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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악마와 계약했다
작가 : 정블루
작품등록일 : 2017.7.7

"살려주세요." 나의 부탁에 악마가 속삭였다. "맛있어 보이네." 발버둥치던 나의 팔과 다리가 그의 노란 동공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살려는 줄게. 대신에 조건이 있어." "무슨 조건인데요?" 그의 입이 탐욕으로 번졌다. "너의 모든 육체는 내 것이 된다. 너의 심장도." -본문

 
귀신이 보이기 시작했다.
작성일 : 17-07-07 18:32     조회 : 475     추천 : 3     분량 : 1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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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은?”

 

 “이유정이요.”

 

 “탄생한 시일월년 말해봐.”

 

 “1992년, 11월 11일. 오전 11시에요. 아, 11시 30분 이전으로요.”

 

 고르지 못 한 호흡이 나의 입 안으로 빨려 들어왔다. 자꾸만 주체할 길 없는 심장이 요동쳐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허억!”

 

 나는 현재 퇴마로 귀신을 물리친다는 용한 무속인을 찾아왔다. 그녀는 쌀알과 단지안의 내용물을 내려다보며 알 수 없는 혼잣말로 신음을 내더니, 이내 눈을 부릅뜨며 내게로 외쳤다.

 

 “빨리 나가. 이 자리에서 당장!”

 

 “......네?”

 

 “이 끔찍한 잡것. 무슨 불운을 타고났길래 이리도 지독한 영마를 끌고 다니지?”

 

 “그게 무슨.”

 

 하지만 나의 억울한 대답도 소용없었다.

 

 “악마.”

 

 “뭐요?”

 

 내 뾰족한 대답에 그녀의 눈이 좁혀졌다. 도무지 이 순간이 잘 파악이 되지를 않을 정도였다.

 

 “너한테 악귀가 따라다닌다고, 악귀가. 이건 구명시식이고 무속퇴마나 천도제로도 안돼. 그냥 시름시름 앓다가 저세상 가는 것 밖에는 답이 없어.”

 

 “......”

 

 “귀문이 열려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기운을 품고 살지? 불쌍한 것.”

 

 무속인의 말에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곧이어 그녀는 나와 내 주변에 있을 그 무엇들을 두려운 듯이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산골짜기 가서 기 치료라도 받으면서 수련을 하던 정신과를 다니든 네 마음대로 해. 얼른 나가! 끔찍한 것들 데려오지 말고.”

 

 그녀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두르고 있는 노란 띠를 한 손으로 쓸어 담으며 미간을 구겼다. 귀신을 물리친다는 무당이 귀신이 무섭다며 나를 쫓아낸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

 

 “수고하세요.”

 

 부릅뜬 눈으로 무릎을 꿇으며 신줏단지에 대고 뭐라 혼잣말하는 그녀에게 복채를 드리고 나왔다. 고통의 한숨이 입가에서 닳아 없어졌다.

 

 사실 앞에서는 모른 척 했지만 나는 무속인이 말하는 지금의 나의 원흉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길길이 날 뛰던 그녀의 반응이 직접 겪었었던 나의 당황스러움과 무색하리만치 맞아떨어져 허탈한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그것은 딱히 설명할 수 없었다. 그동안 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전국곳곳을 돌아다녔다. 천도제를 지내던 스님부터 교회의 목사님, 그리고 성당에 가보길 수차례였고 이제는 퇴마사까지.

 

 어떤 퇴마사는 끝까지 나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려 멀뚱한 내 앞에서 신내림 테스트를 해보자, 업대감을 모셔라, 혹은 세존단지를 모시고 살라는 말을 하였다. 장담하건데 그 퇴마사는 돌팔이였다. 당장 내 옆에 있는 귀신을 알아보지도 못하며 복채 설명부터 하니 말이다.

 

 [낄낄.]

 

 별안간 쇠를 긁는 듯 한 음성에 나의 고개가 절로 움츠러졌다.

