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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미래에서 온 신녀
작가 : 시엔시엔
작품등록일 : 2019.9.21

걸쭉한 입담을 가졌다는 것 외에는 평범한 취준생이던 한미리. 혼자만의 여행 중 갑자기 백제로 이동했다? 현대로 돌아갈 단서를 찾지도 못한 채 백제궁으로 가게 된 미리. 그곳에서 엄청난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치열한 궁에서 살아남기 위한 미리의 생존기가 시작된다. 잠깐, 그런데 여기에 로맨스가 빠지면 또 서운하지. 백제의 남자들은 또 왜 이렇게 멋진 거야. 과연 미리는 휘말린 위험도 극복하고 사랑도 쟁취할 수 있을까?

 
1화-낯설지만 내가 알던 곳
작성일 : 19-09-21 12:09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6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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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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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아아…! 역시 콧바람 쐬니까 참 좋다.”

 

  나는 찌뿌둥한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켜며 모처럼 마음껏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아, 그래. 이 얼마 만에 느껴보는 자유의 향기인가.

 

  나는 절로 새어나오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기분 좋게 하늘을 올려다봤다.

 

  솜사탕을 닮은 구름들이 눈이 시릴 만큼 푸른 하늘에 떠있었다.

 

  ‘크으. 날씨도 죽이고요. 혼자 왔으면 뭐 어때. 난 자유의 몸인걸.’

 

  사실 나는 지금 혼자 여행 중이다.

 

  자그마치 1년 6개월 동안 제대로 된 외출 한 번 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집에서, 학원에서 처박혀 죽어라 공부만 한 뒤의 여행이었다.

 

  물론 같이 여행 갈 친구들을 꼬셔보기도 했지만 모두 근로계약서에 종속된 몸들이라 평일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친구들은 나보고 조금 더 기다렸다가 주말에 같이 가자고 했지만 난 단호하게 거절했다.

 

  시험이 끝나고 최대한 바로 떠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여간, 한미리 그 성질 어디 가냐. 그렇게 성격 급한 애가 어떻게 1년 반씩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했는지 몰라.’

 

  내 절친 유라가 내게 한 말이었다.

 

  유라는 나보고 성격이 급하다고 했지만 그건 걔가 틀렸다.

 

  매일 10시간 넘게 책상에 붙어 앉아 공부만 했다면 누구든지 빨리 그 족쇄 없는 감옥에서 뛰쳐나오고 싶어 할 것이다.

 

  ‘흥. 정유라. 너도 공무원 시험 준비해봐라. 계집애야.’

 

  난 그렇게 속으로 지금도 열심히 사무실에서 상사들의 눈치 보며 진땀 빼고 있을 유라를 향해 중얼거렸다.

 

  아마 이 말을 유라가 들었다면 분명 매서운 등짝 스매시를 날렸을 것이다.

 

  네가 직장인의 서글픔을 아냐고 눈을 흘기면서 말이다.

 

  쳇, 직장인만 서글픔이 있나? 취준생은 더, 더 서글프다고.

 

  하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 이렇게 나 혼자 자유를 만끽하고 있으니 말이니까.

 

  아, 미치겠다.

 

  너무 좋아서 자꾸 정신 나간 사람처럼 웃음이 새어나온다.

 

  분명 지나가는 사람들이 본다면 날 미친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흥, 웃으라고 하지.

 

  난 한껏 들뜬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아, 이 탁 트인 풍경. 서울에선 볼 수 없었던 풍경이야. 음, 그래. 아무것도 없고 아주 좋아.”

 

  난 흡족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내 앞에 펼쳐진 절터를 응시했다.

 

  “평일이라서 아무도 없고 좋네.”

 

  내가 온 곳이 좋아 미칠 지경이라고 나 자신을 세뇌시키며 흡족한 미소를 지은 채 절터를 응시했다.

 

  하지만 곧 이렇게 자기 합리화하기엔 내 눈앞의 풍경이 너무나도 썰렁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썰렁하다 못해 황폐했다.

 

  “에이씨. 경주나 갈 걸. 미쳤다고 익산에 왔냐. 아, 아니지. 백제는 문화가 찬란한 나라였잖아? 모처럼 온 여행인데 분명 좋을 거야. 음. 이 여백의 미. 참 한국적이야.”

 

  내가 서 있는 이곳은 사비시대의 백제에서 가장 웅장했던 곳, 바로 미륵사지였다.

 

  하지만 오래된 곳이라 그런지 진짜 절터만 있는 것이 흠이긴 했지만.

