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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스틸러벤
작가 : 핀달릴
작품등록일 : 2017.11.3

현실에서도 소매치기 실력은 알아주던 박태영<벤>.
반쯤 손 씻고 견실한 사회인으로서 벌어먹고 살던 그의 게임 속 직업은
운명이 짝지어주기라도 했는지 스틸러였다.
가벼운 취미생활로 시작했던 게임은 원한에 의해 게임속 세상을 멸망시키기 위해
암약하는 집단 E.O.L을 잡기 위한 목적을 띈 여행으로 변하게 되고,
급기야 과거의 앙숙에게 스카우트 되어 유토피아의 게임 화사인 엔드오버사의
사내 위험 관리 팀에 들어가게 되는데...

 
1.난 이 세계 최고의 도둑이 될 사람이다.
작성일 : 17-11-03 16:09     조회 : 540     추천 : 0     분량 : 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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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나열할 필요가 없는 인생이라고 하면 그런 것이다. 평범하거나 혹은 유복한 집에서 자랐고, 양친이 생존해 계시며 어머니의 자상함과 아버지의 억척스러움을 보고 자라고, 남들과 똑같이 평범하게 자라는 것. 그리고 보통 비일상으로 접어드는 단계에서는 남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깃거리가 된다.

  하지만 내 인생은 시작부터 순탄하지가 않았다.

 

 

  평생 누군지 알 수 없는 내 부모가 서울 내 어딘가의 교회에 버렸기에 그곳에서 자라다가 재개발 때문에 다른 고아원으로 옮겨져 자랐으며, 그 곳에서 천성적으로 뛰어난 손기술 덕분에 소매치기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13살이 되었을 때에는 고아원 생활에 염증이 난 나머지 뛰쳐나와 거리를 전전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난 지지리도 악운에 강하다는 것이다.

 

 

  그 어린 나이에 밖으로 나온 아이가 혼자 뭘 할 수 있을까? 영민함과 총명함이 깃든 눈을 가진 아이라도 그것을 살리는 것은, 경험과 나이의 부족에 의해 결점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저 고아원으로 다시 돌아가기 싫었던 나는 어릴 때부터 함께 지내왔던 가장 친했던 이성 친구와 볼 수 없음을 각오하고 작별 편지까지 몰래 써놓은 채 나왔고, 그것을 의리라 여기면서 뿌듯해했었지.

 

 

 그렇게 거리에서 남다른 손재주로 연명하던 어린 아이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임자를 만났다. 죽은 게 아니라, 그 이후로는 소매치기에 눈에 불을 키고 매달린 결과 누구에게도 잡힌 적이 없었으니까.

 

 

  그 임자는 자신의 여관을 하나 경영하고 있는 마음씨 좋은 중년의 아저씨였다. 다만 왕년에 무슨 운동을 한 것인지는 몰라도 감이 엄청나게 좋아서 내가 소매치기 하는 것을 단박에 잡아낸 것이다.

 

 

  하지만 내가 경찰서에 가는 일은 없었다. 그는 내게 무슨 당돌한 매력이 있다고 판단했는지 내 양부가 되어주었고 동시에 나는 그가 경영하는 여관의 한 방 안에서 남들보단 부족하지만 모자람 없는 10대를 보낼 수 있었으니까.

 

 

 그는 자신을 진이라고 부르라고 했다. 재미교포였다가 다시 귀화했기 때문에 그것이 이름이라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외모는 토종 한국인이었기에 나는 처음에는 진득하게도 이름이 뭔지 계속 물어봤었다.

 

 

  그렇게 소매치기로든, 그리고 진 아저씨의 체면을 봐서 견실하게 일을 해서든(여기까지의 설명에서 알 수 있다시피 난 그렇게 마냥 성실한 놈은 아니었다. 맙소사!) 돈을 모은 뒤 21살이 되자 마자 방을 얻어 나온 나는 어느 정도 금전적인 여유가 있었기에, 한동안은 휴식기를 가질 겸 몇년 전부터 손도 대고 있지 않던 게임에 다시 손을 대기로 시작했던 것이다.

 

 

  그 게임의 이름은 유토피아.

 가상현실로 나를 이끌어줄, 내 앞에 놓인 헬멧형 접속장치를 칭하는 말이지.

 지난 몇주간 가슴속을 채워왔던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면서 나는 그 기계를 머리에 썼다.

 

 ***

 

 으쌰! 드디어 첫 로그인!전 세계인들이 누비고 다니는 또 하나의 대지에 나도 드디어 발을 내딛었다.