 

 [저런 것들 따라다닌다고 네가 뭘 할 수 있을 것 같아? 얼른 네 육체를 내놔. 너는 날 못 이겨. 켈켈!]

 

 그것들은 환청이나 환각, 혹은 귀접과 정신환란 등의 증세는 분명히 아니었다. 하다못해 나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아니었다. 내 성격은 꽤 단순하고 스트레스를 모르는 편에 속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나는 사주나 점괘 등등에 의존하는 성격은 더더욱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어이가 없는 짓을 벌일 정도로 현재의 나는 절박했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이 절박함은 몇 달 전부터 나의 평생의 트라우마가 되었다. 일반사람들이 겪기 힘든 사고를 겪고 난 후부터 나는 황당한 능력을 얻게 되었다.

 

 이 능력은 일반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을 멀어서 이제는 내가 정신병자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이 황당한 능력의 정체는 내가 바로 ‘귀신’을 본다는 점이었다. 그것을 파악하게 된 것은 불과 몇 달 전이었다.

 

 “헤어지자.”

 

 “도대체 왜? 이유가 뭔데? 말이라도 해줘야 내가 납득을 할 거 아냐.”

 

 “헤어지자는 데 이유가 필요해? 나 다른 여자 생겼어.”

 

 “하. 쓰레기.”

 

 나의 입이 치미는 화로 인해 딱딱하게 벌어져갔다. 그것은 불쾌함을 가득 담은 한숨덩어리가 되어 주변으로 흩어졌다. 나는 남자친구와 헤어짐을 경험하고 있었다. 의도치 않은 소식에 주저앉을 듯한 다리를 부르르 떨면서 말이다.

 

 분명 나는 조금 전까지도 오늘 이 남자와 무얼 먹을까, 혹은 적당한 스킨쉽은 봐줘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진정해, 이유정. 지금 곧장 출발할게. 어디라고?]

 

 “엉엉! 슬기야, 나 지금 가고 있어. 여기 합정역 1번 출구 앞에. 흐윽......”

 

 [조금만 있어. 나 지금 출발한다!]

 

 “빨리 와. 흑, 흐윽.“

 

 그 후로도 나는 한참동안을 길거리에 고개를 파묻고 앉아 오열하고 있었다. 간혹 사람들이 길을 지나며 그런 나를 쳐다봤지만 아무래도 개의치 않았다. 실연의 아픔은 겪어본 자만 알기 때문이다.

 

 ”나쁜 놈......“

 

 얼마나 그 자리에 앉아있던 걸까. 아직도 억울함에 요동치는 심장과 파르르 떨리는 눈빛을 제어할 길 없던 나의 시선으로 어떤 인영이 들어왔다.

 

 ”기, 김주태?“

 

 조금 전 헤어진 나의 ‘전 남자친구’였다. 나의 입이 황당함에 벌어져갔다.

 

 ”......하.“

 

 김주태는 당연하게도 내가 그 실연을 겪고 떠나간 줄 알았던지 옆구리에 꽤 근사한 여자를 끼고 걷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나에게 보여주던 그 웃음 그대로였다. 입이 귀에 걸릴 정도였다.

 

 ”진짜, 저 쓰레기.“

 

 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보며 생긋 웃던 그의 입을 가로로 찢어주고 싶다는 생각에 별안간 벌떡 일어났다. 이제 막 고막을 찔러오는 벨소리를 무음으로 돌려버린 내가,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그녀의 목덜미를 킁킁대며 장난을 치는 김주태를 노려다보며 인도 앞에 섰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그의 머리채를 붙잡고 뜯어버리고 싶었다.

 

 마침 김주태와 그녀는 전철역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것이 보인 나의 마음이 조급해질 때였다.

 

 횡단보도가 주황 불에서 이제 막 파란 불이 되려고 할 때 나의 발걸음이 지면을 박찼다. 더는 꾸물거렸다가는 놓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때였다.

