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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L에게 감정이란
작가 : 룬나
작품등록일 : 2019.9.9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인 거 알아.
하지만 나는 줄곧 너를 사랑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 기억을 잃은 너는 대답해주지 않겠지만.

 
첫만남
작성일 : 19-09-09 02:51     조회 : 329     추천 : 0     분량 : 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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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오늘도, 변함없이 똑같은 일상이다.

 밖에서 들려오는 끊임없는 말 소리.

 견딜 수 없는 고통.

 왜인지 계속해서 떠오르는 이상한 잔상.

 

 이 모든 건 매일같이 반복되었다.

 아니, 지금의 나로서는 하루를 모르니 매일이라고 할 수 없는 걸까.

 그저 일정한 주기를 반복하여 끊임없는 고통이 찾아오고, 나는 그것을 견뎌내는 것이 내의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렇게 생각하며 늘상 시간을 보냈다.

 이젠 그 일이라고 생각되는 일 조차 지루함이 느껴질 때 즈음, 나에게 조그마한 변화가 생겼다.

 그저,. 웅성거리던 소리로 들리던 바깥의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성공할 거 같아?"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 그저 성공하기를 바랄 수밖에."

 

 "벌써 100번에 육박하는 실험 회차야.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 한다고. 정부에서 다시 명령 떨어지면 우리 전부 죽은 목숨이란 거 몰라?"

 

 "알아. 충분히 안다고. 그렇지만.. 어쩔 수 없잖아. L모델을 만든다는 게 쉬운 일인 줄 알아?"

 

 "..."

 

 "저번처럼 그런 실수 했다가는.. 다시는, 다시는.."

 

 "충분히 안다니까! 우린 성공할 거야. 무조건. 네가 계속해서 그런 약한 소리 하니까 우리가 늘 실패하는 거라고."

 

 무언가의 소리도 들리지 않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그러고는 상황을 정리하려는 듯 다시끔 목소리가 들렸다.

 

 "모르겠다. 오늘은.. 이까지만 하자. 정리해."

 

 ".. 응, 이렇게나 노력하는데..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겠지."

 

 처음에는 집중해서 대화 내용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렇지만 같은 대화.

 늘 이런 대화였다.

 항상 같지는 않아도 늘 비슷한 패턴으로 진행되는 대화.

 대화는 비슷했다.

 분명히 평소와 같다고 생각하는 순간, 심장이 미친듯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저, 저거 잘못된 거 아니야? 막 날뛰는데?"

 

 "..? 그런 일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잖아. 그동안 재가 되어서 사라지는 일은 많았는데, 그렇다는 건. 설마...!"

 

 다급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고, 정신없이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상황을 마지막으로 와장창.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

 

 축축한 느낌이 내 몸을 감쌌고. 눈을 뜨자 감당할 수 없는 빛이 내 눈을 통과하여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불쾌감을 느낄 시간도 잠시. 다시끔 몸이 덜컹하며 견딜 수 없는 아픔이 전달되었다.

 

 "아아아악,,,,,!"

 

 본능이 내 성대에서 목소리를 내었다.

 내게 들리는 내 목소리는 끔찍했고, 그 상태로 게속해서 소리를 지르다 무언가에 의해서 잠들게 되었다.

 

 "..."

 

 또다시 눈을 뜨게 되자 앞에 보이는 건 무릎까지 오는 흰 실험복을 입고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이었다.

 상황 파악을 위해 두리번 거리던 중, 두리번 거리는 내 모습을 발견한 한 사람이 내게 다가와서는 동료로 보이는 사람에게 말을 건넸다.

 

 "이봐, 눈을 떴는데?"

 

 "아,. 역시..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어. 드디어 우리가 성공한 거야!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L 모델을!"

 

 "잠깐. 아직 확신할 수는 없잖아. 지금 막 깨어난 상태고, 그 전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지 누가 알아? 좀 더 훈련시키면서, 지켜보자고."

 

 내 앞에 있는 두 사람은 무슨 말인지 모를 말들을 한참동안 하였다.

 실험, 성공, 훈련, 정부 등등의 말만 하였고. 궁금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이던 나에게 한 사람이 말을 건넸다.

