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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무극상도
작가 : 황정검
작품등록일 : 2016.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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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화기로 쌓은 내공을 신기로 돌려 연기화신을 수련하는 무당파 신선류.
그곳의 수장인 태허진인의 가르침 아래 천하제일 고수로 거듭나는 청우의 강호유람기.
영기를 얻으면 무림은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

 
대도(大道)는 무당산으로 흘러들고
작성일 : 16-04-10 19:20     조회 : 707     추천 : 0     분량 : 14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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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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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북성 균현 무당산.

 무당산은 전설에 원천지기의 신이 옥청자원군으로부터 무극상도(無極常道)를 전수받고 명산을 순례하다 자소면양이란 요귀를 죽인 산으로, 하늘 높이 솟아 있고 사시사철 안개에 싸여 있다고 전해진다.

 무당산에 위치한 무당파의 정문으로 두 명의 도사가 내려오고 있었다.

 청옥 곤원모에 황의를 입은 도인과 백옥 곤원모(昆元帽)에 자색도포를 걸친 선풍도골의 도인이었다.

 이중 황의를 입은 태청장로가 긴 숨을 내어 쉬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사형, 무슨 방법이 없겠습니까? 백 년 전 네 명이었던 신선류의 장로가 이제는 사형과 저 두 명밖에 남지 않게 생겼습니다.”

 의견을 물었지만 사형인 태허진인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침울한 표정으로 말없이 걸음을 뗄 뿐이었다.

 오늘 무당파 장로회의에서 결정 난 사항에 심적 고통이 무척 큰 것 같았다.

 그런 사형을 흘낏 바라본 태청장로가 다시금 깊은 숨을 나직이 내쉬었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불끈 솟아오르는 울화를 잠재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한숨을 내쉬어도 피어오른 울화는 쉬 사그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장작불에 기름을 부은 듯 더 격렬히 솟아올랐다.

 결국 울화가 폭발한 태청장로는 무당파 정문 쪽을 바라보고 소리 지르며 매섭게 주먹감자를 날렸다.

 “잘난 검선류 말코 놈들아! 에라이! 이거나 쳐 먹어라!”

 점잖은 노도인의 복장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다.

 그런데도 태청장로의 표정은 태연하기 이를 데 없었다.

 오히려 옆에 따라가던 태허진인이 두려운 시선으로 근방을 살펴야 했다.

 다행히 누가 본 것 같지는 않았다.

 “사제! 억울해도 참게! 어찌 됐든 현재 무당을 대표하는 것은 검선류이지 않은가?”

 태허진인이 급히 사제를 달랬다.

 그러나 한번 치솟은 울화가 고함 한 번에 수그러들 리 없었다.

 태청장로가 재차 험담을 내뱉었다.

 “흥! 신검문은커녕 화산파에도 밀리면서 지들이 언제부터 무당을 대표했다고 지랄입니까! 지랄이!”

 삿대질까지 해 가며 속 시원하게 말은 했지만 가슴속 울화를 다 풀어내진 못했다.

 오히려 청정한 도량에서 누가 되는 언행을 했다는 무안함에 죄스러움이 밀려왔다.

 결국 또다시 한숨을 내쏟을 수밖에 없었다.

 휘유!

 아직도 분이 덜 풀린 듯한 사제를 찬찬히 응시하던 태허진인이 무거운 시선을 먼 하늘 쪽으로 돌렸다.

 회상하는 듯 슬퍼 보이면서도 아련한 눈빛이었다.

 무극진인이 계셨을 때만 하여도 무당의 위세는 중원 제일이었다.

 하지만 그 후 이렇다 할 인재를 배출하지 못하고 무당의 위명은 서서히 쇠락해졌다.

 무극진인을 배출했던 신선류는 더 급작하게 쇠퇴하더니, 이제는 무당에서조차 천대받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사제 말처럼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 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사제! 무극에서 발원된 후 분화되어 제 알 길 모르지만 근본이야 변하겠는가? 도(道)는 이어지고 가까운 곳에 머무르니 반드시 회귀할 것이네.”

 조금은 허한 태허진인의 목소리였다.

 그의 머릿속에 지난 장로회의의 모습이 떠올랐다.

 

 장로회의는 금정(金頂)에서 개최되는데 장문인과 장로는 전부 참석해야 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약선류의 태백진인은 불참을 했다.