 

 이제 막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할 때 포장도로에서 스크래치를 내며 내게로 질주하는 택시를 나는 보지 못했다. 그것이 전부였다. 눈이 감기기 전, 나의 눈으로 보이는 건 웬 남자가 이국적인 노란 눈을 빛내며 건너편에서 나를 보고는 이해하지 못할 웃음을 짓고 있었다는 것과, 이제 막 내게로 뛰어오는 김슬기였다.

 

 길고 긴 악몽을 꿨었다. 대부분은 빛과 어둠, 단순한 안개뿐이었다. 나는 한참을 그 악몽 속에서 두려움에 떨린 채 출구를 찾아야만 했다. 길고 긴 미로를 지나 여태까지 봤던 빛과는 확연히 밝은 파란 빛이 보이자 나는 그대로 뛰어들었다. 그것이 지옥의 입구라도 해도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그곳의 끝에서는 웬 파란 화면이 나의 주변을 전염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곳에는 절대 들어오지 않아야 했었다고 나는 불안감에 떨며 생각했을 뿐이다.

 

 그 파란 화면의 끝에서는 굉장히 높은 키의 남자가 어떤 하얀 언덕에 앉아 숨을 고르고 있었다. 대충 그의 키를 재보자면 아파트의 4층 높이는 될까.

 

 일반적인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파란 육체와 노란 눈이 달린 그 남자는 머리에 하얀 뿔을 달고 있었고, 더군다나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체였다. 하지만 그것이 야하다고도 생각 못했다. 그 정도로 그의 모습은 특이했고, 또한 찝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찝찝한 분위기와는 반대로 그의 외모는 정말로 아찔했다. 서구적인 코와 표독하게 올라간 그의 눈매는 매우 고집스럽게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빛을 내는 그의 노란 동공이 정말로 매력적이었다. 진하게 위로 말려진 입술까지도, 아쉽게도 입술 또한 파란색이었다. 그의 이미지는 냉철해보였지만 그와 동시에 장난기까지 있어보였다.

 

 나의 기척에 그가 고개를 느릿하게 나에게로 돌렸다. 무료한 표정이었던 그의 안색에 놀란 빛이 잠깐 스쳐지나갔다.

 

 [여긴 어떻게 들어왔지?]

 

 ”......네?“

 

 [여긴 너 같은 하찮은 벌레 따위가 들어올 곳이 아닌데?]

 

 ”그, 그럼 다시 나갈게요.“

 

 내가 고개를 홱 돌려 조금 전에 들어왔던 파란 빛으로 다시 빨려 들어갈 때였다. 돌연 그가 엄청난 속도도 내 앞을 차단했다. 나는 끝없이 고개를 뻗어야 볼 수 있는 그를 보며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다.

 

 [어딜 가? 못가.]

 

 ”......왜요? 보내주세요. 제발요.“

 

 아쉽게도 그는 나를 순순히 보내줄 생각이 아닌 듯했다. 그때였다. 그의 엄청나게 큼직한 한 손이 나의 허리를 우악스럽게 감싸쥔 채로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그의 노란 동공과 나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혔다. 당황스런 마음에 버둥거리는 채로 부르짖기 시작했다.

 

 ”이거 놔! 놓으라고! 물어버리기 전에 놔라.“

 

 그는 나의 의지와는 반대로 다른 한 쪽 손으로 아랫입술을 느릿하게 쓸며 한쪽 눈을 찡긋했다.

 

 [맛있어 보이네.]

 

 ”놓으라고! 진짜 죽고 싶어?“

 

 그는 나의 같잖은 위협에 폭소하기 시작했다.

 

 [나를 죽인다고? 이미 죽은 건 너인 것 같은데?]

 

 알 수 없는 그의 말에 신경이 곤두섰다.

 

 “뭐라고?”

 

 흥미 가득한 그의 노란 동공이 나를 담아내기 시작한다. 입술을 떠는 나를 지그시 내려다보며 설핏 웃더니 이제는 의아해하기 시작했다.

