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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마법사 사냥
작가 : 어들
작품등록일 : 2018.12.1

마녀사냥으로 마녀가 다 죽고, 마법사들만 살아남은 그 날.
마법사 사냥 령이 떨어진다.

 
1화
작성일 : 18-12-01 15:46     조회 : 351     추천 : 0     분량 : 7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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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한밤중 코를 쑤시는 피비린내 냄새.

 대규모의 마법이 발동되고 사람들이 쓰러져 나가는 소리.

 그러나 철컹- 하는 쇠 부딪히는 소리와 마법사들이 쓰러져 나가는 소리.

 그 속에서 한 소녀가 힘겹게 일어선다. 몸을 검은색으로 칠하듯이 모든 곳이 검은색인 소녀는 허리춤에서 총을 꺼내 들었다. 저 멀리 보이는 마법사를 맞추기 위함이었다.

 그렇다. 소녀는 지금 마법사 사냥에 참여하게 된 아이였다. 어릴수록 돈을 많이 준다는 소리에 덥석 참가한 것도 있지만, 지금 소녀의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이유에 마법사들이 연관된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그 어린 소녀는 이를 악물었다. 한 마법사라도 잡아야 돈을 받을 수 있을 터였다. 소녀는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푹.

 소녀의 가벼운 발놀림이 바닥에 몇 센티미터는 쌓인 눈을 아슬아슬하게 살짝 밟고 지나갔다. 바람 부는 소리 하나 나지 않았다.

 그때였다.

 갑자기 소녀의 오른쪽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마법사들까지 같이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눈이었다.

 소녀는 깜짝 놀랐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침착함을 찾고 목표물의 마법사를 찾아 눈을 굴렸다. 그러나 이미 그 마법사는 사라진 후였다. 소녀는 짜증 난다는 듯 눈을 발로 찼다.

 

 "으악-"

 

 소녀는 갑자기 밀려온 사람들에게 파도에 쓸리는 쓰레기처럼 밀쳐졌다. 이 정도 인파면 사람 몇 명은 밟히고도 남았으리라, 하고 소녀는 생각했다.

 물론 생각만 했지 그것을 진짜로 보게 될 줄은 전혀 몰랐지만.

 소녀는 그 많은 사람에게 사정없이 밟히고 있는 7살 남짓의 아이를 발견했다. 그 아이는 벌써 정신을 잃은 듯 고개는 푹 숙어져 있었고 꽉 쥐어진 손은 점점 힘이 풀리고 있었다. 아이가 덮고 있는 정체 모를 누군가의 망토는 아이를 미약하게나마 보호해 주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효력이 다한 듯했다.

 

 "……."

 

 소녀는 고민했다.

 이곳이라면 누가 죽어가도 전혀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곳. 이 생각에 대해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다. 정신없는 와중에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 쓰러져 나가도 챙길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생판 모르는 남을 살린다?

 소녀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때, 갑자기 소녀는 몸의 흐름에서 위화감을 느꼈다. 왠지, 금방이라도 어느 곳에서 피가 확 터질 것 같았다.

 

 "미안해."

 

 소녀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며 빠른 손놀림으로 그 많은 발이 뒤엉킨 곳에서 작은 아이를 빼냈다. 그러곤 먼지를 털어주었다. 아까의 미안하다는 말은 한 생명을 주고 방관했다는 것의 사과였다.

 소녀는 아이의 망토를 살살 걷어보았다.

 

 "!!"

 

 소녀는 깜짝 놀라 망토를 떨어트렸다. 아이의 작고 하얀 목 뒤에 마법사의 문양인 회색 고양이가 그려져 있던 것이다.

 소녀는 자신이 죽여야 할 상대를 살렸다는 사실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곤 떨리는 손으로 허리춤에 꽂힌 총을 빼 들었다. 그리고 이내 그 총의 끝은 의식이 없는 아이의 머리를 향했다.

 방아쇠가 반쯤 당겨졌다.

 

 "으아아앙- 아아!"

 

 갑자기 일어난 그 아이가 냅다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금방 태어난 것처럼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소녀는 당황해서 얼른 입을 막았다. 하지만 그래도 소리는 계속해서 새어 나왔다.

 소녀는 결국 총을 저 멀리 내던지고 아이를 달래주기 시작했다. 아주 어린 아이는 아니었지만, 아직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였다.

 소녀는 그리 많지는 않은 아이의 머리카락을 살짝 쓰다듬었다. 많이 서툴렀지만 그 부드러운 손길은 기적처럼 아이의 눈물을 멈추게 했다.

 

 "잘했어."