 

  문제는 접속했는데 왜 드넓게 펼쳐진 대자연을 제외하곤 아무도 없냐는거지.

  게임을 생판 안해본 나로서는 전혀 상황을 알 수 없었다.

  설렘과 함께 내 눈 앞에 투신자살 바위와 같은 거대한 바위가 하나 솟아올랐다.

 

  친절하게 계단까지 놓여있는 바위산에 나는 헉헉대며 올라갔다.

  그런데······ 내가 체력이 이렇게 약했나?얼마 올라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숨이 턱 끝까지 차오는 것이다.

 

  "뭐가 이렇게 높아!"

 

  게임을 하면서 시작된 첫 말은 나의 불평이었다. 사실 제작자가 만든 이 공정은 꽤나 의미가 있는 것이다.

 

  가상 현실게임은 손가락만 두들기면 되는 키보드와 달리 뇌파를 이용한 오락이고 그 안에서 걷고 뛰고 달리고 현실처럼 움직이는 것에 미리 익숙해지라는 속 깊은 배려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날씨까지 쨍쨍하게 해놓을 건 또 뭐냐?

 

  난 짜증섞인 표정으로 태양을 올려다 보았다가 갑자기 그늘져 보이는 하늘에 깜짝 놀랐다.

  공중에 웬 천사가 새하얀 날개를 펄럭이며 내려오는 게 아닌가? 흠, 그런데 천사라면 미관상 굉장한 미인이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저건 수염난 험상궂은 아저씨인걸. 그 아저씨가 말했다.

 

 "모험이 넘치는 이 파이란 대륙에 온 것을 환영한다.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

 

  아하. 이게 캐릭터를 만드는 거였군. 내심 고개를 끄덕이며 대충 벤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름은 대충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한번에 지어졌다. 흠. 이 이름이 그렇게 어려운 이름인 것은 아닐텐데?

 

  천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순간적으로 뭔가가 확 풍겨오는 것 같았는데. 흠. 기분탓인가?

 

  "그럼 너의 외모를 어떻게 설정 하겠느냐?"

  "외모 설정?"

 

 "네가 생각하는대로 외모를 설정한 다음에 결정을 내리면 된다."

 

  일부러 입을 크게크게 벌리면서 말하는 것이 내가 생각한 것을 눈치 챘나보다. 눈치도 빠르지.

 

  손을 휘휘 흔들면서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자 예의 아저씨가 날개를 펄럭거리면서 쫓아왔다. 아아, 입냄새!

 

 "아니 가까이 오지 마요. 왜 그래, 무섭게?"

 "네 얼굴을 가까이에서 봐야 설정을 할 것 아니냐."

 

 "생각만 하면 된다면서요?"

 

 "그래.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면 된다."

  아니, 그러니까 대체! 나는 성을 내면서 재차 질문했다.

 

 "그런데 왜 가까이 오냐구요?"

 "외모를 바꿔야 하니까."

 

  난 그제야 이 천사의 몸이 굉장한 근육질이란 것을 깨달았다.

  설마 외모 설정이라는게 저 우악스러운 팔에서 나오는 원터치 양악수술 뭐 그런건가?

 

  진땀나는군. 나는 최대한 꽃미남을 생각하면서 결정을 내렸고 예의 그 날개달린 아저씨께선 부들부들 떠는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마음의 준비는 됐나."

 "한방에 끝내주세요."

 

 나는 두 눈을 질끈 감았고 천사는 손가락 마디를 두둑두둑 꺾으면서 내 앞에서 둥실거렸다.

 

  그리고 내 얼굴에 정확히 날아오는 정권······ 이 아니라 이게 뭐야? 천사는 내 얼굴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주무르기 시작했다. 정말 이게 뭐람?

 

 

  얼굴이 수제비 반죽처럼 주물럭거리기 시작한지 1분 쯤 됐나?

 

 

  천사는 손을 치우고 갑자기 내게 거울을 들이밀었고 나는 거울 속에서 본 내 모습에서 황당함과 만족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분명 원터치 양악수술은 아닌데 기분이 왜 이렇게 더럽냐.

 

 어쨌든 목까지 내려오는 비단같은 백금발에 고양이과 같은 날카롭고 아름다운 얼굴.

 

  기생오라비 같지는 않지만 상당한 미남자가 거울 앞에 서 있었다.

 

  몸도 탄탄하고. 이거야!

