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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달이 기울다
작가 : 피슬
작품등록일 : 2017.12.18

마법사와 인간이 함께사는 행성, 지구. 그 곳에는 고2지만 마법랭킹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지혜가 살고있다.
처음부터 특이한 지혜에게 더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 "당분간만 같이 지내주라..." 동갑 유명모델 한준후부터 "오랜만이군, 아 기억을 못할까?"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경호의 정령까지 그녀에게 붙는다. 인생에 파도가 아닌 쓰나미가 찾아왔다. 그리고.... "뭐라고..? 내가?" 달빛에 감춰져있는 비밀, 진실까지.
"어서 네 맘을 알려줘." 만약 내 맘이 달이라면 말이야.. 달은 어디로 기울까?

 
달에 첫번째 운석이 떨어지는 순간
작성일 : 17-12-19 20:31     조회 : 354     추천 : 0     분량 : 7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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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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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지붕의 집에서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규칙적이고 차분한 걸음소리였다.

 

 "어머, 민혜 아가씨. 일어나셨어요?"

 

 "신입, 민혜가 아니라."

 

 "아 죄송해요. 지혜 아가씨."

 

 "됐어. 아침이나 줘."

 

 "네...."

 

 말투는 차갑기 그지 없었다.

 

 처음 본 사람이라 따뜻할 법도 한데 그러지 않았다.

 

 실수 때문이 아니라 타고난 성격이었다.

 

 그 때문에 가정부들은 항상 눈치보기 일쑤였다.

 

 "아직 회장님이랑 사모님 안 일어나셨는데..."

 

 눈치없이 계속 나오는 신입의 말에 다른 가정부들은 어쩔 줄 몰라했다.

 

 정작 당사자는 가만히 앉으며 아무렇지 않아보이는데 말이다.

 

 "새로운 가정부나본데. 몇 살이니?"

 

 "15살이요..."

 

 "어려서 눈치가 없는거야 아님 그냥 멍청한거야?"

 

 "네?"

 

 "우리 집에 들어올 때 계약서를 봤을텐데. 말이나 행동, 조심하라고. 난 가정부를 하인 취급하지는 않지만 실수가 반복됐을 때는 달라질 수 있지."

 

 순식간에 분위기는 얼음판이 되고 신입 가정부 눈에서는 금방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았다.

 

 분위기를 바꾸고자 아침과 함께 말을 건네는 사람이 있었다.

 

 지혜와 가장 친한 가정부였다.

 

 "아가씨, 제가 잘 이야기할게요. 이거 드시고 학교 가세요."

 

 "알았어요. 그리고 언니, 제가 말 편하게 해도 된다고 했잖아요."

 

 "집 밖에서는 그럴께요. 아가씨."

 

 '아가씨'라는 단어는 대화의 종점을 내는 단어였다.

 

 그 때부터 지혜가 아침을 다 먹을 때까지 어떤대화도 있지 않았다.

 

 

 ***

 

 

 지구가 생기고 나서 2가지 근원이 생겨났다.

 

 하나는 아무 능력도 없어 텅 비어있었고, 또다른 하나는 한 가지 능력이 근원을 꽉 채우고 있었다.

 

 지구에 산소와 햇빛이 도달하자 두 근원은 퍼지며 여러 생명들이 되었다.

 

 텅 빈 근원에서는 사람들이 나왔고 능력으로 채워진 근원에서는 마법사들이 나왔다.

 

 처음 500년동안은 누가 지구의 주인이냐는 것에 대한 전쟁이 굉장히 많이 일어났다.

 

 당연히 마법을 쓰는 마법사들이 이길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자신의 속성을 모르는 마법사들이 많아

 이기기에는 부족했다.

 

 500년만에, 마침내 싸움은 끝이 나고 두 민족은 같이 살게 되었다.

 

 그들은 같은 공간에 살지만 문화도 생활도 거의 분류되어 있었다.

 

 인간들은 자신의 근원을 '태초의 조상'이라고 불렀고 이에 따른 특별한 섬김도 없었다.

 

 반대로 마법사들은 자신의 근원을 '칼리'라고 부르며 신으로 섬겼다.

 

 세기가 바뀌고 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들은 '과학을 발전시켜갔고 마법사들은 여러가지 마법도구를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속성을 알아낼 수 있는 물약이나 일시적으로라도 마력을 증가시켜주는 증폭석 등....

 

 하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이럴수록 그들은 멀어져가는 것이란 걸....

 

 똑같은 것은 생김새만 될 수도 있다는 걸...