 그리고 폐관 수련 중인 무당제일검과 무림맹에 나가 있는 태성(太星) 장로도 참석하지 못했다.

 이번 회의는 불의의 사고로 명을 달리한 신선류의 태진장로를 대신할 새로운 장로 선출이 목적이었다.

 신선류에서는 태신(太神)을 후임 장로로 추천한 상태였다.

 하지만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험, 무당의 명망이 날로 줄어들고 있네. 성세를 회복하기 위해 후임 장로는 검선류에서 뽑는 것이 좋겠네.”

 검선류 태인(太仁)장로의 주장이었다.

 진무관주(眞武館主)이기도 한 태인은 장로회의에 참석한 장로 중 무공이 가장 강했다.

 특히나 현묘하면서도 난해하기 이를 데 없는 현허칠성검법의 성취가 아주 높았다.

 그러나 성정이 강하고 일을 성사함에 있어 수단이 과하다는 평도 있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무극진인이 마교 교주와 싸워 중원 제일인이 된 후 네 명이었던 신선류의 장로를, 세 명도 모자라 이제는 두 명으로 축소하자는 말입니까? 도대체 무극진인 이후 누가 있어 무당의 이름을 높였습니까? 검선류입니까?”

 전통에 따라 신선류의 후임 장로는 당연히 신선류에서 뽑을 것으로 알고 있었던 태청장로였다.

 그런데 친동생같이 여기던 태진이 명을 달리했는데도, 검선류에서 위로는커녕 장로 자리를 욕심내 억지를 부리자 즉각 분노의 일갈을 터트렸다.

 사실, 태청장로의 말마따나 무극진인 이후 무당의 위세는 약화일로에 있었다.

 소림사는커녕 화산파와 아미파에도 밀려 과거의 위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

 태청장로의 분통한 목소리에 회의실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다.

 무당의 약세에 대한 공통된 책임감 때문이었다.

 몇몇 검선류 장로들은 부끄러워하는 기색조차 내비쳤다.

 하지만 태인장로는 예외였다.

 “그럼 신선류에서는 변변하게 이름을 떨친 사람이 있었는가? 점을 보고, 귀신을 쫓는다고……? 좋네, 좋아! 하지만 대무당의 도인이 얻어맞고 다니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비아냥거리는 소리에 ‘욱’ 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었지만 태청장로는 분노를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

 며칠 전 시중에 나가 삼류 건달들에게 얻어터진 도인이 자신의 제자였기 때문이다.

 눈 주변이 시퍼렇다 못해 검게 변색된 제자의 면상이 다시 떠오르자, 태청장로의 얼굴도 분기가 올라 붉게 변해 갔다.

 “저도 태인장로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솔직히 신선류에 장로 세 명은 많습니다. 두 명으로 하고 검선류 장로직을 추가로 늘려 무당의 번영을 도모해야 합니다.”

 검선류 강경파인 태화(太火)도 부리부리한 눈동자를 굴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열화 같은 성정에, 말이 통하지 않으면 금시라도 성명절기인 화룡장(火龍掌)을 날릴 것 같은 기세였다.

 장중의 분위기가 조금씩 험악해지자 그때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태허진인이 몸을 일으켜 말문을 열었다.

 “무당파는 원래 도를 닦는 문파입니다. 그리고 신선류가 과거 무당에 세운 업적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좌중을 둘러보는 태허진인의 시선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고, 목소리는 명료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하지만 동조해 주는 사람이 적었다.

 “도? 허허! 무당파 창건 이후 우화등선했다는 사도(師道)가 있었으면 어디 말해 보시지요? 신선류가 그렇게 자랑하는 무극진인도 이루지 못한 것이 우화등선 아닙니까?”

 또다시 태인장로였다.

 무극진인조차 격하시키며 물고 늘어지는 것이 뭔가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 같았다.

 더구나 태인장로에게는 방조해 주는 사람도 많았다.

 태화장로도 그중 한 명이었다.

 “무당파가 유명한 것은 우화등선한 선인이 있어서가 아니라 무당의 무공이 높기 때문입니다. 진인께서는 현실을 직시하시지요. 만약 힘이 없었다면 문파를 유지하고 이처럼 번성하기 어려웠다는 것은 불문가지입니다.”

 말을 마친 태화장로의 몸에서 일순 뜨거운 열기가 퍼져 나왔다.

