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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판타지
아포리아
작가 : 윤소교
작품등록일 : 2017.10.30

(현대/판타지/백발남/신(GOD)여주/신화/미스터리)

가상의 서울에서 펼쳐지는 살아있는 신이 되어야하는 여자와 이름을 잃어버린 남자의 이야기.

전쟁이 사라지고 어느 때보다 긴 평화가 지속되는 현대의 서울. 수수께끼의 남자 번은 오늘도 도시를 떠돌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같은 건물에 있던 대국민적인 신 백아(伯牙)의 33대째 당주 수린과 조우하고, 그녀에게서 잃어버린 과거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데.....

이메일 : yoonsogyo@gmail.com

 
프롤로그
작성일 : 17-10-30 13:10     조회 : 511     추천 : 0     분량 : 6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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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여전히 생기라고는 없는 곳이야.

 

 어제 산 것 같이 어색한 양복을 입은 남자는 새삼 주위를 둘러보며 생각했다.

 

 눈이 부실 정도로 환한 형광등. 조금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 새하얀 벽, 골골거리며 수증기를 뿜어내는 가습기. 그는 이곳에서 대형병원의 삭막한 복도나 대리석을 수놓은 값비싼 요양원 따위를 떠올렸다. 어디선가 소독약 냄새가 나는 것도 같다. 물론 실제로 그럴리는 만무했지만.

 

 안락하지만 어딘가 죽음의 냄새가 도사리고 있는 곳. 또는 생명이 잠시 숨을 죽이는 곳. 그럴듯하게 잘 꾸며 놓았지만 이곳은 말하자면 그런 곳이었다. 발치에 닿는 작은 키의 화분만이 유일하게 이곳이 삭막한 폐허가 아니라 주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화분조차 모조다.

 

 정말이지.

 

 그는 피곤한 눈자위를 손바닥으로 꾹꾹 손으로 눌렀다.

 

 남자는 어서 회사로 돌아가고 싶었다. 무엇이 됐든 이곳이 서울에서 가장 견디기 힘들 곳 중 하나인 것은 분명했다. 공무원 중에서도 엘리트 중 엘리트 코스라는 중앙정보부에 입사한지 어언 3년차, 이제 신입의 소리는 듣지 않을 정도의 경력을 갖춘 셈이지만 그에겐 여전히 벅찬 일들이 눈앞에 있었다.

 

 게다가 곧 있으면 그는 요새 가장 골치를 썩이는 인물을 만나야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미 그가 수십 분을 기다리고 있는 주인공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면회실의 그것처럼, 구멍이 몇 개 뚫린 텅 빈 유리창만 그를 마주보고 있을 뿐이다.

 

 차라리 못만나고 돌아갔으면 좋겠는데.

 

 남자는 부질없는 생각과 함께 후경이 비치는 유리창을 바라보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한 여름인데도 뜨거운 커피가 떠오르는 날이었다. 겨울처럼 차가운 전경의 가장자리에, 작은 환풍기가 소리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남자는 저 무미건조한 환풍기가 바깥세상과 연결시키는 유일한 통로인걸 새삼 기억했다.

 

 문득, 이곳이 지하 48층이라는 걸 잊어버리고 만다.

 

 워낙 ‘보안’이 중요한 곳이니, 창문 하나 없는 건 그런 이유였다. 그런 생각이 스치자 그는 살짝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음을 가라앉히려는 심산인지 손 안에 쥔 호출 장치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아포리아 남서울 수용소.

 

 초록색깔 고딕체로 써진 작은 플라스틱 기계에 달린 작은 신호등이 그의 손안에서 부질없이 깜박였다. 여전히 사람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더 늦어지면 경위서를 써야하는데 말이지. 그가 막, 이런저런 생각에 접어들던 때였다. 장난기가 다분한 중저음이 유리창 너머로 울렸다.

 

 “재미없는 얼굴.”

 

 호출기를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바닥에 두고 있던 양복차림의 남자는 순간 벌떡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드니 해괴하니 허연 머리카락을 한 사내가 그를 내려다보며 웃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놀란 표정이 재밌기라도 하는 듯이.

 

 남자는 금세 놀란 표정을 거두고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낯선 남자가 등장하자 죽음을 연상시키는 공간에도 약간의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번 씨. 제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세요?”