 

 "설명은 조금 어려운데, 넌 초능력자야. 우리가 널 그렇게 만들었어. 그 초능력자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우리의 일을 잘 수행해 주는 것이 네 일이야. ..음. 초능력자인 네게 어려운 일을 없을 테니까 안심해도 돼."

 

 그러니까 정리하면, 모든 것을 제공해 줄 테니 나에게 자신들의 일을 해달라.. 이 소리인가.

 석연치 않았지만 방금 깨어난 상태에.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기에 그냥 수락하기로 했다.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내 목소리에 나는 그저 그들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제스처를 보였다.

 

 "다행이네. 너는 성공작이야."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조심스레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던 나는 한 순간에 끼친 소름에 손을 뿌리치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 사람은 약간 놀란 눈치를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웃고는 어느 방으로 안내해 주었다.

 하루 동안은 이 곳에서 있어달라며 내일부터는 훈련이 있을 터니 각오하고 있으란 말과 함께.

 

 "-"

 

 시간의 흐름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감각, 그리고 공간.

 그리고 여전히 떠오르는 무언가의 잔상.

 떠올리려 하면 계속해서 사라져버리는 무언가를 생각하기도 전에, 나의 훈련은 진행되었다.

 

 "-"

 

 아무래도 내가 초능력자라던 말을 사실이었나 보다.

 보통 사람의 능력이라고 판단되지 않는 힘을 나는 가뿐하게 썼으며, 모두가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느 공연장에서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 광대처럼. 나는 늘 그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그들은 한결같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며 항상 같은 노트, 같은 펜으로 무언가를 써내려가는 것을 보는 것.

 그것이 또다시 나에게 주어진 지루한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그렇게 그 시간들은 계속 흘러가며,

 그 안에서 지낸 시간들이 무색하리만큼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게 되었고,

 모든 것이 낯선 난 이 환경을 절대로 적응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내 생각과는 반대로 놀랍도록 이 환경에 적응하게 되었다.

 

 익숙하지 않던 나의 목소리는 자연스럽게 누군가와 대화 할 정도가 되었고,

 제 몸 가누는 것도 익숙하지 않았던 내 다리는 누구보다 빨리 달리기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또한 그 '훈련'이라는 것에도 놀랍도록 적응했으며, 결국은 내가 가진 능력을 알아내게 되고, 나는 그들이 계속해서 언급하던 '사회'에 나갈 자격이 되었다.

 

 "명석한 두뇌, 탁월한 신체 능력, 괴력 같은 건 모든 초능력자가 가진 공통 능력이야."

 

 "놀랍네. 하도 그 쪽으로 칭찬을 많이 들어서 그게 능력인 줄 알았는데."

 

 "네 능력은 그런 것 보다 훨씬 뛰어나지."

 

 "듣고 있어. 말해 봐."

 

 "우선은, 모든 원소들은 다 사용 가능할 거야. 가령 전기라던가, 공기라던가 전부."

 

 "빛 같은 거도 되려나?"

 

 "물론,. 그리고 무언가를 변형 능력. 물리적인 것이든 뭐든 다 변형 가능한 것. 또.. 염력. 이 정도.. 랄까."

 

 "그 정도면 너무 센 거 아니야? 누구도 나를 못 이길 거 같은데."

 

 별거 없을 거라고 생각하던 내 손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야.. 넌 엄청난 실험을 성공하고 나온 성공작이니까. 몇 번을 해도 실패하던 와중에 완벽하게 성공한 작품은 너 뿐이야."

 

 ".. 작품이라."

 

 나 자신이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

 그 무엇을 느낄 수도, 생각할 수도 없었기에.

 오히려 로봇이라고 하면 믿을 정도의 나였다.

 

 "넌 이제 사회에 나갈 자격을 다 갖추었어. 사회에 나가서 정부. 정부의 능력만 다 잘 들어주면 별일 없을 거야."

 

 ".. 이 일은 오직 나만 하는 거야?"

 

 "그럴 리가. 너와 다른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들, 많아. 너처럼 명령을 수행하는 사람도 많고, 정부에 반역하는 사람도 많지."

 

 "그들과.. 대립할 수도 있다는 소리네."

 

 "아무래도. 그래도 어려울 건 없을 거야. 넌 실험체 L이잖아."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하고 겨우 등장한 성공작인 나.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 사실을 자랑스러워 해도 된다고 하였다.