 

 

 ***

 

 

 항상 가는 똑같은 등교길.

 

 학교갈 때마다 입는 교복.

 

 평소와 너무 같은 일상인데 뭔가 달랐다.

 

 분명 다른 점이 있는데 찾고 있지 못한 것 같았다.

 

 뚜벅뚜벅.

 

 지혜의 발걸음 소리 뒤로 메아리처럼 소리가 또 들렸다.

 

 '뭐지 같은 길인가?'

 

 혹시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 걱정된 지혜는 검사를 해보기로 했다.

 

 걸음을 좀 빨리 걸었다.

 

 탁탁탁.

 

 다시 또 메아리처럼 똑같은 걸음소리가 들렸다.

 

 '아니야... 오해하는 거면 어떡해.'

 

 마지막 검사.

 

 뚝.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자 들리지 않았다.

 

 그 소리로 지혜는 확신했다.

 

 '따라오는 게 확실한대.. 아침부터 이게 뭐람. 악의 정령 키오스가 깨어난게 틀림없지. 이상한 사람이면 어떡하지.'

 

 *정령은 옛날 창조 속성 마법사들이 만들어낸 생명체. 창조 속성 마법사들이 사라진 이후로 5대 정령을 제외하고 모두 잠에 빠졌다. 5대 정령은 바람, 불, 물, 검, 경호의 정령이다.

 

 '지금 잡아서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못하게 해야지.'

 

 "루노 아키라"

 

 *'루노'는 바람 마법을 쓸 때 말하는 기본 주문.

 '아키라'는 고대 마법사어로 조종한다는 뜻.

 

 지혜가 말한 주문은 바람을 조종하는 마법으로 한 번에 날 수도, 높이 올라갈 수 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갑자기 저 이상한 사람 옆으로 가는게 중요했다.

 

 갑자기.

 

 지혜는 손을 몸 뒤로 옮긴 뒤 빠르고 세게 앞으로 당겼다.

 

 바람은 그 영향을 받아 지혜를 순식간에 정체불명의 사람 옆으로 데려가 주었다.

 

 "으억!"

 

 5초만에 갑자기 나타난 지혜 때문에 깜짝 놀란 스토커는 뒤로 넘어졌다.

 

 옆에 사람이 넘어져 괴상한 소리를 내든 말든 간에 지혜는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기 바빴다.

 

 "아, 정말. 원래 이런 마법은 길거리에서 쓰기 좀 창피한건데.. 도대체 누구길래 남을 따라다니고...!"

 

 "으아... 갑자기 저기서 여기로.."

 

 앳된 소년 목소리에 벌벌 떠는 행동.

 

 확실히 치밀한 스토커와는 거리가 멀었다.

 

 지혜는 '소년'을 훑어보았다.

 

 얼굴은 마스크로 가리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어 알아보기 힘들었다.

 

 옷은... 어디서 봤는데?

 

 "어, 너 우리학교?"

 

 "응...."

 

 "근데 왜 내 뒤 쫓아왔어?"

 

 "알았어?!"

 

 물음에 깜짝 놀라 오히려 되묻는 태도에 지혜는 뭔가 오해했다는 것을 직감했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악의를 가질 수 있는 성격이 아닌 것 같았다.

 

 "아무튼."

 

 "그러니까, 그게. 내가 오늘 처음 학교를 가서... 길을 모르는데. 너가 지나가길래 물어보려다가 너무 무서 워서.. 아니 아니 타이밍을 놓쳐서?"

 

 분명히 기분 나쁜 단어를 들은 것 같은데...

 

 "한 마디로 길 알려달라고 할려다가 타이밍을 놓쳐서, 무서워서, 못 물어봤다?"

 

 "무서워서는 아닌데."

 

 긍정의 의미를 보이자 지혜는 이야기 끝났다는 듯 앞으로 걸어갔다.

 

 "뭐해? 안 따라와? 학교 늦어도 상관 없나봐, 우리 학부쌤 완전 무서운데."

 

 하나도 무섭지 않다는 말투였지만 소년은 겁을 먹고 옆에 딱 붙어서 따라갔다.

 

 일어서서 보니 키도 훤칠했다.

 

 '이 덩치로 어울리지 않게 겁을 먹어?'

 

 "저기, 내 이름은 한준후야."

 

 "박지혜. 고2."

 

 "오오! 나랑 동갑이네? 난 물 속성이야."

 

 "바람 속성이야."

 

 "오오! 바람 속성? 멋지다. 잠깐만, 박지혜... 바람 속성.. 너 설마 마법랭킹3위?!"

