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고물상의 현자
작가 : 아브
작품등록일 : 2017.11.20

고물상 주인 성한이 이세계로 가다! 폐품이 황금이 되는 기적이 펼쳐집니다.

 
프롤로그
작성일 : 17-11-20 22:18     조회 : 357     추천 : 0     분량 : 267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니 이거 밖에 안돼? 내가 이걸 얼마나 힘들게 들고 왔는데!”

 

 “저기 영감님. 보시면 아시겠지만…”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춥다. 낡은 컨테이너 벽으로는 초겨울의 차가운 공기를 다 막지 못하는 듯 하다. 작년엔 난로가 있었는데 봄에 처분해 버린 것이 아쉬웠다.

 

 “늙었다고 눈이 없는 줄 아나? 나도 다 보고 있다고! 뼈빠지게 들고 온 유리를 이렇게 헐값으로 후려치면 어떡하나? 늙은이 등처먹고 그러면 부모님이 아주 좋아하시겠어?”

 

 밖에서 들려오는 고함소리에 조금씩 정신이 돌아온다.

 

 아, 또 시작이군. 새벽부터 이게 무슨 난리람. 김씨 아저씨는 언제나처럼 쩔쩔매고 있다. 내가 또 나가야 하나. 하아.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컨테이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김씨 아저씨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 대던 영감이 득의양양한 기세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원하시던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시나 본데…

 

 “사장이야? 이 직원 교육을 잘못 시켰어! 이거 봐! 왜 이 할망구는 3만원을 주고 난 2만원이야!? 내 짐이 훨씬 무거운데! 이 놈이 삥땅치려던 거 아냐!”

 

 하하 삥땅이라. 김씨 아저씨가 대금을 빼돌릴 만큼 유도리가 있는 사람이었다면 내가 이 새벽부터 여기에 있지는 않을 거다. 저 사람은 그냥 마냥 좋은 사람일 뿐이야.

 

 나는 기세등등한 노인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하며 두 사람의 짐을 살펴봤다. 영감님 것은 비닐이 섞인 폐지뭉치에 잡병 두 자루, 문제의 할머니 것은 신문지 뭉치에 공병 한 자루.

 

 “이야. 마산 할머니 대박인데요. 어디서 공병을 이만큼 구하셨대요? 요즘 이만큼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마산 할머니는 내 말을 듣더니 쑥스러운 듯 고개를 긁적이며 눈을 돌렸다. 그리고 나는 영감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저 할망구가 3만원이면 나는 4만원은 받아야지!”

 

 “저기 영감님. 우리업장 처음이시죠?”

 

 “그, 그런데? 텃세라도 부리려는 거야!?”

 

 “여기 잘 보세요. 영감님께서 가져오신 병들은 잡병이라는 건데요. 이건 재활용이 안되고 다 파쇄해서 다시 만드는 거에요. 여기 할머니 꺼는 소주병, 맥주병이거든요. 이건 그대로 재활용을 해요. 그래서 가격이 3-4배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폐지도 할머니는 신문지잖아요. 영감님 꺼는… 이거. 이거 봐요. 광고지들이 대부분이죠? 딴 데는 이건 아예 다 빼요. 이건 안 받아줘요. 오히려 처리비용을 우리가 받아야 하거든요.”

 

 영감님의 기세가 팍 죽어버렸다. 생각보다는 순한 양반이었네. 아무래도 이 쪽 일을 처음 해보시는 게 아닌가 싶다. 그나저나 내가 왜 이런 걸 일일히 설명해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김씨 아저씨를 뽑은 건 이런걸 담당하라는 거였는데.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김씨 아저씨는 머쓱한지 싱거운 웃음만 짓고 있다. 에휴 내가 바보지.

 

 “처음 하시는 경우에는 업계사정을 알기 힘드니까 이런 문제가 좀 발생합니다. 오늘은 제가 손해보고 3만원 쳐드릴게요. 대신 여기 직원에게 좀 배워가세요. 우리 업장 아닌 곳에 이렇게 가져가시면 그 땐 돈은커녕 욕만 바가지 먹고 나옵니다. 아버지 같아서 말씀드리는 거에요.”

