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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메리로제: 푸른 부케의 수장
작가 : 유리씨
작품등록일 : 2017.6.1

아름다운 남자와의 약혼, 그러나 그 비정한 아름다움이 주는 폐해에 시달리는채 그녀-메리로제에게는 5년의 시간이 흐른다. 정략으로 완성될 결혼식은 곧 3개월 후. 오만과 가식으로 점철된 수렁에서 벗어나 푸른 부케의 메리로제는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주의 * 전개상 약간의 폭력/비하/권력욕에 관한 탐욕 등의 묘사있습니다.) [로맨스 묘사 옅음+심리극+스릴러(후반)+지배]

 
Episode 00. 5년전 (1)
작성일 : 17-06-01 01:25     조회 : 364     추천 : 0     분량 : 4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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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로제: 푸른 부케의 수장

 

 Episode 00. 5년전

 

 (1)

 

 

 

 -5년전, 약혼식 당일.

 

 

 눈발이 강하게 날리는 12월의 막바지. 정오임에도 흩날리는 눈발 때문에 저택은 햇살을 받지 못했다.

 

 따라서 정원에 있던 꽃은 전부 생명력을 잃고, 단이 낮은 나무는 봄을 기다리며 눈안에서 웅크렸다.

 

  그러나 온통 백색으로 뒤덮혔기에, 오히려 이 거대한 저택은 누구도 건들수 없을 만큼 강건해보였다.

 

 그리하여 그 독보적인 단단함은 그 안에서 열리고 있는 연회의 주인공에게도 해당되었다.

 

  이 '그레이던트' 저택안에서 열리고 있는 축하연의 지배자는, 이제 대외적으로도 '수장'으로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온통 바깥이 희어. 모든 세상이 다 하얗게 물들었어. 그전부가 내 정원인 것마냥."

 

 눈이 흩날리는 발코니에 시선을 줘, 청색 드레스의 여성이 오만하게 말했다.

 

  메이드들에 감싸여 군청으로 치장되는 그녀의 이름은 메리로제. 들고 있는 부케조차 푸른빛의 장미. 우아하게 땋은 뒷머리를 말아, 틀어올린 위에 푸른빛 베일이 씌워진다.

 

  "모든게 이루어질 것 같아. 내가 생각했던 미래와 한치의 차이도 없이."

 

 "미래라고 하시면?"

 

 저택의 실질적인 주인,이제는 공식적 지배자인 그녀의 옆, 메이드장이 공손히 물었다.

 

 " '그레이던트'를 위한 메리로제, '메리로제'를 위한 그레이던트가 되는 것이지."

 

  '그레이던트'가의 가주인 메리로제는 최상위 귀족 특유의 견고한 눈빛으로 거만하게 고개를 든다.

 

  "앞으로 그길에서 벗어날 일은 없어, 그러니 신경쓸 일도 없겠지. 이번 약혼으로 더더욱 굳건해질테니."

 

 희게 드러난 목덜미에 걸린 '가문'의 사파이어 목걸이가 유독 도드라진다.

 

 그밑으로 이어진 봉긋한 가슴,

 다소 야하다 싶을 만큼의 선에서 옷감이 덮혀 허리는 가늘게, 치마는 풍성한 방울꽃처럼 마감되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감히 나를... 그 누가 반대할까."

 

 "귀족회의에도 참석하실 수 있겠군요."

 

  가주의 입술에 짙은 분홍색을 바르며 메이드장은 수긍했다.

 

  "주인님께서 당연하게 가지실 수 있는 권리를 이제서야."

 

  온통 군청색으로 휘감은 메리로제를 위해 화장은 색이 옅어야만 했다.

 

 "그래, 이제서야 가지게되는거지. 아니, 가지고는 있어. 눈치를 봤을뿐. 하지만 이젠 다른 이들이 내 눈치를 봐야할거야."

 

  약한 살갗을 간질이는 붓끝, 메리로제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현악기의 선율, 그것을 뛰어넘는 귀족들의 시끌벅적한 말소리들. 입꼬리는 천천히 위로 올라간다.