 

 볼멘소리로 그가 말했다. 그러나 가죽 의자에 털썩 몸을 기댄 하얀 머리카락의 남자는 몸을 축 늘어뜨리더니 그저 나른한 눈으로 고개만 까닥였다.

 

 수십 분을 기다린 남자는 그 느른한 얼굴을 바라보며 끙. 소리를 내뱉었다. 그는 언제나 상대방의 인내심이 바닥나기 직전에 등장하곤 했다.

 

 아무튼, 그래도. 드디어 이제 그들은 두꺼운 유리창을 마주한 채 앉아있는 상태가 되었다. 양복을 입은 남자가 손에 깍지를 끼며 급하게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지금 인사 따위가 중요할 쏘냐.

 

 “그래서, 제 제안은 곰곰이 생각해보셨어요?”

 

 “아니.”

 

 단도직입적인 말이었으나 한 치의 망설임 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유리창 너머의 남자는 이제 걸상에 기다란 다리를 척척 올려놓고는 배 부근에 깍지를 틀어올렸다. 가증스럽게도 그는 칙칙한 수감복도 트레이닝복인듯 멋스럽게 소화해내고 있었다. 껑충 기다란 다리에 바지가 조금 짧아 보이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나쁘지 않은 제안일 텐데요?”

 

 질척이며 이어지는 물음에 유리창 너머의 그는 그저 곤란하다는 듯이 입꼬리를 왼쪽으로 틀었다가 원상복귀 시켰다. 귀찮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오늘만은 대답을 듣고 말겠다고 결정한 사내에 평소와는 다른 침묵이 오갔다.

 

 흐음.

 

 겨우 고개를 돌린 번은 그제야 연신 땀을 흘리는 어리숙한 남자와 눈을 마주쳤다. 허연 머리카락과 대조되는 그의 짙은 남색 기운이 감도는 검은 자위가 순간 또렷해졌다. 그가 드디어 어르는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글쎄. 난 지금이 좋대도.”

 

 하지만 정확히 몇주 전과 같은 대답이었다.

 

 “밥도 꼬박꼬박 나오지. 너 같이 시끄럽게 구는 놈도 없어 조용하지. 해달라는것도 다 해주지. 그 이상을 내가 뭘 바라겠어?”

 

 백발의 남자는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에게 저번에도 한 이야기를 똑같이 전했다. 새삼 명료한 어조고 또 타당한 말이었다. 사실 그들 모두 이 이야기가 돌고 도는 탁상공론이 된다는걸 알고 있었다.

 

 어떡한담.

 

 요새 ‘아포리아’ 출신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심해져 피해를 보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으니까. 그의 거부감도 이해가 되지 않는건 아니었다. 어중이 떠중이 식으로 권속이 되는 것보다는 조용히 사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니, 그렇다고 해도.

 

 “....그렇다고 자진해서 수용소에 들어오는 어처구니없는 사람이 대체 어디에 있답니까? 여긴 숙박업소가 아니라니까요."

 

 새삼 황당한 상황에 그는 조금 목소리를 높였다.

 

 "감시원들도 곤란해하는 게 안 보이세요?”

 

 남자는 그의 등 뒤에 서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호소를 이었다. 그 말에 구세주라도 왔다는 듯이 감시원 한명이 크흠.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응원한다는 제스처다.

 

 그러나 백발의 남자는 전혀 몰랐다는 듯이 순진하게 눈을 커다랗게 떴다. 남자가 천진하니 정말이냐는 듯이 등 뒤를 돌아보자 감시원들은 다시 주춤거리며 눈을 피했다. 그걸 바라보며 그는 그저 어깨를 으쓱였다.

 

 “분명 직접 말은 못했겠지만, 저분들도 당황스러울꺼라고요. 번씨.”

 

 그도 그럴 것이 이곳 남서울 아포리아 수용소 지하 48층.

 

 정확히 말하면 이 빌딩의 지하 30층 이상부터는 위험이 잠재된 아포리아를 ‘보호’와 ‘감시’의 목적으로 수용하는 공간이었다. 물론 대부분이 잠에 빠져있었기에 생각보다 무시무시한 곳은 아니었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1분이라도 있고 싶지 않은 곳이다.

 

 그런데 이 번이라는 이름의 남자는 이런 곳에 이젠 아포리아도 아니면서, 자진해서 들어앉아 있었다.

