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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잊은 너를 기억해
작가 : 성은태
작품등록일 : 2017.6.3

탈락, 실패, 포기. 자신의 인생은 불행하다 여기는 '여울'. 그런 '여울'이 우연히 9년 전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 모든 걸 잊고 다시 잘 살아보겠다고 다짐하지만, 뜻처럼 제대로 되지 않아 우울함에 잠기던 도중, 같이 어울리던 '강우'와 '세준'을 만나게 된다.

 
유감 밖에 없는 내 인생
작성일 : 17-06-03 14:31     조회 : 403     추천 : 1     분량 : 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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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하의 높은 열정에도 불구하고 합격 소식을 전해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송구스럽습니다.

 지원자님과 함께 하지 못해, 유감스럽습니다.

 죄송합니다. 합격자 명단에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유감스럽습니다, 송구합니다.

 그렇다면 왜 나를 한 번도 받아주지 않는 걸까. 오늘도 여울은 모니터 앞에서 눈을 떼지 못 한다.

 

 

 

 

 남들 다 가는 대학을 마쳤고 자격증, 팔자에도 없는 영어 공부까지 했다. 그럼에도 여울이 갈 수 있는 회사는 단 하나도 없었다. 보낸 이력서만 수 백통이 넘어가고 손톱 물어 뜯으며 불안과 초조함에 떨길 수 없이 반복했지만, 신은 여울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지 않았다.

 

 

 

 "...하아..."

 

 

 

 벌써 40번째 탈락 메일이다. 알바라도 해볼까 싶었지만, 스물 아홉의 나이에 너무나 걸렸다. 이 망할 놈의 세상은 왜 이렇게 나이를 따지는지. 여울은 이제 탈락 메일에 익숙하다 스스로 여겼지만, 눈물이 비집어 나오는 건 막을 수 없었다. 결국, 또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침대에 누워 베갯잎을 적시며 펑펑 울어봤다. 개운하지 않았다. 오히려, 비참했다. 침대 아래 커다란 구멍이 생겨 자신을 금방이라도 잡아 먹을 것만 같았다. 저 하나만 바라 볼 엄마를 생각하니, 더더욱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엄마, 미안해. 어렸을 때 엄마가 얼마나 힘든지 모르고 왜 그렇게 말 안 들었을까.

 

 

 

 "흐어어엉...미안하면 받아주면 되잖아...! 내 자리 하나 쯤은 만들어주는 거 일도 아니잖아...!"

 

 

 

 생각해보면, 여울의 인생은 그리 행복하진 않았다. 고등학생 땐, 외모가 못났다는 이유로 따돌림은 당했고 대학생 땐, 취업 준비 하느랴 제대로 놀아본 적 없었다. 애인? 친구? 어떻게든 사귀어 보려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졸업 이후엔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준비에 뛰어들었지만, 결과는 불행하기 짝이 없었다.

 

 

 여울은 그랬다. 언제나 외롭고 불행했다고.

 

 

 아무래도 신은 나를 미워하기 위해, 분풀기 하기 위해 만든 게 분명했다. 여울은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쥐며 눈물만 터트렸다. 그게 여울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위로였으니까.

 

 

 

 - 연락 온 회사는 있어?

 

 "....아직. 메일 읽는데 시간이 좀 걸리나봐. 하하, 엄마! 엄마 어디 쯤이야? 내가 마중나갈까?"

 

 

 

 눈물이 멎고 한참 뒤. 여울의 모친에게서 전화가 왔다. 하필 이럴 때, 어머니가 오신다고 했다. 여울은 눈물이 핑돌았지만, 차마 내색할 수 없어 억지로 웃어보였다. 울음 삼키는 게 이리 힘든 일이구나.

 

 

 

 

 - 딸. 엄마한테는 잘나도 우리 딸, 못나도 우리 딸. 돈 못 벌어도 우리 딸이야.

 

 "....아, 새삼스럽게 또 왜 그래? 기다려봐. 연락 온다니까?"

 

 - 너무 기죽지 마. 안 되면 여기 내려와서 엄마랑 같이 농사 짓고 살면 되지.

 

 "...."

 

 - 마중 나와. 지난 번에 엄마랑 갔던 명태집 갈까? 거기 아직도 하나?

 

 "...내가 사줄게. 엄마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어. 알았지?

 

 

 

 

 뚝. 전화가 끊기고 여울은 그 자리에서 한참이나 눈물 훔쳤다. 무엇보다 여울을 비참하게 한 것은 모친도 아닌, 자기 자신이었다. 엄마가 믿는 딸이 이정도 밖에 되지 않는 사람이라는 자괴감에. 행복은 여유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여울은 그 여유 한 번 느껴보지 못했다. 단 한 번도.