 노화순청의 경지에 올라 내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태화장로였다

 하지만 성정을 이기지 못하면 가끔씩 몸 밖으로 열화지기가 뻗쳐 나오곤 했다.

 “도문에서 도나 잘 닦으면 되었지……, 문파규모가 좀 축소되면 어떻습니까?”

 태청장로가 태허진인을 변호하려고 급히 나섰지만, 왠지 논리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생각되어졌는지 뒤로 갈수록 목소리가 처졌다.

 그런 태청장로를 태인장로가 매섭게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흥! 힘이 없으면 개나 소나 무당산을 차지하려고 달려들 것이네. 지금 당장 마교도가 쳐들어오면 자네는 마교 측 장로 한 명을 감당할 자신이 있는가?”

 태인장로에게 지목받은 태청장로는 할 말이 없었다.

 귀신을 다루고 술법을 견주는 일이라면 누구와도 겨룰 자신이 있었지만, 싸움이라면 전혀 달랐다.

 같은 장로지만 마교의 장로라면 싸워 보나 마나였다.

 무조건 필패였다.

 좌우를 살피니 오늘 회의의 결론은 이미 나와 있는 것 같았다.

 수조차 열세이니 뒤엎을 방법이 없었다.

 신선류의 수장인 태허진인도 체념한 듯한 표정이었다.

 결국 장로회의 결과, 다수인 검선류 장로들의 주장이 관철되고 말았다.

 차기 장로는 태인장로가 극구 추천한 태광(太光)으로 결정되었다.

 

 한참을 말없이 걸어 내려오던 태허진인이 발걸음을 멈추어 섰다.

 누백 년을 견뎌 온 송림 숲이 끝나 가는 지점이었다.

 야트막한 언덕길의 끝으로 장엄한 낙조가 지금 막 시작되고 있었다.

 낙조가 잘 보이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세력이 쇠한 듯 검붉게 스러져 가는 노을을 바라보던 태허진인이 태청장로에게 시선을 돌렸다.

 “태청! 자네도 회의가 드는가? 내공을 쌓아 무림 고수가 되는 길을 포기하고 내공을 신기로 변화시켜 연신환허를 도모하는 우리 신선류의 수련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이번에는 태청장로의 대답이 없었다.

 회의가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태진이 광증(狂症)에 걸린 이후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었다.

 광증은 연기화신으로 신기를 단련하는 신선류의 심법을 익히면 드물게 발생하는 부작용이었다.

 뇌신경 파손 등으로 정신장애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태진의 상태를 살피면서 놀랄 만한 발견을 했다.

 태진의 몸에서 역신환기(易神換氣)를 시도한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그동안 힘들게 쌓았던 신기를 강제로 내기로 바꾸려는 시도였다.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구 할도 넘어가는 무모한 방법이었다.

 반드시 강해져야만 할 필연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끝내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뇌사 상태로 몇 달을 견뎠지만 결국은 명을 달리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신선류의 수련법이 검선류보다 우월하다는데 변함이 없네. 무극진인도 우리 신선류에서 배출되지 않았는가? 다만, 검선류에 비해 제자 운이 적었던 것 같네.”

 “제자 운요?”

 태청장로가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며 돌아보았다.

 “그래. 제자 운!”

 잔잔한 미소와 함께 태허진인이 답했다.

 검선류(劍仙流)에서 제자를 선정하는 방법은 엄정한 규정에 의해서였다.

 십삼 년에 한 번씩 진무관을 열어 제자를 모집하는데, 대부분 무골임이 증명되거나 무당속가 등에서 두각을 보인 아이들로 구성되었다.

 그중에는 장로들이 특별 수련을 시킨 아이들도 있었다.

 이들 대다수가 너덧 살 때부터 무공에 입문했다.

 진무관 입관 허용이 남아 기준으로 열 살 이상임을 감안하면, 입관 시부터 어느 정도 완성된 인재들인 것이다.

 하지만 신선류에서는 무공을 경시하다 보니 제자를 구하기조차 어려웠다.

 할 수 없이 인연가는 대로 제자를 삼았는데, 십 세 이상에 거둬들인 제자들이 많았다.

 때문에 대부분의 제자들이 자질은 평범하고 경락이 굳어 기공의 성취도가 낮았다.

 “제자를 구할 생각이십니까?”

 태청장로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억양으로 물었다.

 지금껏 제자가 없는 태허진인과 달리 태청장로는 제자가 한 명 있었다.