 

  그래도 다행인건 미륵사지 석탑이 비록 허물어지긴 했지만 일부의 모습을 유지한 채 남아있다는 것이었다.

 

  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멀리서도 미륵사지 석탑은 아주 잘 보였다.

 

  다가갈수록 반 이상이 붕괴된 탑에서 느껴지는 웅장함에 감탄했다.

 

  이래서 한국사 학원 강사가 삼국시대 문화하면 백제라고 했구나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저 멀리서 문화해설사로 보이는 중년의 여자가 휴대용 마이크를 어깨에 메고 열심히 해설하는 것이 보였다.

 

  애석하게도 그녀의 설명을 듣는 사람은 단 2명뿐이었다.

 

  “이 석탑은 목탑형식을 계승한 현존 최고의 석탑으로써 2001년 10월부터 해체 보수작업에 착수하여….”

 

  멀리서 언뜻 들리는 해설사의 목소리를 들으며 난 천천히 석탑 주변을 거닐었다.

 

  교재에서 봤을 때는 이렇게 큰지 몰랐는데 규모가 상당했다.

 

  어떻게 1500년 전에 사람들은 이런 건축물을 지을 수 있었을까?

 

  난 내심 인간의 위대함에 혀를 찼다.

 

  자로 잰 듯 반듯한 돌을 바라보며 어떻게 그 시대에 이렇게 완벽하게 돌을 잘라냈는지 감탄했다.

 

  석탑 모서리를 돌아 경외감에 나도 모르게 석탑의 한 부분의 돌을 손으로 만졌다.

 

  1500년 전 뛰어난 석공들이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며 깎았을 그 돌을 만지자 거친 돌의 촉각이 느껴지는 동시에 이상한 느낌이 손을 타고 흘러들어왔다.

 

  미세한 떨림, 그리고 뒤이어 고막을 찢는 날카로운 이명. 귀를 후비는 날카로운 소리에 난 허리를 숙이며 땅에 주저앉았다.

 

  “으윽…!”

 

  두통과 어지러움에 구역질을 느끼며 난 힘없이 땅에 쓰러졌다.

 

  쓰러지는 순간 손이 석탑에서 떨어지자 머리를 울리던 이명이 사라졌다.

 

  “으… 머리야. 대체 아까 뭐지?”

 

  난 후들거리는 팔로 땅을 짚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내게 의문의 고통을 안겨준 미륵사지 석탑을 올려다보았다.

 

  “어라? 뭐야? 석탑이… 왜.”

 

  난 석탑을 올려다본 자세 그대로 얼어붙었다.

 

  분명 절반 이상이 무너져 내렸던 탑이 완전한 모습으로 내 앞에 서 있었다.

 

  난 당황함에 뒷걸음질을 쳤다.

 

  완전한 모습의 석탑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답고 웅장했다.

 

  그리고… 그 어떤 것보다도 섬뜩했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석탑은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열 걸음 이상 떨어져야 탑신전체가 눈에 들어올 정도로 거대했다.

 

  눈물 날 정도로 아름답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거대하지만 위압적이지 않았으며 높게 뻗었지만 부드러움을 자아냈다.

 

  “말도 안 돼….”

 

  설명할 수 없는 오싹함에 난 천천히 몸을 돌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을 둘러본 난 다리에 힘이 풀려 다시 땅에 주저앉았다.

 

  “말도… 안 돼…. 이거… 꿈이지?”

 

  난 정신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리며 몸을 떨었다.

 

  엄청난 공포감이 온몸을 옥죄어 왔다. 상상해본 적도, 느껴본 적도 없는 공포감이 내 모든 것을 지배했다.

 

  죽음의 공포가 이럴까?

 

  아니다. 죽음의 공포보다도 더 섬뜩했다.

 

  죽음에서 오는 공포는 그래도 현실에서 오는 것이니까.

 

  이건 현실과 괴리된 것에서 오는 것이었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매끈한 기와, 전통적이면서도 세련된 처마, 웅장한 건물들,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들, 불경을 읊는 소리와 향냄새.

 

  이 모든 것이 지금 내 주변에 펼쳐진 광경이었다.

 

  충격에 한동안 주저앉아있던 난 무언가에 데인 것처럼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미친 듯이 달렸다.

 

  ‘이건 꿈이야! 지금 난 정신을 잃고 꿈을 꾸고 있는 거야!’

 

  난 눈을 질끈 감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도록 달렸다.

 

  미친 듯이 달린다면 이 비정상적인 꿈에서 벗어나겠지….

