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말이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없을 때를 비유해 이런 표현을 사용하고는 하지만 실제로 앙꼬 없는 찐빵의 맛은 꽃빵과 별 다를 것도 없는 데다 백만두라 하여 실제로 아무 소도 넣지 않은 만두도 존재하는 것이다.
고로 주인공이 아닌 주변 인물도 어딘 가에선 분명 주연으로 활약하는 삶이 있다.
“그럴 리가요.”
방정맞은 목소리.
“정말 실례네요.”
별 말씀을.
“그건 그렇고 정말 자기합리적인 논리를 뻔뻔하게 늘어놓으시더군요.”
자기합리? 소소한 소재에 빗대어 지극히 있을 법한 이야기를 한 것뿐인데. 자기합리라는 말까지 들어야하다니 이거야말로 매도가 아닌가?
“자기합리가 맞죠. 꽃빵도 백만두도 모두 곁들여 먹기 위한 재료일 뿐 주인공은 아닌 걸요. 애초에 베이스가 되는 재료들 따위가 주연이 되다니 언어도단이네요.”
어차피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면서 빗댄 주제에 불과하다. 결국 하고 싶었던 얘기는 누구나 주연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 안에서는 주연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뿐.
“어라라라~, 정말 고리타분하고 자기합리적인 사고의 달인이시로군요.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애초에 인간으로서의 재능의 가부를 떠나서 태어난 환경부터가 제각각인데 그럴 리가 없잖아요. 재능이 모자라다면 돈을, 돈이 모자다라면 재능을. 그런데 이걸 어쩌나~ 둘 중 하나도 가진 게 없네.”
야박하기 짝이 없군.
누구나 살아가는 데는 주인공인 법이야. 재능이나 돈이 없어도 스스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게 인간이다.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형상을 가진 것은 허망하다.’ 부와 재능의 차등은 있을 수 있으나 그것 또한 허망한 것에 불과할 뿐.
짝짝짝
“이야~ 감탄감탄! 당신들이 얘기하는 신이 들었다면 눈물이라도 흘려줄 놀라운 정신승리군요. 아무리 저라도 살짝…우욱.”
비꼬는 게 수준급이군.
“어쨌거나 그렇게나 자신의 생각에 확고한 신념을 가지셨으면 내기를 해보는 게 어때요?”
무슨 내긴지 모르겠지만 관두는 게 좋겠군. 도박 같은 건 좋아하지 않아. 어차피 걸만한 걸 갖고 있지도 않고.
“아아, 겁이라도 잡수신 건가요?”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아니면 여기에 오래 있었던 탓인가 무뎌진 것뿐이야.
“어쨌든 이미 당신에게 선택권은 없어요. 난 이미 결정했거든요.”
지금 뭐하는 거야. 밀지 마.
“저~~기 아래로 던져 버릴 테니까. 열심히 활약해 주세요. 당신이 신념이 어디까지 닿는지 기대 중이니까 말이죠.”
윙크 같은 거를 해도 전혀 설레지 않으니까 관둬. 우욱! 밀지 마! 그만두라니…까~!!
으아아아아~
“응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