  그때 날 보고 있던 천사가 손가락을 딱 튕기며 주의를 끌었다.

 

  내가 그쪽을 보자 천사는 거울을 옆구리에 끼며 말했다.

 

 "벤. 넌 이제 쿠란 산맥의 동쪽 끝에 위치한 페울이라는 마을로 가게 될 것이다. 단단히 각오 하도록."

 

 단단히 각오하라면서 눈에 비치는 저 장난기는 뭘까? 어어? 갑자기 아저씨의 팔이 움직이더니 내가 아저씨의 팔로 스르르 끌려갔다.

 

  어어? 왜 갑자기 시야가 뱅글뱅글 돌까? 시야가 어지러운건 잠깐이었다.

 

  몇 번 눈을 깜빡이고 차려보니 난 한 마을의 중심부에 서 있었다. 아하, 여기가 마을인건가?

 

 처음보는 듯한, 하지만 낯설지 않은 외모들이 눈에 들어왔다. 흔히 서양인이라고 하지? 색목인이나.

 

 

  그런데 정말 신기한건 이게 정말 게임이 맞느냐는 거다.

  어떻게 된 게 현실과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똑같나?

 

  뇌파를 조종해서 게임을 하게 하는 것이라더니 과연 사람 놀래키는 수준의 게임이로군.

 

  삑-! 순간 눈 앞에 뭔가가 깜빡이며 나타나자 손으로 건드렸다. 이게 뭐지?

 "퀘스트 알림창?"

 

 [페울 마을의 장로 테르오를 찾아가십시오.]

 

 "초보라서 도와주는 퀘스트인건가?"

 

 할 수 없이 테르오를 찾아서 마을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나는 비교적 쉽게 테르오를 찾을 수 있었다.

 

  유저로 보이는 듯한 사람들에게 물어 보니까 금방 알 수 있었다. 인근 호숫가에서 낚시 중? 참 팔자 좋은 사람이로다.

 

 

 여기까지 알았으니 다음 일은 호수를 찾는 것이겠지.

 

  겸사겸사 내 외모를 시험하기 위해 길에 돌아다니는 여성 유저들에게 물을때는 일부러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묻기도 했는데 역시나 다들 넘어가 버렸다······ 라기보단 내가 넘어갈 뻔했다.

 

 

 다른 여성 유저들 또한 외모가 초절정이지 않은가! 와, 눈이 호사스러운걸.

 

  나뿐만 아니라 다른 유저들도 그렇게 꾸밀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효과가 없지는 않았던지 여성 유저들의 얼굴도 붉게 물들었다. 헤, 역시 내 외모 또한 만만치 않군.

 

  마을 서쪽 외곽의 호수에서 낚시질이었던 그는 세상만사 다 내쳐버린 신선의 그것을 얼굴에 가득 품은 표정인데.

 

  흐음, 낚시가 잘 안 되나보지? 그의 곁으로 다가가 어깨를 톡톡치며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테르오 님이시죠?"

 

 내 말에 그는 고개를 돌리며 즉각 반응했다. 가까이서 보니 짧은 수염과 부리부리한 눈매가 인상적인 사람이었다.

 

  그렇게 보니 사람의 인상이 참 신기해 보이는데.

 

  세상만사 다 내쳐버린 허허로운 표정에 부리부리한 눈매가 더해지니 가만히 마주보기만 해도 부담스러웠다.

 

  테르오는 낚싯대를 세워두고는 뒤로 완전히 돌아서 나와 대화를 시작했다.

 

 "또 여행자가 찾아왔구만. 자네는 무엇이 필요한가?"

 "아? 무엇이 필요하냐뇨?"

 

 "여기는 산속에서 조난당한 여행자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거든.

  때문에, 그들에게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마을에서 약간의 수고를 받고 필요한 물건이나 금전을 조달해 주고 있네."

 

 

 오, 초보 활동을 위한 지원을 해주겠다는 것이군.

  처음부터 횡재했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그를 향해 내 순진무쌍한 얼굴 만면에 웃음을 띄우며 입을 열었다.

 

  "하렘을 만들 자금을 원합니다!"

 

 내 이름은 박태영. 아니, 스틸러 벤.

 몬스터와 유저들이 혼재하는 이 세계에서

 최고의 도둑이 될 사람이다!

 

 

  문제는 그가 내 말을 듣는 즉시 낚싯대를 들고 나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는 거다. 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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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스틸러 벤 시작하겠습니다.

 

  일러스트는 김동욱 일러스터님께서 제작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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