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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시나브로 의뢰소의 보관함
작가 : 연화옥
작품등록일 : 2017.6.14

초능력자들이 99.99%를 차지하는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 그는 무능력자이다. 그는 우연한 계기로 `시나브로`라는 단체를 만나는데.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었다는 시나브로는 국가를 위협할 수준의 초능력자들이 모여있다는 소문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엑? 누가 그런 소문을 퍼트립니까?!" 소문은 믿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병약한 환자에 아빠 바라기의 소녀, 정신 나갈 정도로 자유로운 아이같은 어른과 자신이 3천 살 먹은 할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중2병 초등학생, 놀라울 정도로 무기력한 남자와 통칭 `얼음 기사`인 남자. 이 모두가 모인, 초능력자가 넘쳐나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무능력자와 그가 만난 대단해 보이지만 사실상 별 볼 일 없는 단체의 이야기

 
서장, 열리지 않는 보관함의 다이어리
작성일 : 17-06-16 01:51     조회 : 413     추천 : 0     분량 : 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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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밥을 먹고, 정해진 시간에 학교에 가고, 정해진 시간에 공부하고, 정해진 시간에 놀고, 정해진 시간에 자고, 결국 다시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밥을 먹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일의 반복.

 

 국가는 이미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중이고, 어깨에 총을 멘 사람들은 누군가의 생명 줄을 붙잡기 위해, 누군가의 생명 줄을 끊고, 누군가를 괴롭히는 것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그들을 천하게 여기고, 자신의 소중한 사람이 언제 떠나갈지 모르는 이 세계는 잔혹할 뿐, 결국 지루한 이 세계는 같은 결말을 반복할 뿐,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소설에서 나올 법한 일은 일어나지 않고, 이 세계를 바꿀 무엇인가를 찾는다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라,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은 두려움이라는 것의 뒤에 숨어 나오지 않아.

 

 약육강식, 공짜는 없다, 이것이 이 세상의 규율이라고 한다면, 그 규율을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이런 규율 따위 이미 사라지는 편이 나았을지도 몰라.

 

 

 

 이 공허함이 끝을 만나기 전에, 이 세계의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고 한다면, 이 세계의 무언가에 파장이라는 것을 일으키는 돌이 떨어진다고 한다면, 그 뒤에는 어떻게 변화할까? 그런 걸 생각해 두지도 않고, 그 사람은 거대한 파장을 만들었다. 이것이, 현재로부터 약 5천 5백 년 전의 전설 같은 이야기. 그 전설 같은 이야기를 시작으로 사람들은 이 세계에 초능력자가 생겼다고 말한다.

 

 

 

 만약 그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을 가지고 있었다면, 한 그때의 이야기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세계에 불공평함이 만들어지기 전으로, 이 세계에 초능력자가 생기기 전으로, 그 전으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그 세계는 분명 아름다웠을 것이라는 그저 허망한 소원을 가졌다.

 

 

 

 ―세상은 너무 불공평하다는 것을 알 게 된 건 내가 처음으로 사회라는 것을 접했을 때이겠지.

 

 허무해.

 

 누군가는 재능을 가지고 있고, 누군가는 재능이 없다는 것이 너무 불공평해.

 

 내게는 그 어떤 것에 대한 선택권도 주어지지 않았잖아? 난 재능이 없으니까, 나는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다르니까.

 

 세상은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을 봐줄 뿐이야.

 

 그런 상황에서 같은 노력을 해도,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더 좋은 평가를 받겠지.

 

 불공평해, 나도 재능을 가지고 싶었어, 나라고 바라지 않는 것은 아니란 말이야.

 

 

 

 재능을 바라던 사람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네, 난 쓸모없습니다. 웬만한 무능력자들보다 더 쓸모가 없습니다. 슬슬 짜증 나기 시작했습니다.

 

 무능력한 나에 대해, 나는 그 누구에게도 필요로 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 내가 쓸모없다는 사실에 대해서. 쓸모없는 인간, 이 한 마디로 나를 전부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밤하늘에 빛나지 않는 별은 없다?` 그런 소리 집어치우시길 바랍니다. 나는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입니다. 이게 사실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능력자, 빛나기 전에 사라져버린 별. 그것이 나였고, 내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 이 세상이었습니다. 여기에는 이 이상 나의 자리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능력한 사람도,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면 그것은 거짓이겠지.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수많은 걸 잊고 살아가. 그리고 그게 내게는 소중한 사람이었지.

 

 그 사람의 얼굴도, 뒷모습도, 입고 있었던 옷도,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나와의 관계도 이제 점점 사라지려고 해. 누군가의 기억 속에 그 사람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싫어. 하지만 그가 누군가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을 싫어하는 나도, 결국 그 사람을 잊을 거야.

 

 이제는 기억나지 않는걸?

 

 왜 그 사람이 소중했는지. 어디가 그렇게 좋았는지. 그 사람이 어디를 갔는지. 기억나지 않아.

 

 그러면서 그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나도 한심한 사람이야. 머나먼 미래에서 그 사람이 찾아오면, 그때 나를 알아볼 수 있을까? 나는 그 사람을 알아볼 수 있을까?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린다니, 웃긴 이야기야. 자, 이런 이야기는 그만두자.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도,

 

 

 

 ―누군가의 시선에 맞춰 살기 시작하면 끝이 없어. 그들의 시선에 내가 들어오지 않을 리 없어. 내가 모든 사람의 시선에 맞춰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야.