 속가의 인연 때문에 억지로 떠맡게 된 제자였다.

 하지만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제자 때문에 오늘 장로회의에서 당한 수치가 떠오르자 태청장로의 얼굴이 다시금 화끈거려졌다.

 “그럴 생각이네.”

 태허진인이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담담히 말을 하였지만 태허진인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도 결연했다.

 ‘제자를 기른다…….’

 태허진인이 원하는 제자는 무공에 대한 자질보다 도근(道根)이 깊은 아이였다.

 사실 태허진인이 도근을 살필 수 있는 능력을 얻은 것은 최근의 일이었다.

 신선류 궁극의 수련술인 연기화신이 경지에 들어 심안(心眼)이 생기고도 한참 후의 일이었다.

 허나, 자신에게 심안이 생겼다는 것은 아직 누구도 모르는 비밀이었다.

 심지어 같은 신선류의 장로인 태청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도근은 영혼이 가지고 있는 영적 수련의 경지.

 윤회 기간 중 닦은 도력이 영적 흔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것으로, 전생에 수련한 경지가 높으면 도근이 깊어지는 것이다.

 도근을 살필 수 있는 능력을 얻은 후로 많은 인물들을 살펴본 태허진인이었다.

 거기서 얻은 결론은 도근이 깊어야 깨달음도 빠르고 높은 성취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후, 도근이 깊은 어린아이가 태허진인이 얻고자 하는 제자상이 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인연까지 있다면 금상첨화이고 말이다.

 그런 제자가 있다면…….

 잠시지간 즐거운 상상을 한 태허진인은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띠었다.

 하지만 아직은…… 꿈일 뿐이었다.

 시선을 올리니 낙조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몇 개의 별들이 새치름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별들은 자신의 존재를 희미한 빛으로 간신히 드러내고 있었다.

 어둠이 짙어지자 두 도인도 발걸음을 재촉했다.

 작은 골짜기를 넘을 때였다.

 다리를 건너 반 각만 더 가면 해검지(解劍池)였다.

 태허진인이 갑자기 멈춰 서며 계곡 상부로 시선을 돌렸다.

 표정을 보니 뭔가 이상한 소리라도 들은 것 같았다.

 무슨 일인가 싶어 태청장로도 귀를 쫑긋 세웠다.

 졸졸졸~

 들리느니 영산의 정기를 녹여 흘려 내는 낮고 시원한 물소리뿐이었다.

 하지만 태허진인의 귀에는 물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고 있었다.

 방금 전 꿈결인 양 들려왔던 작은 소리.

 “응애! 응애!”

 천둥처럼 심중을 파고들며 울리던 소리 때문이었다.

 온몸이 마비되는 느낌이었다.

 심안으로 계곡 위쪽을 살핀 태허진인이 무엇을 발견했는지 갑작스레 신형을 뽑아 올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 태청장로도 같이 신형을 날렸다.

 도착해 보니 중심부가 움푹하고 넓적한 바위 위였다.

 바위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운무에 엷게 싸여 있었다.

 그런데 영기인 듯 아련한 기운이 감싸 도는 바위 중심부에서 태허진인이 무엇인가를 안아 올리고 있었다.

 “사, 사형! 어…… 어린아이가 아닙니까?”

 깜짝 놀란 듯 태청장로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태허진인이 소중하게 안아 올린 것은 강보(襁褓)에 쌓인 아기였다.

 낳은 지 십여 일이나 되었을까?

 아직은 눈동자에 초점이 잡히지도 않을 나이였다.

 하지만 태허진인을 바라보며 짓고 있는 것은 분명 미소였다.

 “허! 허!”

 아기의 미소에 태허진인이 실없는 웃음을 지었다.

 심안을 운용하여 아기의 도근을 살피던 태허진인의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지금껏 본 적이 없는 최상급이었다.

 황급히 옷을 젖혀 성별을 확인하니 남아였다.

 게다가 아기가 입은 흰색 천 위에 검정 숯으로 써진 글자.

 

 헌도(獻道).

 

 도문에 아기를 바친다는 뜻이었다.

 아기의 이름도 없이, 이토록 어린 나이에 헌도했다면 분명 말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었다.

 강보에서 미세하니 스며 나오는 혈향도 평범치 않은 사연임을 암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을 바라보며 방긋거리는 아기는 천신이 자기에게 점지해 준 인연, 아니 운명이 분명했다.

