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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자오의 세계로부터
작가 : 모어데반
작품등록일 : 2019.10.22

또 다시 다가온 세기말의 풍경.
가까운 미래, 서기 2086년, 겨울.

대한민국의 평범한 빚쟁이 종군기자 이시해는 다시금 위험 지역으로 취재 파견을 강요당한다.
<베트남 한국인 인부 실종사건>의 전말을 파해치기 위해 밀입국까지 감행한 시해.
그러나 잠입 취재 도중 시해는 <베트남 해적단>에게 붙잡히게 되고, 어딘가로 팔려가는데...
그리하야 도착한 곳은......이세계?
정의감 투철한 빚쟁이 종군기자의 이세계 생존기!

#SF판타지#이세계물#이능력물#미스테리#스릴러

 
세계의 껍질
작성일 : 19-10-22 01:12     조회 : 421     추천 : 6     분량 : 4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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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계에서는 구름 한 점 없이 드높은 머리 위의 하늘을 '세계의 껍질'이라고 부른다.

 회색으로 칙칙하여 빛이 들어오지 않는 모양새가 마치 세계가 알의 껍질에 둘러싸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이로 종횡무진 내달리는 틈새에 자그마한 빛이 비출 때면 '세계가 굽어본다,'고 말하고, 빛이 비추지 않는 찰나를 '세계가 깜빡였다.'고 말한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에 가슴이 미어질 지경이지만, 우울한 감정은 감출 길이 없다.

 하긴, 그렇게 나마 스스로를 위로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내던져 진 세계가 불행으로 가득 차있다는 사실을 몸소 깨닫기도 전에 숨이 막혀 관으로 향하리라.

 세계로부터 천상의 빛을 감추는 하늘이 몇 백 년이 흘렀어도 변함없듯이, 그 하늘 아래에서 살아가는 자들의 처지도 변함이 없다.

 날마다 애써 하늘을 향해 울부짖으며 두 손을 휘저어 봐야 고작 바람이 일 뿐이다.

 고작해야 이 두 손으로 세상을 바꾸기를 소망 하는 것이 잘못된 일인지도 모른다.

 다만, 그러니까 이제 포기할 때도 되지 않았냐고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해온 소망을 내던져 버리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에겐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바다로부터 대륙으로 부는 바람이 변함없이 사람들을 스쳐가며 온기를 앗아간다.

 차가운 바람이 향하는 그 곳. 그곳에 있을 자들을 떠올리며 한숨 짓는다.

 시야를 하늘에서 배의 운전대로 되돌리니, 그 앞의 함 내부에 앉아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 중 한 명의 얼굴이 시선을 잡아 끌었다.

 공포에 사로잡힌 겁쟁이의 얼굴이다.

 이번에도 또 실망하게 되는 걸까.

 그러나 곧,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살며시 눈을 돌렸다.

 

 

 + + +

 

 

 고요한 듯 긴장감이 흐르는 바다 위로 목적지를 알 수 없는 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척당 수십 명 정도가 탈 수 있을 법한 크기의 배들은 그 모습에서 군용 목적의 상륙선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간이 의자만이 존재하는 삭막한 함 내부에는 약 서른 명 정도의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앉아 불안한 눈빛으로 하염없이 바닥만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초점 없이 바닥만을 내려다보며 침묵하는 사람들 중에는 대한민국 국적의 청년, 이시해도 있었다.

 시해는 지금의 상황을 이해해보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시해는 군인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들고 있는 물건이 총기라는 사실과 입고 있는 옷이 방탄조끼이며, 쓰고 있는 헬멧이 단순한 안전모가 아닌 군용 방탄모라는 것쯤은 진즉에 알고 있었다.

 단지 이제까지 찬찬히 살펴볼 시간이 없었을 뿐.

 시해는 자신이 어디로 끌려가는 지도 누구와 싸우게 될 지도 알 수 없었지만, 전투가 벌어질 것만큼은 확실함을 예감했다.

 때문에 잠깐의 시간이 생기자마자 그것들부터 먼저 살펴보기로 했다. 적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를 알아둬서 손해볼 것은 없었다.

 게다가 시해는 어느정도 관련 지식에 대해 알고 있었는데, 이는 종군기자로써 활동했던 경력 덕분이었다. 종군기자로써 얻은 무기에 관한 지식이 이럴 때 도움이 되리라고는 바라지 않았었지만, 지금에와서는 천만다행인 일이었다.

 찬찬히 손에 들린 총기로 시선을 내려 살펴보자, 익숙한 쇳내음과 함께 그 형태가 눈에 들어왔다. 두 개의 총렬이 나란히 상하로 붙어있는 구조의 복합 소총이었다.

 위아래로 피카티니 레일(기본 총기에 추가적인 기기를 탈부착하기 쉽도록 고안된 돌기형의 레일)이 달려 있었지만, 레일에는 스코프나 여분의 유탄발사기 등은 장착되어 있지 않았다.

 하기사, 기본이 되는 총기에 이미 유탄발사기가 내장된 형태의 복합소총이니 유탄발사기가 따로 필요하지는 않았으리라.