 

 이런 반응이 익숙한 듯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서는 연예인이라도 본 듯 팔을 흔드며 꺅꺅 거렸지만 지혜는 덤덤했다.

 

 반응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였다.

 

 "우와! 나 이렇게 높은 마법사 처음이야. 대박 신기해..."

 

 "상위 마법사들이 보기 힘들지. 근데 난 학생이고, 학교를 다녀야해."

 

 "아아~"

 

 차갑지만 지혜는 다른 사람과 다르게 준후에게 많이 설명해주고 있었다.

 

 방금 놀래키고 오해한 게 미안해서였다.

 

 그녀만의 표현법이었다.

 

 

 ***

 

 

 

 5분동안 쉬지않고 말하며 걸어온 결과 학교에 도착했다.

 

 combine학교는 마법사 전용 학교 답게 튼튼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가끔 마법으로 난동을 부리는 학생들 때문이었다.

 

 "저기가 교무실이야."

 

 "우와, 넓다."

 

 "들어가서 이름 말하면 돼. 그정도는 혼자 할 수 있겠지?"

 

 "당연하지! 날 뭘로 보고?"

 

 물로 보지.

 

 말마다 감탄사나 느낌표를 빼지 않는 준후 덕분에 지혜는 오랜만에 이야기하면서 기가 빨리는 기분이었다.

 

 "안녕! 학교에서 보면 인사할께!"

 

 "하지 말라고 해도 할거지?"

 

 "헥? 날 너무 잘 알잖아! 어떡해!"

 

 아, 기 빨려.

 

 빨리 가야겠다.

 

 "잘 가! 바이! 짜이찌엔!"

 

 인사를 듣고 돌아서는 것만 해도 지혜에게는 큰 배려였다.

 

 그걸 눈치채지 못한 준후는 애꿎은 마스크만 잡았다가 빼며 투덜거렸다.

 

 "인사 좀 해주지..."

 

 

 ***

 

 

 "지혜야!"

 

 반에 들어서는 지혜를 향해 달려오는 여자아이는 지혜가 가장 가까이 여기는 여라였다.

 

 "안녕."

 

 "뭐야... 왜 이렇게 반응이 싱거워?"

 

 "즐거울 게 있어?"

 

 "왜 없어? 우리가 2학년 때도 같은 반이 됐잖아."

 

 "엄마가 얘기해줬어. 너랑 같은 반 되게 해주겠다고."

 

 "칫.. 재미없어. 어라? 뭐야, 그렇다는 건..."

 

 "? 뭐가?"

 

 "설마 너도 나랑 같은 반이 되고 싶었던거야?"

 

 "뭐래. 오해하지마. 엄마가 그냥 해주신 거라고."

 

 "안 그런척 할 필요없어. 내가 다 이해해줄께! 나의 인기란. 하핫."

 

 "또 망상 시작이다... 엄마!"

 

 반응이 부풀어진 여라를 보고 지혜는 혀를 쯧쯧 차다가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잡아당기는 바람에

 의자에 앉게 되었다.

 

 "히힛. 지혜 깜짝 놀랐구나? 성공!"

 

 "예 성공!"

 

 잡아당긴 사람은 한 명이 아닌 두명으로 쌍둥이 자매, 레인 보우 였다.

 

 둘은 유럽에서 아빠 사업으로 인해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깜짝 놀란게 아니라 갑자기 그래서 당황한거야."

 

 "그게 놀란거지. 그치 보우?"

 

 "맞아, 현실을 부정하지마~"

 

 "...알아서 생각해."

 

 '왜 내 주위에는 다 이런 얘들일까..'

 

 그 때 여라가 지혜의 표정을 보고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지혜야, 그거 곤란해."

 

 "뭐가."

 

 "너 지금 굉장히 왜 주변에 우리 같은 얘들 뿐일까라는 표정이었다고."

 

 "들켰어?"

 

 "헙! 상처야..."

 

 들킨 사람치고 당당한 대답이었다.

 

 그 말에 레인은 정말 상처받은 표정으로 가슴을 움켜잡았다.

 

 "너무 상처받은 표정이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연습한 연기인데."

 

 "맞아, 밤마다 거울 앞에서."

 

 "너무해."

 

 "너무하다."

 

 다른 마법사가 이런 말을 한다면 믿지 않겠지만 너무 순수하게 자란 자매였기에 지혜는 쉽게 믿었다.

 

 "잘 못 봤어. 다시 해봐."

 

 "헙! 상처야..."

 

 "....현실감 넘치네."

