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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하나가 되지 못한 기록
작가 : wiin
작품등록일 : 2022.1.4

결국... 나는 끝을 볼 수가 없었다... ,

 
1.정설
작성일 : 22-01-04 21:45     조회 : 229     추천 : 0     분량 : 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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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6월 19일 토요일

 작디 작은 돌멩이 조각들과 추적하고 무거운 빗물이 발바닥을 뒤엎고 있다. 한발씩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돌멩이 조각들은 나의 발바닥을 찌르고 있었지만 차디 차가운 빗물들은 별일이 아니라는 듯이 돌멩이 조각들을 씻어내며 이를 매초마다 반복하고 있었다.

 

 습한 공기에 비가 쏟아 내리는 어두운 밤, 나는 뛰고 또 뛰었다. 뛰고 뛰다 보면 살색을 품고 있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오로지 깊은 어둠만이 내 주위에서 같이 공존했다.

 

 나는 하염없이 뛰어가기만 하는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뒤에 존재하고 있는 어둠을 알기에 쉬지 않고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깊은 어둠으로 잠식당한 그 곳으로부터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가늠할 만한 잠시간의 틈도 없었다. 이마의 위에서부터 턱 아래로 흘러내리는 물방울이 내 몸에서 나온 땀인지… 그게 아니라면 하늘에서 내리고 있는 비인지도 구분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작고 희미한 불빛이 내 눈동자에 인식되기 시작했다.

 

 “어이, 어이..!”

 

 내 눈동자에 놓인 불빛을 잡기위해 손을 내뻗자 또 다른 눈동자가 움직였다. 또 다른 눈동자에는 불빛이 (다행히 어둠은 아니었다.) 아닌 한 중년의 남성이 마땅치 않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서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그는 바로 내 옆에 자리잡은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탁자위에 올려져 있던 검은 커피를 한입 마시고는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너 인마 그거 이제 접으라니까… 말을 안 들어. 또 여기서 밤새 자료 본거지?”

 

 나는 소파에 누워있는 무거운 몸을 일으키며 동시에 이마에 흐르던 땀을 손으로 닦고 입이 찢어지도록 크게 하품했다.

 

 “알잖아요… 그 놈은 못 잡더라도, 그 아이만은 찾아야해요…”

 

 꿈 때문인지 머리가 지끈하니 아파왔다. 나는 그의 말에 대답하면서 탁자위에 있는 물병을 집어 들어 뚜껑을 열고 물을 들이 마셨다. 나를 빤히 쳐다보던 그가 무언가를 참지 못했는지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숙직실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그는 숙직실에서 나가기 직전에 잠시 걸음을 멈춰 섰다. 그리고 나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사건 종결했다.”

 

 그는 무심하게 짧고 강한 한마디를 툭 내뱉고는 그대로 문을 열고 나갔다.

 

 그의 한마디에 난 손에 들고 있던 물병을 원래 놓여 있던 식탁에 제대로 내려놓지도 못하고 재빨리 그의 뒤를 쫓았다. 급하게 물을 마셨더니 헛기침이 계속 나왔지만 (머리도 아프고 심지어 폐가 아려 왔다.) 황급히 숙직실에서 나와 얼마가지 못한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팀장님, 잠시만요.”

 

 하지만 그는 나의 말을 무시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어깨에 올라간 나의 손을 뿌리쳤다. 나는 그의 행동에 발끈 화가 끓어올랐고 다시 그의 어깨를 세게 붙잡아 멈춰 세웠다.

 

 “팀장님… 그게 무슨 말이예요? 그게 무슨…”

 

 그가 드디어 나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고 나지막하게 말을 이었다.

 

 “설아… 그만하자. 우리…”

 

 그는 말을 완전히 잇지를 못했다. 이번에는 그가 자신의 어깨에 올라간 나의 손을 조심히 내려놓고는 나를 그 자리에 놔둔 채 자리를 떠났다. 나는 나와 멀어지고 있는 그에게 어떠한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나도… 내 자신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저히 증거가 없는 사건이었다. 도대체 누가 그들에게 그런 끔찍한 짓들을 했는지 명확한 증거는 고사하고 범인의 동기조차 전혀 알 수 없는 사건이었다. 그렇다고 흔한 강도사건은 절대 아니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 어떠한 증거도 가지고 있지 않은 나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한심한 나 자신 때문에 화가 나다가 줏대 없는 내 감정은 어느새 우울감으로 바뀌어 버렸다. 기분 좋지 않은 감정들이 나를 괴롭혔고 눈치도 없는 전화기의 벨은 경쾌하게 울려 댔다.

 

 전화받아. 전화받아!

 

 “여보세요… 전화 받았습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지금 그게 할 말이야?”

 

 쾌활하면서 명랑한 목소리가 내 귀를 찔렀다.

 

 “어... 서인아 무슨 일이야?”

 

 “무슨 일? 너 어제 전화도 안 받고 뭐했어? 오늘 약속은 기억하고는 있어?”

 

 나는 그녀가 무슨 약속을 언급하는지 짐작을 하지 못했다. 그녀와 한 약속이 무엇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지만 몇일 동안이나 밤을 세웠던 나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더더욱 그녀와의 약속을 기억해내기가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저… 서인아 내가 지금 상태가 그래서… 무슨 약속이었지…?”

 

 그녀의 깊은 한숨이 전화기 너머로부터 들려왔다.

 

 “오늘 우리 부모님 뵙기로 했잖아.”

 

 그녀의 짧고 강한 한마디에 나는 방금까지 팀장님과 했던 대화들을 모두 잊어버린 사람처럼 다시 숙직실에 들어가 벽 한 켠에 걸려있는 달력을 확인했다. (아마도 팀장님의 한마디보다 강력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오늘 오후 1시에 서인이의 부모님과 점심약속이 있었다. 다른 날들은 전부 내팽개쳐도 오늘만큼은 나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날이었다. 나는 그녀의 부모님을 뵌 적이 없었고 드디어 오늘 처음 뵙게 될 그녀의 부모님에게 정식으로 그녀와의 결혼을 허락을 받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달력 위에 걸려있는 시계를 확인해보니 시계바늘이 12시 30분쯤을 가리키고 있었다. 지금 당장 출발한다면 아슬하게 도착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미안해 서인아. 내가 얼른 갈게…!”

 

 “늦지만 않게 조심히 와…”

 

 나는 재빨리 전화기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개인 관물대 앞으로 다가갔다. 내가 며칠전에 다려 놓았던 양복이 개인 관물대안에 걸려 있었다. 나는 양복을 꺼내 그 자리에서 얼른 갈아입었다.

 

 양복으로 갈아입는 와중에 몸에서 이상한 냄새가 피할 틈도 없이 내 코를 찔렀다. 하지만 지금 당장에 몸을 씻을 만한 시간은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다. 잽싸게 주위를 둘러보다 선반위에 놓인 냄새 탈취제가 내 눈에 들어왔다. 양복을 마저 입은 다음, 누구의 냄새 탈취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얼른 집어 몸 여기저기에 뿌려 댔다. 마지막으로 선반 옆에 걸린 거울을 보면서 대충 머리를 손질한 뒤 탁자 위에 올려놓았던 전화기만을 챙겨 밖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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