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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Andrea
작가 : 체리씽
작품등록일 : 2017.12.9

bal AceTy, 황제의 반려 가문에서 태어난 소녀가 이름없는 황제에게 이름을 지어주면서 생기는 판타지 로멘스.
아트랑, 이 대륙에서 유일한 제국. 여태까지 많은 아세티를 배출했던 발 아세티(bal acety) 가문에서 태어난, 안드레아는 뜻하지 않은 일로 인해 집을 나와 거리로 갈 수 밖에 없었다. 7개의 고대 귀족 가문이 천 년에 한 번 내려오는 신탁에 따라 아트랑의 영광을 위해 황성으로 모이게 되는데...

 
[서장] 클로이 01
작성일 : 17-12-09 13:35     조회 : 352     추천 : 1     분량 : 5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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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레아는 언제나 할머니를 잘 따르는 착한 소년이었다. 아니, 소년이어야만 했다. 엄마, 아빠가 언젠가 사라져 버린 뒤로는 늘 그렇게 할머니의 말을 잘 따라야만 했다. 종종 안드레아는 커다란 집에서 빠져나가는 상상을 하고는 했다. 빠져나가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그 달콤한 유혹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안드레아는 쓸데없이 무모한 성격을 가졌다. 그 무모한 성격은 그로 말미암아 실로 엄청난 짓을 저지르게 했다. 물론 그 일련의 과정을 기억하기엔 안드레아는 너무나 연약한 소녀라는 것만 여러분과 그리고 내가 알아두면 된다. 어쩌면 인간의 가장 악한 본성과 선한 본성이 공존하는 것은 한 순간이니까.

 

 여하튼 안드레아는 항상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면 못 가본 곳을 자유롭게 갈 수 있으니까. 밖을 뛰어다니는 소년들, 소녀들을 창문으로 관찰하는 것도 안드레아는 좋아했다. 길을 걷는 많은 사람들, 거리를 지나다니는 마차, 지저귀는 새들, 바람의 움직임까지도 안드레아는 마치 음악소리 같다고 생각했다. 한번 불러보지도, 또 할머니 집에서는 들어보지도 못한 음악을 안드레아는 매 순간 상상하고는 했다.

 

 한편으로 안드레아는 너무나 외로웠다. 할머니 말고는 만날 수 없는 생활이 갑갑했다. 안드레아는 다른 사람들과 얘기 하고 싶었고, 소통하고 싶었다.

 

 사랑받고 싶어 하던 소녀 안드레아는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되지만, 이를 이루기엔 너무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다른 고통이 따르는 위험하고 유혹적인 일이었다. 거부할 수 없을 정도의.

 

 그러던 어느 날, 안드레아는 거리에 서 있었다.

 

 “얼마에요?”

 

 안드레아는 거리에 선 그 순간 저택으로 돌아가는 것을 그만 두었다.

 사실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 맞다. 안드레아는 도망치듯이 저택에서 나온 여리디 여린 소년일 뿐이었다. 소녀로 살아온 시간은 얼마 없었기 때문일까, 오히려 소년으로 사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했다. 시장은 상상했던 것과 같이 평화롭기도, 활기차기도 했다.

 

 안드레아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안드레아는 자기가 좋아하는 책인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에 나오는 여자주인공 클로이를 자신의 새로운 이름으로 정하기로 했다.

 클로이는 안드레아가 봤을 때, 매우 진취적이고 이성적이며, 강인한 여성이었다.

 

 만약 안드레아에게 사랑이 찾아온다면, 안드레아는 반드시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고 꿈꾸고는 했기 때문에 클로이로 이름을 정했다는 것은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는 것이기도 했다.

 

 “클로이. 오늘은 너 혼자 왔니?”

 

 과일 좌판대의 아주머니와 평소와 똑같이 안드레아를 살폈다. 엄마, 아빠가 없고, 할머니와 살다가 어쩌다 보니 이 거리에 서 있었다는 말을 거리로 처음 나온 날, 시장 사람들에게 얘기했었다. 누구보다도 안드레아를 걱정했던 사람이었다.

 

 안드레아는 과일 좌판대 아주머니인 ‘로라’의 선행으로, 주위 사람들의 선함으로 인해 그 근처 여관의 작은 골방을 하나 구할 수 있었다.

 안드레아 한사람이 누워도 무릎을 채 펴지 못할 만큼의 작은 골방은 안드레아로 하여금 할머니의 커다란 저택과 비교하게 만들었다.