 

 소녀는 아이를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문득 아이가 추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다시 망토를 씌워주었다. 아이는 언제 잠들었는지 얌전하게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마법사 사냥에 참여하신 모든 분께 알립니다. 마법사들과 싸움에서 우리는 승리했습니다. 정부가 보낸 특수 무기들로 우리는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면 마법사 사냥 참가 보상금이 입금될 예정이니 꼭 확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마법사 사냥이 끝이 났다. 승리는 소녀. 인간들이 승리했다. 소녀는 그 소식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내 쉴 틈 없이 소녀는 아이를 들고 달렸다. 자신이 온 길을 따라 달렸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라 구토가 나올 정도로 뛰었을 때, 소녀는 이미 자신의 집에 도착해 있었다.

 

 "오빠!"

 

 소녀는 집 문을 열자마자 바로 자신의 오빠를 크게 불렀다. 대답이 없자 소녀는 안방 문을 세게 열어젖혔다. 소녀가 찾는 오빠라는 사람은 꿈나라로 가 있었다.

 

 "후…. 깜짝이야. 대답이 없어서 걱정했잖아."

 

 소녀는 그의 옆에서 작게 혼잣말을 한 후 아이를 바라보았다. 이제 이 아이를 어떡해야 할까.

 그때 옆에서 금방이라도 힘이 다해 사라질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어…. 미연……? 왔구나…. 무사해서 다행…. 이야 그…. 손에 든 건 뭐니…?"

 

 소녀의 오빠였다.

 방금 일어난 그는 힘겹게 손을 뻗어 소녀의 양팔에 안긴 아이를 가리켰다. 소녀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생각하고는, 그대로 아이를 번쩍 들어 그에게 아이에 관해 설명했다.

 

 "…. 그래서 이렇게 데려온 거야."

 

 마침내 소녀가 말을 끝마쳤다. 오빠는 잠시 생각하더니, 걱정스러운 투로 말했다.

 

 "근데…. 괜찮을까…? 그 아이는…. 우리가 죽여야 하는 마법사잖아."

 "에이, 뭐! 괜찮겠지! 어린아이니까 클 때 까지 만 이라도 키워 보자."

 

 오빠는 계속해서 침묵하더니, 알았다는 표시로 고개를 살짝 끄덕인 후 두꺼운 이불을 푹 눌러썼다. 아직은 많이 불안한 듯싶었다. 하지만 이미 데려온 마당에 다시 버리기도 그렇고, 신고한다 해도 마법사를 살렸다는 이유로 벌을 받을 터였다.

 소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내 벌떡 일어나 아이를 데리고 방에서 나왔다.

 

 "얘야, 네 이름은 뭔지 아니?"

 

 소녀가 아이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물었다. 가까이서 보니까 얼마 없는 쭈뼛쭈뼛한 머리마저 귀여워 보여 소녀는 무의식적으로 미소를 지었다.

 

 "……몰라……."

 

 아이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때, 소녀의 눈에 아이의 멍 자국들과 크고 작은 상처들이 들어왔다. 소녀는 아차 싶어 얼른 말했다.

 

 "얘, 일단 병원에……."

 "아니. 괜찮아."

 

 아이는 소녀의 제안을 바로 거절하며 자신의 고사리 같은 손을 들어 보였다. 그러곤 자신의 몸에 가져다 댔다. 노랗고 하얀빛이 일더니, 몸에 새겨진 멍과 상처들이 눈 녹듯 순식간에 사라졌다.

 

 "어…. 이거……."

 "난 마법사니까……."

 

 아이는 자신의 손을 만지작거렸다.

 한편, 그때 소녀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생각. 소녀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자신의 오빠 쪽으로 돌렸다.

 그러나 아이의 다음 말은 소녀의 희망을 부숴주었다.

 

 "…. 저 사람은 안 돼."

 "왜?"

 

 소녀는 바로 되물었다.

 

 "나는…. 아직 어려서 겉에 드러나는 것 밖에 치료하지 못해."

 "……."

 

 소녀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갑자기 힘이 쭉 빠져버린 것처럼 보였다. 마법사를 데려올 땐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정작 진짜 마법을 보고 나니 욕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 작은 손이 소녀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 내 이름 지어줘……."

 "어어......."

 

  적잖이 당황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조금 기뻐 보였다.

 

 "음…….후유 어때?"

 "후유…?"

 

 소녀의 제안에 마법사 아이는 되물었다.

 

 "응, 후유. 일본어야. 뜻은 겨울이지."

 "……."

 

 그러나 아이의 반응이 없자 소녀는 머쓱해 하며 말을 고쳤다.

