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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주의 운세
작가 : 문다름
작품등록일 : 2019.10.14

더럽게 운없는 고운세,
피를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한이주.
어째 붙어있으면 없던 운도 살아나고, 무섭던 피도 아무렇지 않다.
성격도 정반대, 취향도 정반대이나 평탄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선 서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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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0-14 22:18     조회 : 304     추천 : 0     분량 : 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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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운 밤길에 우연히 등불을 발견하게 되니 낯선 이로부터 인생의 귀한 충고를 듣게 될 수 있습니다.…’ 이주의 운세 中.

 

 이젠 제법 서늘한 아침 출근길을 걸으며 습관처럼 ‘이주의 운세’를 검색했다.

 당장 닥쳐올 오늘의 운세를 검색하지 않은 이유는, 기대감이 없어서이다.

 꽤 긍정적인 글귀였지만, 퍼뜩 드는 생각은 불만이 가득하다.

 

 ‘누가 나한테 잔소리라도 하려나.’

 

 그래도 깊은 마음속에 자그마한 기대감이 생겨났지만, 얼른 그 싹을 잠재워버렸다.

 자신이 누군가. 운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고운세다.

 하는 일마다 어그러지고, 넘어지는 통에 주변인들마저 혀를 내두르는 사람. 그게 바로 자신이다.

 

 이름은 하필 또 운세여서.

 짓궂은 녀석들은 이름까지 들먹이며 속을 긁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믿음직스러운 친구가 있다는 것.

 평생 백수로 살아갈 뻔한 그녀를 도운 것은 믿음직한 친구이자 치과의사인 경서영.

 서영이 아니었다면 좌절감에 끊임없이 허우적거렸을 거다.

 

 제일 먼저 치과에 출근한 운세는 불을 켜고, 소독된 기구 트레이를 필요한 곳에 차곡차곡 쌓았다.

 체어 전원까지 켜고 난 뒤, 휴게실로 돌아와 과자 봉투 하나를 뜯어 와작와작 씹어 먹었다.

 

 

 “고운세.”

 

 

 과자를 반이나 먹었을 즈음, 휴게실 문이 벌컥 열리며 다급한 얼굴의 서영이 들어왔다.

 숨까지 헐떡이며 얼른 나오라고 손을 휘적거리는 통에 몸을 일으켰다.

 

 서영을 따라 원장실로 들어온 운세는 숨을 고르는 서영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평소 출근 시간보다 일찍 와놓고 지각한 사람마냥 조급해 보이는 서영이 이해되지 않았다.

 

 

 “왜 그래?”

 “후우. 대-박이다. 고운세.”

 

 

 몸을 홱 돌리며 눈을 크게 뜬 서영이 부담스러워 주춤 걸음을 물렸다.

 

 

 “뭐야, 내가 사고라도 쳤어?”

 

 

 그럴 일은 없겠지만, 유난히 운이 없었기에 괜히 찔리는 마음이 생겼다.

 서영은 곧바로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럼 왜?”

 “가끔 오던 그 한이주 알아?”

 “한이주…? 아, 그 배우?”

 

 

 시큰둥한 운세의 반응에 서영이 목소리를 높인다.

 

 

 “그래! 데뷔 반년 만에 톱스타 된 한이주. 우리 치과에 가끔 왔었잖아. 이젠 아주 출근 도장을 찍겠다고 하더라니까?”

 “전업이라도 하겠대?”

 

 

 순진한 물음에 서영의 들뜬 표정이 팍 식어버린다.

 

 

 “그게 아니라 이번에 맡은 역할이 의사라더라. 근데 피를 무서워해서 적응 단계가 필요하다나 뭐라나.”

 “아…….”

 “아…, 가 아니라. 나는 어제 갑자기 연락이 와서 완전 몰래카메라인 줄 알았다니까? 잠도 설쳤어.”

 

 

 서영이 내려온 다크서클을 가리켰다.

 

 

 “근데 이게 그렇게 흥분할 일이야?”

 “신기하잖아.”

 “별게 다.”

 “그리고 네가 꼭 같이 해야 한대.”

 “나? 나 왜?”

 

 

 손가락으로 저를 가리키며 눈을 동그랗게 뜨는 운세를 보며 서영도 어깨만 들썩거렸다.

 

 

 “나도 몰라. 한이주랑 뭐 있었어?”

 

 

 호기심 가득한 서영의 눈빛에 운세는 생각할 것도 없이 부정했다.

 대화 한 번 한 적 없었다.

 

 

 “아니, 인사도 나눈 적 없어.”

 “너한테 반했나?”

 “헛소리는 하지 말구.”

 “헛소리 아니다? 네 연락처 물어보는 놈들이 얼마나 많은데.”

 “일이나 하러 갈래.”

 “이따 세시에 온다고 했어. 늦지 말고 와.”

 

 

 서영의 당부에 운세는 대충 대답을 흘리듯 내뱉고는 밖으로 나왔다.

 

 

 * * *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

 맞은편에 주눅 든 얼굴로 앉은 현웅에게 큰소리라도 내야 마음이 좀 진정될까.

 그러지 못하는 것은 현웅이 자신을 엿 먹이려고 한 짓이 아니란 걸 알아서다.

 

 

 “이주 형, 우리 잘 생각해 보자…. 응?”