 

 [너 조금 전에 죽었어?]

 

 ”뭐요?“

 

 발끈하는 나를 보며 그가 한쪽 입가를 비틀며 능청스럽게 웃었다.

 

 [안 죽었으면 네 머리위에 이런 빛이 생길 수 없거든.]

 

 그가 손짓한 곳을 멍한 눈으로 올려다보자, 나는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내 머리 위를 떠다니는 하얀 원을 말이다. 그 ‘구체’는 명확해서 나의 눈에도 확연하게 보였다. 불안해진 내가 황급하게 존댓말로 그에게 묻기 시작했다.

 

 ”내가 죽었다고요?”

 

 [응.]

 

 ”왜요?“

 

 [그야, 나야 모르지. 병에라도 걸렸거나 사고라도 당했거나.]

 

 순간, 나는 조금 전에 겪었던 교통사고를 떠올리며 고개를 부르르 떨었다.

 

 ”말도 안돼. 그때 진짜 죽은 거 맞구나......“

 

 [......]

 

 나는 그에게 허리가 잡혀 버둥거리던 움직임을 멈추기 시작했다. 한참동안이나 같은 자세로 그와 내가 묵직한 침묵을 유지했다. 내가 두 손으로 나의 눈을 감싸며 괴로워하고 있을 때였다. 별안간 그가 나지막이 물었다.

 

 [살고 싶어?]

 

 나는 그가 내뱉는 말이 어쩌면 나에게 다가온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다급하게 그에게로 말했다.

 

 ”네. 살고 싶어요. 살려주시게요?“

 

 하지만 그의 대답은 나의 예측과는 엇갈렸다.

 

 [그냥 물어봤을 뿐이야.]

 

 맙소사. 진짜 죽고 싶냐?

 

 ”......하아.“

 

 나의 고통의 한숨이 깊어갈 때였다.

 

 [살고 싶다면 한 가지 방법이 있기는 한데.]

 

 돌연 그의 건조한 대답에 나의 귀가 번쩍 뜨였다.

 

 ”뭔데요?“

 

 그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흘리며 내게로 자신의 입술을 아찔하게 밀착하기 시작했다. 나의 뒤통수만한 그의 입술이 느릿하게 벌어져갔다.

 

 [대신에 조건이 있어.]

 

 나는 그의 말에 나의 모든 것을 걸었다.

 

 ”그 조건, 무조건 받아들일게요.“

 

 [무조건?]

 

 ”네. 무조건이요.“

 

 내가 고개를 세차게 끄덕일 동안에 그는 무언가를 골몰히 생각하듯이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잠시 후 벌어지는 그의 입술이 나를 보며 속삭인다.

 

 [살려는 줄게. 대신에 패널티가 있을 거야. 그리고.]

 

 ”......“

 

 [너의 모든 육체는 내 것이 된다. 너의 심장도.]

 

 그 말의 의미를 단번에 파악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나의 머릿속은 그저 살고 싶다는 욕구로 가득했을 뿐이다.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자 그의 입술이 다시 움직였다.

 

 [이왕 죽은 거, 따분한 저승에 있는 것보다 나를 만난 것이 네 복일수도 있다.]

 

 ”......“

 

 [계약하겠나? 두 번은 물어보지 않는다.]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었다. 나는 자못 비장한 표정으로 눈을 빛내기 시작했다.

 

 ”계약할게요.“

 

 그의 만족스러운 웃음이 퍼져나가던 것도 모르는 채로.

 

 [......계약은 시작됐다.]

 

 그 순간이었다. 그가 나를 잡은 채로 파란 빛 사이로 나를 있는 힘껏 집어던지는 것을 말이다. 붕 뜨는 기분에 나조차 모르게 소릴 질러야만 했다.

 

 [조만간 네 앞으로 찾아가지.]

 

 던져짐과 동시에 똑똑히 박혀드는 그의 말이 들렸다. 나는 그가 한 손으로 굳세게 던지는 충격에 정신을 잃고야 말았다.