 

  하지만 꿈이라기엔 너무도 생생했다.

 

  목덜미와 등을 타고 흘러내리는 찐득한 땀의 감촉, 고막을 두드리는 거친 숨소리, 수분부족으로 입안 전체에 퍼지는 단내, 그리고….

 

  “아야!”

 

  누군가와 어깨를 부딪치며 땅바닥에 넘어져 살갗이 쓸리는 느낌까지.

 

  “아야야… 거 앞 좀 보고 다녀요! 어떤 정신 나간 사람이 신성한 곳에서 뛰어다녀?”

 

  나와 부딪힌 사람은 불평의 목소리로 나를 나무랐다.

 

  하지만 난 여전히 넘어진 상태 그대로 바닥에 누워있었다.

 

  “이봐요. 괜찮은 거요?”

 

  꼼짝하지 않는 내가 걱정됐는지 그 사람이 내게 다가와 어깨를 툭툭 쳤다.

 

  어깨를 건드는 느낌에 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중년 남자의 얼굴이 들어왔다.

 

  “아저씨… 여기 어디에요? 여기 익산 미륵사지 맞죠?”

 

  내 말에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 말뜻이 이해되지 않는 다는 표정이다.

 

  “미륵사는 맞는데, 여긴 금마저요. 익산이 아니고.”

 

  이번엔 내가 남자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금마저?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인데….

 

  “그것보다 일어날 수 있겠소?”

 

  난 고개를 끄덕였지만 방금 전의 뜀박질로 힘이 완전히 풀려버렸는지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날 지켜보던 남자가 내 손을 잡아 내가 일어나는 것을 도와주었다.

 

  이제 보니 그 남자의 행색이 꼭 사극에서 본 것 같은 차림이었다.

 

  넓은 소매, 발목까지 내려오는 옷자락, 마치 여자들이 하는 똥머리처럼 머리를 하나로 뒤로 묶어 머리카락을 천으로 싸 끈으로 묶었다.

 

  내가 그 남자를 신기한 눈으로 멀뚱멀뚱 쳐다보는 것처럼 그도 나를 신기하다는 눈으로 쳐다봤다.

 

  “대체 뭐하는 사람이요? 보아하니… 이곳 사람은 아닌 듯하고… 서역인인가?”

 

  “전 한국인이에요. 이름은 한미리고요. 서울에서 미륵사지 관광하러 왔는데… 갑자기….”

 

  갑자기 복받치는 서러움에 난 울먹거렸다.

 

  죽도록 공부만 하고 제대로 놀아보지도 못했는데… 못해본 것도 많은데… 이번 공무원 시험 진짜 잘 봤는데…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상황에 휘말리니 서러움이 폭발했다.

 

  “아… 저, 울지 말고…. 찬찬히 이야기 해보시오. 아까 서울에서 왔다고 했소? 서울이라면 여기서 멀지 않소. 어린아이의 걸음으로도 3일이면 충분히 당도할 수 있소.”

 

  “흑… 흑. 거짓말… 하지 말…아요. 끅, 끅. 어떻게 서울이… 흐흑… 걸어서 3일 밖에 안 걸려요?”

 

  내가 어깨를 들썩이며 꺽꺽대자 남자는 당황한 듯 손짓을 하며 말했다.

 

  “정말이오. 사비는 여기서 정말로 가깝소. 외인들도 사비 바로 밑이 금마저인 것은 다 아는 사실이오. 그러니 울지 마시오.”

 

  남자의 타이르는 말에 난 더욱더 울음을 터트렸다.

 

  이 사람은 왜 자꾸 모르는 지명만 대는지 모르겠다.

 

  “흐흐흑. 사…비 아니고 흑… 서… 서울이라고!”

 

  그는 난처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내게 여기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남기고 다급히 어딘가로 사라졌다.

 

  날 도와줄 유일한 사람마저 가버렸다는 생각에 난 더욱 흐느끼며 쪼그리고 주저앉아 눈물만 흘렸다.

 

  “여기 뭐야… 무서워.”

 

  내가 훌쩍거리며 쭈그리고 앉아 있는데 저 멀리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다가왔다.

 

  “이 여인입니까?”

 

  “네. 근데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합니다. 미륵사가 익산이란 곳에 있다고 하고 또, 서울에서 왔다고 하는데 사비에서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옷차림이나 머리색은 서역인인 듯 하나 얼굴 생김새나 말씨는 꼭 이곳 사람과 같습니다.”

