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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일월오봉도 (日月五峯圖)
작가 : 별넷은꿈
작품등록일 : 2017.10.6

왕은 자신이 그리고 있는 그림에 살아있는 소나무의 영혼을 넣어 호위무사로 삼고 싶어 한다. 이 어명을 받은 박수 무당은 하늘의 기운을 건드려 소나무에 영혼을 불어넣고, 그 벌로 오백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죽지 못하고 살아, 현재 유명 남자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되어 있다. 형제애로 뭉친 여섯 명의 멤버들은 2박 3일 촬영 중 그들 서로간의 비밀을 알게 되고, 박수 무당은 영생을 끝낼 단서를 찾아 나선다.

 
1화. 콘서트 마지막날 (1-1. 빈)
작성일 : 17-10-06 11:41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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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의 이야기 **

 

 

 초승달이 뜬 으슥한 밤.

 

 가려진 눈.

 

 그러나, 버선발 끝에서 느껴지는 나뭇결의 느낌에서 평범한 민가의 집은 아님을 나는 짐작한다. 나의 투박한 도포 자락이 내 옆의 두 남자가 입은 비단 옷깃을 스치는 소리를 듣는다. 신분 높으신 어느 나리께서 나 같은 천민 박수 무당을 아주 은밀히 찾으신다는 짐작을 하여본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게 눈이 가려진 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 둘에 의지해 어딘가로 가고 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긴 복도를 걸어가고, 미닫이 방문이 열리고, 닫히고, 열리고. 그렇게 나는 여전히 두 사람이 이끄는 대로 걸어간다. 방안으로 들어온 듯하다. 두 사람이 나를 굵어 앉히고, 머리를 바닥에 닿게 만든다. 그리고, 눈을 가렸던 안대를 풀어 준다. 내가 머리를 들어 올리려고 하자, 손 하나가 다시 나의 머리를 바닥에 닿게 가만히 누른다. 조용해진 방 안, 무거운 공기가 느껴지고 나를 데리고 왔던 남자 둘의 발걸음이 방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리고, 곧 묵직한 미닫이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다시 침묵이 흘렀다. 방안의 기운이 나 이외에 두 사람이 더 방 안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방안의 고요함이 나를 누르고, 죽음의 기운이 나의 등골을 서늘하게 한다. 조용히 머리를 조아리며 죽음의 기운이 누구를 향하는 것인지 가늠하여 본다.

 

 “네가 영혼의 이동을 주관할 수 있는 기운을 가지고 도술을 부리는 자이더냐?”

 

 고요함을 가르고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 온다. 나는 간신히 목청에 힘을 주어, 떨리는 목소리로 “예”라고 대답한다. 죽음의 기운은 젊은 목소리의 주인인 남자에게서 뿜어져 나와 나를 덮치고 있다. 나를 죽일 수 있겠구나, 라는 두려움에 온몸이 떨린다. 그런 나에게, 그는 또다시

 

 “고개를 들어 보아라”

 

 천천히 나의 머리를 들어 올린다. 어슴푸레한 촛불이 밝혀져 있는 방안 저 멀리 정면에 나를 마주하며, 젊은 남자가 화려한 붉은 비단옷을 입고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그의 앞에는 하얀색의 화선지가 놓여있고, 그 위에는 그리다 만듯한 그림이 보인다. 정면에 앉은 젊은 목소리의 주인과 눈이 마주친다. 그런 나에게, 그의 왼쪽에 머리를 조아리며 초록색의 비단옷을 입고 서 있는 자가 “이 나라의 왕이시다”라고 말한다. 그의 말에 놀란 나는 정면의 젊은 남자 얼굴에서 급하게 눈을 낮추어, 굵어 앉은 나의 무릎을 다시 본다.

 

 젊은 왕이 다시 나에게 말한다.

