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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사님~ 제발 그것만은...
작가 : 라미루이
작품등록일 : 2020.8.1

일년전 사별한 남편이 꿈속에 나타나기만 하면 분위기가 요상해져..이를 어쩌지..잠을 안 잘 수도 없고..남보다 생생한 꿈을 꾸는 시아 엄마
"정이수"의 꿈과 현실을 오가는 처절한 생존 육아 분투기. 얼마 전부터.. 귀가 간질간질.. 아이들 속마음까지 들리는데. 과거 계약연애를 했던 이사님은 늘찬 아빠가 되어 나타나고. 이사님과의 좌충우돌 티키타카는 현실이라네~
#꿈환상공포호러판타지 #여주히어로 #여주사이다 #이사님은엉뚱찌질집착파트너 #무궁무진스토리 #로코물 #재회물 #육아물 #이세계모험물
ramilui5058@gmail.com

 
20. 아드레날린 대폭발!!
작성일 : 20-08-17 21:16     조회 : 57     추천 : 0     분량 : 5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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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직사각 거울에 비치는 욕조,

 

 수위를 높이며 숨가쁘게 차오르는 물

 

 넘치도록 차오른 물이 출렁대는가 싶더니

 

 솟구쳐 올라 욕조 턱을 잡는 사내의 손...

 

 반대편도 진갈색 톤의 팔이 치솟더니

 

 곧이어 수면 위로 서서히 드러나는 맨몸...

 

 군살 하나 잡히지 않을 구릿빛 근육질의 단단한 상체가 물기를 잔뜩 머금은 채

 

 거울 앞에 선 그녀에게 다가간다.

 

 그 바람에 흘러넘친 욕조의 물은 이수의 맨발을 질척하게 적시고...

 

 "이제 놀라지도 않네? 재미없게시리..."

 

 사내는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알몸을 그녀에게 밀착시킨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거울에 비친 상을 노려보는 이수.

 

 "기절이라도 해야 하나? 하도 깜짝 등장이 잦아서 말이지... 루시드~"

 

 "서운하군... 그리운 옛집에서 애통하게 죽은 남편의 이름을 불러주나 했더니.."

 

 "더 이상... 희준이란 이름은 당신에게 어울리지 않아!"

 

 "일 년이란 시간이.. 어떻게 보면 참 짧은 거 같아.. 안 그래?"

 

 그녀의 윤기 나는 머릿결을 힘줄이 불거진 손등으로 쓸어내린다.

 

 "불과 일 년 전.. 상복을 입은 가련한 여자는 빗도 들어가지 않는

 

 헝클어진 머리 꼴로 마르지 않는 눈물을 쏟아내더니..."

 

 "지금은 전 회사에서 나 몰래 붙어먹은 이사 나부랭이와 또다시...

 

 살랑살랑 허리를 흔들어대고 꼬리를 쳐대!!"

 

 잔잔히 흘러가는 피아노 연주 도중

 

 온 힘을 다해 내리치는 "꽝~" 굉음과 함께

 

 억센 손아귀 안으로 단단히 잡혀 들어가는 그녀의 머리채...

 

 뒤로 한껏 젖혀진 채 잔뜩 성이 난 사내를 노려보는 하얀 얼굴...

 

 "... 그럼 저 세상 떠난 옛 서방 그리워하며...

 

 집구석에 틀어박혀 수절이나 하고 있을까??"

 

 거머쥔 손아귀 힘을 살짝 풀더니 싱긋 웃는 루시드.

 

 "허어.. 내가 그렇다고 집 앞에 열녀비 세워줄 위인은 못 되지... 큭큭"

 

 "잘 알고 있네.. 남자란 모름지기 죽어서도

 

 "거시기" 사이즈는 변함이 없는 거야.."

 

 손바닥을 펼쳐 마주 선 사내의 불두덩이를 와락 움켜쥐고...

 

 깜짝 놀라 오금을 저리며 한 발짝 물러서는 헐벗은 몸...

 

 "그걸 말이라고... 확, 마!"

 

 두 손가락을 활짝 벌려 그녀의 두 눈을 찌르려는 시늉을 하는데...

 

 "저 세상 가서도 알량한 자존심은 여전한가 보네?"

 

 "자존심? 날 뭘로 보고... 그저 난, 당신과 시아를 영원토록 사랑하는 것 뿐이라고.."

