 모든 영광 또한 본인의 몫입니다.
참여하시겠습니까? [Yes/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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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2020년.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사람들은 누군가의 죽음. 톱스타의 열애설. 대통령의 말실수. 여러 가지 대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곧, 그들은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대답을 번복하며 하나 같이 같은 대답을 했다.
더 플레이.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K그룹의 주최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온갖 미디어에서 매일같이 떠들어 댈 정도로 영향력이 어마어마했다. 플레이어들은 어떠한 기준도 없이 선정되며, 우승할 경우 엄청난 상금을 받는다. 기업 측에서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으며, 이들이 하는 대결은 생중계로 모든 사람들이 시청할 수 있다. 초대장은 무작위로 발송되며, 초대장을 받은 사람은 수락할 수도 거절할 수도 있다. 게임은 K그룹 소유의 외딴 섬에서 진행되며,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발생하는 모든 비용 또한 K그룹이 부담한다. 아직까지 그 누구도, 어떠한 이유로 더 플레이가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매일 같이 미디어는 토해내고, 사람들은 속닥거린다. 아무도 모르는 답을 찾기 위해서.
일각에서는 ‘로또’라고 부를 정도로 상금은 엄청났다. 영광 혹은 위험. 그것은 모두 참여한 사람들의 몫이었다. 더 플레이를 통해, 힘들게 살아가던 청년A군은 좋은 이미지를 얻어 사업에 성공했다. 국제적으로 이름 날리던 국가대표 운동선수 B군은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 탓에, 선수 자격을 박탈당했다. 프로그램 개발자 C군은 뛰어난 지력을 선보인 덕에, 각종 CF와 방송출연을 하며 방송인의 길을 갔다.
사람들은 희망을 품는다. 나에게 초대장이 오진 않을까. 나도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끝이 없는 희망 탓에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식을 줄 몰랐다. 그리고 어느 날. K그룹은 더 플레이의 막을 알린다.
마지막 초대장 8장이 누군가에게 전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