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까지 1년간 사귄 연인이 있다. 오늘이 바로 그 1주년이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항상 만나던 공원에서 만나기로 했다. 지금은 오후 6시 쯤이 되었다, 이때 쯤이면 항상 사람들이 다 집에 간 후 둘이서 조용히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항상 이 곳에서 만난다.
나도 조용한 성격이고, 내 연인인 연이도 조용한 성격이라 이런 조용한 곳을 좋아한다. 우리 둘 다 거의 잘 웃지 않지만, 서로 함께 있을 땐 잘 웃게 된다. 잘 보지 못했던 연이의 웃음, 미소도 나에게는 너무나도 잘 보여준다.
우리는 서로의 친구들끼리 만난 모임에서 처음 봤다. 그 때는 연이가 너무 차가워 보여서 무섭기도 했고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웃지도 않는 모습이 너무 무서웠던 것이다. 그런데 친구들이 잠깐 나갔던 사이에 연이는 휴대폰을 보고 있었을 때, 그 때 무엇을 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웃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도 좋아졌다. 그 미소는 너무 예뻤다. 또 그 모습을 본 나를 보고서는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이는 모습도 귀여웠다. 그래서 잠깐 다가가서 말했다.
"저... 안녕하세요? 저는 이 건 이라고 하는데요.."
내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입을 열었다.
"아... 죄송해요 제가 너무 그냥 웃었죠? 재밌는 게 있어서..."
"아 그게 아니라 그... 혹시 전화번호 좀..."
"네?"
큰 눈으로 날 올려다보는 그 모습조차도 너무 예뻤다. 얼굴을 붉히며 내게 말했다.
"휴대폰 잠시만 주세요..."
그러고서는 자신의 전화번호를 쓰고 '연'이라고 저장해 놓았다. 그리고 모임이 끝난 후에 집에 가려는데 연이가 보였다. 연이는 혼자서 집에 가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를 보고 내 쪽으로 걸어왔다.
"아 안녕하세요. 이 쪽으로 가시나봐요? "
" 네 저기 살아서요 연이씨도 이 쪽으로 가세요?"
"네 여기로 가다가 꺾어서 가요. 같이 갈 사람 없었는데 같이 갈래요?"
"아 네 같이 가요. 어두운데 같이 가는 게 좋죠"
그렇게 어두운 9시. 둘이 같이 길을 걷고 헤어졌다. 그리고 집에 들어온 후 연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잘 들어가셨어요?"
"집에 가다가 치한같은 사람을 만나서 막 뛰어들어갔어요"
"뭐라고요? 괜찮아요? 그래도 다치진 않았죠?"
"네 그래도 뛰어서 들어갔는데 그 안으로는 안 오더라고요 걱정하지 말아요 잘 자요.
"알았어요... 연이씨도 잘 자요. "
그리고 휴대폰 전원을 끄려는데 문자가 하나 더 왔다."
"아 맞다. 건씨라고 했죠? 건씨 혹시 내일 시간 돼요? 내일 하루종일 할 일이 없는데, 내일 1시에 볼래요?"
난 그 문자를 보고서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었다.
"네????/ 정말요???.,ㅁ? 종ㅎㅈ어요!"
"아.. 네.. 그럼 내일 1시에 봐요"
손이 떨리고 흥분한 나머지 제대로 문자를 쓰지도 못했다. 그리고 그 날 밤 그 문자를 보면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다 늦은 새벽에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