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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작가 : 김연어
작품등록일 : 2016.7.22

'눈 깜박할 새에 어른이 되었다.' 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정말로, 모든 시간이 '눈 깜밤할 새에' 흘러가 버린다면?!
제멋대로 흘러가는 시간을 쫓는 아이어른과, 지나간 시간에 갇혀버린 어른아이의 이야기

 
눈 깜박 할 새에, 시간이 쏟아졌다
작성일 : 16-07-22 19:18     조회 : 511     추천 : 0     분량 : 3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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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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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은 모래알 같아서, 금세 네 손틈을 빠져나가 어디론가 흘러가 버린단다....'

 

 갑자기 어린 시절, 할머니가 해주신 말씀이 떠오르는건 왜일까.

 왜인지는 몰라도 정말 맞는말임이 틀림없다. 나는 분명 아직은 바깥이 어둡길래, 10분만 더 자야지 하고 다시 누웠을 뿐인데 어째서..

 30분이 넘게 흐른거냐.

 

 "지각이잖아!! 엄마, 왜 나 안깨웠어!!"

 

 벌떡 일어나 소리치자 사방이 고요하다. 하긴, 이미 출근하시고도 남았겠지. 지금 집에는 나 혼자일 것이다.

 일어나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가 칫솔을 꺼냈다. 좀 더럽지만 머리 감는것은 포기하자,

 아침밥은 원래 안먹으니까 상관없고. 머리도 뭐, 어제 아침에 감았으니까 괜찮겠지...

 

 엄마와 둘이 사는 내겐, 아침의 기상시간은 언제나 복불복이다.

  이른 새벽부터 출근하시는 엄마로 인해 나는 늘 스스로의 힘으로 깨야만 하는데, 잠귀가 어두운편이라 종종 알람을 못듣고 세상 모르게 잘 때가 많기 때문이다.

 어제는 밤늦게까지 드라마를 정주행 한것이 실수였다.

 

 

 그래도 아직은 중학생이라 지각이 큰 문제는 아니지만, 고등학생이 되서도 이모양이면 사실상 나의 대학 입시 에 심각한 마이너스가 아닌가? 출결 점수가 어마어마하게 깎일테고, 면접관들은 내 생기부를 보며 혀를 찰테고, 내 게으름에 대해서 질타할테고, 그럼 난 떨어지고, 떨어지며..

 결국은 인생의 낙오자가 되버리는 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교복을 입었다. 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한번 하면 1절에서 끝내지 못하고 꼬리를 무는게 문제다. 그래도 아직 겨우 중학교 1학년이니, 생활 습관은 3년동안 노력하면 충분히 바꿀 수 있을거다.

 

 가방을 어깨에 대충 걸치고, 서둘러 집 밖을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어째서인지 4층에 멈춰서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뭐야, 누가 잡고 있나? 안타고 뭐하는 거지?

 그냥 포기하고 계단으로 내려가다가 문득 4라는 숫자를 보고 멈춰섰다.

 

 여기서 멈춰있었지, 어땐 새끼인지 얼굴이나 볼까? 계단 문을 열고 들어가자 웬 초등학생 남자애 하나가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열림버튼을 광클하고 있는게 아닌가.

 

 

 "야, 너 뭐하냐?"

 

 "아, 깜짝이야!"

 

 "뭐하는거야? 너때문에 다른사람들이 못타잖아"

 

 "뭐야..니가 알빠야? 가던 길이나 가시지?"

 

 "뭐?? 너 몇살이야? 딱봐도 나보다 어려보이는게.. 어디서 반말이니?"

 

 "나? 니 뱃살이다, 메에롱!"

 

 

 초딩은 충격적인 초딩 멘트와 함께, 한쪽 손으로 눈밑을 늘리며 메롱하는 초딩 전매 특허 표정을 지으며 재빨리 도망친다. 뭐 저런 애가 다 있지...? 분노를 억누르며 막 닫히려는 엘리베이터에 서둘러 탔다.

 지금은 어쩔 수 없지만 나중에 만나기만 해봐, 몇 대 쥐어 박아야겠다. 감히 중학생의 무서움을 모르고...

 내가 초딩떄는 저렇게 개념없지 않았는데. 하여간 요즘 애들이란!

 

 

 아아... 아파트 밖으로 나오자 보이는 광경은 처참했다. 어둑어둑한 하늘 아래 얇지만 거센 비가 쏟아지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망할, 우산 두고 왔는데... 어차피 늦을텐데 그냥 확 늦어버릴까?

 그래, 그러자. 사람이 말이야.. 여유롭게 살아야지!

