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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무능력자가 대공으로서 살아가기
작가 : 아리냥
작품등록일 : 2017.10.31

공작으로 빙의되었다.
흔한 주인공 보정인 외모? 검술? 마력?

그런 건 없었다.
오로지 내 자신만의 머리로 살아남아라.

 
서부의 지배자. 란체스터의 대공
작성일 : 17-10-31 00:24     조회 : 361     추천 : 0     분량 : 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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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1

 

 

 

 

 나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그 흔한 교회도 가지 않았고, 심지어 절에도 다니지 않았다. 무신론자까지는 아니겠지만 신의 존재는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만 여겼기에 아직 젊은 나이였던 나는 사후 세계 따위에도 관심이 없어서 종교 따위는 중요하기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믿어보려고 한다.

 

 내 눈앞에 【신】이라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의 아이돌 방송에 나올 것 같은 말끔한 용모와 수려한 금발, 그리고 맑은 눈동자까지. 그는 세셍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의 정점을 초월한, 이 세계와는 전혀 맞지 않는 이질적인 기운을 품고 있었다. 과연 전지전능한 신님이라는 걸까.

 

 갑작스레 자신을 신이라고 칭하는 사람의 말을 믿을 정도로 나는 바보가 아니다.

 하지만 그는 내 눈앞에서 육안으로 보이게끔 전지전능하신 권능을 선보였고, 나는 그의 존재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신이 말했다.

 

 "하하하. 아직까지 내게 의심을 품는 얼굴이네."

 

 "갑자기 신이 나타났는데, 순순히 믿으라는 것도 이상하죠."

 

 "그렇네~"

 

 뺀질거리는 얼굴을 하면서 신이 툭툭거리며 웃었다.

 

 이 웃음이 짜증을 유발하는 것은 내 성격이 선천적으로 삐뚫어진 영향도 있었지만, 재수 없을 정도로 완벽함을 유지하고 있는 미청년 신의 영향도 있었다.

 

 그를 바라보면서 나는 내 손을 매만졌다.

 

 새하얀 백옥 같은 손바닥이다. 아무런 고생도 하지 않아보이는 손바닥에는 작은 물집조차 잡히지 않았고, 오랜 시간 동안 철저히 피부 관리를 받은 것 같아 보였다. 자신의 손을 보고서 이런 감흥에 젖는 것은 분명 비정상적이다.

 

 이 몸은, 이 육체는 【내 것이 아니다.】

 내 말에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몸은, 내가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는 이 육체는 내 것이 아니다.

 

 내 눈앞에서 떠들기 시작한 빛의 신이자 모든 신들의 군주라고 칭해지는 '루'의 의도대로 행해진 빙의라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결과였다.

 

 나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었던 대학생이었으나 교통사고 때문에 세상을 뜨고 말았고, 그 정신만큼만 천계로 전해져 빛의 신 루에게 도달하였다. 루는 나를 '적격자'로 판단, 그리고서 이 몸에 내 영혼을 이식하듯이 집어넣었다.

 

 "그래서 어때? 새로운 육체는?"

 

 "조금 잘생겨진 것 같은데요."

 

 루가 싱글거리면서 말했고, 나는 거울을 보면서 섬세한 이목구비와 새로운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평범하다고 생각되는 금발 청년이 거울 앞에 비치고 있었다. 금발과 푸른 벽안. 완벽히 서양인 청년이 되어버린 나는 신기함을 감추지 않았다. 내가 금발이 될 줄이야. 중학교 2학년 때 특유의 병이 발생하면서 금발로 염색할까 고민한 적도 있었는데 이렇게 진짜 금발이 될 줄은 몰랐다. 게다가 푸른 눈동자라. 보면 볼수록 신기함이 느껴졌다. 마치 렌즈라도 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 얼굴을 보던 루가 말했다.

 

 "잘생긴 건 아니지. 이 세게에서는 평범해.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 살았던 네 육체가 너무 개판이었던 거야."

 

 "망할 신, 좀 닥치시죠."

 

 "하하하. 알았어."

 

 불쾌할만도 하건만, 신은 깔깔 웃으면서 내 말을 넘겼다.

 

 빛의 신이라고 하셨나. 모든 신의 정점에 선 주신이라는데.

 어째서 그런 높으신 분이 일일히 나라는 낮디 낮은 피조물의 영혼을 직접 이세계로 전이시키고 이 몸뚱이에 빙의를 시켜버린 걸까. 그는 아직 자신의 용무와 목적에 대해서 내게 발설하지 않았다. 꿍꿍이를 알 길이 없는 마스크를 쓴 것처럼, 그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내 생각 따위는 이미 꿰뚫고 있었다는 듯이, 루가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발언했다.

 

 "목적? 그런 것 없어. 본래라면 네 영혼은 명계로 전해져야 하는데, 내가 도중에 낚아채서 이세계에 존재하던 청년의 몸에 네 영혼을 이식시켰단 말씀. 다른 이유는 전혀 없다고 보면 돼.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구? 정말이야, 정말이라니까? 어허, 신의 말씀을 경건하게 믿도록 하게나."

 

 "저는 당신을 믿지 않는데요."

 

 "그러면 어쩔 수 없네."

 

 여전히 맑은 미소를 짓고 있는 미청년은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을 꺼내보면서 나에게서 관심을 돌렸고, 나도 그에게서 관심을 끄고서 내가 있는 곳을 관찰했다.

 

 빙의가 갓 이루어진 상태라 아직 정보가 매우 부족하다.

