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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용의 제자 : 멜코의 대모험
작가 : 개울
작품등록일 : 2016.7.23
용의 제자 : 멜코의 대모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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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마을 촌장이 되는 거야!"
소년의 여행은 계속된다.

 
파괴된 소년
작성일 : 17-01-10 23:21     조회 : 771     추천 : 0     분량 : 4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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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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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입구는 가득 쌓인 통나무로 막혀 있었고, 촌장 멜토르는 마을을 둘러싼 나무 벽 위로 올라가 바깥을 내려다봤다. 염려하던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오크, 인간 이외 지적생명체 중 하나. 수백에 달하는 살인마 무리가 마을 앞에 서서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중 맨 앞, 가장 덩치가 큰 오크가 멜토르의 눈에 띄었다.

 

  오크군대의 장군인 헬터는 칼을 들어 부하들을 집중시켰다. 우렁찬 목소리가 마을을 둘러싼 방벽을 때리며 정면대결을 예고했다.

 

  “인간들이여, 항복해라! 아니면 모두 목을 벨 것이다! 나는 크레틴해방군 소속 헬터장군이다!”

 

  헬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부하 오크들이 함성을 질렀다. 오크들의 소리가 마을을 압박하며, 뒤흔들었다. 싸우기 위해 나무 벽 뒤에 모인 마을 남성들은 그 소리를 들으며 떨어야만 했다. 손에든 검과 창이 너무나 무겁게 느껴졌다.

 

  멜토르는 마을 남성들을 독려했다.

 

  “겁먹지 말게! 우리는 우리의 가족들이 도망칠 시간을 벌어야 하네. 여기서 우리가 저놈들을 그냥 들여보내면, 우리 가족들은 죽는다! 아내, 자식, 부모, 형제, 자매, 모두 저놈들의 손에 떨어지네. 그걸 원하는 겐가? 정말 그걸 원하는 게야!”

 

  멜토르의 고함소리에 남성들은 가까스로 이성을 부여잡았다. 싸울 수밖에 없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 모두들 그렇게 생각했다. 멜토르는 헬터에게 소리쳤다.

 

  “자네 말을 들으니 참으로 가관이구먼. 지금 문을 열지 않으면 우리 목을 베겠다고? 문을 열면! 열면 어쩔 건가? 남자들은 죽이고, 여자들은 치욕스럽게 살게 되겠지. 안 그런가? 그런데 우리가 미쳤다고 ‘아, 예. 지금 문을 열겠습니다. 더럽게 못생기고, 성질머리 나쁜 오크 나리.’하면서 문을 열거 같은가? 자네 바본가! 게다가 어차피 문은 안 열어주는 게 아니라 못 열어주네. 정문 앞뒤로 통나무를 높게 쌓아놔서 도로 치우려고 해도 하루 종일 걸릴 걸세. 들어올 테면 한 번 들어와 보게!”

 

  멜토르의 도발에 오크들은 분노의 함성을 내질렀다. 이제 협상은 결렬되었고, 시간은 되돌릴 수 없었다. 오크들은 공격 대형으로 움직였다. 마을 입구를 막은 통나무를 태우기 위한 횃불과 나무 벽을 넘기 위한 사다리, 그리고 나무 벽에 구멍을 뚫기 위한 도끼와 곡괭이가 준비되었다. 멜토르는 네드를 불렀다.

 

  “자넨 가서 사람들이 어디까지 도망갔는지 보고 오게. 우리가 얼마나 버텨야할지 알아야겠네.”

 

  네드는 이미 한참 전에 피난을 떠난 마을 사람들을 따라잡기 위해 말을 타고 마을 반대편 개구멍으로 갔다. 멜토르는 나머지 남성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제자리를 사수할 것을 당부했다.

 

  나무 벽 위에서 마을 남성들은 저마다 활과 창을 들었고, 허리에는 모두 검을 찬 상태였다. 나머지 소수의 남성들은 긴 창을 들고 통나무 더미 뒤로 섰다.

 

  “준비!”

 

  헬터의 외침에 방패를 든 병사들이 앞으로 섰고, 그 뒤로 방벽을 파훼하기 위한 도구를 든 병사들이 섰다. 헬터는 나부 벽을 가리키며 검을 빼들었다.

 

  “공격!”

 

  헬터의 다음 손짓에 전투가 시작되었다. 오크들은 무작위로 움직이면서 여기저기서 마을의 방어를 뚫으려했다.

