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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잿빛 마왕
작가 : 에스투
작품등록일 : 2016.10.10

어느날 하늘에서 재기 내리며, 이내 재는 괴물이 되고 10년뒤에 인류는 몰락한다. 괴물에게 패배해 몰락한 세계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 유지호는 10년전 괴물이 처음 출현할 당시로 돌아가 괴물과 맞서고자 하는데...

 
1화
작성일 : 16-10-10 21:41     조회 : 730     추천 : 0     분량 : 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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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을 둘러봐도 통봉 붕괴한 건물과 수북히 쌓인 재가 흩날릴 뿐인 처참한 풍경의 도시 한복판.

 

  그곳에서 남자와 회색의 괴물이 싸우고 있었다.

 

  쉴 새 없이 형상을 바꾸며 날뛰는 괴물을 남자는 온힘을 다해 그 괴물의 움직임을 피하며 때로는 검으로 베며 대응하고 있었다.

 

  “하아아아아압!”

 

  남자는 흑색의 재를 휘감은 검을 휘두르며 과감하게 괴물의 품안으로 뛰어들었다.

 

  그의 검이 거대한 괴물의 배를 가르고 그 안의 심장을 두 쪽으로 쪼갰다. 괴성을 지르며 심장을 잃은 괴물은 괴성을 지르더니 그 자리에서 점차 재가 되어 사라지기 시작한다.

 

  흩날리는 회색의 잿더미를 뒤집어 쓰며 남자는 검을 바닥에 내리 꽂으며 지팡이 삼아 기댔다.

 

  방금 전 괴물의 숨통을 끊는 것과 동시의 그의 힘도 막 바닥을 고했기 때문이다.

 

  “개같이 끈질긴 자식같으니…….”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남자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처참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밤하늘조차 환하게 밝히건 문명이 이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도로는 온통 박살이나 산길보다 걷기 험했고. 빌딩도 대부분이 반쯤 붕괴하거나 다쓰러져가는게 멀쩡한 게 남아있지 않았다.

 

  불과 10년. 어떤 사건을 계기로 시작하여 점차 흔들리기 시작한 인류의 문명은 지금에 와서는 단하나의 흔적초자 제대로 남지 않았다.

 

  미믹이라 불리는 부정형의 괴물의 등장. 그리고 마치 괴물과 싸우란 듯이 어떤 힘을 각성한 인류. 그리고 수많은 사건들을 거치며 고작 10년만에 인류의 역사는 끝으로 향했다.

 

  법도 자본도 무의미해지고 오로지 인류와 괴물이 서로 싸우는 나날이 벌어졌다. 때론 서로 탐욕과 갈등에 부딪히는 인간들끼리 서로 대립하며 살육을 벌이기도 했다.

 

  그 결과 기존의 인류의 문명은 완전히 박살이 나버리고. 인류조차도 무사히 남아있지 못했다.

 

  미믹과의 사투가 벌어진 10년 만에 남아있는 인류는 단 1만 명도 남지 못했다.

 

  그리고 방금 전 남자가 마지막 남은 미믹을 쓰러트림으로서 인류는 미믹 이라는 정체불명의 괴물로부터 완전히 승리했다.

 

  아니. 승리했다고 착각하고 싶었다.

 

  남자는 주변 풍경을 돌아보고는 주먹을 쥐고 어깨를 떨었다. 승리? 이게? 아무것도 남지 않았는데?

 

  동료도 죽고. 가족은 훨씬 전에 잃었다. 홀로 폐허에 서있어서 미믹의 시체인 잿더미에 둘러 쌓인 상황 속에서 과연 승리의 기쁨 따위가 생길까?

 

  단연코 아니다.

 

  “이딴게 승리일 리가 없잖아!”

 

  남자는 거칠게 소리치며 건물 잔해를 걷어찼다.

 

  고작 괴물 따위를 전멸시킨다고 해도. 끔찍한 과거가 바뀌는 건 아니다. 오히려 허무할 정도로 암담한 앞날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1만 명도 남지 않은 인류로 무엇을 하란건가? 다시 처음부터 불려나가기라도 하자고? 그럼 오히려 살아있는게 더 고통이지 않은가?

 

  거기에 남자는 이미 알고 있다. 남아있는 인류도 아마 분명 괴물 따위가 없어진다고 해서 서로 안심하고 앞날을 맞이할 리가 없다는 걸.

 

  왜냐면 그저 미믹 이라는 괴물 따위는 인류에게 있어서 진정한 공포 따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껏 해봐야 인류가 극한에 몰리게 된 계기중 하나일 뿐.

 

  미믹이 아무리 강해도 인간에겐 얼마든지 대항할만한 힘을 개화한 상태였다. 그들이 제대로 태세를 다듬었다면 얼마든지 극복해낼 수 있는 재앙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인류는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그것도 생각만 해도 구역질나는 이유 때문이었다.