 

 “가까이 다가와 앉아, 눈을 들어 이 그림을 보아라”

 

 머뭇머뭇, 기어가다시피 왕의 앞으로 좀 더 다가간다. 가까이 다가가 곁눈으로 바라본 왕은 젊고, 내 또래 정도로 보이는 외모에 창백한 얼굴이다.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느끼지는 죽음의 기운은 나에게는 두려움 그 자체이다. 왕에게서 배어 나오는 죽음의 기운을 애써 외면하며 그의 앞에 놓인 화선지 안을 들여다본다.

 

 화선지의 가운데로 산봉우리 다섯 개가 그려져 있고, 그 위로 좌, 우 하나씩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으며, 화선지 아래쪽으로 언덕 같은 것이 좌, 우로 그려져 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림이어서 흰색 화선지에 먹으로 그린 검은 선들만이 꿈틀거린다.

 

 “그림 가운데 자리한 다섯 개의 산봉우리는 내가 다스리는 이 나라를 의미하느니라. 그리고, 산 오른쪽과 왼쪽에 해와 달을 그려 넣어 음양의 조화와 세상의 이치를 내가 관장하고 있음을 세상에 널리 알리려 하느니라.

 그리고 여기, 그림 아래의 좌, 우 언덕에 각각 두 그루씩, 네 개의 소나무를 그려 넣고 싶구나. 붉은 기둥과 짙푸르고 풍성한 솔잎으로 뒤덮여 있는 큰 키의 소나무들이 태양과 달에 닿은 듯이 쭉 뻗어 있었으면 한다. 예로부터 소나무들이 기운과 장엄을 상징하니,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두 그루씩 배치하여 이들의 강건함으로 짐을 보호하고 보살피어 장수하게 도와주었으면 하는구나.”

 

 왕은 친히 손으로 그림의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 갔다. 손에 먹물이 묻은 것을 보니 직접 앞의 그림을 그리시던 중이신 듯하였다.

 

 “이런 소나무들에 영혼을 넣어, 나의 병약함을 치료하고 나의 무병장수를 지키는 호위무사로 삼고 싶구나. 짐의 바람이 그러하니, 네가 소나무들의 영혼을 찾아, 이 그림 속에 그려질 소나무들에 넣어 줄 수 있겠느냐?”

 

 방금 왕이 내리시는 어명을 들으며 내 몸이 점점 굳어간다. 두려움으로 내 심장이 날뛰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려 온다.

 

 “네가 할 수 없다 대답하면, 하늘의 기운을 건드리는 나의 계획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너를 죽여 이 일을 비밀로 묻어야 하니, 잘 생각하고 답하거라” 왕의 옆에선 내관으로 보이는 자의 말이 아니어도, 나는 이미 죽음의 기운이 나에게 물들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왕은 나에게 천지 기운에 간섭하여 사람의 것이 될 수 없는 것을 가져오라 말씀하신다. 나와 같은 인간이 하늘의 것에 손을 대면 그 벌로 영혼을 바쳐야 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폐하, 하오나….”

 

 “못하는 것이냐? 하지 않을 것이냐? 두 가지 대답 모두 너의 목을 지금 베어야 하는 대답이구나”

 

 나는 마른 침을 삼킨다. 천지 기운을 건드려 받게 될 하늘의 벌이 무엇인지 나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나는 지금 당장 나의 목숨을 살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천한 천민의 목숨 하나 없애는 것에 마음 쓰실 분들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지금 죽느니, 하늘의 벌이 무엇인지 살아서 알아보기로 마음 먹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지금 당장 나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대답을 한다.

 

 “폐하, 그리 하겠나이다. 하오나, 네 그루나 되는 소나무의 영혼을 찾아 깨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옵니다. 몇 년이 아니, 몇십 년이 걸릴 수도, 아니, 영원히 못 찾을 수도 있나이다.”

 

  “걱정하지 말아라. 네가 짐을 위하여 네 개의 소나무 영혼을 찾을 때까지 나는 살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너는 네 그루의 소나무 영혼을 찾아 모으기 전까지는 죽지 못할 것이다.”