 

 

 덩치는 큰 놈이 한껏 불쌍한 얼굴로 울먹이기까지 하니 헛웃음이 나올 뻔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될 일이 있고, 안 될 일이 있어.”

 “…….”

 “내가 촬영이나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 너는?”

 

 

 현웅도 장담은 못하겠는지, 대답이 없다.

 그러면서 무슨.

 리딩이나 제대로 마치면 다행인 일이다.

 

 

 “그래도 박 작가님 작품이고, 출연료도 엄청나잖아….”

 

 

 그 출연료 때문에 고민인 것이다.

 아무리 단기간에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이만한 출연료의 주연 자리를 맡을 수는 없다.

 방송계에서 파워가 강한 박 작가가 자신을 콕 집어 말하지 않았다면, 대본도 받아볼 수 없었을 터.

 

 집안에서 사고만 치지 않았다면 고민도 해보지 않고 물렸을 작품이다.

 후회 막심하겠지만, 두려운 것을 마주할 용기 따위는 없다.

 

 

 “그럼 어떻게 해? 거절해…?”

 

 

 현웅의 물음에 대답도 시원스레 할 수 없었다.

 얼굴을 구기고 고개를 푹 숙인 이주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 순간, 갑자기 떠오른 얼굴 하나에 퍼뜩 고개를 올렸다.

 

 피라면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로 질색하는 이주가 유일하게 다니는 곳, 치과.

 직업이 직업인만큼 필수로 다녀야하는 치과도, 첫 방문은 죽을 만큼 힘들었다.

 

 그런데도 막상 치과에 가서 진료를 받으니 괜찮았다. 그럴 리 없는데.

 갈 때마다 매번 괜찮은 건 아니었지만, 아무렇지 않은 날의 공통점은 그 여자가 있었다는 거다.

 

 그 여자. 웃음기 없는 얼굴로 휙 지나가던 여자가 진료 받는 날에 간단히 보조를 봐주면

 핏빛 상상도 금세 자취를 감추고는 했다.

 

 

 “그 치과….”

 “치과?”

 

 

 현웅이 눈썹을 들썩이며 되물었다.

 

 

 “아, 행운 치과? 거기 왜? 이라도 아파?”

 “아니. 그 여자 있잖아.”

 “원장님?”

 “아니, 그…!”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하니 답답하다.

 명찰을 차고 있었던 것도 같은데.

 

 

 “그…! 원장 친구라던.”

 “아아. 고운세 씨?”

 “너는 어떻게 이름까지 알아?”

 

 

 기막힌 얼굴로 묻는 이주에게 현웅이 더 기막힌 얼굴로 대답을 한다.

 

 

 “거기서 고운세 씨 모르면 바보거든? 형 다음에 유명인이 바로 그분이야.”

 “왜, 이쪽이야?”

 

 

 현웅이 고개를 내저었다.

 

 

 “몰라, 나도 자세한 건. 근데 그분은 왜?”

 “아니, 신기하게 그 사람만 있으면 피가 안 무서워.”

 “어?!”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처음 이주가 배우를 하겠다고 했을 때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면서도 걱정이 앞섰다.

 배우가 피를 무서워한다니. 피는 기본 옵션으로 깔고 가는 건데.

 

 

 “진짜야? 정말로? 정말 안 무서워?”

 “안 무섭다기보다는… 잊게 된다고 해야 하나. 여튼, 별 생각이 안 나. 막 피에 대한 상상이 끊임없이 솟구치다가도 그 사람만 나타나면 감쪽같이 잠잠해져.”

 “됐네, 됐어. 그럼 고운세 씨한테 부탁하자.”

 “뭘?”

 “뭐긴! 같이 촬영장에 좀 가달라고 해야지!”

 “될 것 같냐?”

 

 

 이주의 말에 현웅은 눈을 데굴 굴리다가 입술을 물어뜯었다.

 

 

 “그럼 어떡해?”

 “…….”

 

 

 그걸 물어봐봤자 자신도 딱히 별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니면, 친해져 보는 건 어때?”

 “…뭐?”

 “일단 매일 얼굴 도장을 찍으면 무슨 말이라도 오가겠지. 자연스럽게 친해져서 친구로서 하는 부탁은 들어주지 않을까?”

 “그게 얼마나 걸릴 줄 알고.”

 “아, 그럼 어떡해! 형! 또 백주가 사고 쳤다며! 대형사고! 그거 막아야 할 거 아냐?!”

 

 

 답답한 마음에 현웅은 급기야 큰소리까지 터져 나왔다.

 하여튼 저 집 식구들은 왜 죄다 난리라서! 이런 고생을 하게 만드는지!

 

 

 “……매번 스케일링 한다고 출근 도장 찍을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미친놈 아니냐고 그건.”

 “촬영 핑계로 협조 부탁드리면 되지, 뭐.”

 “세상 쉽게 생각한다.”

 “무슨 방법이라도 써야지!”

 

 

 그렇긴 하지만….

 

 

 “원장님한테 내가 연락해?”

 “…내가 해.”

 

 

 해결 방법을 찾으려다가 어째 더 어려운 길을 택한 것만 같다.

 자리에서 일어나 핸드폰 있는 쪽으로 향하는 이주를 보며 현웅은 감개무량한 얼굴로 숨을 내쉬었다.

 

 

 

 
작가의 말
 

 처음 뵙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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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2019 / 10 / 14 305 0 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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