 

 "우와! 칭찬 받았다."

 

 "축하해!"

 

 두 자매는 손뼉을 마주치며 좋아했다.

 

 순수하게 속는 레인과 보우를 보고 여라는 이상한 듯 말했다.

 

 "참 이상해. 너무 하얀 거짓말인데. 굉장히 티난다 말이지."

 

 "너가 할 말은 아니지."

 

 "너도."

 

 대답은 고요한 허공일 뿐이었다.

 

 "인정하나보네? 근데 너 나한테 뭐 물어볼 거 없어?"

 

 끝의 목소리와 팔이 같이 올라갔다.

 

 손끝에는 파란색 진주가 박힌 목걸이가 들려있었다.

 

 "정령? 물의 정령이나 보네."

 

 "응! 아빠가 사주셨어. 다행히 물의 정령은 흔해서 싸더라고."

 

 고등학교 정도가 되면 모두 속성에 맞게 정령을 데리고 다녔다.

 

 *불,물,바람,검의 속성만. 경호 속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머지 속성은 증폭석을 들고 다닌다.

 

 정령을 가지고 다니는 이유는 정령에게 마법 기술을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령은 현재 마법사들보다 확실히 나이가 많다.

 

 제일 어린 정령이 305살 정도 되니 그 위에 정령들은 말할 것도 없다.

 

 아무튼 그래서 정령들은 마법사들보다 더 많은 기술을 알고 마법사들은 배우려고 하는 것이다.

 

 "솔직히 너가 정령한테 배울 실력은 아니지. 이 반에서도 너보다 물 속성 강한 얘는 없을껄."

 

 "실력이 아니라 기술이니까. 넌 정령 필요없어?"

 

 "너까지 그러지마. 안 그래도 아빠가 닥달하시는데."

 

 "아... 아직도?"

 

 "나는 책으로도 배울 수 있다는데 쉽고 빠르게 배우라고 하셔. 알지? 바람의 정령은 흔치 않은거."

 

 "에이, 그래도 너네 집에서 못 살만큼은 아니지."

 

 "끝까지 들어봐. 나보고 직접 정령을 잡으라는거야."

 

 "!!"

 

 여라의 표정은 말 그대로 놀람을 견디지 못한 표정이었다.

 

 예상한 반응에 한숨은 깊었다.

 

 "직접 잡으라고? 그것도 두번째로 드문 정령을? 하하하... 역시 너네 아빠, 대단하시다."

 

 "분명히 내가 직접 잡으면 우리 딸은 이런 것도 한다. 라고 말씀하고 다니시겠지?"

 

 "음.... 인정하기 싫지만."

 

 당연한 거였지만 다른 사람 입을 통해 한 번 더 들으니 더 힘들어졌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레인, 보우는 느껴지는 힘든 기운에 한숨을 내쉬어줬다.

 

 이럴 때는 위로보다 공감가는 행동 하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어이없게도 그 행동 중 하나가 한숨이라는 사실.

 

 고2지만 마법랭킹 3위.

 

 명예는 올라갈수록 지혜의 어깨는 내려갔다.

 

 참담한 현실이었다.

 

 

 ***

 

 

 시끌벅적하던 분위기는 선생님이 들어오자 조용해졌다.

 

 여전히 떠드는 아이들을 향해 교탁을 두드렸다.

 

 "조용!"

 

 반에 쩌렁쩌렁 울리는 큰 소리에 금방 고요해졌다.

 

 "새삼스럽지만 우리 인사 해볼까? 안녕, 난 너희의 2학년도 맞게 된 김상아야. 우리 학교 시스템 상 반이 그대로 올라간다는 건 어쩔 수 없지?"

 

 "에이~"

 

 "담임쌤이 그대로 인 건 오버다."

 

 상아의 인사에 야유가 쏟아졌다.

 

 "내년도 잘 부탁해."

 

 "아아~!"

 

 야유를 받으러 온 사람같이 끊임없이 듣기 싫은 소리만 했다.

 

 큰 야유속에서 듣기 언짢은 투덜이 들렸다.

 

 "아 씨X. 3년동안 인간한테 수업을 들어야한다니."

 

 잘 들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지혜는 똑똑히 들었다.

 

 그리고 누군지 똑똑히 알아챘다.

 

 '인간 혐오자 송가윤이겠지. 복학생이라고 냅두니까 더 그러고. 아무리 그래도 선생님한테...!'

 

 당장이라도 톡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선생님이 남몰래 상처 받으실껄 알아서 그만두었다.