 

 "어어…. 별로라면 하루…. 나츠…. 아키…. 하하! 계절로 안 해도 돼!"

 "아니야! 음…. 후유 할게. 겨울, 괜찮은 것 같아."

 

 아이는 입으로 바람을 후 불며 말했다.

 

 "이제부터 내 이름은 후유 인 거지?"

 

 후유가 미소를 지었다. 어쩜, 그 어린아이의 작은 미소가 그리도 예쁠 수 있는지. 소녀. 아니, 소녀도 이름이 있다. 이 미연.

 

 "누나 이름은 뭐야?"

 "아, 나는 이 미연이야."

 "그럼 나는 미연 누나 라고 부를게!"

 

 미연이는 수유의 말에 '아이고 내 새끼 귀엽네!'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미연 누나, 오늘 나 살려줘서 고마워."

 

 

 

 

 

 .

 .

 .

 

 "미연 누나!"

 "어, 후유."

 

 시간은 흐르고 흘러, 5년이 흘렀다. 앳된 소녀였던 미연이는 이제 막 대학생인 스무 살이 됐고, 귀엽고 예뻤던 어린 소년은 이제 막 성장기인 열 두 살이 되었다.

 그리고 이 대화는 미연이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들리는 후유의 외침이다.

 

 "미연 누나.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

 

 후유가 해맑게 물었다.

  매번 보지만 후유의 맑은 하늘색 눈동자는 미연 이마저도 적응이 안 되게 예쁘다고 한다. 그래서 매일 칭찬을 해 주었던 그 눈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미연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날이었다. 아침부터 지각한 탓에 아침도 못 먹어가면서 학교에 갔더니 오전 수업은 텅텅 비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갑을 집에 두고 와 점심도 거르게 되었다. 그리고 오후에 쏟아지는 과제. 집에 돌아올 겨를엔 갑자기 오토바이를 탄 사람이 욕을 내뱉고 가질 않나.

 미연이는 신었던 스니커즈를 거칠게 내던지며 그대로 좁고 차가운 방바닥에 몸을 맡겼다.

 

 "오늘……."

 "미안해, 후유. 나 좀 피곤한데 눈 좀 잠시 붙일게……."

 

 그러곤 미연이는 바로 곯아떨어졌다. 현관 앞에서 잠든다는 게 이런 것일까. 미연이는 다리의 절반이 현관에 걸쳐진 채로 잠들었다.

 

 "…… 오늘…. 누나랑 처음 만난 날인데……. 누나가 정해준 내 생일이기도 하고."

 

 후유는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쓰러지다시피 잠든 미연의 옆에 쭈그려 앉았다. 그다지 규칙적이지 않은 미연의 숨소리와 거의 들리지 않는 후유의 낮은 중얼거림이 넓지 않은 이 공간을 채웠다.

 몇 분 뒤면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종소리며 사람들의 함성이 들릴 것이다.

 왜냐고?

 어린 날의 소녀와 아이가 만난 날은 다름 아닌 1년의 끝자락, 12월 31일이었으니까.

 

 "미연 누나, 스물한 살 축하해."

 

 후유는 바닥을 짚고 일어났다. 그러나 소파에 아빠 다리를 하고 다시 앉았다. 아이는 이내 별로 길지 않은 팔로 리모컨을 향해 쭉 뻗었다. 몇 초간의 씨름 후에 후유는 리모컨 쟁취에 성공했다.

 

 띠딕-

 

 "십! 구! 팔! 칠!---"

 

 띠디딕.

 

 후유는 TV에서 나오는 엄청나게 큰 소리에 깜짝 놀라 얼른 다시 TV를 꺼 버렸다. 그러곤 살짝 고개를 돌려 미연이를 바라보았다. 다행히 깨지는 않고 조금 뒤척거렸을 뿐이었다.

 그때.

 

 퍼-엉!

 

 새해를 알리는 폭죽이 터졌다. 그리고 사람들의 함성이 들려왔다. 후유는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떨궜다.

 

 "이제 내 생일도 끝이네."

 

 펑!

 또 한 번의 폭발음이 들려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가까이 들렸다. 후유는 불안감을 느끼며 뒤를 돌았다. 그러나 다행히도, 차가운 방바닥에 있는 거라곤 연한 하늘색이 섞인 듯한 검은색 지팡이였다. 완전한 나무였는데, 끝쪽에는 두 갈래로 나뉘어 푸른색의 액체가 얼음처럼 단단하게 얼어 박혀 있었다. 그리고 그 나눠진 나무 갈래가 다시 얼음 같은 그 물체를 2㎝의 공간을 남기고 감싸고 있었다.

 

 "…. 이게 뭐야?"