 

  내가 슬쩍 고개를 들어 보니 아까의 그 남자와 스님으로 보이는 남자가 날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내 시선을 느꼈는지 스님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쭈그려 앉아 나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난 이곳 미륵사의 승려 사반이라고 합니다. 서울에서 오셨다고요?”

 

  난 목이 메어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시선이 잠깐 와인색의 내 머리카락에 머물렀지만(시험이 끝나자마자 난 기분전환 겸 미용실에 가서 염색을 했었다.) 이내 다시 시선을 내 얼굴로 돌리며 부드럽게 웃었다.

 

  “마침 내 친척이 사비에서 관직을 하고 있습니다. 내일 그를 불러 낭자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지요.”

 

  승려 사반의 말에 난 고개를 거세게 저었다.

 

  “사비 아니라니까요! 수도 서울이요.”

 

  내 말에 사반과 아까 나와 부딪힌 남자가 의아한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사반은 날 타이르듯 느릿하게 설명조로 말했다.

 

  “여기 백제의 수도는 사비입니다. 서울은… 수도를 가리키는 또 다른 말 뿐이죠.”

 

  백제라는 말에 난 입을 벌린 채 그대로 굳어버렸다.

 

  백제는 이미 한참 전에 망한 고대 국가잖아.

 

  근데 그게 왜 여기서 나오는데….

 

  그리고 그때 내 머리를 스치는 기억이 있었다.

 

  백제의 성왕이 사비로 천도하면서 백제의 사비시대가 시작된다.

 

  그리고… 고구려를 멸망시킨 신라는 보장왕의 서자 안승을 금마저에 머물게 하고 보덕국왕으로 삼았다.

 

  금마저는 지금의 익산이다.

  “…말도 안 돼. 내가 지금 삼국시대로 왔다고?”

 

  “자, 일단 일어나서 상처부터 치료하시지요.”

 

  사반의 손에 이끌려 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여전히 멍한 상태였다.

 

  모든 사고 회로가 멈춘 것 같았다.

 

  난 그 정확한 의미도 이해하지 못한 채 두 남자의 대화를 멍하니 들었다.

 

  “아, 혹시 오늘 사비로 가십니까?”

 

  “네, 뭐 부탁하실 일이라도…?”

 

  “그럼, 가서 사밀좌평에게 제가 급히 찾는다고 전해주시겠습니까?”

 

  나와 부딪혔던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난 불안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내 불안한 눈빛에도 그 남자는 사반에게 꾸벅 절하고 성큼성큼 사라졌다.

 

  “자, 낭자께선 절 따라오시지요. 상처를 치료하고 음식을 먹으면 놀란 가슴이 조금은 진정 될 겁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난 사반의 뒤를 터벅터벅 따라갔다.

 

  내가 사반의 뒤를 쫄래쫄래 쫓아가자 주변의 백제인들이 신기한 눈으로 날 훑어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기분이었고 벌거벗은 기분이었다.

 

  사반은 날 어떻게 할 작정일까?

 

  아까 누구를 부른다고 했는데….

 

  설마 이대로 난 죽는 건 아닐까?

 

  첩자나 뭐 그런 걸로 오해받아서 죽임을 당하면 어쩌지?

 

  누가 봐도 난 이곳에서 수상한걸.

 

  다시 차오르는 눈물을 억누르며 난 사반을 따라 사찰로 추측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내 걱정과 달리 사반은 내게 마실 물과 음식을 주고 따뜻하게 대해주었다.

 

  낯선 곳에서의 마주한 따뜻함에 난 나도 모르게 긴장을 풀고 사반에게 내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다.

 

  묵묵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던 사반이 쉬라며 이불을 깔아주고 방을 나간 뒤 난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내가 잠에서 깼을 땐 이미 밤이 깊었는지 깜깜했다.

 

  무의식적으로 내가 벽을 더듬어 스위치를 찾다가 이곳이 백제의 미륵사의 어딘가라는 것을 떠올리고 손을 무기력하게 내려놓았다.

 

  이제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 때 문 밖에서 말소리가 두런두런 들려왔다.

 

  “…는 지금 어디에 있나?”

 

  “아마… 있을 겁니다.”

 

  “이건 하늘이… 기회일세.”

 

  “그럼 내일 …하는 걸로 하지요.”

 

  그 대화를 엿들으며 난 본능적으로 대화의 중심이 나라는 것을 눈치 챘고 내가 위험에 빠졌음을 직감했다.

 

  이곳은 내가 아는 곳이면서도 알지 못하는 낯선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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