 

  "전전 선왕때부터 그레이던트는 회의를 이끄는 수장이었지. 내 대에서도 멈추지 않아. 내 가문의 부도."

 

 옅은 연지가 발리는 입술사이로 웃음이 새어나오자 그녀는 예상한듯이 눈을 떴다.

 

 

  익숙한 발걸음 소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아름다운 나의 누님, 메리로제 그레이던트."

 

  뒤에서 방문이 활짝 열린다. 능글거리는 목소리는 친숙한 것.

 

 팔을 호들갑스럽게 벌린 키큰 갈색머리의 남성은 신나게 걸어와 한껏 치장하고 있는 누이를 뒤에서 와락 껴안았다.

 

  "오늘 정말 아름답습니다. 누굴 위해서 꾸몄는지, 이렇게 사랑스럽게 위장하시다니."

 

 다분히 연극조의 말에 메리로제의 입가에선 냉소가 일었다.

  비웃음을 담은 얼굴로 그녀는 뒤로 돌았다.

 

 "메릴. 메릴이라고 불러라. 나의 동생아."

 

  푸른 부케로 그의 가슴팍을 한번 때린 건 마무리를 방해한 대가.

 

  "네가 메리로제라고 부르니 정말 불편하구나. 평소때의 너는 절대 그렇게 부르지 않을 텐데?"

 

 둘은 오만하게 시선을 맞부딪혔다. 남자는 내려다보고 여자는 올려다보며 치열하게. 웃은쪽은 어느누구 할것없이 동시.

 

  "메릴."

 

  건장한 미남자는 아까전과 달리 푸근히 안았고, 가주는 부드럽게 그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라캉."

 

 그녀의 손안, 흔들리는 부케에선 푸른 꽃잎이 살랑살랑 떨어진다.

 

 "안어울려. 하지만 축하해. 오늘부로 공식인정이군. 여왕에게서도 사절이 온다 했던가?"

 

  금박 띠를 두른 검은 군복의 남동생은 은장식 총을 찼다.

 "기사단에서 온다 했어. 기사단장이 '병가'를 냈다는건 믿기지 않지만 어쩌겠어. 부단장이라도 보낸다니 그나마 만족해야지."

 

  남동생과 한걸음 사이를 두어 메릴은 물러섰다.

 

  "보나마나, 어디 감시같은 조사라도 나갔으니 오지 못하는 거겠지."

 

  메릴의 말에 라캉은 허리춤에 걸린 총을 매만졌다.

 

 " 의왼데, 거진 수장인 누님이 평민 기사단을 이해해주다니."

 

 "진심으로 하는 말이면, 네 지능을 의심해야겠구나. 아니면 그새 날 모르게 됐나?"

 

  메릴은 다시한번 부케로 그의 흉판을 때렸다. 노골적인 비웃음이 감출새도 없이 그녀의 얼굴에 드러났다.

 

 "여왕이 그레이던트를 경계한다 해도, 우리는 왕실의 분가야. 그녀가 뭘하든지 '이해'해주는게 오랫동안 '수장'자리를 유지하는데에, 유리하지 않겠어?"

 

  가슴팍을 부케로 찔리자 라캉은 심술궂게 웃었다. 하필이면 심장위를 겨누다니.

 

 "과연"

 

  그는 검처럼 겨누어진 부케를 손바닥으로 밀어냈다.

 

 "미안해. 한순간 오해해서. 저 멍청이랑 결혼까지 약속하는 바람에 헷갈렸잖아."

 

  그말을 심판하듯이 메릴은 남동생의 가슴팍을 힘주어 두드렸다.

 

  "저 멍청이라면."

 

  부케의 꽃잎이 후두둑 떨어져 대는 구겨진다.

 

 "네 형부가 될 스티글리츠를 말하는 거야? 사교성이라곤 없고 사고만 일으키긴 하지만, 아직까지 내 저택에서 말썽을 일으킨 적은 없는데?"

 

 "끝내주는군. 대단하다 해야할까. 하지만 그전에 ...진심이야?"

