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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다모클레스의 검
작가 : 겨울뱀
작품등록일 : 2017.11.9

뱀파이어와 인간의 협정, 그 이후. 사냥꾼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한다.

 
환상의 콤비(1)
작성일 : 17-11-09 21:29     조회 : 336     추천 : 0     분량 : 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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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직……. 상황은 어때? 」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목걸이 형식으로 만들어진 무전기를 만지작거렸다. 치직치직대는 소리가 신경을 긁는다.

 

 "「아직은 OK. 놈이 잠시 피하고 있는 것 같아.」"

 

 그리고는 그대로 이어폰을 귀에서 빼버렸다. 답답해서 그랬다. 신경질 내는 소리가 작게 이어폰에서 들렸지만 간단히 무시했다.

 

 눅눅한 습기가 피부에 와 닿았다. 에버필(Everfill) 특유의 이 기분 나쁜 습기는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었다. 자욱이 깔린 안개는 적막한 도시를 한층 더 음습하게 보이게 했다. 사실 도시라고 부리기도 민망한건 사실이다.

 

 한 때 에버필 특유의 안개를 이용해서 신비한 분위기의 테마파크라도 지어보려 했다던 게 실패로 돌아간 후로는 전혀 투자도 없는 도시가 되었고 원래가 썩 오고 싶은 느낌이 드는 곳도 아닌 게 작용해서 남아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정답이었다.

 

 사람도 없고 내내 어두운 분위기인 이곳은 덴드퍼들이 숨어들기에 딱 적당한 장소였다.

 

 낡아빠진 회색의 건물 벽에 기대어 섰다. 자잘하게 금이 가고 곰팡이가 피어든 건물 벽은,하고 있는 일에 익숙해지다 보니 마냥 친근하게만 느껴진다. 에버필에는 유난히 덴드퍼가 숨어들기 좋은 구역이라 근래에 이곳으로 출퇴근하는 수준이었다. 숨을 죽이면서 총의 손잡이를 다시 움켜잡았다. 총알이 얼마나 남았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가 올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다. 인상을 찡그리며 바라본 하늘은 매캐한 연기가 조금씩 가라앉아 뿌연 회색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시커먼 곳이니까 그들이 잘 숨어 드는 것이다. 안개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이 지역 하늘을 덮은 저 연기들만 조금 걷어내도 덴드퍼의 80%는 줄어들 거라고 호언장담할 수 있었다.

 

 범죄율과 덴드퍼 출현률이 쌍으로 높은 이 도시는 어느덧 국가에서 포기한지 오래라 신경도 안 쓰는 곳이다. 일차적으로 인간이 뱀파이어들과 협정을 맺은 후, 여러모로 자기들 돈 줄 챙기며 어떻게 해야 할지 궁리하기에 바쁜 윗사람들이 이런 데에 신경 쓸 시간이 남아있을리가 없었다.

 

 비소를 지으며 다시 시선을 내리깔았다. 조금 어지럽다. 시야도 흐려진다. 낮게 한숨을 내쉬며 주머니를 뒤적거려 각성제를 몇 알 꺼내어 입안에 털어 넣었다. 우적우적 씹어 먹는 맛은 그리 좋지 못했지만 나름 익숙해지니 과자 같기도 하다. 아……, 정신이 좀 든다. 느긋하게 눈꺼풀을 깜박일 때였다.

 

 콰앙 !

 

 기대어 있던 건물 벽이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본능적으로 앞으로 굴러 큰 상처는 면했다.

 

 "제길."

 

 놈이다. 덴드퍼. 그것도 육체를 가진 놈이다. 부서진 잔해 너머로 놈이 보였다. 기분이 급속도로 하강하고 있었다. 그래, 저것 때문이다. 비틀린 미소가 지어졌다. 이 상황에 필요한 건 잡념보다는 행동이다.

 

 타앙! 순식간에 총구가 불을 뿜었다.

 

 "그래, 오랜만에 조금 쉬려고 했었지."

 

 타앙!

 

 "어라, 그런데 에버필에 덴드퍼가 나타났다네?"

 

 타앙!

 

 "아이고 그러십니까, 하고 넘어가려니까 나보고 처리하라네."

 

 [크르르르ㅡ]

 

 총구에서 피어나는 연기를 보며 입을 다물었다. 나른한 미소를 입가에 건 아이렐 비블레스는 가늘게 눈을 좁혔다. 놈은 3발 중 3발을 모두 맞았다. 육체를 가진지 얼마 안 된 놈이라 몸에 대한 적응도가 낮아 반사 신경이 낮은 탓일 것이다. 질척한 검은 액체를 질질 흘리고 있는 그것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모처럼의 휴가였는데 말이야."

 

 낮게 가라앉은 여인의 목소리가 주위를 울린다. 그것은 이제 헐떡이며 더러운 바닥에 엎어져있었다.