 

 *

 

 길고 긴 악몽을 꿨다. 하지만 전혀 생각은 나지 않았다. 나의 눈이 느릿하게 떠지기 시작했다. 하얀 형광등의 빛에 눈이 부셨다.

 

 ”이, 이유정!“

 

 그리고 그 빛을 등진 채 나를 보고 있는 김슬기였다.

 

 정신을 차린 나의 눈에 보이는 건 부산스럽게 나에게로 뛰어오는 흰색 병원복의 의사와, 혹은 간호사들이었다. 순간 저들이 천사로 보이기 시작했다. 어이없었던 착각은 내가 지금 있는 이 곳이 천국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엉엉, 이유정! 괜찮아?!“

 

 슬기의 두 눈가가 잘게 부서져갔다. 아쉽게도 나의 입은 납덩이라도 눌린 듯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나를 붙잡고 눈가에 염수를 절절이 떨어뜨리는 슬기가 딱해보였다. 교통사고 난 건 나인데, 왜 내가 그녀를 걱정하고 있을까?

 

 ”다행입니다. 환자분, 이분이 누군지 알아보시겠어요?“

 

 의사가 나에게 슬기를 손으로 가리키며 친절하게 물었다. 나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고갯짓에 슬기를 포함한 전원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이 보였다.

 

 그제야 나는 자각할 수 있었다. 아, 내가 사고를 당한 것이 맞구나.

 

 슬기는 그 후로도 한참을 내 손을 잡은 채 떨어질 줄 몰랐다. 그녀의 걱정이 내 머릿속으로 전염이 되어왔다. 아마 퇴원을 한다면 김슬기가 좋아하는 보쌈을 마음껏 사줘야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의사의 입에서는 머리 외에는 다친 곳이 까진 곳뿐이라며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다행인 점은 내가 살았다는 것이고, 불행인 점은 끝까지 따라가 김주태의 머리채를 붙잡지 못했다는 거다.

 

 ”조금만 더 누워 있다가 이동하실게요.“

 

 이 순간이 웃겼다. 내 주변으로 약 열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나는 꼼짝없이 그들의 구경거리가 된 기분이었다. 굳이 설명하자면 동물원에 갇힌 채 조롱당하는 기분이라고 할까.

 

 하지만 문제는 그 후에 벌어졌다. 나는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근처로 약 열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조금 전 연거푸 다행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던 의사의 옆으로 어떤 여자가 나를 표정 없는 모습으로 내려다보고 있었다. 딱히 특이한 점은 발견할 수 없었지만 내 시각을 자극하는 건 그녀의 하얀 홀복이었다. 저게 도대체 몇 년도거지?

 

 긴 머리를 풀어헤친 그녀의 무신경한 눈빛이 나의 시선에 불쾌하게 긁혀진지도 이제 막 1분이 지났을 때였다.

 

 ”식사를 오늘 정도만 간단하게 진행을 해주시고 머리를 몇 바늘 꿰맸으니 아마도 며칠은 더 입원해계셔야 합니다.“

 

 ”......저기.“

 

 ”예?“

 

 의사의 물음에 내가 멍하니 그의 옆을 눈짓했다.

 

 ”저기 저분은......?“

 

 ”예? 뭐가요? 옆에 김간호사 말인가요?“

 

 아니, 그 여자 말고.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옆에 있는 김간호사를 가리켰다. 하지만 내가 눈짓하고 있는 건 정확하게는 그 ‘의사’와 ‘간호사’ 사이에 있는 어떤 여자였다.

 

 의사도 아니고 간호사 차림도 아니었으며 더군다나 환자, 혹은 보호자라고 하기에도 특이한 홀복이었다. 아마 저대로 길가로 나가면 미친 여자 취급당하기 딱이었을 것이다.

 

 ”김간호사는 왜요?“

 

 그러니까 지금.