 “그놈! 참 잘 생기기도 했다.”

 태청장로의 말마따나 아기는 오관이 뚜렷하고 단정했다.

 일순 태허진인의 눈빛과 표정이 급작스럽게 변화되었다.

 꽉 다문 입술에서는 어떤 마음의 결정이 암시되어졌다.

 “먼저 내려가게. 내 잠시 들러 볼 곳이 있네.”

 사형의 표정을 살핀 태청장로도 짐작 가는 바가 있는 모양이었다.

 “사형! 먼저 유모(乳母)부터 구해야 하는 것 아닌지요?”

 “유…… 유모?”

 그러고 보니 아기는 허기가 지는지 입술을 오물거리고 있었다.

 “음…… 사제! 내 조금 이따 내려갈 터이니 사제가 유모 좀 알아봐 주게.”

 사제에게 부탁을 한 태허진인이 아기를 안고 신형을 날렸다.

 휘리리~릭!

 무당파의 경공절예인 유운신법이었다.

 무공을 중시하지 않는 신선류이지만 기본적인 무공 몇 가지는 익혀 두고 있었다.

 

 급하게 되돌아오자 산문을 지키던 검선류 제자들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가신지 얼마나 되었다고 되돌아오는 것인지…….

 하지만 진인에 대한 예를 갖춰 공손히 읍례를 올렸다.

 산문을 지난 태허진인은 신법을 멈추고 잰걸음을 걸었다.

 아무리 진인이라도 무당파 경내에서 무시로 경공을 펼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한참을 걸은 태허진인은 장문인의 거처가 있는 자소궁(紫宵宮) 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뜻밖에도 우진전(遇眞殿)의 전주인 현진(玄眞)을 볼 수 있었다.

 우진전은 무림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임무를 전담하는 곳이었다.

 이제 막 자소궁에서 나오는 현진의 안색은 어둡고, 표정은 굳어 있었다.

 심각한 사태가 발생한 것 같았다.

 현진은 바쁜 일이 있는 듯 태허진인에게 예를 표하더니 서둘러 사라졌다.

 “안에 계시느냐?”

 때마침 문전에 나와 있던 시동에게 물으니 고개를 끄덕이며 계시다고 했다.

 뵐 수 있는지 여부를 물어 장문인의 허락을 얻은 태허진인은 자소궁 안으로 발을 들였다.

 무당장문인 현장(玄長).

 기예가 군계일학(群鷄一鶴)으로 뛰어난 인물이었다.

 무공은 현자배 중 최고이며 성정 또한 관대했다.

 검선류 출신이지만 신선류와 약선류 가리지 않고 매사 공정한 편이기도 했다.

 “진인께서 어인 방문이신지요?”

 오늘 장로회의에 참석하여 특별히 의견을 내지는 않았지만, 최종적으로 검선류의 손을 들어 준 것은 장문인이었다.

 그 때문인지 조금 미안해 하는 표정으로 태허진인을 맞아 주었다.

 “앉으시지요. 차가 아주 좋습니다.”

 다탁에 딸린 의자를 뒤로 빼어, 태허진인이 편히 않도록 유도한 장문인이 친히 차 한 잔을 따라 주었다.

 향기를 맡으니 우롱차였다.

 한 잔을 마시니 입 안에 남아 있는 다향이 마음까지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었다.

 마음이 절로 여유로워지는 것 같았다.

 “좋군요. 장문인의 일신경지가 날로 바뀌어서 궁금했는데 비결이 여기에 있었나 봅니다.”

 “귀한 것으로 혼자서 몰래 먹으려 했는데 때마침 진인께서 오신 것입니다.”

 방금 우진전주에게 심각한 보고를 받았을 터인데도 장문인은 한 점 내색도 없었다.

 정신수양도 아주 높은 경지에 이른 것 같았다.

 “제가 음복이 많은가 봅니다. 허허허!”

 잔잔한 웃음을 지으며 장문인을 살피던 태허진인의 눈가에 기광이 스쳐 지나갔다.

 장문인의 성취가 최근 갑작스레 높아진 것 같아 보여 서였다.

 깊은 깨달음이라도 얻었는지 그윽한 눈빛에 현기가 어려 보였다.

 무당으로서는 실로 홍복이라 할 수 있었다.

 이때 태허진인의 품속에 있던 아기가 몸을 뒤척였다.