 

 "흥!"

 

 코웃음 치는 이수...

 

 "온몸이 불타고 뼛가루만 남은 망자에게... 많은 걸 바라진 않아.

 

 그냥 얌전히 저 세상에서...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가길 기도하라고...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지 말고..."

 

 "나도 저승에서 결혼도 못하고 죽은 여자들이랑 신나게 연애도 하고, 핀볼 게임도 즐기고... 그러고 싶지..."

 

 "근데... 당신이..."

 

 "내가? 내가 뭘..."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을 가리키는 이수...

 

 "꿈속에서도 날 애타게 찾아서는.. 살기 힘들다, 괴롭다, 날 데려가 줘! 타령이고..."

 

 "꿈에서 깨도 여전히..."

 

 더 이상 듣기 싫다는 듯 그의 말을 단숨에 자르며 치고 들어오는데...

 

 "... 그럼 우울한데 어쩌라구.. 밤마다 외로운 걸 어쩌라구...

 

 곁에 시아가 있어도 마음 한 구석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걸 어쩌라고!!!"

 

 주먹을 쥔 두 손으로 사내의 단단한 가슴팍을 쾅쾅 내려친다.

 

 사레가 들린 듯 "켈록, 켈록~"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숙이는 루시드...

 

 "그래서 내가.. 사신이 당신을 데려가려는 걸..

 

 싸바싸바 딜을 쳐서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최악을 면한 게... 몸에서 이런 쇠붙이가 나와?"

 

 가슴골 사이에서 가죽끈에 매달린 "핀볼"을 꺼내 보여준다.

 

 "그게... 사신이 죽음과 맞바꿀 만한 대가를 원하더라고...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다. 기브 앤 테이크.. 쎔쎔...

 

 잘 알잖아?? 흐흐흐"

 

 "저 세상에서 늘은 건... 넉살뿐이네.. 쯧쯧"

 

 그녀는 얄미워 죽겠다는 듯 눈을 가늘게 흘긴다.

 

 "아무튼 덕분에 당신은... 귀한 선물을 챙겼잖아??"

 

 "아... 선물?? 아까 집에 오는데 발정 난 강아지 속마음이 들리더라.."

 

 "부럽다, 부러워! 그 냉정한 사신이 어쩐 일로 그런 능력을 줬는지...

 

 그 속내가 궁금해.. 크크큭"

 

 "난 그딴 능력 바란 적 없어."

 

 "정말?"

 

 "저 해맑은 눈빛을 가진 아이들이 대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지 않아?

 

 난 무지 궁금한데 말이야...

 

 그걸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당신은 신이라고...

 

 전국 수백만 아이들의 신!!"

 

 "신? 호들갑 좀 떨지 말아... 정작 내 배 아파 나온 시아의 속맘은 깜깜이라고.."

 

 "... 시, 시아의 마음은 들리지 않는다고?"

 

 의아한 표정으로 거울 속 그녀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껄껄'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사신도 참 뭐랄까? 짓궂다고나 할까? 아님 장난끼가 넘친다 해야 하나?"

 

 "이런 능력.. 부담스럽기만 하고 달갑지 않아...

 

 난 그냥 평범하게 사는 게 더 좋다구..."

 

 이수는 오른 귓볼을 연신 손가락으로 문지른다.

 

 침을 잔뜩 묻혀보기도 하고...

 

 자디 잘게 새겨진 잔글자이지만,

 

 그녀의 영혼 깊이 뿌리내린 듯 지워질 기미가 안 보인다.

 

 "그건 지울 수 없어... 도로 물릴 수도 없고.. 한번 낙인찍히면 평생 가는 거야..

 

 사신이 당신을 불러들일 때까지..."

 

 귓가가 떨어질세라 정신없이 문지르던 그녀는

 

 점차 냉정을 되찾더니 두 팔을 힘없이 아래로 떨어뜨린다.

 

 가까이 다가가 도톰하면서도 강단 있는 손목을 잡는 루시드.

 

 "모든 산 자들의 마지막을 관장하는 신인데...

 

 아무 생각 없이 그런 능력을 당신에게 줬을까?"

 

 그녀는 시니컬한.. 한편으론 그윽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다.

 

 "당신에게 뭔가 바라는 게 있으니까...

 

 그런 능력을 갖출 만한 뭔가를 봤으니까..."