 

 ”저기 있는 여자분이요. 저기.“

 

 나는 쉼없이 눈을 굴리며 ‘의사’와 ‘간호사’옆에서 나를 묵직하게 쳐다보고 있는 어떤 여자를 자꾸 가리켰다.

 

 ”네. 그니까 김간호사가 왜요?“

 

 빌어먹을. 김간호사 말고.

 

 ”그 간호사분 말고요. 거기 옆에요.“

 

 ”옆에? 제 옆에 아무도 없는데요?“

 

 하지만 의사는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뒷머릴 긁적일 뿐이었다.

 

 ”이유정. 왜 그래? 갑자기 무섭게.“

 

 ”환자분. 저는 갑자기 왜 찾으세요, 자꾸?“

 

 앞에서 나를 보고 있던 슬기와 김간호사가 나에게로 물었다. 도대체 왜? 나의 눈에만 보이는 거야?

 

 분명히 나의 눈에 보이는 건 의사와 김간호사 옆에 어떤 여자가 나를 표정없는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왜 그러시죠, 환자분? 진단할 때 전혀 특이 징후는 발견 못했는데? 머리에 문제가 생긴 건가?“

 

 ”......“

 

 이제 막 그들은 나를 미친 여자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아니에요. 그냥 농담 좀 해봤어요. 서프라이즈.“

 

 나는 그들을 보며 찜찜한 웃음을 날려야만 했다. 이대로 있다가는 밖으로 나가기도 전에 당장 정신병원으로 옮겨질 판이었다.

 

 ”휴. 그런 농담 하면 곤란합니다. 특히 병원에서는.“

 

 ”죄송해요. 하하.“

 

 한쪽 입가를 비틀며 난처하게 웃어줬다. 나를 심각한 표정으로 보던 그들이 대수롭지 않게 내게서 떨어져 나간 것도 그때였다. 잠깐 화장실을 갔다 온다던 슬기가 내 옆을 지나쳐 멀어져가던 것도.

 

 그때까지도 잠자코 내 앞에서 나를 보던 그 여자의 표정이 불쾌하게 내 시선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나는 뜻 모를 불안감을 느끼며 눈을 굴려대다가 그녀에게로 대답했다.

 

 ”저, 저기. 안 가세요?“

 

 나는 진지하게 내가 정말 미친 건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혹은 머리를 다쳤다던 나를 테스트하기 위해 병원 관계자들이 몰래 이런 응큼한 일을 벌인 건 아닐까, 라며 속된 생각에 갇혀있었을 때였다.

 

 그때까지도 미동 없던 그녀는 며칠은 안 감았던 것인지 잔뜩 떡이 져있는 긴 머리를 쓸어넘기며 내게로 성큼성큼 다가오기 시작했다. 꼼짝도 않던 나의 눈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내 귓가로 순식간에 다가와 속삭이기 시작했다.

 

 [내가 보여?]

 

 그 조롱과 비웃음, 그리고 그녀의 물음에 나의 입술이 뻣뻣하게 굳어가기 시작했다. 머릿속은 일순간 정지되었다. 소름이 전염병이라도 된 듯이 나의 온 부위를 좀먹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술이 가로로 길게 찢어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번뜩이던 동공이 하얘지기 시작했다. 나는 모든 눈 전체가 하얀색의 덩어리가 된 그녀를 보며 공포에 질려야만 했다.

 

 [내가 보이냐고.]

 

 그 말에 돌연 눈을 꾸욱 감아버렸다. 하지만 나의 귓가로 들리는 건 여전한 그녀의 조롱이었다.

 

 [내가 보이냐고. 보이냐고! 보이냐고! 보이냐고! 낄낄낄!]

 

 온 소름이 전신을 강타했다. 나는 그녀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야. 이유정! 너 왜 그래. 땀이야, 이거? 얘, 왜이래. 돋은거 봐.“

 

 눈을 뜨기가 싫었다. 아니 뜰 수가 없었다. 눈을 떴다가는 그 여자가 내 눈앞에 보일까봐서였다.