 

 한쪽입가를 일그러트린 라캉을 메릴은 차갑게 응시했다.

 "그럼 가짜 약혼식처럼 보이니? "

 

  갈색머리의 미남자는 식은 눈으로 부케를 힘주어 밀쳐내, 메릴은 순순히 부케를 잡은 팔을 늘어트렸다.

 

 부케에서 떨어지는 푸르른 장미 꽃잎들, 결고운 카페트 위는 금새 물들었다.

 

  "비난하는게 아냐. 사랑이냐 물었어."

  라캉이 단추에 낀 장미 꽃잎을 튕겨냈다.

 

 "아버지도, 정략결혼이셨어."메릴의 말은 당사자치곤 자신감에 넘쳤다.

 

 "메리로제."

 라캉은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다.

 

 "누님, 아니 메릴."

  눈을 뜨면 누이의 자신만만한 얼굴이 딱 들어온다.

 

  이란성 쌍둥이지만 성격도, 외모도 다르다. 더구나...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에 들어서고자 하는 누이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아버지께서도 굳이 하지않아도 된다고 하는 정략결혼을 하려는 이유, 여전히 '그레이던트'가를 위해서겠지?"

 

  불손한 가문원에게 가주는 비웃듯이 그렇다고 답했다.

 

 남동생을 심판하는데 썼던 푸른 부케는 꽃머리가 손상되었다.

 

 파란 장미는 구하기 힘들다곤 하지만 '그레이던트'가에서 구하지 못할 물품이 있을리 없다.

 

 구겨진 그것을 메이드장에게 넘겨주면 몇분 되지 않아 새 부케가 메리로제의 손에 쥐어졌다.

 

 "앞으로 내가 하지 못할게 있을까. 어머니께서 원하셨던 푸른 장미도 정원에서 마음껏 키우고, 화가들을, 문예가들을 불러모아서 우리가문에 대들지 못하게 해야지.

 

 여기저기에서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지만, 그래봤자 이 그레이던트를 아무도 건드릴순 없어. 귀족의 수장에게 아무도 대들수 없다는 걸 보여줘야지. '그녀'조차도."

 

  메릴은 진짜 신부인 것마냥 부케를 받쳐들었다.

 

  "어떻게 하게? 설마 테오도르에게서 옮은거야? 무력으로 찍어누른다던가."

 

  치장은 끝나, 근처의 메이드들이 화장도구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 우리에겐 문화가 있잖아? 살롱으로 모여드는 밤나비가 얼마나 많은데. 굳이 그런 우아하지 못한 방법을 쓸 필요 없지."

 

 자신을 향해 미소지었던 늙은 화가를 떠올리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가 시초.

 

 "살롱의 밤나비들이야 후원을 기대하고 모여드는 걸테니 유효하겠지. 하지만 방식이 어떨지 궁금한데."

 

  "후작처럼 누드화를 수집하기라도 할거야? 그림치곤 상당한 가격으로 사들이던 모양이던데.

 

 아니면 금박을 붙이는 화가를 애지중지하는 여왕처럼, 독특한 화가들을 모아볼거야? "

 

  여왕이라, 메릴은 차게 웃었다. 그녀의 총애는 언제 사라질줄 모르는 불안정한 것, 자신은 적어도 그럴생각이 아니다.

 

 "생각해보는 중이야. 하지만..여왕의 독특한 취향에 어울리고 싶은 생각은 없어. 금박붙이는 화가의 오만불손함은 특히 유명하니까,

 

 이전에 후작에게 창피준건 나도 잘 들었단다. 한심하긴! 도발에 그대로 넘어가다니."

 

 한심하다는 듯이 눈을 내리깔며 메릴은 방문쪽으로 돌아보았다.

 

 "여자관계가 지저분한 귀족이란 역시 수치. 빨리 후계자가 커야할텐데. ...너무 어리다고 들어서"

 

  그에 이끌리듯 라캉도 돌아보았지만 한쪽 눈썹을 찌푸렸다.

  라캉의 마음과는 반대로 반갑지않은 발소리는 방문 바로 바깥에서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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