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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에메랄드를 훔친 소년
작가 : jujube
작품등록일 : 2016.12.17

문스타르의 에메랄드.
라켈 문스타르의 때에 이룩한 가문의 부흥 뒤에는 행운을 불러드린다고 여겨지는 에메랄드 눈동자의 소년이 있었다. 15년의 시간동안 성안에 숨겨져 자라왔던 리르는 라켈 문스타르의 죽음을 기점으로 자신의 삶을 살기위해 문스타르 가문을 떠나기로 한다.

 
에메랄드를 훔친 소년(1)
작성일 : 16-12-17 14:52     조회 : 399     추천 : 0     분량 : 1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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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메랄드를 훔친 소년 (1)

 

 

 

 

 

 늦은 밤, 리르는 자신의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똑똑-.

 

 두 번을 두드리고 기다리다 다시 두 번. 익숙한 노크소리에 리르는 문을 열었다.

 방문 앞에는 퀭한 눈을 한 소녀가 서있었다.

 

 “...라일라.”

 

 “리르, 주인님이 부르셔.” 라일라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핏기없이 하얀 그녀의 피부는 어둠속에서 더 창백해 보였다.

 

 “곧 돌아가실 것 같아.”

 

 무미건조하게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어떠한 감정도 담고있지 않았다.

 

 “알고 있어.”

 

 리르는 방안에 있는 큰 거울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주인님께로 가기 전에 항상 입는 푸른빛의 옷으로 갈아입을 생각이었다.

 

 거울 앞에 선 리르의 뒤로 평소라면 말을 마치자마자 돌아갔을 라일라가 여전히 문가에 서있었다.

 잠깐의 정적을 깨고 라일라가 물었다.

 

 “주인님이 돌아가시면...어떻게 할 거지?”

 

 “난 이곳을 떠나기로 약속돼 있어. 넌?”

 

 “몰라. 난 갈 곳이 없어.”

 

 리르는 자신의 뒤를 비추고 있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 속에 보이는 라일라의 모습이 왠지 위태로워 보였다.

 

 “... 그라우스님에게 부탁하면 성의 하녀라도 들어갈 수 있을 거야. 네가 원한다면 돌봐주시겠다고 약속하셨어. 물론 하겔의 눈에는 띄지 않게 조심해야겠지. 그는 우리를 싫어하니까.”

 

 리르는 조끼를 걸치며 말했다. 푸른색의 벨벳 조끼가 그의 에메랄드 빛 눈동자와 함께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너는 그라우스님의 약속을 믿니?"

 

 단추를 만지던 리르의 손이 멈췄다. 고개를 돌린 곳에는 라일라의 눈이 리르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라일라?"

 

 "아무도 믿으면 안돼 리르. 이제부터는 아무것도."

 

 라일라의 말에 리르는 대답할 말을 금방 찾을 수 없었다. 가슴 깊숙히 숨기고 외면하고 있던 불안감이 라일라의 말에 슬며시 고개를 드는것이 느껴졌다. 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서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라일라가 조용히 몸을 돌려 가버렸다.

 

 혼자가 된 리르는 다시 단추를 여미기 시작했다. 라일라가 처음 방문을 두드린 후 시간이 좀 흘렀지만 단추를 여미는 그의 손은 서두르지 않았다. 시간은 충분했다. 그는 알고있었다. 이곳 문스타르의 주인은 그의 ‘에메랄드’를 보기 전에는 결코 마지막 숨을 거두지 않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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