 

 "이 바닥에 아무 대가 없는 선물은 없어... 잘 알면서.."

 

 이수는 검지를 그의 입술 위에 대고

 

 '쉬잇' 하더니 한 발치 다가선다.

 

 "아니.. 왜 말도 못 하게..."

 

 그녀는 좌우 번갈아 불룩거리는 그의 맨가슴에 두 손을 올리고 살짝 몸을 기울여 콧망울에 키스한다.

 

 "이러면 너무 자극적인데..."

 

 가쁜 숨을 내쉬며 두 눈을 슬며시 감는 루시드.

 

 시선을 살짝 내려 반쯤 벌린 그녀의 입술이 그를 삼키려는 순간...

 

 "꿈에서라도... 당한 건 되갚는 성미라... (미안)!"

 

 "뭐어??"

 

 작정한 듯 무르팍으로 무방비로 노출된 그의 소중이를 가격하더니...

 

 "흐억!"

 

 끓어오른 냄비를 만진 것처럼 온몸을 오그리며 치를 떠는데...

 

 이번엔 잽싸게 발뒤축을 걸고는 팔꿈치로 그를 밀어붙인다.

 

 "어어어 어~~"

 

 두 팔을 파닥거리며 어떻게든 몸을 바로 일으키려 하지만...

 

 무게 중심이 뒤쪽으로 무너진 몸뚱이는

 

 물이 가득 찬 욕조로 "풍덩~" 빠져버리고...

 

 허우적거리는 사내의 목을 조르며 수면 위로 나오지 못하도록 힘껏 누르는 이수...

 

 "뒈져어, 이 자식아~ 뒈지라고!!!"

 

 사방에 잡힐만한 것은 모두 드잡는 사내의 우악스런 손이 허공을 가르고...

 

 그녀의 머리칼을 잡는가 싶더니 영문 모를 얼굴이 수면 위로 솟는다.

 

 이사님: "정 팀장? 아니 시아 엄마! 대체 나한테 왜 이래? 계약은 계약대로 맺어놓고..."

 

 "찌질한 자식.. 다 필요 없어!!"

 

 악에 받친 표정으로 머리채를 휘잡힌 채

 

 번들거리는 이사님의 목을 조르며 수면 아래로 다시 밀어 넣는데...

 

 꼬르륵꼬르륵~ 물방울이 연이어 솟아오르는가 싶더니...

 

 사내의 필사적인 몸부림이 잠잠해진다.

 

 그녀가 슬쩍 손목의 힘을 푸는 사이... 서서히 또 하나의 얼굴이 떠오른다.

 

 ".. 하, 할머니!"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주름진 얼굴... 그녀를 아끼는 넉넉한 미소...

 

 "얘야... 또 한 번 날 죽이려고 그러니?"

 

 서서히 그녀의 팔을 타고 올라 가느다란 목을 움켜쥐는 손아구니...

 

 "그.. 그건 아니.. 켁.. 케엑.."

 

 기둥을 단단히 옭아맨 덩굴처럼, 수면 아래로 그녀를 끌어당긴다.

 

 "풍덩!!"

 

 두 남녀의 몸은 뒤엉켜 허우적대며 서로를 잡아채고 짓밟으며 저 밖으로 나가려 하는데...

 

 "엄마~ 엄마! 뭐해??"

 

 시아가 똑 똑 두어 번 노크하는 소리

 

 자신을 찾는 딸의 목소리에 "아드레날린"이 솟구친 이수는

 

 두 발로 힘껏 사내의 몸을 밀고는

 

 그 반동을 이용해 저 위로 힘차게 솟아오른다.

 

 망연한 표정을 지으며 양 팔을 벌린 채 점차 작아지는 루시드...

 

 깊은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

 

 잠시 후... 욕실 문이 벌컥 열리고..

 

 깜짝 놀란 시아의 표정...

 

 "엄마? 왜 옷 입고 샤워했어?"

 

 가쁜 숨을 몰아쉬는 이수. 턱선을 따라 뚝뚝 떨어지는 물...

 

 ".. 으.. 응.. 엄마 가끔 이럴 때 있어."

 

 "괜찮은 거지?"

 

 "그럼... 멀쩡해~ (스마일..)"

 

 억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우리 이쁜 딸! 엄마 꼬옥 안아줄래?"

