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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민수연 재혁이랑 잤다더라?”
“......?”
재혁이는 내 남자친구다. 뭐, 헤어졌지만...
“대박, 미친 거 아냐? 존나 씨발년이네”
“이나랑 헤어지기 전이야, 후야? 아니지 그게 무슨 상관이야”
친구들의 찰진 욕을 들으면서 나는 아무 말 없이 내 앞에 놓여있던 소주를 혼자 들이켰다.
미지근한 소주 맛이 쓰다.
사실 아무 감흥이 없다. 굳이 말하자면 괘씸하네 정도?
어차피 나도 정말로 좋아했던 건 아니었는데 뭘...
“아주 끼리끼리 놀고 있네. 김재혁은 좀 실망이다”
나는 적당히 대답하며 안주만 깨작거렸다.
문득 또 그 새끼 생각이 났다.
재혁이가 어쨌든, 수연이가 또 무슨 지랄을 하든
그들과 아무 상관없는 그가 또 튀어나온다. 아니 머릿속에는 온통 그 자식뿐이다.
“송이나 뭘 멍 때리고 있어. 민수연 페북 봤냐니까?”
“어? 아아, 나 페북 탈퇴 했잖아 왜? 뭐 있어?”
“아 그랬지 참... 아니 걔가 예전에 올린 글에 김재혁이 댓글 단 거 있지 않았어?
그것 좀 다시 봐봐, 그게 언제쯤이었지? 깡 넌 민수연 페북 보여?“
지혜가 아영에게 물었다.
“에이 나 차단당해서 옛날 사진 밖에 안 보여”
아영이 테이블에 툭 던져놓은 휴대폰에 사진 하나가 보였다.
촌스럽고, 아직은 앳된 미소를 띠며 웃고 있는 나, 수연, 아영의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