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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원룸에 갇힌 남자
작가 : 양웅
작품등록일 : 2021.1.22

*미스터리 탈출 심리 스릴러*

정수기를 팔러 들어간 건물 원룸에서 만난 그녀.
그 여자의 구조 신호...
이상한 그녀를 도우러 다시 찾아 간 그 원룸에 ...
내가 갇혔다.

 
1화- 정수기를 판매하는 남자
작성일 : 21-01-22 08:18     조회 : 454     추천 : 0     분량 : 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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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정수기를 판매하는 남자는 여느 때와 똑같이 집집을 방문하고 있었다.

 

 

 한 건물의 집 앞에서 한참을 초인종을 누르던 남자는

 

 

 포기하고 옆집으로 옮겨가고 있다.

 

 

 "철컹" 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열렸다.

 

 

 

 문 열리는 소리에 냉큼 고개를 돌려보니 잔뜩 경계의 모습으로

 

 

 얼굴만 빼꼼히 내민 여자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

 

 

 남자는 재빨리 몸을 돌려 특유의 인상 좋은 미소를 지으며 여자를 향해

 

 

 "잠시 시간 괜찮으세요"

 

 

 멘트와 함께 문을 살짝 잡고 섰다.

 

 

 여자는 마지못한 듯 문을 조금 더 열어 남자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

 

 

 재빨리 눈을 굴려 여자를 관찰한다.

 

 

 피곤해 보이긴 하지만 조용하고 차분해 보이는 미인이다.

 

 

 말을 걸자 머뭇거리는 걸 보니 경계하고 있지만 소심한 성격일 것이다.

 

 

 이런 유형은 거절을 잘하지 못한다.

 

 

 집안에만 들어가면 제품 판매는 누워서 떡 먹는 것만큼이나 쉽다는 생각에

 

 

 남자는 잘생긴 미소를 띠며 조금은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간다.

 

 

 집 안으로 들어온 남자의 눈에 비친

 

 

 집안 풍경은 벽 한쪽을 가득 채운 커다란 창에 아무것도 없는 거실의 모습이었다.

 

 

 살풍경한 적막한 무언가와 이질감이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

 

 

 남자는 조금은 써늘함을 느꼈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그녀와 마주 보고 앉은 테이블에 팸플릿을 펼치고 상품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녀의 시선을 피해 힐끔힐끔 방안을 둘러봤다.

 

 

 자세히 보니 주방 물건들이 너무도 깨끗하다.

 

 

 바로 어제 구입한 물건들처럼 너무 새것이다.

 

 

 남자는 의아함을 느꼈지만 이사한 지 얼마 안 됐나보다 생각했다.

 

 

 들어올 때 올려다본 건물이 신축건물처럼 보였기 때문에 남자는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

 

 

 열심히 떠들며 앞에 앉은 그녀를 유심히 살펴봤다.

 

 

 단정한 블라우스에 검은 치마 위에 걸친 새하얀 프릴 달린 앞치마까지

 

 

 프릴 달린…. 앞치마라...

 

 

 어쩐지 이 방에 함께 배치한 마네킹 같아 보였다.

 

 

 남자는 그녀의 표정을 계속 관찰했다.

 

 

 영업일을 하면 많은 사람을 상대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직업적 능력이 생기는데 사람들을 조금은 꿰뚫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내가 실없는 농담을 해도 한결같은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지만, 눈은 불안한 듯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이 나에게 무언의 불안함을 보내고 있다.

 

 

 어쩐지 등 뒤로 식은땀이 맺힌다.

 

 

 어서 여기서 나가야 할 것 같다.

 

 

 내 본능이 위험을 알리고 있다.

 

 

 쓸데 없는 농담을 던지며 상품설명을 하면서도 들어올 때와는 달리 그녀가 부정적인 제스처만 취하면 바로 뛰쳐나갈 준비를 했다.

 

 

 내가 묻는 말에도 내 얘기에도

 

 

 그녀는 짜인 정답 같은 말들만 되풀이할 뿐이다.

 

 

 점점 시간이 길어질 수 있는 록 내 초조함은 온몸으로 번져가고 있다.

 

 

 이유를 알 수 없이 불안하다….

 

 

 그때 갑자기 알람이 울린다.

 

 

 흐트러짐 없이 정자세로 꼿꼿이 앉아있던 그녀가

 

 

 알람 소리에 용수철처럼 벌떡 일어나더니 싱크대 앞에 서서 정리된 그릇들을 꺼내 씻기 시작한다.

 

 

 의아한 그녀의 행동에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바쁘신 것 같은데 저는 그만 가보겠습니다" 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찬장 유리에 비친 그녀의 얼굴이 보였다.

 

 

 아주 조심스럽게 입술을 꾸물거린다.

 

 

 "뭐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의 입술에 온 신경을 집중해봤다.

 

 

 "도. 와. 주·세. 요."

 

 

 잠시 잘못 본듯해 다시 눈을 크게 뜨고 그녀의 입술을 쳐다봤다.

 

 

 "도. 와. 주·세. 요"

 

 

 이 당황스러운 상황은 뭐지

 

 

 순간 어찌해야 할 줄 몰라 당황하고 있다가 정신이 번득 들었다.

 

 

 

 뭐지?.. 가정폭력 스토커 짧은 순간에 오만 가지 생각이 든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잠시 그냥 모른 척 나갈까 망설이다가 호기심에 못 이겨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때 그냥 나가지 않았던 나 자신을 이 순간을 나는 얼마나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고 말이다.

 

 

 호탕하게 웃으며 그녀에게 "정말 좋은 상품이니 조금만 더 생각해 보시죠"라며 넉살을 떨며 그녀의 얼굴을 관찰했다.

