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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우리 동네 영주님
작가 : 이동우
작품등록일 : 2017.6.8

갑작스럽게 영주가 되어 처음 가보는 곳에 발령이 난 '라샤'. 하지만 그곳은 몬스터들로 가득찬데다가 깡촌인 곳이다. 처음엔 정이 가지 않았지만 사건들로 인해 마음이 바뀌었고 결국 영지를 발전 시키기 위해 국가에 대한 사기조차 불사하는 라샤의 분투기.

 
프롤로그- 영지의 문턱에서
작성일 : 17-06-20 17:29     조회 : 363     추천 : 0     분량 : 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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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빼곡히 들어찬 나무들 때문에 햇빛조차 제대로 닿지 않는 숲속. 한 마리의 말이 끄는 작은 마차와 그 주위를 호위하는 네 마리의 말과 네 명의 사람이 있었다. 말발굽 소리와 마차 바퀴 돌아가는 소리 외에는 조용할 것 같은 숲속이었지만 마치 시장 바닥인 것처럼 사람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언제 도착하는 거야! 으아악!”

 좁디좁은 마차 속에서 세 명의 남자가 각각의 표정을 하며 앉아 있었다. 짜증을 내며 소리를 지른 남자는 웬만한 인간보다 키가 커서 마치 서 있는 것만 같았다. 사흘 동안 굶은 강도라도 그를 보면 멀리 돌아갈 것만 같은 위압감은 누구나 낼 수 있을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제발 그만 좀 짜증 내요. 거의 다 왔다고 하잖아요!

 그에 비하면 반 토막이라도 낸 것만 같은 젊은 남자는 덩치 큰 남자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의 복장은 꽤 화려하여 큰 남자를 보고 피했던 강도가 군침을 흘리며 다시 돌아올 정도였다. 물론 영주라는 직책까지 가지고 있으니 잡아서 몸값을 흥정하기에도 좋을 터였다.

 “영주님........ 조금만 멈췄다 가면 안 되겠습니까.......”

 그들에 비해 유달리 조용한 중년의 남자는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멀미 때문에 이미 몇 번이고 구토 해서 그런지 창문 아래는 더러운 자국이 햇빛에 비쳐 반짝거리고 있었다.

 “영주님도 참. 뭐, 시끄러울 수도 있죠. 그렇게 좁은 공간에 갇혀 있으니 멀미가 안 나고 배기겠습니까. 그러고 보니 말입니다. 제가 3년 전에 사고를 좀 쳐서 영창을 갔다 왔거든요. 그런데 그곳은 예전에 진짜배기 죄수들만 가둬놓은 감옥이었다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낮인지 밤인지도 모르게 창문도 안 뚫려 있고, 청소는 또 언제 했는지 냄새는

  뭐가 그리 지독한지. 그래서 말입니다.”

 목소리의 주인은 마차의 옆으로 나란히 달려가는 말에 올라타 있었다. 잘못 보면 산적으로 의심할만한 외모였는데 수염은 얼굴 전체를 덮을 것만 같았고 복장은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짐승 가죽으로 누덕누덕 기워서 거지가 발싸개로도 쓸 것 같지 않을 모양새였다. 그에 말에 의하면 이 옷은 이때까지 잡은 사냥감들의 가죽으로 만들었다고 하며 자신에게 가장 자랑스러운 상징이기에 이런 중요한 때에는 반드시 입는다고 했다.

 “너도 좀 닥치라고!”

 영주는 다시 한번 터진 헤리즈의 주둥아리를 달군 쇠로 지져서 봉해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하지만 영주의 소리침에도 불구하고 그의 입은 다물어지지 않았다.

 “헌병 몰래 식기를 꿍쳤거든요. 뭐하러 꿍쳤냐고요? 당연히 탈출 아니겠습니까. 일주일 뒤면 풀려나기는 하지만 저번에 말씀드렸던 에린 있죠. 걔랑 3일 뒤에 만나기로 약속을 잡아놨었거든요. 그러니 당연히 탈출 해야 했죠.. 그래서 그 식기로 바닥을 긁어서 탈출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제가 잠도 제대로 안 자고 긁는 사이 일주일이 지나버렸지 뭡니까. 빛이 없으니 낮인지 밤인지도 제대로 몰랐던 거죠. 삼시 세끼 먹는 횟수를 안 샜냐고요? 당연히 그것도 잊고 바닥 긁기에만 열중 했었던 거죠. 지금 거기에 가면 제가 파놓은 자국이 있을 겁니다. 혹시 또 모르죠. 제가 파놓은 곳을 공략해서 탈출한 놈이 있을지. 하하하.””

 묻지도 않은 질문에 스스로 답까지 하며 쉴 새 없이 쫑알거리는 헤리즈였다.

 영주는 포기하고 눈을 감아버렸다.

 한 시간이다.

 마부의 말에 의하면 곧 도착할 터였다. 보름이 넘도록 경호에 지장이 생긴다는 말로 대소변을 해결할 때나 식사를 할 때 빼고는 밖에 나오지도 못하게 했었는데 드디어 땅을 밟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땅에 오게 됐다는 사실에 영주에게는 짜증이 나다 못해 자신을 이 자리에 임명한 황제에 대한 모욕을 (속으로만) 수 천 번도 넘게 했지만 말이다.

