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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의친왕 코드
작가 : 시간보내기
작품등록일 : 2022.2.13

ㅇㅇㅇ

 
4
작성일 : 22-02-15 12:44     조회 : 215     추천 : 0     분량 :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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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4

 

 “사실이면, 사시겠소?“

 

 “사고 싶기는 한데, 가격을 너무 웃 잡은 것 같소?”

 

 “이 집을 비싸게 내놓은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요. 내가 부른 가격에 한 푼이라도 깎을 생각이라면 그만 돌아가시오..”

 

 “음”

 

 “한 푼이라도 깎을 생각이면 당장 돌아가시라니까요?”

 

 사내가 시골집의 기둥을 손으로 만져보고 손가락을 튕겨 본 후, 말했다.

 

 “이 기둥과 서까래들이 그 귀한 춘향목이 맞는데, 세배가 대수겠소. 그까짓 돈이 문제겠소. 내가 사겠수다.“

 

 사내가 들고 온 가방을 열더니 지폐 뭉치를 내어 놓았다. 나는 입가에 야릇한 웃음을 지으며 김간호사에게 싸가지고 온 담금주를 내어놓게 했다.

 

 “이 집을 사준 고마운 손님께 한잔 대접을 해야겠어요. 직접 담근 술인데, 한 잔 드시지요.“

 

 사내는 목이 말랐는지 내가 따라 준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내가 사내의 빈 잔에 다시 술을 채워 주자 또 들이켰다. 사내는 내가 술을 따라주면 따라주는 대로 달게 삼켰다.

 

 “한잔 더 주시오”

 

 내가 사내에게 마지막 술을 따라 주었다. 사내는 이제 꼼짝없이 내가 드리운 낚시에 걸려든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동안 오동나무에 검류계를 연결 한 건, 신호를 알리는 ‘찌’와 같은 것이었고, 가격을 웃 잡은 건 ‘미끼’였으며, 술을 마시게 한 건 ‘채임 질’인 셈이었다.

 

 “술맛이 그만이오.“

 

 사내는 다시 단숨에 들이킨 후, 나에게 돈을 건네주었다, 나는 돈을 받자마자 검류기의 전원을 켰다. 그러자 검류계의 그래프가 삐릭 삐릭 소리를 지르며 윗쪽을 향해 끝없이 올라갔다. 그 자가 틀림없다는 신호였다.

 

 “이게 무슨 소리죠?”

 

 사내가 말했다.

 

 “귀한 손님이 나타난 걸 알리는 소리지요.”

 

 “귀한 손님이라고요?”

 

 “혹시, 나무가 기억을 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나무가 기억을요?”

 

 “나무는 생각도 하고, 생각도 보고, 기억도 하고 있지요.”

 

 “그래서요?”

 

 “검류계의 그래프가 내는 저 소리는 우물가의 벽오동이 당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뜻이지요. 벽오동의 생각을 검류계가 대신하여 내는 소리지요. 그러니까 검류계가 내는 저 소리는 벽오동이 십 년 전 이 집의 사랑채에서 한 남자를 해친 자를 보았다는 뜻이고, 그 해친 자가 바로 당신이라는 소리지요.”

 

 “뭐라고요?”

 

 “그리고 또 한가지, 다른 사람들이면 서너 배나 가격을 웃잡은 이 집을 거들떠 보지도 않겠지만 이 집에 보물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에게는 서너 배가 아니라 열배라도 문제가 되겠어요. 이 집안에 몇 백억의 국보급의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에게는 어디 서너배의 집값이 대수일까요?“

 

 “뭐라고요!“

 

 “그런데, 당신이 이 집을 샀네요?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음.”

 

 “저 벽오동도 당신이 아버지를 죽인 범인인 걸 증명을 했고, 가격을 서너 배나 웃잡아 놓은 이 집도 당신이 샀네요. 이 점을 어떻게 해명을 하실 수가 있죠?”

 

 “음”

 

 “춘향목이 필요해서 이 집을 산 것이 아니지요?”

 

 사내가 나의 물음이 끝나자 마자 금방이라도 쪼을 듯 표독스런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교활한 연놈들 같으니라고. 그런데 한 가지 간과 한 게 있어. 네놈과 저 계집이 나를 당해 낼 수 있을 것 같은가? 먼저 경찰에 신고부터 해놓고 나를 잡았어야지. 안 그래?“

 

 사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품속에서 날이 시퍼렇게 선 칼을 꺼내더니 나를 향해 휘둘렀다. 아니 휘두려다가 그만 제풀에 쓰러져 내렸다.

 

 “아니, 내 몸이 왜 이래?”

 

 “넌 내가 준 술을 마시지 말았어야 했어. 그 술에 뭐가 섞여 있는지 알아?”

 

 “아, 술맛이 어쩐지 이상하다고 했더니....“

 

 사내가 다시 일어서려고 하다가 꼬꾸라졌다. 꼬꾸라지면서 손으로 검류계를 치자 검류계의 스위치가 끄졌고, 다시 바닥으로 굴러 떨어져 내리면서 머리부터 땅바닥을 박았다. 사내가 머리로 땅바닥을 박으며 동그란 마침표를 찍자, 서쪽 바다에서부터 온통 검붉은 빛들이 밀려오고 있었다. 선도 없고, 악도 없고, 적도 없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 끝없이 펼쳐지며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끝

 

 

 
작가의 말
 

 ㅇ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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