 

 두 팔을 활짝 벌리는 이수...

 

 "왜? 엄마 추워?"

 

 갑자기 한기가 밀려오는지 오들오들 떠는 엄마를 껴안아주는 시아...

 

 "왜 이리 젖었어.. 불쌍한 울 엄마~~"

 

 "엄마가 불쌍해?"

 

 이수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시아...

 

 "엄마가 왜 불쌍하니.. 시아가 이렇게 껴안아주는데..."

 

 (엄마는 이 순간 만큼은 그 누구보다 행복해..)

 

 흠뻑 젖어 차가운 숨을 내뿜는 티셔츠를 뚫고 따뜻한 심장의 온기가 아이에게 전해졌을까?

 

 시아는 떨어질 줄 모르고 엄마의 가슴 언저리를 쓰다듬는다.

 

 "엄마가 좋으면..."

 

 "나도 좋아.. 엄마가 따뜻하면... "

 

 "나도 따뜻해져.."

 

 아이의 매끄러운 머릿결을 쓸어내리는 젖은 손길.

 

 (어쩌면... 어쩌면...

 

 시아의 마음은 깜깜한 비밀로 남겨두는 것이

 

 엄마로서 다행일지도 몰라...

 

 이런 이쁜 마음을 구석구석 다 알게 된다면..

 

 이렇게 살을 맞대고 껴안을 이유도,

 

 속 깊은 대화를 나눌 이유도 없지 않을까?)

 

 끝도 없는 우주를 꼭꼭 눌러 담은 듯한 아이의 눈동자를 바라보는 눈길...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이런 눈빛을 마주할 이유도 없겠지??)

 

 깊은 침묵을 깨고 입을 여는 시아..

 

 "엄마, 나 근데 할 말이 있는데..."

 

 ".. 무슨 할 말??"

 

 "그게 아까 말했어야 했는데.." 몸을 비틀며 쭈뼛대는 아이...

 

 "쥐이이ㅣ이잉~" 식탁 위에서 요란 떨며 흔들어대는 폰...

 

 발신인에 선명히 찍히는 "이사님 & 늘찬아빠",

 

 통화 수락 후 스피커폰 전환...

 

 ***

 "이사님??"

 "응, 지금 통화 가능해?"

 "넹..."

 

 "다른 게 아니라... 시아 가방이 차 뒷자리에 있네~"

 

 "시아 가방이요??"

 

 (아차.. 뭔가 허전하다 싶더니.. 아이 가방을 차에 놓고 내렸어..)

 

 "지금 갖다 주려 하는데... 어디로 가면 될까?"

 

 "이사님.. 번거로운데 내일 갖다 주셔도 돼요."

 

 늘찬: "이사님이 아니라... "늘찬 아빠"라 부르라니까요. 이모오!!"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하는지 뒷좌석에 탄 늘찬이 불쑥 몸을 내밀어 소리를 빽~ 지른다.

 

 "어허.. 얘가.. 바로 앉아!!" 짐짓 근엄하게 꾸짖는 목소리.

 

 "오늘 밤에 수업 준비도 해야 하잖아. 내일은 내가 잊어버릴 수도 있다구.."

 

 ".. 그럼... 드림 아파트 라동 앞으로 오실래요?"

 

 "집이 거긴가?"

 

 "네.."

 

 "좋아.. 5분이면 도착이야.. 기다려~"

 

 "자, 시아네 집으로 출동이다! 부아앙!!"

 

 뚝 끊어지는 통화음..

 

 

 ***

 

 "네가 하려던 말이 이거였니?"

 

 시무룩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시아.

 

 "가방 놓고 올 수도 있는 거지.. 엄마도 미처 챙기지 못한 걸..."

 

 자신의 등을 토닥이는 사려 깊은 터치에 활짝 웃음 짓는 아이...

 

 어느 새 아이의 조그만 두 손도 그녀의 젖은 등을 두드리고...

 

 "괜찮아.. 괜찮다구.. 다 잘 될 거야!"

 

 

 서로를 빈틈없이 감싸주는 온기에 흠뻑 젖은 그녀의 몸이 서서히 말라간다.

 

 지루한 장마가 저만치 물러간...

 

 활짝 개인 맑은 하늘처럼

 

 그들의 "마음" 만은 보송보송하다네...

 

 

 

 

 - 20회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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