 아기를 안아 본 적이 없는 태허진인의 품속이 아무래도 불편한 모양이었다.

 “아이가 상(相)이 좋아 보입니다.”.

 태허진인에게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장문인이 말했다.

 이제는 찾아온 의도를 밝히라는 말이었다.

 “한번 살펴 보시지요.”

 태허진인은 대답 대신 아기를 불쑥 장문인에게 넘겼다.

 아기의 근골을 살펴 달라는 뜻이었다.

 이렇게 자소궁까지 찾아와서 아기의 근골을 살펴보라는 말은, 자신하고 있으니 확인해 달라는 말이나 진배없었다.

 찬찬히 아기를 들여다보던 장문인의 눈에 감탄의 기색이 드러났다.

 골격을 살피고 손가락과 발가락은 물론 눈빛까지 꼼꼼히 살피더니 다시 아기를 태허진인에게 돌려주었다.

 “아주 좋습니다.”

 “허허! 그렇습니까.”

 장문인의 평에 태허진인이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난데없이 꿈 이야기를 했다.

 “실은 제가 어젯밤 꿈을 꾸었는데, 푸른 소 한 마리가 나타나 갑작스레 긴 뿔로 저를 들이받아 공중으로 떠올랐습니다. 생생한 고통으로 입도 못 여는데 푸른 소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떨어지는 저를 받아 등에 태우는 것이었습니다. 제 손에는 고삐까지 들려 있었는데 정신을 차려 살펴보니 태상노군 님이 타고 다니시던 청우(靑牛)가 분명했습니다. 갈 길을 인도하라는 듯 청우가 ‘움머’ 하고 크게 울음을 터트려 꿈속에서 깨어났습니다.”

 말을 마치고는 갈증이 이는지 남은 차를 마시었다.

 태허진인의 찻잔이 비는 것을 확인한 장문인이 다관(茶罐)을 들어 다시 한 잔을 따라 주었다.

 “깨어나 생각해 보니 예사롭지 않은 꿈이었습니다. 오늘 운명처럼 이 아이를 만나고 보니…… 제자로 삼고자 합니다.”

 장문인이 짐작한 대로였다.

 아기를 안고 오고, 꿈 이야기를 하고…… 정해진 수순이었다.

 그런데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남아 있었다.

 신선류에서 제자를 받아들이는데 굳이 자신을 찾아올 필요가 없다는 점이었다.

 진인의 인장이 찍힌 문서만 올려 보내면 대부분 승인되는 것이 그동안의 관례였다.

 특히나 신선류의 수장인 태허진인이 자신의 제자로 삼겠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

 운명처럼 아기를 만났다면 검선류에서 먼저 받아들인 아기도 아닐 것이었다.

 설령 검선류에 속한 아기라 하여도, 신선류의 수장인 태허진인이 요구하면 넘겨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굳이 찾아와서 제자로 삼겠다고 보고하니, 태허진인에게 다른 의도가 있음을 명백히 알 수 있었다.

 “진인께서 제자를 얻게 되심을 축하드립니다. 이는 무당파의 무량대복입니다. 혹시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는지요?”

 눈치 빠른 장문인이 넌지시 먼저 운을 떼었다.

 “…….”

 부탁할 일이 있으면 말해 보라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태허진인의 입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무언가 굉장히 난처한 요구인 모양이었다.

 어떤 말이 나올지 장문인 또한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머뭇거리던 태허진인이 품속에 안긴 아기를 바라보다 작심을 했는지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어렵사리 입을 떼었다.

 “장로회의에서 느낀 것인데, 무림의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검선류를 강화하고자 하는 것도 무당파에 심한 위기의식이 있었기에 결행된 조치였던 것으로 이해합니다.”

 장문인의 고개가 가볍게 끄덕여졌다.

 이해해 줘서 고맙다는 의미도 함께 담겨 있었다.

 며칠 전 장문인은 무림맹에 나가 있는 태성(太星)장로에게서 최근 무림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무림에 거대한 암류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무림맹은 머지않은 장래, 커다란 혈풍이 불어올 조짐으로 해석하고 있었다.

 게다가 조금 전에 들어왔던 우진전주 현진의 보고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오늘 무당파 인근에서 대단한 무력을 가진 두 세력이 쫓고 쫓기며 충돌했는데, 그중 한 부류가 마교의 무공을 사용했다는 보고였다.

