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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회의(懷疑)
작가 : 관내위
작품등록일 : 2019.10.16

실현해야할 이상이며, 목표라는 것들이 욕망을 위한 한낱 허위나 겉치레로 전락 되었을 때, 자신이 이제껏 배워온 이념과 상식들이 무너진 자리에 회의감이 밀려온다. 언젠가는 자신의 노력으로 그 고결한 각자의 이상이 실현될 그날은 올것인가. 그 역시도 오지 않는 세상에대한 무의미한 무한의 대기일까.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리 몸부림 쳐도 바뀌어지지 않은 세상에 앉아서 오지 않는 세상이 올 것인지 회한과 의심을 지니며 살아지는 자들의 이야기.

작가의 말- 조선 연산군 시대에서 명종 시기까지를 배경으로 하는 대하소설의 틀을 빌린 무협 소설입니다. 무협 소설에서 묘사되는 비현실적인 기공이나 장풍 등등의 모습은 자제하고 현실적으로 묘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글에는 역사 사실과 작가 상상이 섞여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서장(序章) - 설원의 결투
작성일 : 19-10-16 21:35     조회 : 489     추천 : 0     분량 :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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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조선 명종 21년, 살점이 떨어져 나갈듯한 겨울 폭풍과 눈보라가 몰아치는 계곡의 바위 위에서 두 사람이 칼을 맞잡고 대치 중 이었다. 높은 바위 위에는 정자(停子) 하나가 서 있었다. 한 명은 푸른색 철릭 차림이었다. 안 에는 방한을 위해서 무명 옷을 한 겹 더 껴입고 있었다. 그는 긴 환도(環刀)를 든 30대 중반의 사내였다. 키는 그 당시 남자들의 평균 키보다 머리 하나만큼이 더 컸다. 짙게 위로 치켜 올라간 칼날 모양의 눈썹에, 눈이 날카로워 냉정한 인상이었다. 짧은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그가 든 환도는 2척3촌(약 74cm) 가량의 당시 보병용 환도 보다 훨씬 길어 보였다. 눈으로 보기에 3척 6촌(약 120cm)가량의 긴 칼이었다. 그리고 당시대 보통 환도와는 달리 칼 자체가 곧게 뻗어 있었다. 두꺼운 옷에 가려 몸매가 드러나 보이지 않았지만 다부지고 균형 잡힌 몸매의 소유자로 보였다. 무골(武骨)의 기운이 강하게 풍겼다. 게다가 쓰는 칼이 길었으므로, 그의 완력과 악력은 틀림없이 보통 남자들 보다 셀 것이라고 여겨질 수 있었다. 청색 철릭에 전립을 쓴 그의 차림은 그가 종6품 이상인 참상관 이상의 무관임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그에 맞서있는 남자도 역시 만만한 인상은 아니었다. 두꺼운 무명 도포 위에 다시 털가죽 겉옷을 걸치고 있었고 테가 좁은 갓을 쓰고 있었다. 키가 매우 크고 덩치 역시 컸다. 그와 맞선 하급 무관 역시 키가 큰 편이었으나, 이 남자는 그 보다도 키가 컸고 무엇보다도 덩치가 우람해서 상대방 무관을 덩치에서부터 압도하고 있었다. 얼굴이 크고 넓적했는데, 둥그런 모양은 아니었고 전체적으로 네모진 얼굴이었다. 눈썹이 굵고 짙었고 털이 길게 삐죽삐죽 솟아오른 듯한 느낌이었다. 관상에서 말하는 소위 사자 눈썹을 가지고 있었다. 눈은 가늘고 위를 향해 째져있어서 날카로웠고 주먹코가 커보였다. 입술은 두꺼웠는데 짙고 풍성한 수염과 구레나룻을 지니고 있었다. 쥐고 있는 무기도 칼이었는데, 칼날의 길이는 짧았으나 칼날이 두껍고 넓었으며 자루가 성인의 팔뚝만 하였다. 아마도 협도(夾刀)의 자루를 잘라서 사용하고 있는 듯싶었다. 이러한 칼을 사용하는 인물이니 그 힘을 짐작할만 하였다.

 

  때는 바야흐로 동지로, 긴 밤이 끝나고 태양이 제 힘을 찾아서, 낮의 길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이었다. 음기가 최고조에 이르러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이므로, 그 동짓날의 추위 역시 강하고 매서웠다. 때가 때이므로 두 사람 모두 칼날 같은 눈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는 데도, 두 사람 모두 얼굴과 귀를 덮지 않았다. 그러나 추위로 인해 손이 곱아서 병장기를 놓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장갑을 끼고 있었다. 자고로 생명을 끊어서 죽이는 무기를 들고 사생결단하는 싸움에서는 눈, 귀를 집중하여 상대를 탐지해야 하는 법이다. 상대방에 대한 탐지의 맥이 끊기는 순간에, 상대의 무기가 내 몸통을 비집고 들오는 순간, 그것이 내 목숨의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네가 감히 죽은 역적의 이름을 팔아 다시 이 땅에 반역의 그림자를 드리우려 했더냐?”

 무관이 나지막하지만, 분명하게 말했다. 입이 열릴 때마다 온도 차이로 인해서 응결된 공기가 김이 되어 퍼지며 다시 허공으로 흩어졌다.

 

 “도둑놈이 아니라 역적이라고 높여주니 고맙구나, 그러나 어느 왕조의 창업자치고 역적 아닌 자가 어디 있었느냐? 실패하면 역적이고 성공하면 태조가 아니더냐? 진섭(陳涉)도 말하지 않았더냐? 왕후장상의 씨가 어찌 따로 있겠느냐? 라고, 천명을 얻으면 누구인들 임금이 되지 못할까? 하물며 지금의 임금 같은 한심한 자가 용상에 앉아있는 현실에서 말이다.”

 

  거한이 차게 비웃으며 응대했다. 이에 무관이 눈을 치켜뜨면서 응수했다.

 “하찮은 종놈이 어디서 주워들은 것 많아진 모양이구나. 그 더러운 주둥아리로 금상 전하를 모욕하느냐?”

 냉정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애쓴 말투였으나 목소리는 분노와 불쾌감이 묻어나 있었다.

 “오죽이나 나약하고 못났으면 임금 질을 하는 내내 제 어미와 외삼촌도 모자라서 제 처의 외삼촌의 손아귀에 놀아났겠느냐?”

 그 거대한 자가 침착하게 응수했다.

 “너 같은 더럽고 무지한 도둑놈과 무슨 도리를 논하겠느냐? 오직 이 칼로 승부를 가릴 뿐이다. 너를 죽여서 역적의 잔당을 모두 없애버리겠다. 이제라도 길을 열면 목숨은 부지 시켜주마.”

 무관이 왼 손으로 칼자루의 밑 부분을 쥐고, 동시에 다리를 어깨 넓이 벌리고 칼을 수직으로 왼쪽 어깨에 붙였다.

  “쓸데없는 허튼 소리는 그만하고 덤벼라. 무인이라면 칼로 이야기하지 입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너라.”

 협도를 든 거한이 말을 마치고 협도를 오른쪽 방향으로 지는 듯한, 상대가 접근하면 그대로 내려치겠다는 결의에 가득 찬 자세로 마주쳤다.

 

  이제 이 두 남자의 과거로 거스르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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