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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사님~ 제발 그것만은...
작가 : 라미루이
작품등록일 : 2020.8.1

일년전 사별한 남편이 꿈속에 나타나기만 하면 분위기가 요상해져..이를 어쩌지..잠을 안 잘 수도 없고..남보다 생생한 꿈을 꾸는 시아 엄마
"정이수"의 꿈과 현실을 오가는 처절한 생존 육아 분투기. 얼마 전부터.. 귀가 간질간질.. 아이들 속마음까지 들리는데. 과거 계약연애를 했던 이사님은 늘찬 아빠가 되어 나타나고. 이사님과의 좌충우돌 티키타카는 현실이라네~
#꿈환상공포호러판타지 #여주히어로 #여주사이다 #이사님은엉뚱찌질집착파트너 #무궁무진스토리 #로코물 #재회물 #육아물 #이세계모험물
ramilui5058@gmail.com

 
4. 이사님은 변태 중의 변태예요..
작성일 : 20-08-02 16:53     조회 : 47     추천 : 0     분량 : 6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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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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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여러분은 이제 유치원을 졸업`한 초등학생이에요.

 

 그러니 부모님 말씀도 잘 듣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듣는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겠죠?

 

 어때요? 왜 대답이 없죠?"

 

 "네에~"

 

 "목소리가 너무 작아요. 초등학생답게, 더 크게!!"

 

 "네에에~!!"

 

 아무 생각 없는 아이들을 채근하는 교장의 질문에 아이들이 말꼬리를 늘어뜨리며 강당이 떠나가라 크게 대답한다.

 

 아이들은 훈시를 내리는 교장을 바라보다 주위를 두리번대더니 하품을 길게 내지른다.

 

 엄마가 자신을 잘 지켜보는지 살짝 뒤를 돌아봤다가 다시 앞을 보는 시아.

 

 두 갈래로 길게 꼬아 꽈배기처럼 땋아준 공주 머리가 찰랑거린다.

 

 옆에 앉은 늘찬은 엉금엉금 기어온 장난기가 가득한 친구와 귓속말로 비밀 얘기를 주고받다 선생님에게 지적을 받고는 풀이 죽어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친구를 슬쩍 흘겨보며 키득키득 웃어대고...

 

 "뭐가 저렇게 웃기는지 모르겠어. 정말로..."

 

 하태오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친구를 좋아하나 봐요?"

 

 아직 늘찬이라는 이름이 익숙지 않은지 이수는 주어를 생략하는데..

 

 "뭐, 저 나이 때가 그렇지. 한창 친구 좋아할 때라 하루는 친구들 집으로 데려오는 게 너무 많아서

 

 아빠가 힘들다 했더니 엉엉 울더라니까. 참나."

 

 "사내아이들이 다 그렇죠. 뭐"

 

 "그나저나 딸 이름이 시아라고 했나?"

 

 "맞아요. 시아, 이시아."

 

 "이시아, 이쁜 이름이네. 얼굴도 이쁘고..

 

 나중에 아이돌 데뷔시켜도 될 거 같은데... 하하하"

 

 "아유, 요즘 아이돌 연습생들이 얼마나 쟁쟁한데요..."

 

 "늘찬도 좋은 이름이네요? 하늘찬..

 

 푸르른 하늘처럼 차오르는 느낌도 들구요."

 

 "이름 보는 눈이 있네. 늘찬..

 

 언제나 푸른 하늘처럼 희망차게 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이야."

 

 "뇌리에도 강렬하게 남고, 어딘지 모르게 친숙하기도 하고. 좋은 이름이네요."

 

 "내가 직접 지은 한글 이름이라구. 자주자주 불러주면 좋은 일이 생길거야."

 

 어느새 어색함을 약간은 벗어 버리고, 허물없이 아이들 얘기를 주고받는 그들의 모습이 편해 보인다.

 

 이사와 팀장 직급을 어깨에 지고 있었을 때와는 달리 엄마, 아빠 입장에서 '아이들'이라는 공통 주제가 있기에 대화하기가 한결 편하리라.

 

 1학년 3반이라 적힌 푯말 뒤로 세 번째 자리에 앉은 늘찬이 누군가를 찾는지 목을 길게 빼고 뒤를 돌아본다.

 

 "근데 늘찬 엄마는 안 보이네요?"

 

 "아, 늘찬 엄마는 지금 하늘 위에 있지."

 

 "하늘 위?"

 

 왼손 검지를 뾰족이 뻗어 강당의 높은 천장을 가리키는 그의 말에 눈이 휘동그레지는 이수.

 

 "애 엄마가 승무원이야. 지금쯤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비행기에 타고 있을 걸."

 

 "아, 그렇구나..."