 “오늘 회의에서 신선류의 무력함을 실감했습니다. 신선류의 수장으로서 느끼는 것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제자를 키우기로 결심했는데…… 이 아이를 얻었습니다.”

 태허진인의 눈빛에는 간절함이, 그리고 기대감이 잔뜩 깃들어 있었다.

 목이 타는지 다시 차 한 모금을 마신 태허진인이 말을 이었다.

 “제자를 훌륭하게 키울 수 있도록 장문인께서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

 태허진인의 서두가 길어지자 점점 두려워지는 장문인이었다.

 자신에게 많은 말을 했지만 정작 원하는 말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얼마나 힘든 부탁을 하려고 이렇게…….

 아니나 다를까 이어지는 태허진인의 말은 장문인에게 폭풍 같은 충격이었다.

 “장문인! 제자에게 벌모세수를 부탁드립니다.”

 “예! 벌, 벌모세수를요……? 불가합니다!”

 깜짝 놀란 장문인이 벌떡 일어나며 평정심을 잃고 큰 목소리를 내었다.

 벌모세수라니!

 절대 들어줄 수 없는 요구였다.

 벌모세수는 아이에게 고수 두세 명이 선천진기를 주입시켜 단전을 형성시켜 주고, 경락을 뚫어 줄 뿐만 아니라 온몸의 탁기를 태워 없애는 것이었다.

 벌모세수를 받은 아이의 무공진도가 탁월하리란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아이에게는 천고에 다시없을 기연이었다.

 그러나 벌모세수를 베푸는 고수로서는 목숨을 담보하는 죽음의 대법이었다.

 벌모세수를 펼칠 때 사용해야 할 선천진기 때문이었다.

 선천진기는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기운으로, 탁기가 전혀 없는 순수함의 정화이기 때문에 벌모세수에는 오직 선천진기만이 사용될 수 있었다.

 하지만 선천진기는 일반 진기와 달리 수련으로 증가시킬 수가 없고, 다 소모되면 천하의 고수라도 수명이 다하게 되는 치명적인 진기였다.

 운기 또한 어려워, 선천진기를 이용하여 벌모세수를 베풀 수 있는 절정의 고수는 무림에 그리 많지 않았다.

 무당파나 되기에 벌모세수라는 단어가 오고 갈 수 있는 것이다.

 “진인께서도 들어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삼 년 전 못난 장문의 부탁 때문에 운엽(雲葉)사조와 운양(雲陽)사조께서 이듬해 목숨을 다하셨습니다. 게다가 함께 참석한 사조들도 올해를 자신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불가, 불가합니다.”

 장문인이 다시금 단호히 거절했다.

 신검문의 위세에 눌린 무당은 삼 년 전 두 명의 기재를 벌모세수 시킨 적이 있었다.

 그 부작용으로 벌모세수를 베푼 고수 다섯 명 중 두 명이 타계하고 세 명은 무공을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몸이 쇠약해져 있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장문인의 반발이 너무 강하자, 태허진인이 낙담의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부탁하려고 고개를 들었지만, 결연한 표정의 장문인과 눈이 마주치자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았다.

 휘우!

 한숨만 새어 나왔다.

 신선류에도 원로들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선천진기를 운용할 수준의 고수는 없었다.

 “휴우~! 알겠습니다. 그럼 자소단이라도 몇 알 주십시오.”

 벌모세수가 불가하다 하여 대단히 실망한 태허진인의 목소리였다.

 자소단은 무당파 비전의 최고 영단이었다.

 약선류의 도인들이 빚어내는데, 영단 속에 삼재의 기운이 내재되어, 먹으면 일시에 삼 년 정도 수행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무공이 없는 일반인이 먹어도 피가 맑아지고 탁기 제거의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한 사람이 몇 알 먹는다고 내공 증대효과가 배증되는 것은 아니었다.

 “휘유우~!”

 이번에는 장문인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삼 년 전 벌모세수시 아이들과 원로들에게 남은 영단을 전부 사용한 때문이었다.

 “죄송합니다. 삼 년 전 다 사용하여 남아 있는 영단이 하나도 없습니다. 약재를 수집 중인데 몇 가지 약초가 구해지지 않아…… 기한은 장담키 어렵지만 연단되는 대로 몇 알 보내 드리겠습니다.”

 연거푸 거절하는 장문인 또한 매우 미안해하고 있었다.

 무당의 부흥을 위해서 제자를 훌륭하게 키우겠다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다른 부탁은 없는지요?”