 

 

 그녀의 무표정했던 눈동자에 잠시나마 안심하는듯한 표정이 보였다.

 

 

 그녀는 설거지를 다 하고 싱크대를 정리한 후

 

 

 손목에 찬 시계를 한번 확인하더니 작은 한숨을 쉬곤 다시 내 앞에 앉았다.

 

 

 나는 조심히 그녀에게 이 상황에 관해 물어볼 방법을 고민했다.

 

 

 정황상 섣불리 물어볼 수가 없었다.

 

 

 잠시 고민한 나는 상품설명서에 적어 물어볼까 시도하려 했지만

 

 

 "더 이상의 설명은 됐어요"라며 그녀가 재빨리 저지한다.

 

 

 그녀의 다급한 대답에 나도 재빨리 펜을 놓으며 잠시 멋쩍은 듯 웃어 보였다.

 

 

 "하하 제가 설명이 너무 길었죠" 나의 적으려는 행위를 막았다는 것과 몰래 신호를 보낸다는 것은 관찰당하고 있나?

 

 

 설마 첩보 영화도 아니고 너무 간 생각인가 싶었지만, 그녀의 행동에 대한 답이 그것뿐인 것 같았다.

 

 

 나는 잠시 골똘히 생각하다가

 

 

 "사진 찍는 거 좋아하세요?"

 

 

 "우리 제품을 사면 이벤트로 카메라를 주는데 동영상 촬영도 되는 거죠. 카메라 좋아하세요?"

 

 

 내 의도를 그녀가 파악하기를 바라며 물어본다. 그녀가 확신에 찬 눈동자로 힘 있게 대답한다.

 

 

 "네 "

 

 

 찍히고 있다.

 

 

 찍히고 있어!

 

 

 누가 무엇 때문에..?

 

 

 궁금증이 물밀듯 밀려오지만, 지금은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 상황에 대해 자연스럽게 물어볼 방법을...

 

 

 카메라는 어디에 있는 걸까?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 보고 싶지만 돌릴 수가 없다.

 

 

 몸이 경직돼서 움직일 수가 없다.

 

 

 눈동자만 굴려서 최대한 카메라가 숨겨져 있을 만한 곳들을 유추해봤다.

 

 

 그런 내 행동에 그녀가 불안한 듯 내 표정을 관찰한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 표정….

 

 

 나는 그녀의 불안한 표정을 보고 마음을 정했다.

 

 

 "아. 제가 너무 오랜 시간을 뺏은 것 같군요. 제품에 대해 더 궁금한 게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 "

 

 

 팸플릿과 명함을 건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갑작스러운 나의 이런 행동에 여자는 당황한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다 이네 실망한 듯 포기한 표정으로 문 쪽으로 나를 안내했다.

 

 

 나는 입구에 벗어 놓은 신발을 신고

 

 

 문이 열림과 동시에 재빨리 그녀의 손을 잡고

 

 

 문밖으로 끌고 나오려는데

 

 

 그녀가 벽을 잡고 버티며 나를 향해 소리친다.

 

 

 "나갈 수 없어요. 이거 놔요!"

 

 

 내 손을 뿌리치며 나를 밀어버리곤 문을" 쾅!"하고 닫아버렸다.

 

 

 어안이 벙벙해져 나는 잠시 멍하니 문 앞에서 망부석처럼 서 있었다.

 

 

 어이없는 목소리로 "저기요? 이봐요?"

 

 

 문을 두드리며 불러보다가 안에서 아무 소리도 없자, 나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미친년이네.~!"라며 큰소리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자리를 떴다.

 

 

 건물을 나오자마자 편의점으로 가서 담배를 샀다.

 

 

 한 개비를 물고 연기를 빨아들였다 깊게 내뱉었다.

 

 

 어이도 없고 머리도 복잡하고 기분도 심란했다.

 

 

 몇 년간 끊었던 담배 연기를 연신 들어 마셨다 뱉으며 생각에 빠졌다.

 

 

 그녀는 왜 거부했을까? 아니 애초에 갇혀있지도 않았다.

 

 

 그녀는 나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는가.

 

 

 언제든 나갈 수 있었다. 왜 그녀는 밖으로 나오지 않은 거지.

 

 

 그냥 이상한 여자인 건가....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채웠다.

 

 

 담배의 하얗던 부분이 타들어 가면서 사라졌다.

 

 

 다시 생각해 봐도

 

 

 이상한 여자... 아니 미친년이라고 무시하기엔

 

 

 나를 향한 눈동자가 너무 간절해 보였다.

 

 

  "기분이... 참... 뭣 같네…." 혼자 말을 중얼 되고 나는 그곳을 뒤로하고 떠났다.

 

 

 온종일 집중이 안 된다.

 

 

 그녀의 생각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꿈에까지 나와서 나를 괴롭힌다.

 

 

 일주일 정도의 시달림을 견디며 생각하지 않으려 했지만....

 

 

 어느새 나는 그녀의 집 앞에 서 있다.

 

 

 한참을 망설이며 초인종을 누를까 고민하던 나는 결심이 선 듯 꾹- 벨을 눌렀다

 

 

 왠지 굉음처럼 크게 초인종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열리지 않을 것 같던 문이 생각보다 빠르게 열었다.

 

 

 저번보다 조금은 더 야위고 퀭해 보이는 얼굴을 그녀가 문 사이로 내밀었다.

 

 

 그녀가 반가운 듯 나를 보고 웃는다.

 

 

 그 미소에 내 등골이 점점 서늘해져 간다.

 

 

 괜히…. 왔다.

 

 

 라는 생각이 나의 머릿속에서 메아리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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