 

 계속 그 시선에 맞춰 가다 보면, 언젠가 그 시선이 나를 집어삼킬 거야. 그 자리에 `나`라는 사람은 남아 있지 않겠지. 굳이 누군가의 시선에 맞춰서 나를 바꿔가야 하는 거야? 지금의 나를 좋아하면 안 되는 거야?

 

 누군가가 나를 싫어한다면, 나를 좋아해 주는 누군가도 있지 않을까? 이 세상 어딘가에 단 한 명이라도 있지 않을까?

 

 

 

 누군가의 시선에서 자신을 지켜내 가는 사람도,

 

 

 

 ―난 행복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절대로 그들을 잊지 말자. 내가 했던 일들을 잊지 말자. 선을 벗어나지 말자. 내가 살아온 세계를 기억하자. 그 풍경을 잊지 말자. 그래, 전부 다 잊지 말자.

 

 잊으면 안 돼, 용서를 구하기 위해서가 아닌,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는 아직도 살아가고 있는 그 사람들을 위해서, 광기에 젖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훗날 `미안해`라고 사과하기 위해서, 내 죄책감을 없애지 않기 위해서, 그들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잊지 않기 위해서, 언젠가 다시 만나기 위해서, 무슨 일이 잊어도 잊지 말자.

 

 계속, 계속 기억하자.

 

 

 

 자신의 잘못을 잊지 않기 위해 과거에 매달려 있는 사람도,

 

 

 

 “5천 5백 년 전에 어떤 사람이 사회에 큰 변화를 만들었대. 그 사람은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지. `세상은 너무 지루하다`라고. 나도 동감이야. 이 세상은 너무 지루해.

 우리 국가도 전쟁을 끝낸 지 몇 년 되지 않았고, 수많은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고, 평화를 원하는 이들은 시위에 나가 무력 진압의 앞에 무릎을 꿇었지.

 그 사람이 말한 지루하다는 부분은 아직도 변하지 않고, 계속되고 있어. 그 사람이 최초의 초능력자가 되면서 이 세계에 변화를 주었다면, 나는 이걸로 변화를 줄 생각이야.

 이 세상은 너무 지루하잖아? 그러니까, 이름은 `시나브로`, `시나브로`라고 지을까 봐. 시나브로 의뢰소라, 나름 괜찮지 않아?”

 

 

 

 지루함을 부수고 싶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다른 사람들도, 전부 이 자리에 모여 변화를 만들어갔다. 그곳에서 시작한 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이야기였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현실이었다. 그 현실에서 살아가는 그의 손에 들려있는 다이어리를 작은 글씨로 가득 채우는 것보다 지루한 일이었다.

 

 

 

 자물쇠로 잠긴 다이어리의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책등의 밑이 탔다는 것이 이 책이 된 다이어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다이어리를 보고 있었던 그는 다이어리를 들고, 옆에 있는 보관함을 향해 걸어갔다. 찰칵거리는 소리가, 자물쇠로 잠긴 보관함의 마지막 서랍이 열리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했다.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수많은 서류에는 알 수 없는 글자들이 쓰여 있었고, 드문드문 알 수 있는 글자들도 보였다. 그는 서류의 밑바닥을 뒤져, 다이어리를 맨 아래에 두고, 다시 보관함의 서랍을 자물쇠로 잠갔다. 누군가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잠긴 추억을 꺼낼 사람은 없었다. 이때만 해도.

 

 

 

 드르륵

 

 

 

 보관함이 열리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집 내부에는 그 누구도 없는 것 같았고, 그런 느낌은 그 또한 받고 있었다. 바닥에 떨어진 자물쇠의 열쇠 입구에는 그 어떤 흔적도 남지 않았다. 열쇠로 보관함을 땄다고밖에 말을 할 수 없는 모습이 눈을 의심하게 했다.

 

 

 

 눈만 가리는 여우 가면을 쓴 그 사람은 열린 보관함의 서류들을 뒤적거리더니, 이내 다이어리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멈춰섰다. 자신이 찾고 있던 것이 이렇게 허술하고 쉽게 나왔다는 것은 그 사람도 예상하지 못 하는 일이었다. 그 사람은 다이어리의 자물쇠를 만지작거리더니, 어느새 자물쇠를 풀렸다. 방금 풀린 자물쇠에도 아무런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았고, 열쇠로 연 것도 아니었다. 이 정도면 그저 그 사람의 초능력이 `자물쇠 따기`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처음의 시작은 고대 문자처럼 보이는 것이었다. 그 페이지에서 몇 페이지를 뒤로 넘겼을까? 이제야 가장 최근에 쓴 글이 쓰여 있었다. 다이어리를 덮은 그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입에 남은 미소가 그 사람이 찾던 것이 이것이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다이어리는 주인에게 있어서 일기 같은 것이었다. 그 사람은 그 다이어리를 다시 보관함에 넣고, 자물쇠를 채웠다.

 

 

 

 [ 아, 젠장, 망해라 인생. 왜 이렇게 됐을까?

 이걸로 시나브로는 끝이다, 시나브로 해산 명령을 내렸다. 지금쯤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젠장, 괜히 내린 해산 명령 같다. 하지만, 이쪽이 그들에게 있어서 더 나은 일이겠지.

 만약 인연이 있다고 한다면 다시 만날 수 있겠지.

 그래, 이걸로 끝이야.

 전부 다 잘 될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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