 

 하지만 공포에 질린 나를 이해하지 못한 슬기는 벌떡 일어나 뛰어가서는 조금 전에 다행이라고 말하던 의사무리들을 데리고 왔다. 그 후로도 나는 또 한참동안을 영락없이 그들의 구경거리가 되어야만 했다.

 

 다행스럽게도 벌벌 떨며 눈을 뜬 나의 시선 안으로 그 여자는 보이지 않았다. 고통과 안도의 한숨이 교차되어 나의 입 안에서 벌어져 나왔다.

 

 ”환자분. 혹시 이명증세가 있다거나 머리가 깨질 정도로 아프면 반드시 말해야 돼요. 알았죠?“

 

 ”......네.“

 

 고개를 느릿하게 끄덕이며 간신히 대답했다.

 

 그들이 나를 심상치 않은 눈으로 쳐다보더니, 이내 내 눈앞에서 멀어져갔다. 졸지에 나는 내 스스로 혹시 내가 ‘미친 여자.’는 아닐까? 라는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내 성격은 꽤나 이성적이었다. 남들은 그런 나를 보며 간혹 ‘너는 너무 침착해서 무서워.’라며 말할 때가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겼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아니었다.

 

 격렬한 나의 사고회로가 지금 ‘너는 제 정신이 아냐.’라고 끊임없이 나에게로 속닥거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나의 눈에 보였던 그것은 분명히 보통의 사람이 아니었다. 그들이 웃기지도 않는 일을 벌인 건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었지만, 얼마 후 물어본 슬기의 입에서는 핀잔만 들려올 뿐이었다.

 

 ”미쳤냐. 응급실에 있는 환자한테 병원이 그런 짓을 하게? 너 진짜 왜 그래? 머리 다쳤다더니 진짜 어떻게 된 거야?“

 

 ”아니거든, 아오.“

 

 분명한 것은 내가 4인실로 옮겨지기 전까지, 또한 옮기고 나서도 나의 눈에는 평범하지 않은 것들이 보였다는 사실이다.

 

 그것들은 대부분 조금 더 병세가 악화되거나 일반 환자보다도 더 병약한 사람들의 주변을 기웃거리며 끊임없이 그들의 주변을 돌아다녔다. 마치 그들의 옆에서 어떤 기회를 포착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슬기가 가고 나서까지도 병실에 앉아 끝없는 생각에 잠겨야만 했었다. 나는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것들 대부분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난 이후로 생긴 버릇이었다.

 

 나는 내가 정말 사고를 당해 ‘미친 여자’가 된 것인지, 혹은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는 귀신이라도 보게 된 것에 대한, 이 황당한 능력에 대해 자랑스럽기라도 해야 되는 것인지에 대해 고통이 섞인 탐구에 시달려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틀을 그 병원에 갇혀있으면서 내 자신의 증세에 대해 알게 된 점이 있었다.

 

 일단 나는 귀신을 볼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그것들은 대부분 아픈 사람한테 접근을 많이 하는 것, 또한 절대 그들과 눈을 마주치지 말 것. 등이었다.

 

 이 받아들이기 싫은, 귀신을 볼 수 있는 것에 대한 특이한 능력 혹은 문제가 하필 내게 생긴 것에 대해 나는 한참동안을 고통에 떨어야만 했다. 내가 느끼는 이 자괴감과 괴리감은 내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길을 걷다가도 대낮에 활보하고 있는 귀신들은 대부분 표현하자면 ‘횃불’ 혹은 ‘빛의 덩어리’라는 느낌에 가까웠지만 저녁이 될수록 그것은 점차 형태를 갖춰갔다.

 

 대부분은 일반 사람들과 비슷했지만 그들이 짓는 묵직한 침묵과 어딘가 모르게 동떨어져있는 그들만의 기괴한 눈빛은 충분히 그들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내게 자각시켜 주었다.