 

 '설마 이사님도 아내를 잃었을까?' 하는 복잡 난감한 생각에 잠시 빠졌다가 승무원이라는 말에 이해가 된다.

 

 (여전히 짓궂기는... 역시 남자란 아빠가 되어도 쉽게 변하지 않는다니깐.)

 

 입 한 귀퉁이를 살짝 찌그리며 웃는 그의 표정이 저 앞에 앉아 있는 장난기 가득한 아이들과 다를 바 없다.

 

 "늘찬이.. 엄마 보고 싶겠네요. 여기 온통 엄마들 뿐인데. 물론 아빠들도 있긴 하지만.."

 

 수군거리며 아이들을 지켜보는 엄마들 무리 속에 어정쩡하게 섞여 아이들을 바라보는 몇몇 아빠들.

 

 일부는 사진을 찍기도 하고, 대다수는 핸드폰을 들여보며 뭔가를 골똘히 쳐다본다.

 

 "오늘 입학식이라고 휴가 내고 왔나 봐요?"

 

 "휴가? 뭐 휴가라고 볼 수 있지. 일종의 장기 휴가라고 봐야 되나?"

 

 "장기 휴가요?"

 

 아리송한 그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사실 나.. '육아휴직' 중이야."

 

 그녀는 육아휴직이라는 말에 멍하니 태오를 쳐다본다.

 

 (이 인간이 육아휴직 중이라고? 안간힘을 다해 올라선 그 자리를 내려와 여기서 이러고 있단 말이야?)

 

 "작년 겨울에 1년 휴직 신청했어.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기도 했고, 지금 아니면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을 거 같기도 해서 말이야."

 

 "대, 대단해요. 이사님. 아이를 위해서 그런 결단을 내리다니..."

 

 "뭐가 대단해? 그리고 나 이사 아니라니깐. 지금은 백수나 마찬가지야. 그냥 편하게 '늘찬 아빠'라 불러도 돼."

 

 이수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어쩐지, 일터로 돌아가야 하는 다른 아빠들처럼 '이 자리는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야' 하며 불편해하지 않더라니.)

 

 아빠 역할에 익숙해지고, 어느 정도는 현실을 받아들인 듯 엄마와 아이들에게 둘러 싸인 그의 모습은 편안해 보이기도 했다.

 

 "휴직 기간 끝나고 돌아가도 회사에 내 책상이 남아있을지는 솔직히.. 물음표야."

 

 "에이, 그래도 설마 회사의 원탑이자 핵심 인재인 이사님 책상을 빼기야 하겠어요?"

 

 "당신도 회사 생활 오래 했잖아? 선수끼리 왜 이래? 회사가 사람 기다려 주는 거 봤어?

 

 사원 나부랭이든, 과장 부스러기든, 잘 나가는 이사든, 회사라는 조직의 일개 부품에 톱니바퀴일 뿐이라고..

 

 부품 하나 고장 나거나 없어진다 해도 새 걸로 갈아 끼우면 그만이거든."

 

 (그렇긴 하지, 같은 선수끼리 뻔한 말로 위로해봤자 딱지 덮인 상처 후벼파 덧내는 거랑 똑같아.)

 

 "그래도 대단하네요. 잠시 쉬는 거긴 하지만 10년 넘게 버텨서 올라간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오다니.

 

 그것도 아이를 위해서."

 

 "작년에 휴직원 올렸더니 인사팀장이 내 자리로 와서는 회사에서 육아휴직 신청한 최초의 이사라고 치켜 세워주는데

 

 망할 놈이 "병신, 넌 이제 끝이야."라는 그런 표정을 짓더라니까."

 

 태오는 반쯤 체념한 듯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떨군다.

 

 T사 인사팀장의 번들번들한 돼지기름이 흐르는 넙데데한 얼굴을 떠올리는 이수.

 

 항상 자신은 이전 해보다 더 많은 직원을 잘랐다고 자랑스럽게 떠벌리곤 하던 역겨운 자식...

 

 (그런 너는 안 잘릴 거 같아? 정년 보장된 평생 직장도 아니고..)

 

 "뭐 잘 풀리겠죠. 이사님은 능력이 있으니 다른 회사에서라도 받아줄 거예요.

 

 인맥도 빵빵하고, 따르는 아랫사람도 많으니 설마 영영 백수로 지내겠어요?"

 

 "글쎄, 당신이라면 1년 넘게 육아한다고 전업에 주부 아빠한다고 자리 비우다가 돌아온 윗사람한테 충성할 수 있겠어?"

 

 (음, 글쎄요...)

 

 겉치레라도 "그럼요. 전 이사님이랑 끝까지 갈 거예요." 란 말이 나와야 하지만..

 

 속마음은 긴가민가, 확신이 가지 않는 이수.

 

 "농담이야, 농담. 솔직한 건 여전하네, 정 팀장."