 

  다름 아닌 자멸이었다.

 

  사실상 인류가 이렇게나 줄어버리게 된 가장 큰 원인이 그들끼리의 학살. 같은 인간들끼리 온갖 욕망 때문에 일어난 살육 때문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결국 이제 와서 미믹의 박멸 따윈 아무런 의미도 없게 만들었다.

 

  사실상 자멸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어리석은 인류가 이제 와서 괴물이 사라진다고 해서 과연 다시 과거의 번영을 되찾을까?

 

  그럴리 없다는 건 이미 알고 있다.

 

  “이딴걸…… 내가 고작 이딴 것 때문에 싸워야 할 리가…….”

 

  남자는 목이맨 체 아무런 말도 못했다. 이런 절망감과 허무함을 느끼기 위해서 싸운 건 아니다. 그렇지만 이런 감정을 이겨내고서라도 지금까지 싸워야하는 이유가 있었다.

 

  “맞아. 이딴 건 고작 필요한 과정일 뿐이야.”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편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다. 새하얗게 탈색된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남자에게 다가오는 여성 그녀는 남자와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믿지 않는 듯이 허망한 눈을 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

 

  “모든 미믹 구축. 수고했어. 이제야 좀 살만해지겠네.”

 

  “그딴 소리 들으려고 한 게 아냐. 그것보다 계획은?”

 

  마치 기대에 어긋나는 대답을 하면 방금 전 괴물과도 같은 꼴을 겪게 해주겠다는 듯이 살기를 내뿜었다.

 

  미믹마저도 떨게 만드는 무지막지한 살기. 공기가 진동하는 와중에도 여성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순조로워.”

 

  “…….”

 

  “네가 마지막까지 미믹을 구축 해준 덕에. 모든 소재는 모였어. 이제야 시작점에 설수 있게 됐어. 기분은 어떠니?”

 

  “별로.”

 

  남자가 중얼거리자.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빈정거리는 것이아닌 정말로 허무하단 듯한 시선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끔찍하게 멸망해버렸는데 시작이라니. 농담거리도 되지 못하겠어.”

 

  “어떻게 생각하던 자유야. 하지만 명심해둬. 이 계획은 네가 중심이야. 어떤 불평을 늘어놓던 하지 않겠다는 소리만은 하지 마.”

 

  “알고 있어. 그리고 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

 

  남자는 이미 이가 죄다 나가버린 검을 뽑아들고는 그대로 더는 볼일이 없다는 듯이 내팽개쳤다.

 

  “이딴 거지같은 미래 속에서 사는 건 사양이야. 그렇기 때문에 네년의 그 허무맹랑한 계획에 찬동한 거고. 이런 고생까지 했지.”

 

  “알고 있으면 다행이야.”

 

  여자는 품에서 은색의 팔찌를 꺼내 남자에게 던졌다. 남자는 그것을 받고는 이게 뭐냐는 듯이 흔들었다.

 

  “이건가?”

 

  “그 팔찌에 아까 네가 퇴치한 미믹의 핵을 끼워 넣어.”

 

  “간단하군.”

 

  “그 미믹을 퇴치하는 게 가장 큰 문제였지. 아무렴 마지막까지 남아서 문명을 파괴한 최후의 미믹이니까.”

 

  “흥. 괴물 따위가 뭘.”

 

  남자는 코웃음 치며 쌓여있는 잿더미에 손을 집어넣어 휘젓더니 그 안에서 푸른색의 보석 같은 물체를 꺼냈다.

 

  “이걸 끼라는 건가.”

 

  시키는 대로 팔찌의 홈에 푸른 보석을 끼웠다. 그러자 팔지가 기동하기시작하며 막대한 힘이 팔찌를 중심으로 소용돌이치기 시작됐다.

 

  휘몰아치는 강대한 에너지 속에서 남자는 본능적으로 이해했다. 이 불안정한 에너지야말로 그가 그리고 그녀가 만들고자하는 희망의 시작이라는 걸.

 

  그렇다면 앞으로 할 일은 명백하다. 망설일 이유는 없다.

 

  “준비는 필요 없니?”

 

  남자가 무엇을 할 지 이미 아는 듯이 그녀가 물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준비할 것 따윈 남아있지 않았다. 새삼 작별인사를 한 동료나 가족도 없고 남아있는건 인류끼리의 살육에서 살아남아있는 증오스러운 인간들뿐이다.

 

  솔직히 말해서 꼴도 보기 싫었다.

 

  “간다.”

 

  “앞으로의 일은 부탁해. 혼자 고독하겠지만…… 그래도 만약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진다면.”

 

  “걱정 마. 그딴 건 필요 없으니까.”

 

  그 말에 여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마지막까지 참 밉살맞게 말하네. 아주 신이 날대로 나서는…… 무슨 소풍가는 어린애야?”