 

  멜토르는 나무 벽 이곳저곳을 오가며, 마을 남성들에게 일일이 지시를 내렸다. 남성들은 창으로 나무 벽에 댄 오크들의 사다리를 밀어내서 넘어뜨렸다. 곧 사다리에서 떨어져 우왕좌왕하는 오크들이 창에 찍히고, 날아온 화살에 맞아 쓰러졌다. 벽 바로 아래, 도끼와 곡괭이로 나무 벽을 찍어대는 오크들에게는 뜨거운 물을 쏟아져 산 채로 익히거나, 화상을 입혔다. 오크들은 고통을 참지 못하고, 연장을 집어던지며 날뛰었다.

 

  마을 입구, 통나무 더미를 기어올라 돌파하려는 오크들이 통나무 사이에서 튀어나온 창날에 찔려 떨어졌다. 겨우 수십 명의 마을 남성이 수백의 오크를 상대로 보금자리와 가족들을 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오크들은 오합지졸인양 좀처럼 마을의 방어선을 뚫지 못했다.

 

  “멍청한 것들!”

 

  보다 못한 헬터는 부하들이 죽어나가는 와중에도 방벽 주위를 천천히 돌며, 자세히 살폈다. 약점. 헬터는 그것을 찾고 있었다. 비록 마을의 방어가 예상보다 훌륭한 편이었지만, 이런 소규모 조직에 허점이 없을 리 없었다. 헬터의 눈은 매섭게 마을 입구를 쏘아보았다. 통나무 더미 사이에서 튀어나오는 창날, 그것을 피해 기어 올라가기만 하면 바로 연약한 인간 남성들에게 갈 수 있었다. 벽 아래에서 봐도 놈들은 무기만 들었을 뿐 제대로 무장을 갖추지 않은 상태. 일단 넘어가기만 하면 싸움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리 내놔!”

 

  헬터는 부하들의 칼을 회수해 모았다. 그리고 통나무 더미를 향해 집어던졌다. 차근차근 헬터가 던진 칼들이 꽂히며, 사다리 겸 통로로 변했다.

 

  헬터는 날아오는 화살을 칼로 쳐내며 통나무 더미에 접근했다. 그리고 칼을 입에 문 채 통나무 더미를 오르기 시작했다. 자신이 미리 던져둔 칼들을 손잡이와 발판 삼아 올라가니, 그 속도가 사뭇 범상치 않았다. 주변의 부하 오크들도 대장의 모습을 보고, 그대로 따라 올랐다. 중간 중간에 마을 사람의 창이 튀어나와 오크들을 찔러댔지만, 헬터는 그때그때마다 입에 문 칼을 손에 들어서 휘둘렀다. 아까는 그렇게 오크들을 찔러죽이던 창끝이 헬터의 칼질 한 번에 잘려나가 그냥 나무 막대기가 되었다.

 

  오르고 또 올라, 드디어 헬터는 통나무 더미 정상에 올라섰다. 양 옆 나무 벽 쪽에서 화살이 날아들었지만, 헬터는 칼로 간단히 화살을 막아냈다. 그리고 그대로 마을 안쪽을 향해 뛰어내렸다.

 

  곧 헬터를 따라온 일부 오크들 또한 마을 안으로 뛰어내렸다. 그리고 학살이 시작되었다. 남성들은 죽을 각오로 덤벼들었지만, 소용없는 짓. 오크들은 자신보다 작은 인간 남성들을 도륙하며 피와 살점이 튀기는 것을 즐겼다.

 

  그 후 전투는 싱겁게 막을 내렸다. 입구를 넘어온 오크들을 중심으로 나무 방벽 쪽도 결국 오크들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싸움에 나선 마을 남성들은 포로로 잡히지 않은 채 모두 전투 중에 죽임을 당했다. 단 한 명만을 빼고······.

 

 

 

  전투가 정리되고 난 후 방금 전까지 오크들을 막아서던 통나무들은 모두 쪼개져 불에 타고 있었다. 그 불 위에 쌓인 시체들은 까맣게 타서 뼈만 남았으며, 시체들이 입던 옷과 장신구들은 모두 정복자인 오크들에게 넘어가 장난감처럼 다뤄졌다. 마을 촌장인 멜토르는 장군 헬터가 직접 참수하기 위해 포박을 한 상태였다.

 

  마을을 쭉 둘러본 부하 오크는 헬터에게 달려가 보고를 했다.