 이런 정보만큼은 나를 빙의시킨 주신이 알아서 설명해주기 마련이다만 이 불성실한 미청년은 내게 그걸 일일히 말해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현재로서는 조금 잘생긴 금발 청년의 몸을 가지게 되었다. 이게 내가 가진 정보의 전부였다. 너무도 부족하다. 루에게서 들은 바로는 내가 지금 존재하는 세계는 현대에서 보았던 판타지 소설의 세계관과 유사하며, 기본적으로 중세 시대의 문화권에 속한다고 했다.

 

 금붙이로 된 샹들리에와 벽에 장식된 화려한 장식품들, 그리고 여러 가구들까지. 분명 중세 시대의 귀족이 살 것만 같은 방이다.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닌 모양이다. 여기에 있으니 마치 왕자님이 된 것만 같았다.

 

 왕자일 수도 있다.

 고생을 전혀 모르는 새하얀 피부와 손바닥. 잡티도 없는 얼굴까지. 온실 속의 화초로 자라버린 고상한 미청년은 분명 신분이 높은 몸인 것이고, 나는 누구보다도 높은 지위의 인간일 것이다.

 

 또다시 내 생각을 간파한 빛의 신이 그에 대한 설명을 해줌으로서 나의 고민을 해결해주었다.

 

 "그 육체의 이름은 【루키우스 아우로페】. 현 황제의 사촌이자, 전대 황제의 조카이지. 흐음, 자세한 사정은 나도 몰라. 고명하신 주신님께서 인간들의 사정에 관여할 리가 없잖아?"

 

 이 빌어먹을 신. 이쪽 세계가 처음인 초심자를 위해서 가이드북 역할은 해달라고.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에게 그 어떤 공략법도 가르쳐주지 않다니 어떻게 되먹은 서비스냐. 쿠소겜 같으니라고.

 

 "루키우스라...."

 

 나는 새로운 육체를 매만지면서 생각했다.

 

 이거 완전 쩔지 않아? 황제의 사촌이라. 왕족 중에서도 꽤나 높은 혈통이라는 의미잖아. 그걸 들으니 이런 호화스런 침실을 쓰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있었다. 고귀하신 왕족님이다. 그러니 이런 황금으로 가득한 곳에서 호화스런 생활을 보내는 것도 당연하겠지. 평생을 중소득층으로 살았던 전생의 경험으로 따져보면 그저 돈지랄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만.

 

 "좋은 게 좋은 거잖아? 중소득층의 평범한 소시민이 호화스러운 왕족님이 되셨다! 그것만으로도 이 주신님의 은총에 대해서 감사하게 여기라구. 루키우스."

 

 코앞에서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주신이 말했다.

 

 으스대는 태도가 아니꼽게 보였기에 그 손가락을 깨물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강했지만 애써 참았다. 신에게 도발을 걸 필요는 없지. 그의 말도 사실에 해당되고. 이런 고귀한 영화를 누리게 해준 그의 자비와 나의 두번째 인생을 만들어준 것에 대해서는 감사함을 느끼도록 하자.

 

 "어이쿠, 시간이 이렇게 됐나."

 

 그는 자신의 손목을 가리키면서 놀랍다는 기색을 보였다.

 

 어이, 주신. 그 손목에는 손목 시계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만. 어떻게 시간을 알고 있다는 걸까. 아무리 보아도 거짓말이다. 능청스럽게 반응하는 미청년 주신은 '나머지는 알아서 판단하고 생각해.'라는 무책임한 말을 내게 던져주었다.

 

 여기서 가이드 역할은 끝이라는 건가.

 주신이라는 작자가 내게 상세한 설명을 해줄 거라는 전제도 하지 않았다만 이건 너무 갑작스럽다. 무인도에 단검과 물통만 주고서 내쫓아버린 것과 같은 태도라고 할까. 무책임에도 정도가 있다고, 이 망할 신.

 

 신이 말했다.

 

 "미안 미안. 하지만 나도 바쁜 몸이라구. 하하핫, 그럼 안녕!"

 

 "잠깐....!!"

 

 그 말을 끝으로 빛의 신 루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한여름의 아지랑이처럼 옅게 흐려진 그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추었고, 좀전까지 그와 대화를 나누었던 그 장면들이 마치 누군가에게 홀려있었다는 느낌을 주었다. 과연 신이다. 물리법칙 따위는 씹어드시는 행위를 눈앞에서 보여주신다. 이게 바로 신의 기적이라는 녀석인가. 그렇게 따지자면 다른 육체에 내 영혼을 빙의시킨 것부터가 하나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겠군.

 

 루가 사라지고 나서부터가 내가 직접 움직일 시간이었다.

 

 침대에서 내려와 두 발로 꽂꽂히 붉은색 카페트 위에 섰다.

 본래의 내 육체가 아니었기에 매우 이질적이고 비정상적인 느낌이 들었지만 그것을 애써 참아냈다.

 

 신장은 전생의 나보다도 컸다. 대략 175 이상은 되는 것 같다. 전생에서는 대한민국의 남성 평균에 비해서 작았던 몸이었으니 말이다. 두 발로 서서 주먹을 쥐었다가 펴고, 손을 휘둘러보고, 머리를 돌리면서 육체의 이상을 확인했지만 모두가 정상이었다. 두 팔과 두 다리, 모두가 멀쩡했다.

 

 "그럼 시작해볼까."

 

 우선 이 침실 바깥을 나서는 것부터 두번째 인생을 알리는 신호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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