 갑작스럽게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만 같던 헤리즈의 입이 멈췄다. 그와 동시에 말에 타고 있던 네 명의 군인들은 말에서 내려 자신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그 움직임에 덩치 큰 남자도 입을 다물었고 중년도 창문 안으로 머리를 넣었다. 마부도 심상찮은 분위기에 말을 멈추고 마차 안으로 피신했다.

 네 명의 군인은 마차를 사방으로 둘러쌌다. 마차의 서쪽에서 쇠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숲속의 새들도 날아올랐다. 그리고 소리가 들린 방향에서 족히 3m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덩치의 무언가가 나타났다.

 “버그베어다!”

 헤리즈가 외쳤다. 짙은 갈색의 지저분한 털로 뒤덮인 버그베어라 불린 생명체는 진물 같은 침이 흐르는 입으로 듣기 싫은 소음을 내며 마차로 달려들었다. 놀란 말은 달아나려 했지만 버그베어의 몸통에 맞은 마차는 말과 함께 굴러가다 나무들에 부딪혀 옆으로 쓰러진 채로 멈췄다.

 큰 충격이었지만 마차는 멀쩡했다. 하지만 안에 있는 사람들까지 멀쩡한 것은 아니었다. 네 명의 남자들은 모두 한 덩어리가 되어서 신음을 흘렸다.

 “영주님...... 괜찮으십니까.”

 코에서 피를 흘리고는 있었지만, 정신은 멀쩡한 중년의 남자가 물었다. 가장 바닥에 깔린 영주는 구를때 느낀 충격과 동시에 세 명의 남자가 짓누르는 압박에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었다. 새빨개진 얼굴을 한 채로 손바닥으로 자신의 위에 올라가 있는 사람을 치며 목소리를 쥐어짰다.”

 “리베르타......:.”

 “영주님 그만 좀 때려.......”

 존댓말도 반말도 아닌 모호한 말을 하며 커다란 남자는 몸을 일으켜 세웠다. 동시에 그의 몸 위에 올라타 있는 중년과 마부가 아래로 미끄러지며 아래에 있던 영주 위에 떨어졌고 그 충격으로 영주는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기절해버렸다.

 

 눈을 뜨니 마차 안이었다. 어둡기는 했지만, 창밖으로 들어오는 약한 불빛에 대충이나마 알아볼 수는 있었다. 몸은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빠질 듯이 아픈 허리 때문에 도로 누워버렸다.

 “......만 하죠?”

 헤리즈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함께 들리는 장작이 타는 소리와 함께 고기도 냄새가 났다. 냄새 때문인지 뱃속은 천둥이라도 치는 양 시끄러웠다.

 “헤리즈, 거기 있나.”

 “네 영주님. 깨어나셔서 다행이네요.”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헤리즈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의 복실거리는 수염이 영주의 코 위까지 늘어졌다. 영주는 헤리즈의 수염을 잡아당기고 싶은 충동을 참고 말했다.

 “어떻게 된 건가? 그리고 그 수염 좀 치우게.”

 헤리즈는 머리를 마차 밖으로 뺀 뒤 답했다. 그리고 영주는 그에게 물은 자신에 대해 후회했다.

 “그게 말입니다. 버그베어입니다. 저도 참 오랜만에 보는 놈인데 한 10년만인가? 그쯤 됐을 겁니다. 그때는 저 혼자서도 충분히 잡고도 남을 놈이었는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제가 당시에 늑대인간이랑도 싸운 적이 있는데 그놈은 저 버그베어보다 훨씬 빠른 놈입니다. 어찌나 빠른지 눈이 못 쫒아가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한지 아십니까?”

 “관심 없네. 리베르타씨! 리베르타씨 있습니까?”

 “리베르타 없어. 아까 죽었어. 부르지 마.”

 “계속 저한테 이러시면 보고서에 안 좋게 쓸 겁니다.”

 “알았어, 영주님.”

 리베르타는 마차로 다가와 자기 멋대로 떠드는 헤리즈의 뒤편에 섰다. 멀리서 뒷모습만 보면 누가 군인이고 누가 마법사인지 구분하기 힘든 모양새였다.

 “제가 정신을 잃기 전에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겁니까?”

 “그게 말이지 자그마치 10년 전 늑대인간을 만났던 때부터 시작하는 이야기인데 한 번 들어 볼래?”

 영주는 답하지 않았다.

 “알았어. 제대로 말할게. 그 개똥 같은 버그베어가 우리가 타고 있던 마차를 치는 바람에 마차가 굴러갔고 그 바람에 영주님이 기절했지. 그 사이에 헤리즈랑 나머지 군인들이 버그베어의 멱을 따버리기는 했는데 마차 바퀴가 완전히 망가진 데다가 마차를 끌던 말도 죽어버렸어. 말 한마디 안 하던 군인 있잖아. 걔 이름이 뭐더라? 아무튼, 걔가 먼저 영지로 가서 우리를 실어 나를 것 좀 가지고 온다고 하니깐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는 거고.”

 “그래서 지금은 뭐 하고 있는 거죠?”

 “뭐하기는 영주님 너 재워놓고 밥 먹고 있었지. 그런데 배 안 고파?”

 “배 고픕니다. 그런데 허리가 아파 일어날 수가 없네요.”

 “그럼 굶어.”

 그리고 리베르타는 자리를 떠버렸다. 헤리즈만이 누가 듣는지도 모를 자신의 과거 이야기만을 줄줄 쏟아내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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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영지의 문턱에서 2017 / 6 / 20 364 0 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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