 

 [크르…크르르…르르르]

 

 이제 끝이구나. 다시금 총을 들고 그것에게 겨냥했다. 아, 끝내고 나면 오늘에야말로 편하게 잠이나 자자. 무감각하게 그것을 응시했다. 자, 너도 쉬고 나도 쉬고. 혼잣말처럼 중얼중얼 거리며 방아쇠를 당기려는 차였다.

 

 [크르르르…지…ㄴ… 명…령…ㄴ…스 ]

 

 그녀의 얼굴에 놀라움이 스쳐지나갔다.

 

 "…뭐야?"

 

 덴드퍼가 언어적 능력이 있다는 보고는 들은 적 없었다. 여태까지의 덴드퍼들은 이성이 존재하지 않았고 언어능력 또한 없었다. 그저 미쳐버린 사나운 맹수처럼 파괴하고 파괴할 뿐이었다. 우두둑우두둑, 삐걱삐걱 대며 그것이 손을 뻗어왔다. 기괴한 모양으로 비틀린 그것은 가까스러 기며 다가와 손을 뻗어왔다.

 

 "꺼져!"

 

 다시 한 번 방아쇠를 당겼다. 철컥대는 소리만 울렸을 뿐이었다. 총알이 없다. 안 그래도 찡그린 인상에 주름이 더 늘었다. 온몸의 신경이 곤두섰다. 오랜 덴드퍼 사냥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 이럴 때는 도망이 정석이다. 놈이 부상을 입어 기동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그들은 재생력이 뛰어나기에 인간에게는 항상 불리한 전투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을 죽이기 위한 방법은 재생이 불가할 때까지 총알을 박아 넣거나 성수를 뿌리거나하는 한정적인 것들뿐이다.

 그녀는 걸어 왔던 길을 도로 뛰어가며 목 언저리에서 흔들거리는 이어폰을 꼈다. 목에 걸린 소형 무전기에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 첸!!! 」"

 

 「 뭐야?! 치지직…그쪽이야?! 」

 

 날카로운 목소리에 저쪽에서도 역시 짜증 섞인 목소리가 돌아왔다.

 

 아 시발. 귀청 떨어질 뻔 했네. 이어폰의 볼륨을 낮추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빌어먹을, 그런데 총알이 없어…치지직」"

 

 「…치지직…미쳤냐?」

 

 한참 후에 돌아온 대답은 간결하고도 명쾌했다.

 

 쿵ㅡ쿵ㅡ쿵ㅡ쿵!

 

 놈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예상은 했지만 너무 빠른 재생이었다. 아이렐은 어느 샌가 입에 붙어버린 거친 욕설을 내뱉으며 내달렸다. 급하게 귀퉁이를 돌았다. 머리칼을 하나로 묶고 있던 얇은 고무줄이 핑하고 볼품없이 터져버리면서 머리칼이 시야를 가리며 쏟아져내렸다.

 

 「 치치직…G10 구역으로와! 」

 

 '안 그래도 그쪽으로 가고 있었어!'라는 말이 뱉어 지지도 못하고 목구멍에서 턱하고 막혔다. 숨이 찬다. G7…G8…이제 G9이다. 어느새 놈은 바로 뒤까지 바싹 따라 붙었다.

 

 [크르르르르르 ㅡ 명ㅡ령...크르르르 지…인 아…크르르르]

 

 성대를 긁어내리는 것같은 소름끼치는 목소리. 덴드퍼의 언어능력이라니! 그것은 또렷한 발음으로 '명령'이라는 단어를 내뱉었다.

 

 '아니, 그보다 무슨 신생 덴드퍼가 이렇게 재생이 빨라? 이제 갓 육체를 얻은 놈이라고 보고를 받았는데. '란테 보빌' 이 개새끼! 넌 돌아가면 죽었어!'

 

 뒤를 힐끔 돌아보았다. 그것은 역시나 무시무시한 속도로 뒤따라오고 있었다. 놈이 휘날리는 머리칼을 잡으려는 듯이 손을 뻗어왔다. 이를 악물고 뛰었다. 이게 대체 무슨 고생이지? 따지고 보면 쉬는 날이라고 무기점검을 제대로 안한 탓이 제일 컸지만 그런 것쯤은 가뿐히 무시하기로 했다.

 

 G9구역의 마지막 모퉁이를 돌았다. 50m앞이 G10구역이다. 저 멀리서 바이크를 타고 달려오는 자신의 페어(Pair)가 보인다.

 

 30m…20m….

 

 자신의 페어가 총구를 자신 쪽으로 겨냥하며 소리쳤다.

 

 " 「 이리 와! 」"

 

 이어폰을 통해, 그리고 공기를 통해서 그 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아이렐은 낮게 슬라이딩을 하면서 페어가 탄 바이크 옆쪽으로 아슬아슬하게 쭈욱 미끄러져갔다.

 

 타앙 !!!

 

 그와 동시에 페어의 총구에서 불빛이 번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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