 

 할머니의 저택에 있던 안드레아의 커다란 창문은 이제 필요 없어졌다는 것이 안드레아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그 생기가 넘치는 곳에 안드레아는 그림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갔다.

 

 “언제나 혼자였는걸요. 로라, 저 사과 가격이나 알려줘요.”

 “알았다, 알았어. 너는 한 번도 잡담을 하는 걸 허락해주지 않잖니?”

 

 아주머니(본인은 ‘로라’라고 불리는 것을 더 좋아했다.)는 가볍게 웃으며 사과 2개를 종이봉투에 담았다. 안드레아는 로라의 까만 눈동자를 보면서 오늘도 역시나 사과 가격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안드레아는 사과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사과 특유의 청량함이 마치 동경하는 바깥의 모습과 닮았다고 배어먹을 때 마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로라는 생각에 잠긴 안드레아의 파란 눈동자를 보면서 미소지었다.

 로라의 둘째 아들과 꼭 닮은 외모이지만,(물론 로라 생각에만. 다른 사람들은 로라를 가르켜 아들 팔불출 그 자체라고 손가락질 했다.) 안드레아는 둘째 아들과 달리 까만 눈동자가 아니었다.

 

 특히 둘째 아들은 사과의 고장인 이곳에서 어릴적 부터 사과를 너무 많이 먹었다는 이유로 사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였다.

 

 로라는 요새 들어 친하게 지내는 안드레아와 자신의 망나니 같은 둘째 아들을 떠올렸다.

 별로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상관없었다.

 

 뭐니뭐니해도 아이들은 씩씩하고 건강한 것이 최고라고 로라는 늘 생각하고는 했다.

 

 “그게 제 매력인걸요. 로라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걸 보니 어제와 가격이 똑같군요.”

 

 로라의 손에 들린 종이 봉투 대신 안드레아는 동전 2개를 로라의 손에 쥐어 주었다.

 

 “알면서 뭘 물어보고 그러니?”

 

 로라는 밝게 웃으며, 그 골방에 돌아가려는, 전에는 가여운 아이였지만, 지금은 단지 둘 째 아들의 친구일 뿐인 안드레아를 배웅했다.

 

 “확인이죠. 일종의”

 

 안드레아는 그 말을 남기고 인파로 사라졌다.

 로라가 느끼기에 안드레아는 확실한 귀족이었다.

 

 안드레아는 말하는 법, 행동하는 법, 밥 먹는 법이 일반 사람들과 많이 달랐다.

 본인만의 확실한 철학이 있는 듯 포크와 나이프를 쥔 안드레아의 하얀 손은 품위가 있었으며, 사람들 사이로 섞인 안드레아의 평범한 갈색머리(물론 이건 안드레아의 생각이었다.)는 우아했다.

 

 전혀 평민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고압감과 위압감, 그게 바로 안드레아였다.

 로라는 사람들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생각에서 빠져나왔다.

 생각은 길었고, 그것들의 결과 또한 간단하지 않았다.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아니,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는 것이 정확했다.

 아무래도 황제의 자리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지금의 황제 폐하는 매우 좋으신 분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전쟁 때 다른 귀족 무리가 이겼더라면, 꼼짝없이 세금으로 허덕이고 있을 자신이 보였다. 물론 안드레아가 꼭 그런 귀족이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매우 귀하게 자란 티가 나는 여린 소년이었기 때문에, 로라는 의심을 떨쳐낼 수 없었다.

 

 어찌되었든 로라는 착하다는 평판을 지닌 자기 자신을 좋아했다.

 사람들의 평판은 돈과 직결이 된다.

 

 로라 자신이 어린 소년을 돌봐준다는 것을 안 주변 사람들이 로라의 과일 가판대에서 싱싱한 사과를 골라갔기 때문이었다.

 

 수입이 전보다 꽤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오는 소년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던 로라였다.

 기껏해야 이름 석 자와 둘째와 동갑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로라는 사실 그 애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 애가 아침은 잘 먹었는지, 골방이 추운지 더운지 조차도 신경 쓰지 않았다.

 

 솔직히 집도 절도 없는 애한테 불쌍하다고 여관주인 대니얼에게 사정한 것은 로라 자신이었지만, 막상 이 애를 떠맡기에는 이렇다 할 메리트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전쟁이 끝난 뒤의 삶은 워낙에 빡빡했으니까.