 착잡한 마음으로 혹시 다른 도움이 필요한지를 물었다.

 “없습니다.”

 대답하는 태허진인의 목소리도 맥이 빠져 있었다.

 실상 그 두 가지 외에 더 요구할 것도 없었다.

 그래도 할 말은 남아 있었다.

 “이 아이는 제가 가르치다가 크면 진무관에 보내 검선류의 무공을 배우도록 할 심산입니다.”

 의외의 말이었다.

 최근 몇 십 년 동안 진무관에 입관한 아이들 중 신선류와 약선류 출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과거에는 신선류 출신도 꽤 많았었기에 굳이 문제 삼을 일은 아니었다.

 “그러시지요. 삼진인 중 한 분이신 태허진인께서 추천하신다면 입관 명분은 차고 넘칩니다. 전혀 문제없습니다.”

 장문인은 ‘전혀 문제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망이 큰 태허진인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고자 하는 배려였다.

 “허허! 삼진인이라는 자리가 대단한 겁니까? 태을(太乙)진인이야 대단하시지만, 다른 진인은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던데…….”

 낙심한 태허진인이 조금 비꼬는 듯한 의미로 말을 던졌다.

 무당제일검인 태을진인의 위세야 무당을 넘어 강호를 들썩이지만, 신선류의 수장인 자신은 검선류의 도인들에게 명분상의 진인일 뿐이었다.

 그래도 자신은 좀 나은 편이었다.

 장로 한 명 없는 약선류의 태백진인은 검선류의 장로보다도 못한 대우를 받고 있었다.

 “아닙니다. 감히 누가 대무당파의 진인을 경시하겠습니까? 지엄하고 존귀한 자리입니다.”

 장문인이 정색을 하며 말했다.

 배분이 아닌 신분상으로 무당파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당연히 장문인이다.

 다음으로는 검선류와 신선류 그리고 약선류의 수장인 진인으로, 무당에는 총 세 명의 진인이 있었다.

 이후 장로라는 신분이 있고 일대제자, 이대제자로 이어지는 서열이었다.

 “진인이 그렇게 존귀한 신분이라니 잘 몰랐습니다. 존귀하다니…… 앞으로 눈치 보지 않고 삼청궁을 드나들 수 있겠네요?”

 순간 장문인의 안중에 흠칫하는 정광이 스쳐 지나갔다.

 삼청궁(三淸宮)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삼청궁은 무공 비급을 보관하는 서고로, 은청과 옥청 그리고 금청으로 나뉘어 있었다.

 일반적인 수준의 무공서는 가장 넓은 서고인 은청에 보관하여 진무관 삼 년차부터 입실이 허용되었다.

 일대제자 이상에게만 허용되는 옥청에는 고급 무공서를 보관하고, 장로 이상만 입실이 가능한 금청은 특급으로 분류된 신공절학들을 보관했다.

 무당의 문규에 의하면 금청의 비급들은 장로조차 장문인의 허락을 얻은 후에나 빌려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금청의 무공을 누구에게 전수해 주려면 반드시 장문인의 승인을 얻어야만 가능했다.

 그런데 장문인과 비슷한 서열인 진인은 달랐다.

 진인은 금청의 비급이라도 마음대로 빌려 볼 수 있으며, 원하는 사람에게 무공전수도 가능하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과거에나 잘 지켜지던 문규라는 데 있었다.

 무극진인 이후 신선류의 세가 약화되자 삼청궁을 드나드는 신선류의 도인들이 대폭 줄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방문해도 검선류 도인들의 주목을 받고 눈치를 보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감시를 받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출하는 도인들도 생기게 되었다.

 결국 신선류 자체적으로 서고를 마련하여 운영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삼청궁 이용이 줄어들게 되었다.

 태허진인조차 아직까지 금청 안쪽은 구경도 못해 본 상태였다.

 “무당의 문규가 지엄한데…… 당연히 가능합니다. 제가 장문인직을 걸고 보증하겠습니다.”

 문규에 따른 당연한 사항이지만, 그나마 체면을 살릴 수 있게 된 장문인이 ‘보증하겠다’는 목소리에 유난히 힘을 주어 말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실망이 큰 태허진인을 기쁘게 할 수 없었다.

 태허진인은 아기가 배가 고파 칭얼대는 것 같다며, 실망한 목소리로 서둘러 장문인의 거처를 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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