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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최강의 포식자
작가 : 솜덩어리
작품등록일 : 2021.12.13

마법과 마물들이 날뛰는 세계. 내노라 하는 마법사들이 많은 세상임에도, 그들은 입을 모아 한명의 마도사를 칭송한다. 유일무이한 명성의 마도사와 그를 따르는 혼혈의 천재 제자. 이 이야기는 엄청난 마도사이자 대단한 대식가인 그들이, 마법을 사용하기보다 식사를 즐기는 데에 더 열중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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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12-13 12:33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2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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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 그리폰 스테이크

 

 

 

  차분하고 은은한 조명이 건물의 내부를 밝힌다. 실내는 온갖 화려운 물건들로 치장되어 있어,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감출 수 없을 정도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지간한 귀족, 혹은 갑부가 아니라면 출입도 못할 장소의. 그것도 왕족 정도는 되어야 앉을 수 있다는 특등석에, 식은땀이 뺨을 타고 내려오는 엘프(숲사람)의 혼혈이 하나. 그리고 홀의 중앙에 놓인 유리 조각을 여유롭게 관찰하는 흄(사람)이 앉아있었다.

  당연하게도 그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몇 안되는 인물 뿐이기에, 레스토랑을 채운 손님들의 시선은 극장에 모인 관객마냥 그 둘의 이질적인 모습에 이끌리게 되었다.

  "여기 음식은 나름 괜찮네. 확실히 이름값을 하는군."

  눈처럼 새하얀 머리카락을 가진 흄의 남성이, 전채요리를 끝마친 후 그리 중얼거렸다. 그는 강한 산미를 자랑하는 과실이 담긴 물을 입에 가져다대며, 흥미롭다는 듯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른 이들의 시점에서는, 그만큼 흥미가 생기는 인물도 없었겠지만.

  "저것 좀 봐봐. 쥐토끼의 일종인가? 누가 조각했는지는 몰라도 상당히 공들인 작품이군."

  "좀 더 편한 자리였다면 자세히 감상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몇번이고 손수건을 꺼내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는 하프 엘프가, 약간은 비난하는 투로 그녀의 동행에게 답했다.

  이 자리가 뭐 어때서. 라며 나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불평한다. 그래도 그녀가 어째서 조금 신경질적으로 되었는지는 알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잠깐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아무런 대화 주제를 떠올려 본다.

  그러나 지금 상태로는 어떤 화제를 꺼내도 제대로 된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결국 나온 결론은, 조각상이나 구경하자는 것이다.

  몇 종류의 동물, 그 가운데에는 목신(숲의 신)을 본뜬 듯한 거대한 사슴. 잠깐의 여흥거리는 되지만, 굶주린 배를 채우기엔 턱없이도 부족했다.

  이제 싫증이 나 다른 놀 거리를 찾으려고 한 순간,

  "오래 기다리시게 만들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이것이 오늘의 주 요리인ー"

  사슴의 뿔을 가진 웨이터가 금색의 원형 뚜껑으로 덮힌 접시를 가져왔다. 그 안에 있는 압도적인 향과 존재감이, 그 사이를 막는 금의 존재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열렬하게 전해져왔다.

  눈 앞에서 손을 휘저어도 잘 반응하지 못할 정도로 넋이 나가있던 동행인도 요리가 등장하자 눈에 빛이 돌아온 듯 보였다.

  하얀 손이 뚜껑의 손잡이를 잡고, 애태우듯 천천히 내용물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그 짧은 시간이 영원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는 그 진미를 원하고 있었다.

  "블랙베리를 곁들인 그리폰 스테이크 입니다."

  아름답다는 말로 밖에 설명하지 못할 극상의 고기가, 보석처럼 빛나는 보라색 열매의 소스와 함께 그 자태를 뽐냈다.

  종업원은 이름을 간단하게 설명해 준 뒤 자리를 떠났다. 아마 그 뒤를 자신들에게 맡긴다는,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나름대로의 배려였을 것이다.

  양손에 칼과 포크를 들고, 눈 앞에 놓여진 하나의 예술 작품을 감상했다. 그 폭력적인 육류의 향기는 식욕을 마구 자극시켜, 입 안에서 홍수를 일으켰다.

  아무래도 일단은 엘프지만, 흄의 피가 더 짙은 그녀는 이 짐승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자신의 허락이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며, 양 눈을 빛내고 있었다.

  "그럼 먹어볼까."

  "네!"

  말을 끝내자 마자 두명의 야생동물은 고기를 향해 달려들었다. 앞발에 들린 무기를 사용해서, 그것을 베어버리기 시작했다.

  본래의 그리폰은 흄 몇백명, 마도사가 없다면 몇천명이 사냥을 나서도 깃털 하나 가져오는게 다인 생물이다. 그래서 몇백년이고 공포, 혹은 신앙의 존재였다.

  그러나 그 고귀한 동물이자 마물이, 현재 한낯 흄과 하프 흄의 먹이가 되고 있었다. 잘기잘기 썰려, 끝없는 식욕을 채우기 위한 하나의 제물이 되고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낙으로 삼았다. 세계의 진귀한, 혹은 신비한 생물을 전부 한끼의 식사로 만들어 버리는 것. 이 세상의 모든 마물과 동물과 식물은, 그저 잡아먹힐 뿐이다.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냅킨을 목에 두르게 되면, 그 순간부터 자신들은 최강의 포식자가 되는 것이다.

 

 

 

 
작가의 말
 

 옛날에 이거 올렸던 것 같은데 계정 잃어버려서 다시 올립니다.

 글쓰는데 한참 걸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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