 이 세계의 유일하게 살아있는 L이니까.

 

 "맞다, 그리고 네 파트너가 있을 거야. 아무래도 혼자 수행하기에는 어려운 임무도 있을 테니."

 

 그말에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 거, 꼭 필요할까.

 

 "거추장스럽게 그런 걸 왜 데리고 다녀. 필요 없어."

 

 "너, 회복 능력 없잖아. 언제나 죽을 위기에 처해 있긴 하니까. 회복 능력 가지고 있는 실험체 하나 데리고 있는 편이 너한테 좋을 거야."

 

 .. 아무래도 손해는 없으려나.

 걸리적거리지만 않는다면..

 

 "알겠어. 알겠으니까 그 잔소리는 언제 끝나는데?"

 

 "잔소리라니,. 뭐.. 거의 끝이야. 이거만 받으면 돼."

 

 그리고 그가 건넨 건 여러 장의 서류와, 카드와, 다양한 봉투들이였다.

 

 "이게 뭔데?"

 

 "사회는 결코 만만하지 않으니까. 신분증이랑, 운전 면허, 그리고 그 카드 쓰면 뭐든 구할 수 있을 거야. 자세한 건 네 파트너한테 물어보고."

 

 그가 건넨 것을 찬찬히 들여다 보았다.

 나 자신도 전혀 모르는 본인의 정보가 적혀 있었고, 그 수는 상당했다.

 

 "앞으로 네가 살아가야 할 사람의 정보니까 가능한 외워두는 편이 좋고, 이 은영은 네가 쓸 이름이야.

 

 "마음에 안 들어."

 

 "어쩌겠어. 정부가 그렇게 정해줬는데."

 

 그놈의 상부. 몇 번 째 듣는 건지 모르겠다.

 

 ".. 그래 뭐..~, 알았으니까. 이제 끝이야?"

 

 "응, 진짜 끝이야. 이제 저 엘리베이터를 타고, F 버튼을 누르게 되면 나갈 수 있을 거야."

 

 그러고 그는 멈칫하더니 말을 덧붙인다.

 

 "몸조심해. 귀한 몸이니까. 네가 사회로 나간다고 해도 너는 여기 소속이야."

 

 끝까지 잔소리.

 뒷말을 들은 채 만 채 하고는 걸음을 재촉했다.

 아무래도, 나는 느낄 수 있는 게 딱 한가지는 있는 것 같았다.

 '호기심'

 

 이 다음은 무엇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

 직접 눈으로 보지 않는 이상 믿지 않는, 거기로부터 더 증폭되어오는 호기심.

 지금 내 생각에는 바깥의 세상이 궁금했다.

 실제로 보는 하늘은 어떨지. 온통 흰 색만 존재하는 실험실과는 다르게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그리고 수행하는 임무는 어떨지 등등으로.

 

 "그러니까 분명, F층..."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많은 층들 사이에서 F층을 꾸욱 누르고는 눈을 감았다.

 엘리베이터가 분주하게 작동하는 소리가 들리고, 주변에 미세한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도착했다는 안내음에 천천히 눈을 떴다.

 

 문은 위쪽으로 열리게 되었고, 위는 환하게 밝게 비추고 있을 거라고 내가 상상하던 모습이랑은 상당한 다른 모습.

 어두컴컴하게 약간의 빛만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 이거 상당히 기분 더러운ㄷ,."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 위로 그림자가 드리웠다.

 약간이라도 새어나오던 빛이 가려지자 본능적으로 나는 위를 바라보게 되었다.

 

 "망할. 혼자서 충분히 나올 수 있지? 빨리 나와."

 

 익숙하지 않은 어떤 남자의 목소리.

 이 사람이 내 파트너일까 싶어 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게속해서 쳐다보았다.

 

 "..."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자 그 사람의 약간 신경질 난 듯한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고, 한참을 올라오지 않자 한소리 하려는 듯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 남자는 고개를 약간 기울이며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야. 너.. 뭐냐?"

 

 "뭐?"

 

 어이가 없게도, 이 대화는 '파트너'라고 불리우는 이 남자랑 대화한 첫 마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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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2019 / 9 / 17 3 0 545   
1 첫만남 2019 / 9 / 9 330 0 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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