 

 

 라고는 했지만 나는 결국 허리에 매고 있던 져지를 머리위로 뒤집어 쓴 채 빗속을 열심히 뛰고 있었다.

 여유라니, 내 인생에 그런게 존재할 리가 없다. 나는 늘 시간에 쫒기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테니까...

 

 살결에 닿는 빗물이 차갑다. 무거운 가방이 버거운지 차츰 발걸음이 느려진다. 좁아진 시야에 초록불 신호가 깜빡이는게 보인다. 바뀌기 전에 빨리 건너야지, 느린 발걸음을 애써 재촉한다.

 속력을 낸다. 속력이....

 

 

 빠아아아앙-

 

 앞만 보고 달렸던 나의 시야는, 옆에서 달려오던 트럭을 볼 수 없었다.

 내가 떠오른다. 아니, 추락하는 건가? 종이 인형 처럼 휘어진 몸이 힘없이 아스팔트 위를 구른다.

 물을 흠뻑 머금고 썩어가는 종이 마냥 온 몸이 너덜거린다. 모든 뼈가 조각나듯이 아프다. 비명을 지른다.

 내 몸에 난도질 하듯이 쏟아지는 것들은, 비인가 칼날인가.

 이마위로 흘러내리는 이것은, 물인가 피인가. 나는 지금 물에 젖고 있나, 아니면 피에 적셔지고 있나...

 

 바닥에 내팽겨쳐진 져지위로 사람의 신발이 보인다. 하나, 둘, 셋.... 괜찮아요? 학생? 학생!

 온갖 소음이 빗소리에 뭉개진다. 아직도 꿋꿋히 등에 매달려있는 가방이 무거운 탓이 었을까.

 눈이, 차츰 감긴다.... 어쩌면 영원히 뜰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그렇게 눈을 감았다.

 

 

 

 

 눈을 떴다.

 창가에 밀려오는 새하얗고 샛노란 햇빛이 눈가를 찌른다.

 아주 밝고 화창한 날이네, 나는 이런 날씨가 싫다. 정확히는 이런 아침이...

 당장이라도 일어나야만 할 것 같달까.

 어, 근데 나 일어 날 수 있나?

 

 벌떡 일어나 주위를 살피니 이곳은 익숙한 내 방안이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나는 분명 눈 뜨기 전까지만 해도 길바닥에 쓰러져 있지 않았던가? 비를 맞으며, 누구보다 비참하게! 설마.. 꿈이었나?

 

 아니다. 그렇게나 생생한 고통이 꿈이 었을리가 없어. 아니면 지금 이것이 꿈인건가?! 혹시나 해서 얼굴을 꼬집어보니, 분명 아프다. 팔도 깨물어봤지만 역시나 아프다. 뭐지 ,꿈이 아닌가?

 확실히 꿈이 아닌 거 같긴 한데, 근데 그럼 이게 무슨상황이야..?

 

 혼란스러운 상태로 침대에서 일어나기 위해 몸을 일으켜 세우고, 다리를 움직였다

 

 "아!!"

 

 어째서인지 다리가 꼬여 넘어졌다. 교통사고 휴우증인가? 아니, 말이 안되는데. 그나저나 뭔가 내 몸이 내몸이 아닌거같다. 다리도 이상하게 길어진거 같고....팔도 그렇고... 머리는 또 왜 이렇게 자랐지?기분탓인가?

 

 핸드폰을 열어 시간을 보니 아침 7시 40분, 평소에 알람을 맞춰논 시간이다. 그런데 날짜가 왜이러지? 7월 15일이라니.. 원래 9월달이 었는데. 왜 두달 전으로... 그런데 년도는 또 왜, 5년 뒤지?

 이게 어떻게 된거야. 고장났나.. 멍하니 핸드폰을 바라보자 화면이 꺼졌다. 까만 액정에 내 얼굴이 비친다. 그런데..뭔가 이상하다.

 

 내 얼굴이 원래 이랬던가?

 

 

 부자연스러운 몸을 이끌고 전신 거울 앞에 섰다. 이건 절대 기분 탓이 아니다. 팔도, 다리도, 머리카락마저 길어졌다. 눈, 코, 입.. 분명 내 것이었던 모든 것에서 낯선 이질감이 가득했다.

 

 "이, 이게 뭐야.."

 

 거울 속의 내가 아닌 내가 흔들리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수년의 시간이 한꺼번에 몰아친 듯한 모습을 하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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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눈 깜박 할 새에, 시간이 쏟아졌다 2016 / 7 / 22 512 0 3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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