 

 호기심에 받아들인 게 실수였다. 어느정도 관리를 해주겠다는 말에 혹한것도 사실이었다. 처음엔 그들도 조금 특이한 취향의 일환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번은 떠날 생각이 없었고, 그 때문에 감시원들은 슬슬 곤란해지기 시작했다. 이미 절차를 다 치루고 온 그를 마땅히 내쫓을 이유도 없었다.

 

 그리고 지금. 어떻게든 그를 다른 곳으로 넘기기 위해 다시 이 앳된 공무원이 이곳에 있었다.

 

 “아포리아 할당제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거는, 알고 계시죠?”

 

 그가 서둘러 가방에서 서류철을 꺼내며 본론을 꺼냈다. 권고사항으로만 존재했던 ‘아포리아 할당제’ 법안이 드디어 국회에서 통과되었고 올해 하반기부터 실법으로서 효과를 발휘할 예정이었다.

 

 종이를 몇 장 넘기며 그는 몇 주 전 상부로부터 건네받은 목록을 주욱 살폈다. 서울에 거주하면서 아포리아를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를 이루고 있는 신들의 리스트였다.

 

 약 2년간의 정부의 상당히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신들. 물론 아직 예비 단계이기에 대상은 서울에 자리 잡은 10명의 신을 대상으로 한정 지었다.

 

 위험한 그들을 명망 있는 신들의 권속으로 들임으로서 ‘보호’와 ‘감시’를 한 번에 해결하려는 목적.

 

 언뜻 보기에는 참으로 이치에 맞는 것처럼 보였으나 사실 이를 반기는 신들은 정말 단 한명도 없었다. 그들 중 대다수가 주인이었던 신을 공격하여 아포리아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법이 통과된 지금, 이제는 누구도 어쩌지도 못하는 상황. 이미 차안(此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신들에겐 꼼짝없이 아포리아를 ‘몇 명' 들여야만했다.

 

 “저희에겐 행운이라고요. 번 씨.”

 

 말단 공무원인 남자에겐 물론 이 새로운 법이 아주 행운이었다.

 

 곤란한 아포리아를 처리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예외가 있는 듯, 기대와 달리 눈앞에 있는 자를 받아줄 만한 곳은 찾기가 어려웠다. 워낙 그가 맡고 있는 이 번이라는 남자는 뚝뚝 끊기는 경력에 신변이 불안정한 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구멍은 쏫아난다.

 

 그는 다시 한 번 인왕산신, 하백, 등등 붉은 색 글씨로 X자가 마구 쳐져있던 곳 중 유일하게 동그라미 처진 곳을 확인했다. 발품을 팔고 땀을 흘려 겨우 얻어 낸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그것도 무려 그 비를 관장하는 ‘백아’로 부터다.

 

 기적이 아닐 수 없었다.

 

 남자는 그것을 손가락으로 딱 짚은 채 번의 얼굴이 드리워진 유리창에 가까이 댔다.

 

 “보세요. 무려 백아가 요청해 온 일이에요. 간단한 경호 임무에, 심지어 6개월만 채우면 되요. 이것만 하면 권속으로서 지위도 얻고 훨씬 편하게 사실 수 있다니까요.”

 

 그는 신기한거라도 보는 듯이 서류에 붙어있는 앳된 여자의 증명사진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잠자코 손바닥에 얼굴을 묻고 있던 번이 짤막하게 정정했다.

 

 “될 수 도, 겠지.”

 

 그 말에 줄곧 기세등등하고 있던 남자는 정곡을 찌르는 말에 입을 다물었다. 정말이지, 하나도 져주는 것이 없다. 하지만 이 정도로 물러날 그가 아니었다. 이번엔 다른 쪽으로 공략할 때다.

 

 “..그거야 말씀대로 하기 나름의 문제긴 한데요.”

 

 “번 씨가 잘 모르셔서 그런데 33대째 백아님. 만나보시면 알겠지만 차별 같은 것은 일절 없고, 엄청 상냥하고 아름다운 분이에요."

 

 그 순간 줄곧 듣고만 있던 번이 저도 모르게 풋. 소리를 내며 웃었다. 어디서 웃음을 유발할만한 요소가 있는지는 알 길이 없었다. 그걸 깨닫지 못한 공무원 남자는 계속 말을 이었다.