 

 손사래치며 대범한 척 크게 웃어대는 그를 보고 몇몇 엄마들이 뒤돌아보며 수군거린다.

 

 멋쩍어 뒷머리를 벅벅 긁어대는 이 남자.

 

 자신의 아이를 돌보겠다고 용기를 내어 휴직을 결정한 이 남자에게 더 이상 뭘 바라겠는가?

 

 괜스레 학교에서 자주 볼 사람 기 죽일 필요는 없겠지?

 

 이 인간, 기 좀 살려주자. 정이수.

 

 "당연히, 저야 이사님이 불러 주시면 달려가죠.

 

 나중에 어디서든, 꼭.. 불러 주실 거죠?"

 

 "무, 물론이지."

 

 태오는 한 발짝 가까이 다가와 동그랗게 눈을 치켜뜬 이수를 바라보다,

 

 슬그머니 시선이 내려가더니 깊이 파인 가슴골에 꽂힌다.

 

 하나밖에 없는 딸의 입학식이라 진한 립스틱을 바르고, 엷은 코발트빛의 낙낙한 블라우스에 타이트하게 떨어지는 진회색 스커트를 입고 온 탓이리라.

 

 결혼 전이었으면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얼굴이 붉어졌겠지만 그녀는 산전수전 다 겪은 한 아이의 엄마다.

 

 "밝히는 건 여전하시네요?"

 

 "내가 뭘.. 발, 밝힌다고?"

 

 살짝 흥분하는 그의 얼굴이 더욱 발개진다.

 

 "요즘에도 티 나게 여자들 가슴 훔쳐보고 그러시나요?"

 

 "티, 티 난다고? 어쩔 수 없이 눈이 그리로 가는 걸 어떡해."

 

 "당신이.. 너무 이뻐서.. 그런거라구."

 

 그는 흥분한 탓에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지만 근처에 모여 있는 엄마들이 들을까 봐 점점 수그러든다.

 

 "그런 시선 받으면 제가 어떤 기분 드는지 알아요? 한 겹 한 겹, 제 옷을 벗기는 느낌이 든다고요."

 

 내부 필터링이 덜 된 채 나온 말이지만, 사실 그랬다.

 

 오랜만에 자신의 벗은 몸을 생생하게 그려보는 듯한, 그런 끈적한 시선을 받아봤네.

 

 지하철에서 종종 마주치는 쌍스런, 그런 류의 시선은 아닌데 뭔가 집요하게 달려들어 핥고 빨고 물어대는

 

 온갖 상상이 버무려진 그런 '끈적한' 시선.

 

 저 앞에서 태준 엄마가 이쪽 사정이 궁금한지 뒤돌아 본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살짝 웃어주는 이수.

 

 그녀는 관심을 끊고, 다른 엄마들과 함께 박수를 친다.

 

 긴 훈화를 마치고 벗어진 이마를 손수건으로 훔치며, 연단에서 내려오는 교장.

 

 "누가 들으면 내가 무슨.. 변태인 줄 알겠네?

 

 내가 변태는 아니잖아. 난 그냥 남자로서 본능에 솔직한 거 뿐이라구."

 

 "그게 변태 아닌가요? 젠틀한 이사님 가면을 눌러쓴, 속은 시꺼먼 변태."

 

 "뭐, 뭐야?"

 

 "솔직히 그렇잖아요? 12년 전에도 계약서 달랑 한 장 들이밀고는 온갖 희한한 데이트를 하게 만들고."

 

 처음 보는 아빠가 그들의 앞을 지나가다 입학식까지 와서 부부 싸움질인가 싶은 표정으로 끌끌거린다.

 

 "그래서? 내가 강제로, 일방적으로 끌고 다녔어? 수갑에다 목줄이라도 채워서 말이야?

 

 당신도 그런 데이트를 즐긴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솔직히 당신이 솔선수범해서 변태짓 한 것도 있다고... 안 그래?"

 

 턱 하니 말문이 막히는 이수.

 

 "이 XX야, 뚫린 입이라고 그 따위 말을 지껄여?"

 

 하고 삿대질하며 태오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대판 싸워도 될 상황이건만..

 

 

 짙은 안개가 서서히 걷히며 망각의 호수에 깊이 가라앉아 있던 과거의 온갖 기억들이 수면 위로 하나둘 씩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의 말이 어쩌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증언하는 것처럼...

 

 

 12년 전, 그날 회의실에 걸린 스크린에 예전 기억을 조각조각 이어 붙인 필름 롤이 '지잉' 소리를 내며 영사될 찰나,

 

 그녀는 기억의 불씨를 꺼뜨릴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하여튼 이사님은 변태 중에 변태. 상변태예요. 그것만은 명심해요!)