 

 전쟁이란 그런 것이었다.

 3년 전 남편을 잃은 것 또한 그랬다. 남편을 잃고 나서는 오로지 남편의 구원을 위해 힘썼다.

 

 물의 신 슈미즈는 굉장히 자비로운 여신이었다.

 여신과 그리고 사랑하는 존재로 인한 결속이야 말로 우리를 구원할 마지막 방법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는 로라였다.

 

 “그나저나, 안드레아도 결속의식에 참여하면 좋을텐데.”

 

 하긴, 그러기엔 안드레아는 아펠의 사람이 아니었다.

 신전에서 내린 결속의 조건은 아펠의 선량한 시민들이었으니까.

 

 신전은 정말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우리 시민들을 선택해 준 것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보상은 마땅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로라! 문 안 닫어?”

 “아아, 닫을 거야 튀르켄.”

 “어서 가자구. 신관님이 찾으셨잖어.”

 “알았어. 딜런 이 녀석은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먼저 가 있겠지 우리도 가자구.”

 

 로라는 옆 가게 주인인 튀르켄과 함께 시장을 빠져나왔다. 아펠에서는 훔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중죄였다. 그냥 이렇게 빠져나와도, 슈펜(아펠은 슈펜에 속한 소도시이다.)의 선량한 기사들이 시장을 지켜줄 것이었다.

 

 안드레아는 사과 하나를 들고 한 입 베어 물었다.

 과즙이 입 안에서 돌아다니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안드레아가 있는 도시, 아니, 클로이가 있는 도시는 할머니와 여태껏 살아오던 ‘물의 도시’ 와는 달랐다.

 

 이 나라는 각 도시마다 하나씩 특징을 정해 이름을 붙였고, 그 이름은 이 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관광을 올 수 있게 만드는 자원이었다.

 

 문득, 클로이는 자신과 나이가 비슷하다던 황제를 떠올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떠올려봤자 어차피 먼 사람이었다.

 

 사과의 도시, 아펠(Apel)은 고대어 ‘apple’에서 따온 말이었다. 사시사철 사과가 나는 도시, 사과의 향이 풍기는 도시, 한가운데에 있는 하천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을 보며, 클로이는 본인이 안드레아였을 때, 행복했던 적이 있었던가를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고는 했다.

 이런 생기를, 안드레아는 그토록 바랬었다.

 

 “야, 클로이!”

 

 클로이는 뒤통수에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깬 듯 안드레아의 생각을 멈췄다. 어쨌거나 지금은 다른 인물이라고 클로이는 생각하며, 얼굴을 구기며 말했다.

 

 “딜런, 이런식으로 장난하면 재미없다고 몇 번을 말해.”

 

 딜런은 로라가 말했던 둘째 아들이었다. 자칭, 타칭 망나니로 주로 거리를 활보하며 이리저리 장난을 치거나, 많은 여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인 사람이다.

 

 그는 미안하다는 듯이 웃으며 클로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본인과 비슷하게 생겼다는 말은 엄마에게 늘 듣지만, 딜런이 생각하기에 클로이는 자신과 근본이 다른 사람이었다.

 

 훨씬 잘 생겼다는 말이었다. 엄마인 로라와 얘기했을 때도 클로이는 마치 길거리로 마실 나온 철부지 귀족 도련님으로 밖에 생각 못했었다.

 그런 호기심에 그 골방을 들락날락 거리면서 딜런은 어느새 클로이가 친 형제인 제이크 보다 더 편한 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서도 너라는 게 보이는데? 어떻게 장난을 안해?”

 

 딜런의 개구진 말에 클로이는 더욱 짜증스런 표정을 지으며 딜런의 팔뚝을 잡았다.

 딜런은 그런 클로이를 뿌리치며 두 발짝 걸음을 옮겼다.

 

 “역시 가늘단 말이야. 이름도 그렇지만.”

 “뭐가.”

 “니 팔뚝이며, 손가락이며, 니 이름까지. 어느 하나 남자답지 않잖아.”

 “오늘은 거기까지만 하지 그래?”

 “싫은데?”

 

 딜런이 클로이의 정강이를 살짝 찼다. 보통 남자들끼리의 장난은 좀 더 과격해야하지만, 클로이에게는 이상하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일종의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해야 할까, 왠지 모르게 여성스러운 면이 느껴져서 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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