 

 

 ---------- ----------

 

 

 “울.지.마!”

 “울.지.마!”

 “울.지.마!”

 

 올림픽 공원, 올림픽홀. 삼천 석이 넘는 콘서트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함성에, 주마등처럼 스치는 몇백 년 전 과거의 기억이 사라지고 눈물로 범벅진 내 눈앞, 우리를 향해 응원의 함성을 보내주는 팬들이 보인다.

 

 내 이름은 빈이다. 스물둘의 대한민국 청년이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유명 남자 아이돌 그룹의 멤버이다. 우리 그룹은 지금 우리의 팬들과 콘서트 중이다. 매일 일회씩, 사흘에 걸친 공연 중 오늘이 그 마지막 날이다.

 

 지금 우리 멤버 여섯 명은 전후좌우 모두 팬들로 둘러싸인 돌출 무대 위에, 둥글게 배치된 의자 위에 앉아 사방의 팬들을 바라보고 있다. 내 오른쪽에 앉은 케니형이 가슴이 벅차오르는지 자신의 노래 파트를 울먹이며 부르지 못하자, 끊어진 노래를 팬들이 받아 노래하며 이어 가고 있다.

 

 팬들이 우리를 향해 불러주는 우리의 노래에, 나는 지난 삼 년 동안 하나의 팀원으로 나를 받아준 우리 멤버들과, 너무나 힘들었던 연습생 시절과, 데뷔 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온 우리 팀과, 우리를 항상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감사와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니, 우리 팀 모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리고, 내가 언제까지 이런 무대 위에서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설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생각을 한다. 두려움은 몇백 년 동안 느껴보지 못한 인간의 생에 대한 행복 때문이다.

 

 노래가 끝나고, 나의 오른쪽에 앉은 댄형이 나를 돌아보며, 마이크를 잡고

 

 “빈, 켄니. 내일 아침부터 우리 모두 리얼리티 공중파 프로그램 찍어야 하는데, 이렇게 울면 얼굴과 눈이 퉁퉁 부어서 내일 촬영 어떻게 합니까?”

 

 “누가 울었다고 그래요? 우리 안 울었어요.” 효기이다.

 

 “자, 여러분! 울지도 않았는데 자꾸 울지 말라 하면 어떡해요?”

 

 댄형이 콘서트홀이 좁게 느껴지게 만드는 팬들의 “울.지.마” 함성을 진정시키고, 멘트를 이어 간다.

 

 “여러분이 울고 있으시네요. 우리 앞으로 행복한 눈물만 흘리기로 합시다. 새끼손가락 걸고, 도장!”

 

 댄형의 재치있는 말에 미소가 번진다. 노래가 끝나고 목이 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나를 위해, 이렇게 댄형과 나를 등지고 맞은편에 앉은 막내 효기가 분위기를 다시 유쾌하게 만들어 준다.

 뒤돌아보며 효기에게 미소를 보내는 나에게, 효기도 뒤돌아 나를 바라봐 준다.

 

 순간.

 

 조명에 비친, 이제 스무 살이 된 막내 효기의 얼굴이, 나에게 소나무의 영혼을 가져오라 명하시던, 촛불 빛에 비친 왕의 얼굴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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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넷은꿈 17-10-06 11:42
 
이 이야기는 저의 창작입니다.
배경은 예종, 조선 시대 8대 왕과 현재로 잡았습니다.
일월봉월도를 이야기 소재로 사용 했습니다.

실제 인물과 전혀 무관합니다. VIXX 의 팬픽으로 써야 하나 한참 고민했습니다. 줄거리는 빅스를 알기 전에 구상해 놓았는데, 등장인물들을 빅스 멤버들(?)로 바꾸고 나서 이야기가 술술 잘 써지네요. 고마워, 빅스! 그리고, 실제 인물들과 전혀 무관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 실제 인물과는 무관한데, 우리 빅스들 명대사는 살짝살짝 빌려와서 사용했습니다.
(팬분들은 읽으면 알 수 있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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