 

 "한번쯤 일해봐도 좋은 거 아닌가요. 예? 예쁜 사람 좋아하잖....”

 

 그러나 다시금 고개를 든 그의 눈이 아주 살짝의 노여움이 깃든 듯 형형했다. 남자는 순간 당황스러움에 눈을 껌벅였다. 그러나 순식간에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온 번은 손에 얼굴을 괴더니, 풀린 눈으로 삐딱하게 말을 이었다.

 

 “...백아는 별로인 것 같아.”

 

 자칫 느른한 목소리였지만 분명히 의사가 깃든 목소리였다.

 

 “왜요?”

 

 그래서 그는 정말 궁금하다는 듯이 되물었다.

 

 눈 앞의 남자가 사람을 두고 싫고 좋고를 분명히 하는 일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번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이번엔 아주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러더니 조금 방향을 바꾸어 애처롭게 양팔을 들더니 탄식과 같이 중얼거렸다.

 

 "정말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유난이지. 나는 변화를 싫어해."

 

 무슨 바람이 든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역시 올해 들어서 정부가 유난히 자신을 쫓아내려고 별의별 짓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처량하기 그지 없다.

 

 "누가 쫓아내려고 이런답니까? 저는 그저 더 좋은 조건이 있으니, 소개시켜 드릴 뿐이에요."

 

 조금 미안한지 기어 들어가는 듯 한 남자의 목소리에 번은 시시하다는 듯이 콧방귀를 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다른 아포리아와 달리 지금까지 아무 죄도 저지르지 않았다.

 

 "그래. 네 착한 마음씨는 잘 알았고.. 엇쟀든 내 의사는 확인한거겠지? 그럼 이제 가봐도 될까?"

 

 남자는 움찔 어깨를 들썩였다. 슬슬 인내심이 바닥나기 시작한 그가 탁상을 톡톡 치고 있었다. 안좋은 반응이었고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위기였다.

 

 “잠깐만요. 번 씨, 오늘은 전해드릴 것이 있다고요.”

 

 그는 서둘러 번과 주머니 안쪽을 번갈아 보았다. 유치하게 이러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건 영에게 들은 특급 정보이니 효과를 기대를 걸어볼 수 밖에 없었다. 벌써 최후의 수단을 써야만 하는 것은 유감이었다.

 

 그러자 번은 호오. 그건 또 새로운 작전인가보네하며 비실비실 웃었다.

 

 “설마. 뇌물이 있어?”

 

 그가 손가락으로 원을 만들고, 기세 좋게 튕기며 물었다. 생각보다 열띤 관심에 그는 땀을 흘리며 하하. 어색하게 웃었다. 상부가 본다면 경을 칠 노릇이겠지만 하는 수가 없었다. 오늘만은 확답을 들어야했다.

 

 “짠!”

 

 결심한 남자는 심호흡과 함께 품속에서 종이 두 장을 팟- 하고 꺼냈다. 황금빛 자수가 놓인 녹색 종이가 그의 손 안에서 팔랑거렸다. 화려한 글씨로 쓰인 에펜세티.

 

 전국에 딱 하나 있고, 늘 4시에 문을 닫아버리는 그 곳.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다만 그가 가장 좋아하는 수제 아이스크림 브랜드였다. 늘 대기줄이 엄청난 곳이었다. 그것을 발견한 순간 번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뭔지 아시죠?”

 

 종이 두 장에 눈을 떼지 못하는 번의 표정에 남자가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그가 이 표를 구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는 이 지면을 빌어도 다 말할 수 없을 정도였으나, 번의 색다른 반응을 보자 그는 그간의 고생을 싹 씻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 세시에 에펜세티에서 신상품이 나온다더군요. 지금 당장 가면 초청권을 쓰는데 늦지 않을거에요. 어떡하실래요?”

 

 그 말에 놀랍게도 번은 끙. 소리와 함께 고뇌하는 것처럼 자신의 머리카락을 손바닥으로 구겼다. 여기에 낚이면 꼼작없이 몇 시간을 이 유약한 남자의 설득을 들어야만 했다. 그러나, 수초가 흐른 후 번은 마지못해 고개를 들었다.

 

 신상품이라니 어쩔수가 없었다.

 

 "....니가 사는거지?"

 

 남자는 환해지는 얼굴과 함께 간신히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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