 

 간혹 끔찍한 귀신들도 있었다. 끝없이 무단횡단을 하며 차에게 짓밟히는 귀신도 있었고 건물의 외벽을 번개 같은 속도로 타고 올라가 꼭대기 층 난간에서 자꾸만 자신을 추락사시키는 귀신도 있었다.

 

 하물며 나는 그것들과 정말로 뜻하지 않게 눈이라도 마주치는 순간이 오면 재빨리 시선을 홱 피해야만 했었다. 눈이 마주친 귀신들은 대개 나에게로 다가와 내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흥미 가득한 시선으로 나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너.]

 

 ”......“

 

 [나랑 분명히 눈 마주쳤지?]

 

 ”......“

 

 [분명 내가 봤는데에에?]

 

 나는 그런 비웃음과 조롱, 혹은 멸시와 끔찍한 속삭임을 멀리해야만 했다. 귀신들을 피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살고 싶어서였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그것들은 자꾸만 나의 시야로 들어왔다. 하루 종일 귀신들을 보는 것도 이제는 지쳐버렸다. 강제적으로 그것에 적응을 해야만 했었다.

 

 내게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왜 나는 이런 일을 겪어야만 할까, 라는 다분히 억울한 나의 감정은 이미 강렬하게 나의 머릿속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나의 이런 찜찜한 ‘능력’에 대해서 아무한테도 말할 수가 없었다. 그저 느끼는 것은 점차 고독해져감과 동시에 피폐해져가는 내 심장이었다.

 

 내가 힘들거나 무서울 때는 누굴 찾아야 하며, 말도 안 되는 나의 이유에 대해 위로는 뒷전이고 일단 과연 나를 이해를 해줄 사람이 있기는 할까?

 

 그 모든 것도 정답은 없었다. 혼자서 속으로 끙끙 앓는 것만이 최선이었다. 그런 괴로운 고독 앞에서 나는 한 시, 일분도 빼먹지 않고 혼란스러워했다.

 

 하지만 귀신을 보는 나의 찜찜한 ‘능력’과는 반대로 나는 또 다른 문제를 눈앞에 둬야만 했다.

 

 그것은 눈치 빠른 나의 근처, 혹은 멀리에서 나를 의식하게 만드는 노란 눈을 가진 남자의 정체였다.

 

 출근을 했을 때도, 밥을 먹어도, 또한 단순하게 슬기와 거리를 걷는 것조차도, 퇴근할 때까지도 주변을 서성거리는 그 노란 눈의 남자는 집요하게도 나의 사정권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 남자가 심상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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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또 17-07-29 00:54
 
K novel을 거치시면서 훨씬 필력이 일취월장 해지신 거 같아요. 북*에서 작가님 작품을 읽고 나서 하트 꾹 눌렀거든요. 근데 여기에도 계셨다니. 견제 해야 할 작품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으니 이거 참 곤란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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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블루 17-07-29 02:24
 
아마도 예전에 나의 사랑 악마님을 봐주셨던 분 같네요.ㅎㅎ반가워요, 피또님.
견제 안 하셔도 됩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몇 회차 봤는데 훌륭하세요.
종종 놀러갈게요.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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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쿠키 17-08-01 06:51
 
안녕하세요^^  공모전 마무리하고 몇일 쉴생각으로 새벽내내 걍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들어왔는데 대박!! 이 작품 안보고 뭐했지? 했어요ㅋㅋ 근데 그동안 빠듯해서 돌아다닐 시간도 없었어요ㅠ
자주는 못 오더라도 가끔시간날 때 올께요ㅋㅋ 추천 꾹하고가요^^
너무 재밌어요 글고 길어서 완전 깝놀ㅋㅋ
오늘도 미소짓는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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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블루 17-08-01 16:14
 
과분한 칭찬에 감사드립니다. 조금 전에 저도 보고 왔습니다. 독특한 설정이라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인기도 많으시던데요.ㅎㅎ 무더운 여름날, 쿠키님만의 에너지 잃지 마시고 힘내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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