 

  “불만이냐?”

 

  “아니, 오히려 자신만만해서 다행이야. 믿을 수 있겠어.”

 

  “그럼 불평하지 마.”

 

  남자는 팔찌에 깃든 에너지를 제어하기 시작했다. 팔찌안에 장치된 회로가 기동하기 시작하면서 드디어 본격적인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거칠게 휘몰아치던 에너지가 제어되면서 이윽고 그의 중심으로 흐른다.

 

  “큭.”

 

  갑자기 흘러들어오는 에너지에 그가 고통스러운 듯이 신음을 흘렸다.

 

  조금만 정신이 흐트러지면 그대로 대기권 밖까지 튕겨나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강대한 에너지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가 겪은 고통에비하면 이 정도는 참을만한 수준에 불과하다.

 

  “드디어 돌아간다.”

 

  그들이 하고자하는것은 이 강대한 에너지를 제어하여. 시공의 벽을 허무는 것이다. 허물어지는 시간은 순간에 불과하지만 그 정도 틈이면 그가 뛰어드는 건 간단하다. 그리고 시공의 벽을 넘어 나머지는 팔찌에 장착된 표식을 토대로 그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된다.

 

  그는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고 있었다.

 

  10년 전.

 

  인류를 이렇게까지 몰락시켜버린 사건이 일어나기 전으로. 그리고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

 

  그것이 남자와. 이미 죽어버린 수많은 동료들이 바란 비원이었다.

 

  그것을 위해 남자는 충분한 힘을 길렀고.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기 위한 수단을 확립했다. 그리고 모든 게 완성된 게 지금 이 순간이었다.

 

  그의 발밑으로 시작으로 그의 형상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에너지가 공간에까지 간섭했다. 곧 벽이 허물어지는 임계점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작별이 다가온다는 것을 깨달은 여자가 물었다.

 

  “남은인류에게 할말은?”

 

  “없어. 알아서 사이좋게 멸망하라고 해.”

 

  생각만 해도 신물이 난다는 듯이 내뱉는다. 그에게 있어서 지금의 시대는 아무런 감정도 남아있지 않을만큼이나 역겨운 곳이다.

 

  여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어깨를 으쓱였다.

 

  “어쩔까? 나도 전해주긴싫은데. 뭐 상관없으려나.”

 

  곧 있으면 시공의 벽을 허물기 위한 에너지가 폭발할터 인데 어째서인지 여자는 도망치지 않았다.

 

  그 의도를 깨달은 남자가 처음으로 미세하지만 동요했다.

 

  “……너.”

 

  “후후후. 이제야 눈치 챘니?”

 

  “너도 더 이상 이딴 세계에는 미련이 없다는 거냐.”

 

  이 계획에서 과거로 떠날 수 있는 건 오로지 그 한명 뿐이다. 그 외의 다른 인간이 이곳에 있어봐야 폭발에 휩쓸려 시체도 남지 않게 될 뿐이다.

 

  그것을 모를 여자가 아니다. 그런데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는 건.

 

  그러나 그는 그녀를 말리지 않았다. 아니 말릴 자격조차 없다. 홀로 떠나는 주제에 누구에게 명령할 권리가 있을까.

 

  “완전히 세계는 끝이라는 거군.”

 

  “내가 없어도 남은 인간은 바퀴벌레마냥 잘 살아남을걸. 그 살육에서도 살아남았는데 뭔들 못하겠어? 하긴, 1만명도 남지 않았으니. 바퀴 벌래처럼이라도 살지 않으면 힘들겠지만.”

 

  “부정은 못하겠군.”

 

  드디어 임계에 달했다. 남자의 시야에 드디어 주변 사물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아마 여자 쪽에서도 그의 형상을 제대로 보지 못할 것이다.

 

  “어차피 네가 간 이상 이 시대는 아무런 가치도 없어. 네가 구할 거잖아? 안 그래?”

 

  빈정대는 것이 아닌 진심으로 믿고 있다는 듯 한 말투. 남자는 침묵했다. 그저 그가 지금 해줄 수 있는 말 따윈 많지가 않았다.

 

  “잘 가라.”

 

  “그래 너도.”

 

  그저 짤막한 마지막 작별인사만을 건넸다.

 

  “그리고 잘 부탁해. 10년 전의 나를. 그리고 세계를.”

 

  새삼스레 대답 따윈 할 필요도 없다. 남자가 팔찌를 낀 팔을 들어 올리는 순간. 시공마저 무너트리는 폭발이 그들의 주변을 휩쓸었다.

 

  “유지호! 어리석은 인간들을 네 힘으로 눌러버리고 인간들에게서 인간을 구해줘.”

 

  폭발 속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자는. 아니, 유지호는 그대로 붕괴한 시공간의 틈으로 날아갔다.

 

  그토록 바라던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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