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님,"
"단풍 살인, 맞아?"
"...예."
연팀장은 손에 들려있던 담배를 땅에 떨어뜨린 뒤 발로 밟아 불을 끄더니 입에 남은 연기를 내쉬며 물었다. 그래 단풍이 이렇게 예쁘게 피었는데 그 사건이 왜 안나오나 했다. 단풍살인 정말 유명한 살인 사건이다 아마도 전국민이 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마다 단풍이 가장 붉고 예쁘게 핀 나무 밑에 사람이 죽어있다. 단풍이 가슴의 불거진 부분과 중요한 곳에만 단풍이 가려져 있어서 더욱 이상한 살인 사건. 이 살인을 하는 사람은 항상 똑같다.
첫 번째 항상 비가 오고 난 다음 날 이 살인을 저지른다. 단풍이 축축해서 만지는 것도 별로고 보기에도 참 별론데 왜 어째서 항상 비가 오고 난 다음 날 이면 이런 짓을 할까.
두 번째 보란듯이 시체를 나무 밑에 둔다. 보통은 숨기기 바쁜데 이 살인을 하는 자식은 오히려 보란듯이 당당하게 단풍 나무 밑에 시체를 둔다.
세 번째 흔적이 전혀 없다. 보통 살인을 저지르면 어떠한 부분에서 꼬리가 잡히기 마련이다. 근데 이 자식은 흔적이 하나도 없다. 눈 씻고 찾아봐도 지문? 발자국? 머리카락 한 올도 없다. 이게 제일 큰 미스터리.
네 번째 몸선이 가는 사람을 죽인다. 키, 성별은 상관없이 몸이 가늘고 선이 예쁜 사람을 죽인다. 이 살인마가 죽인 사람들의 전적을 보면 무용수, 발레리나, 발레리노, (아이돌) 연습생 이런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똑같이 살인을 저지르는데 어째서 9년동안 흔적의 ㅎ자도 안나오냔말이다. 어이가 없어서 미치겠다. 이번에야말로 꼭 잡아내고 싶다 그 새끼를 잡아서 왜 그런지 묻고싶다. 왜 항상 제일 에쁜 단풍나무 인지, 왜 항상 몸선이 예쁜 사람인지, 왜 항상 흔적이 없는지.
묻고싶다, 알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