 

 만원 더 얹어준다는 말에 시무룩해 있던 영감의 어깨가 다시 들썩거렸다. 만원 이만원이 중요한게 아니라 다음에는 제대로 된 물건을 들고와야 할텐데. 뭐 김씨 아저씨가 저런건 잘 챙기니까 알아서 잘 하겠지.

 

 나는 차례를 기다리는 노인들의 폐품들을 흘낏 쳐다보곤 다시 컨테이너 사무실로 들어왔다. 아침 6시. 이제는 아침밥을 먹어야 할 시간이다.

 

 남들이 보기엔 쓰레기장 한가운데 놓인 창고 같이 보일지 몰라도 이 컨테이너에는 생활에 필요한 것은 거의 다 있다. 왜? 내가 사는 곳이니까.

 

 집 없이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는 삶도 익숙해진지 3년, 뭐 그렇다고 노숙자 인 것은 아니다. 그 뭐랄까 좋은 말로 하자면 도시금광? 그린에코 산업? 뭐 그런 직종에 종사하는 거다. 이게 유망할 거라는 말도 안되는 착각에 빠져서.

 

 할 수만 있다면 3년 전으로 돌아가서 내 선택을 뒤집어 버리고 싶지만 그게 가능할 리가 없다. 아니 뭐 그렇게 간절한 것도 아니다. 전에 다니던 회사보다는 수입이 좋은건 사실이니까. 다만 문제는 명함에 씌여진 내용이지. 재활용품 처리업 성한실업 대표 김성한. 나쁘게 말하자면 고물상 주인. 그래. 나는 고물상 주인이다.

 

 

 

 

 

 

 -

 

 

 

 여자는 화려한 왕좌에 앉아 있다. 그리고 일곱가지 색 보석으로 치장된 빛의 왕좌는 아무런 지탱할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공에 고정되어 있다. 완전한 칠흑의 공간. 지구인이라면 우주 라고 부를 공간이다.

 

 -있잖아. 넬.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여자의 나른하게 풀린 목소리에서 짜증스러움이 가득 묻어나온다. 넬이라 불린 남자는 충정과 긴장으로 가득찬 표정을 짓고 그녀의 발밑에 무릎을 꿇었다.

 

 -에스락시아의 피조물들이 우주 개척지를 열었대. 카르다쇼프 1급 문명 말이야. 에스락시아 알지? 내가 9급신이었을 때 에스락시아는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어. 그런데 이제는 나보다 고위신이 되게 생겼어. 후후.

 

 여자의 말투는 여전히 나른했지만 그 속에 가득한 분노의 감정이 조금씩 새어나와 넬을 공포에 휩싸이게 했다. 넬은 무슨 말이라도 꺼내려고 했지만 두려움에 마비된 입은 혀를 꺼내놓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말이야. 나도 좀 써보려고. 자존심 때문에 지금껏 남들이 쓰는 걸 참고 있었는데 이젠 안되겠어.

 

 "무슨 말씀이신지?"

 

 -나도 치트키 라는 걸 해보려고.

 

 말을 끝마친 여자는 왕좌에 몸을 깊숙히 묻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모든 것이 그녀의 뜻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알 라쇼프 문명의 창조주 7급신 엘라의 뜻대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7 무인지대의 현자 2017 / 11 / 21 191 0 5535   
6 그늘숲의 마법사5 2017 / 11 / 20 224 0 4818   
5 그늘숲의 마법사4 2017 / 11 / 20 224 0 6210   
4 그늘숲의 마법사3 2017 / 11 / 20 226 0 4712   
3 그늘숲의 마법사2 2017 / 11 / 20 219 0 6727   
2 그늘숲의 마법사 2017 / 11 / 20 222 0 5886   
1 프롤로그 2017 / 11 / 20 358 0 267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re:사랑에 빠지다
아브
원령
아브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