 

 지혜는 그저 마음 속에 참을 인(忍) 을 새기며 선생님을 올려다 보았다.

 

 "그래, 알았어. 내가 심했네. 그리고 잠깐!"

 

 다시 큰 소리를 내고 반을 둘러보았다.

 

 모두 선생님의 고개를 따라 시선이 움직였다.

 

 "아주 중요한 중대발표가 있다."

 

 비장하게 건네는 말에 이목이 집중되었다.

 

 "바로... 두구두구 해야지."

 

 "두구두구두구두구."

 

 책상이 두드려지면서 아수라장이 되었다.

 

 여라와 쌍둥이 자매는 아수라장에 동참했고 지혜는 조용히 귀를 막았다.

 

 "우리 반에 전학생이 왔다."

 

 "우와아아!"

 

 계속 이대로 쭉 갈 것 같았던 학교 생활에 새로운 멤버가 영입 된다는 것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희소식이었다.

 

 "그렇게 좋니?"

 

 "네!"

 

 "푸핫!"

 

 1년동안 한 번도 이런 단합력을 본 적이 없던 터라 상아는 그저 웃었다.

 

 "이제 전학생 들어오자!"

 

 드르륵.

 

 앞문이 열리고 훤칠한 키의 남학생이 들어왔다.

 

 조금 궁금한 지혜도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았다.

 

 '음? 이상하다? 뭔가 어디서 본 듯한.. 아침에 그 남자얘를 닮은 것 같기도?'

 

 더 자세히 보려고 시선을 바꾸는데 여라가 지혜의 어깨를 툭 치며 감격스러운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야, 미친."

 

 "반에서 욕하지 마라고."

 

 "됐고. 어떡해! 모델 발렌이야!"

 

 팔을 흔드며 좋아하는 모습에 지혜는 살짝 얼굴은 찡그렸다.

 

 "그 너가 좋아하는?"

 

 "응응!"

 

 대답과 함께 격하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본명이 한준후야! 대박 잘생겼지... 진짜 이거 꿈 아니지? 이 학교 오길 잘했다. 으아아... 어떡하면 좋아.."

 

 "한준후? 어디서 들어봤는데... 설마?!"

 

 비슷한 얼굴. 똑같은 이름.

 

 확실하다.

 

 '아침에 그 스토킹? 그래서 얼굴을 가린건가?'

 

 너무 황당한 사실에 지혜는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리고 준후와 눈이 마주쳤다.

 

 지혜는 최대한 입을 움직이며 물어봤다.

 

 너 아침에 남자얘 맞지.

 

 준후는 자신을 알아봐줘서 고마운 마음에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 연예인이 자신 앞에서 웃고 있는 믿을 수 없는 모습에 여자아이들은 큰 함성을 준비했다.

 

 하지만 그 함성은 선생님에 의해 막히고 말았다.

 

 "얘들아, 조용히 하자. 준후가 자기소개를 못하잖니."

 

 "이미 TV에서 다 봤는데."

 

 "속성, 생일도 다 아는데."

 

 선생님 말에 대답하는 목소리에 주위를 둘러보니 열기는 후끈했다.

 

 격한 반응에 준후는 긴장하고 말았다.

 

 "안녕. 난 한준후라고 해. 속성은 물 속성이고, 너희랑 늦게 합류하게 됐지만 잘 지내보자."

 

 짝짝짝!

 

 처음 상아를 만났을 때보다 큰 박수였다.

 

 한참이 지나고 박수소리가 그치고서야 상아는 준후에게 자리를 알려줄 수 있었다.

 

 "음, 어디보자. 저기 지혜 옆에 앉을래? 맨 뒤지만 괜찮지?"

 

 "네."

 

 "그럼 뒤에 가서 앉고. 지혜야, 교과서 좀 같이 봐줘."

 

 "그럴께요."

 

 "좋아 3분 뒤에 수업 시작한다. 수업 준비해."

 

 수업준비하는 부산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손은 다 따로 움직이고 있었지만 시선은 한 곳이었다.

 

 그리고 그 시선은 지혜 옆자리로 옮겨졌다.

 

 시선이 아니라 시선이 모인 곳이.

 

 "안녕? 지혜야."

 

 오른쪽에서는 여라가 입을 막으며 울기 직전이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준후는 생글생글 웃으면 지혜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양쪽의 따가운 시선에 지혜는 식은땀이 절로 났다.

 

 우여라. 좌준후.

 

 '2학년도 조용히 지내기는 글렀구나..'

 

 자리 바꿀 1달 후가 어느 때보다 기다려졌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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