 

 

 

 * * *

 

 

 

 대충 세수하고 버스에 올라탄 여울은 기운 없이 창가에 기대 앉았다. 하도 울어서 그런지 졸음이 밀려오는 것 같았다. 모친이 있는 정류장까진 다섯 정거장 정도 남았다. 잠깐 눈붙여도 괜찮은 거리였다. 게다가, 이렇게 계속 눈 뜨고 있으면 참을 수 없는 우울함이 밀려올 것만 같았다. 고민할 것도 없이 눈을 감았다. 여울은 그렇게 잠이 들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땐, 괜찮은 소식이 들려오길. 조금이라도 내가 행복해질 수 있길. 자그마한 소원을 빌면서.

 

 

 

 

 "...학생!"

 

 "....으음..."

 

 "학생! 여기 종점이야, 안 내려? 강의 들어러 온 거 아니야?"

 

 "....네?"

 

 

 

 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가 여울을 마구 흔들어 깨운다. 여울은 게슴츠레 뜬 눈으로 앞을 바라봤다. 버스 기사였다. 여울은 눈을 부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동안 소리 들으니까 좋긴 하네. 여울은 멋쩍게 웃다가 버스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런데...

 

 

 

 "어? 뭐..야?"

 

 

 

 자신이 가져왔던 버스카드와는 확연히 다른 디자인이었다. 좀 더 투박하고 촌스러운 느낌이다. 당황한 여울이 주머니를 뒤적였다. 핸드폰이 딸려 나온다. 그것도 옛날에 자신이 썼던 핸드폰.

 

 

 

 "이, 이게..어떻게..된..."

 

 "학생, 빨리 안 내려? 가야 돼. 학생도 강의 들으러 가야 하잖아."

 

 "네? 강의요?"

 

 "한국 대학교 학생 아니야? 그럼, 이 버스 왜 탔어?"

 

 "무슨 소리예요. 역이 아니라, 왜....잠깐. 여기...321번 버스 아니에요?"

 

 "321번?"

 

 

 

 여울의 당황스러운 목소리에 기사 역시 고개를 갸웃거린다. 난생 처음 들어본다는 듯이. 당황한 여울이 다시 한 번 핸드폰을 뒤적인다. 아무리 봐도...옛날에 썼던 핸드폰이다. 2017년이 아닌, 몇 년 전 대학 시절에. 그러고 보니 버스도 묘하게 촌스럽다. 마치, 200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아저씨, 장난 치지 마세요. 저는 분명히 역으로 가는 버스를 탔었다고요."

 

 "학생. 역이라니? 여기 버스에 대문짝만하게 한국 대학교라고 적혀 있잖아. 학생이 못 본 건데 왜 나한테 그래?"

 

 "무슨 소리예요? 아저씨, 제가 눈이 발에 달린 줄 아세요? 아...진짜...미치겠네. 엄마 기다리실 텐데."

 

 "아휴, 일단 내려! 나 가야 하니까. 그건 학생이 알아서 하라고."

 

 "아저씨!! 아저씨!!"

 

 

 

 버스 기사에게 밀려, 어쩔 수 없이 버스에 내려야만 했다. 여울이 애타게 부르짖어도 버스는 멈추지 않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분명 역으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느닷 없이 대학교라니? 여울은 기가 막힌다는 듯 헛웃음을 짓다가, 어머니에게 전화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엄마..기다릴 텐데."

 

 

 

 그나저나 이게 어떻게 된 건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자신이 쓰던 핸드폰에, 촌스러운 버스카드까지. 여울은 깨질 듯한 머리를 벅벅 긁으며 핸드폰을 켰다. 그런데..날짜가 조금 이상했다. 2008년 3월 4일. 2017년이 아닌, 2008년이 여울의 눈앞에서 깜빡이고 있었다.

 

 

 "이, 이게...뭐야?"

 

 

 2008년.

 여울은 믿을 수 없는 숫자에 소름이 돋아났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사고가 난 것도 아닌데. 단지 버스에서 잠들었을 뿐인데. 그제야 모든 게 이해가 됐다. 믿을 수 없겠지만, 여울은 9년 전 과거로 떨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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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라 17-06-03 19:08
 
버스에서 과거로 뿅!!
여울이 9년전 과거에서 어떤일을 바꾸게 될지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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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감 밖에 없는 내 인생 (1) 2017 / 6 / 3 404 1 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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