 

  “이 마을에 인간이라곤 전투에 나선 놈들이 전부입니다. 나머진 도주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마을을 점령한 후에 웬 인간 하나가 말을 타고 뒤편에서 접근하기에 쫓아냈습니다.”

 

  “수고했다. 제자리로 돌아가라.”

 

  헬터는 나무 벽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부하들을 내려다보았다.

 

  “우리가 이겼다! 우리는 강하다! 저들은 약하다! 그래서 우리가 이 마을을 점령한 것이다. 자랑스러운 병사들이여! 당분간은 이곳에서 휴식을 취할 것이다. 마음껏 먹고, 마셔라! 내가 허락한다! 크레틴 만세!”

 

  오크들이 대장의 말에 흥분해서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헬터는 여세를 몰아 멜토르를 끌고 오게 했다. 연설의 마무리로서 촌장을 처형하기 위함이었다. 멜토르는 고개를 내민 상태로 나무판자에 고정되었다. 헬터는 멜토르의 목에 칼을 대고서 말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느냐, 패배자여.”

 

  “하하하. 마지막 할 말이라, 글쎄······. 해도 될지 모르겠군.”

 

  멜토르는 이제 곧 죽는다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태연하게 대꾸했다.

 

  “하라. 조금 뒤면 못하게 될 테니······!”

 

  “알았네. 자네가 한 연설 중에 말일세. 그 뭐라고 했지? 자네들이 강하고, 우리들이 약해서 이 마을을 점령한 것이라고? 내 말이 맞나?”

 

  헽터는 심드렁하며 멜토르에게 소리쳤다.

 

  “그렇다! 너희들이 약하기에 우리가 이 마을을 점령한 것이다.”

 

  헬터의 말에 멜토르는 껄껄대며 웃었다.

 

  “그게 무슨 황당무계한 말인가? 그럼 힘만 세다면 도둑질이나 살인도 정당하다는 건가? 단순히 강하다면 세다면 말이야.”

 

  멜토르의 물음에 헬터는 당당히 대답했다.

 

  “약하면 죽고, 강하면 산다! 그것이 곧 이 세상의 이치다. 나쁜 건 약함이다! 강해지면 모든 게 다 해결된다.”

 

  “약함이 나쁘다 라······. 정말 미개한 생각이로군!”

 

  “뭐라고?”

 

  헬터의 칼이 위로 들어 올려졌다. 이제 아래로 휘두르기만 하면 끝날 일. 멜토르는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런 이치라면 자네는 자기 부모가 노쇠해지시면 숲속에다 갖다버리고, 어린 자식도 당장 써먹을 데가 없으니 알아서 크라고 숲속에다 던져 놓겠군그래? 노약자는 젊은 장병에 비해 약해빠졌고, 걸림돌만 되니까······. 응? 내 말이 틀렸는가! 이 어리석은 근육돼지야! 아, 그러고 보니······자네도 언젠간 늙겠구먼그래?! 아, 앞으로 한 10년 뒤가 볼만하겠는······.”

 

  멜토르의 목이 몸통과 분리됐다.

 

  헬터는 화가 나 자신도 모르게 칼을 휘둘렀음을 깨달았다. 이런 별것도 아닌 인간의 말에 자신이 이성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자 또 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정말 분노하고 있는 자는 따로 있었다.

 

  헬터의 뒤, 정확히는 마을 밖 나무 벽 아래 수풀 사이에 숨어있는 멜코였다. 멜코는 눈물을 흘리며 소리 없이 흐느꼈다.

 

  헬터는 멜토르의 머리를 마을 밖으로 던져버렸다. 공교롭게도 멜토르의 머리는 수풀 속, 멜코의 옆으로 떨어졌다. 아버지의 목, 멜코는 그 목을 끌어안았다. 마음 같아선 목 놓아 소리 내어 울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멜코는 조심스럽게 그곳을 빠져나와 숲으로 갔다. 원수의 얼굴, 키, 체격, 목소리 모든 것을 머릿속에 되새겼다. 놈을 죽이기 위해선 그것이 첫걸음이었다.

 

  두고 보자, 두고 보자, 두고 보자, 두고 보자, 두고 보자······. 강하게 깨문 이가 빠드득 소릴 내며 갈렸다. 멜코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죽이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느꼈다. 다행히도 그 상대는 멜코가 아무런 죄책감을 갖지 않을 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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