 더 살펴보자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인도에서 개발 및 보급했던 총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식 명칭은 IDA-48 였던가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자신을 납치해 온 사람들이 어떤 집단인지 특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IDA-48은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제식 소총으로 사용된 이력이 있는 총기였고, 그만큼 많은 국가에서 사용 중이거나, 중고품을 팔고 있는 총기였기 때문이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시해는 차분하게 총기를 더 살펴보았다. 언급했다시피 IDA-48은 복합 소총으로, 기본적으로 5.56mm 소구경탄을 사용하는 하단 총렬과 20mm 유탄을 사용하는 상단 총렬로 나뉘어진 구조를 하고 있었다. 즉, 기존의 총기에 유탄발사기를 ‘ㄱ’자 형태로 얹어서 하나의 총기로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5.56mm 소구경탄창은 손잡이 앞쪽 탄창구에 이중 탄창 형태(탄창 두개가 서로 붙어있는 형태)로 꽂혀있는데 반해, 개머리판 쪽에 위치한 20mm 유탄 탄창구에는 탄창이 꽂혀있지 않았다.

 총기 자체의 무게를 무시할 수는 없었지만, 어쩐지 무게가 과하게 가볍다 싶었는데 필요 최소한의 무장만을 해놓은 상태였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여분의 탄창은 충분히 지급해줬다는 점이었다.

 여분의 탄창은 시해가 입은 검은 방탄 조끼에 있었다. 방탄 조끼의 정확한 제조처나 사용 지역을 특정해내기는 어려웠다. 독특한 형태의 방탄 조끼였지만, 처음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어서 방탄모를 살펴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자신이 쓴 방탄모를 보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시해는 마주앉은 한 동양인 남성이 쓴 방탄모를 조심히 뜯어보았다.

 눈 앞의 남성이 자신과 같은 방탄모를 쓰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었지만, 다른 모든 사람들이 같은 모양의 방탄모를 쓰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사람마다 다른 무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러나 방탄모도 역시 특정 집단이나 지역을 알아내기에는 별달리 특이할 것 없는 방탄모였다.

 꽤 많은 전투 지역을 돌아다녔다고 자부했던 시해였지만, 그라고 해서 모든 장비의 내력을 줄줄이 외우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무장 상태를 전부 파악한 시해였지만, 여전히 시해는 자신을 납치해온 납치범들이 어디의 누구인지, 어떤 조직인지 실마리조차 알 수가 없었다.

 그와 동시에 시해의 손이 덜덜 떨려왔다. 무지를 자각함과 동시에 공포가 딸려온 것이다.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가 그를 사로잡았다.

 공포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자 여전히 자신의 주변에 자리잡은 수십명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체적으로 동양인 남성으로 보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가만히 고개를 숙인 사람들의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인도네시아 특유의 문신을 한 사람이 있는가하면, 베트남어로 중얼중얼 기도를 올리는 사람도 있었다. 어딘가에 한국인도 있을 테지만, 얼굴만 보고 알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한 가지 그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공포에 질려있다는 것이리라.

 그것만큼은 표정을 보지 않아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소총과 방어구로 온몸을 무장했어도 덜덜 떨리는 손은 감출 수 없었던 것이다.

 시해는 그 모습에서 어딘지 모르게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목장의 가축들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거기엔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 그 사실에 시해는 기분이 엿같아졌다.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이번에는 고개를 끝까지 치켜들자 거기에는 하늘이 펼쳐져 보였다. 하늘을 바라본 시해는 다시금 미지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혔다.

 어쩌면 시해가 지금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저 하늘의 모습일지도 몰랐다.

 동공의 떨림과 심장 박동이 박차를 가했다.

 납치범들의 정체가 무엇인가 보다도 더더욱 미지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하늘.

 하늘의 모습은 기이했다.

 하늘에 그어진 한 줄기의 새하얀 구름은 선처럼 계속 이어져 그 끝을 알 수 없었고, 그 뒤로 비쳐지는 하늘은 겨울의 드높은 파란색도, 해가 지는 노을의 붉은 빛도 아니었다.

 누군가가 크레파스를 칠해놓은 것처럼 어두운 회색빛을 띤 하늘은 시해를 마치 다른 세계에 온 것이 아닐까 싶은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다.

 아니, 어쩌면 정말로 다른 세계에 온 것일지도 몰랐다. 시해가 바라보는 하늘의 색은 평생 동안 본 적도 들어 본 적도 없는 무언가로 가득차 있었으니까.

 그렇게 하늘의 모습에 압도되어 한참을 고개를 치켜들고 있는 시해의 귓가로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번쩍 정신이 들며, 흠칫하고 놀란 뒤 주변을 둘러보았다. 배 안에 있는 사람 중 침묵을 깬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목소리는 바로 지척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곳은 시해가 쓰고 있는 군모였다. 아무래도 군모에 이어셋이 장착되어 있었던 듯했다.

 

 “아아. 잘 들리나? 잘 들렸으면 좋겠군. 잘 들리지 않더라도 고쳐줄 생각은 없으니까 말이야.”

 
작가의 말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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