 

 그녀는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할 말을 마음 속으로 내뱉어 본다.

 

 

 갑자기 박수 소리가 커지며 그녀의 다소 상기된 목소리가 묻힌다.

 

 "1학년 3반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김수연 선생님.."

 

 20대 후반 정도 됐을까?

 

 긴 생머리를 가진 새침해 보이는 선생님이 앞으로 나와 꾸벅 인사를 한다.

 

 아이들도 자리에 앉은 채 인사를 하고, 엄마 아빠들의 환영하는 박수소리.

 

 잠시 침묵을 지키던 이수가 한마디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겠네. 젊고 예쁜 선생님이 담임이라서..."

 

 하태오는 그녀를 흘깃 넘겨보고는,

 

 "당신보다 안 이쁜 걸.. 오늘 보고 깜짝 놀랐다니까. 10년 전, 정이수 팀장이 다가오는 줄 알고..."

 

 "됐거든요, 이사님."

 

 "농담 아니라니깐, 왜 사람 말을 못 믿어? 그동안 속고만 살아온 거야?"

 

 그녀는 흥 하고 코웃음 치며 고개를 돌린다.

 

 "당신 정도면 관리가 잘 된 거지. 앞에 모여 있는 다른 엄마들을 봐봐.

 

 굳이 비교할 필요도 없지만, 내 눈에는 당신이 제일 돋보이고, 눈이 먼저 가는 게 사실이야."

 

 사실, 그녀는 시아가 병설 유치원 다닐 때 뭇 엄마들이 자신이 입은 스몰 사이즈 옷을 부럽다는 듯 만져보기도 하고,

 

 종종 질투 어린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곤 했다.

 

 ***

 

 남편의 장례식 이후 가끔씩 친정엄마와 목욕탕에 갈 때면..

 

 욕탕에 조심스레 들어오는 그녀를 보고 건네는 한숨 섞인 한 마디.

 

 [에구, 내 팔자도 그렇지만 니 팔자도 단단히 꼬였구먼.

 

 서방 없이 홀로 살기엔 니 알몸이 너무 아깝네. 어쩔꺼나.]

 

 [엄마두.. 알몸이 이쁘면 뭐해요? 빛 좋은 개살구나 마찬가진데. 남편 잃고 홀로 아이 키우는 여자가 별 수 있어요?

 

 그냥 이러고 퍼질러 살다가 늙어가는 거지...]

 

 

 ***

 

 "내 눈에는.. 아직도 당신이 이뻐 보여. 팩트가 그런 걸. 어쩌겠냐구."

 

 "눈에 콩깍지 씌일 나이는 한참 지나지 않았나요? 이사님."

 

 입학식이 끝났는지 아이들이 웅성 웅성대며 철제 의자에서 일어나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런 아이들을 챙기려는 학부모들이 일제히 앞으로 몰려나가는 그때.

 

 태오는 강당 뒤쪽의 단단한 벽에 한 손을 짚은 채, 자신의 그림자에 갇힌 그녀를 몰아붙일 듯 다그쳐 세운다.

 

 희번덕거리는 눈동자.

 

 그 사이 날렵한 콧날이 가느다란 윤곽선을 지닌 입술로 향하는데,

 

 어디서 봤더라. 이런 표정.

 

 날것 그대로의 수컷이 깨어나 서서히 다가오는 듯한 그 표정을.

 

 퍼뜩 기억이 되살아난다.

 

 십여 년 전 그 회의실에서 잡아먹을 듯한 그 표정.

 

 (이 인간, 또 무슨 사고를 치려고...)

 

 "그때 그 계약 기억나?"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예요?"

 

 시치미를 뚝 떼는 그녀.

 

 "오래 전 일이긴 하지만, 그 연애 계약을 떠올릴 때마다 난 좋더라구.

 

 타임 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들고 말이야."

 

 "네? 타임 머신이요?"

 

 "그냥.. 우리가 한창 젊었을 때 후회없이.

 

 이런저런 과감한 시도를 해봤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 가끔 들어."

 

 "이사님, 전 개인적으로 그 계약 별로였어요."

 

 하지만, 그녀의 속마음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 목소리가 떨린다.

 

 "별로였다고? 아쉽네."

 

 태오는 여전히 빠져들 듯한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는데..

 

 "당신은 여전히 묘한 매력이 있어. 그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지.

 

 최근 들어 당신이 나오는 꿈을 자주 꿨는데 이렇게라도 만난 건.

 

 하늘이 또 한번, 우리에게 기회를 주는 게 아닐까?"

 

 입학식이 끝난 어수선한 강당에서 서로의 눈빛에 급속도로 빠져드는 이수와 태오..

 

 이러다 또 사고치면 안 되는데..

 

 어쩌려고들 그래?

 

 

 

 

 - 4회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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