 

 전혀 불안감을 없앨 수 없었다. 갑자기 떨어진 이 이상하게 생긴 지팡이의 출처도 모르고 냉큼 주울 수 없었다.

 

 "……."

 

 그때, 이번엔 소리 대신 섬광이 일더니, 작은 편지 한 장이 떨어졌다.

 후유는 미연의 눈치를 한번 살피고는, 편지를 변기에 빠진 휴대전화 줍듯이 들고 조용히 눈으로 읽기 시작했다. 글씨는 조금 알아보기 힘들게 날려 쓰여 있었다

 

 '에르민 가문 지팡이. 가볍고 마력 뽑아내기엔 아주 좋다. 파괴 마법에 효과적이고 특수 제작된 나무 막대이기에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

 혹시나 부서지게 된다면 마법 사계 11단지 에르민 3-23으로 와주십쇼.'

 

 후유는 편지를 다 읽고 바로 구겨서 주머니에 넣었다.

 

 "…… 지팡이……?"

 

 후유는 이제 다시 지팡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단박에 이해했다.

 

 "열 세 살이 된 해에 주는 선물인가."

 

 후유는 그것을 집어 들었다. 그냥 보고 있을 땐 몰랐는데, 집고 보니 크기가 팔 길이의 두 배였다.

 후유는 감당하기 조금 힘든 그것을 집고 잠시 주변을 살핀 후, 베란다로 향했다. 마법을 써 보려는 의도였다.

 그때, 후유가 마법을 채 쓰기도 전에 비둘기 한 마리가 후유 쪽으로 잽싸게 날아왔다. 후유는 차마 너무 놀라서 소리도 나오지 않는 비명을 내지르며 의식의 흐름대로 지팡이에 마력을 흘렸다.

 아아- 그때 조금이라도 정신을 잡았더라면 이런 대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콰과과과--앙!!

 

 "아……."

 

 후유는 탄식했다. 미연의 집 절반이 통째로 날아가 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윗집의 바닥 일부도 함께. 한밤중, 굉음과 함께 집 반쪽이 날아갔다면 누구도 침착하지 못할 것이다. 후유도 마찬가지였다. 소년은 뻥 뚫린 집을 더 뚫릴 것도 없는데 뚫어지라 쳐다보고 있었다.

 평범한 지팡이라면 이 정도의 위력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앞서 나왔던 설명에 의하면 '파괴 마법에 효과적이고…'

 후유는 이제 아주아주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비둘기 하나 잡자고 집을 이렇게 날려버리다니. 벌써 미연의 잔소리와 윗집의 항의가 들려오는 듯하다. 그리고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의 수군거림까지. 시간을 되돌리고 싶었다.

 그런 생각을 수없이 하고 있을 때, 미연이가 자기 집처럼 난리가 난 머리카락 꼴을 한 채로 잠에서 깨어났다.

 

 "……."

 

 미연이는 눈을 실눈으로 뜬 채로 끔뻑거렸다. 지금 그녀의 눈에 보이는 것은 반쯤 사라진 집 물건들이며 천장과 벽이었으며 깜짝 놀란 오빠와 베란다에 우두커니 서 있는 후유였다.

 그녀가 상황 파악을 하는 데에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녀는 생각을 정리하자마자 벌떡 일어나 베란다로 달려갔다.

 

 "후유! 무슨 짓을…! 서울 집값이 얼만지 알고 한 짓이야?! 대출도 다 갚지 못했는데……."

 

 미연이 소년을 붙잡고 소리쳤다. 어느새 그녀의 눈에는 물이 고여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보는 후유는 차라리 화를 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예전부터 미연이가 힘든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후유는 마법을 쓸 수 없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쓴 마법인데 집 절반이 사라지는 마법이라니.

 

 "저기,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집 바닥 어떡하실 거예요?"

 

 미연이네 집 위층에서 한 여성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연이는 화들짝 놀라며 사과를 했다.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할 수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 하면서 말이다.

 후유는 고개를 숙였다. 이때 소년이 미연이와 미연이네 위층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수리 마법뿐이었다. 후유는 비장한 숨을 내쉬며 지팡이를 집어 들었다.

 

 "삐이익-! 거기 베란다에 서 있는 놈! 당장 지팡이를 버리고 순순히 잡혀라!"

 

 미연이는 갑자기 들려온 낯선 목소리에 반응하며 바로 고개를 돌렸다. 옆에는, 인간들. 헬리콥터를 탄 인간들이 무장한 채 특수 총을 들어 후유를 겨냥하고 있었다.

 

 "후유! 마법사 사냥꾼이야!"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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